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201화 (201/211)
  • #201. 부인이 여자를 권하는 팔자.

    은유 자매는 2월 말, 고 설정환 회장의 기일 행사 준비로 대전에 먼저 돌아갔다.

    나는 설도 됐고 하여 고향 친구들도 보고 동생 결혼한다는 남자도 만나 보고.

    소녀보살에겐 미싱이 되었다.

    소녀보살 이야기를 듣고는 안 되겠더라.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걔 필생의 소원인 가족 만들기 조력이니까.

    20억 펀드를 서너 개는 들어야 하려나.

    사람은 이성이 있어 각기 이성으로 도출한 생존 최선의 결론인 문명사회 구축과 그에서 파생된 문화에 구속받는다.

    그러나 운은 사회와 문명의 틀은 물론이거니와 각자도생의 야생에서도 최선의 결론이 나게 도와주므로 운을 탄 나는 고민할 필요가 딱히 없긴 한데.

    “강화술 겁나 잘 오르네.”

    “좋겠다.”

    1회 기준으로 포인트가 3씩 오른다.

    사주 한 명 봐 주는 것보다 수십 배로 오른다.

    “나 강화술 12레벨 3처 4첩 될 거 같은데, 너 정말 생각 없냐.”

    “흥, 내가 그리 좋냐?”

    뒤에서 와락 안았다.

    정말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비현실적인 몸매다.

    어깨부터 옆구리에서 이어지는 능선은 한 팔에도 소담히 들어오는데……. 음.

    “그러니 바치는 거 아니겠냐. 소녀경에 이르자면, 하되 소모하지 않으면 신선에 이른다고 했는데 바치는 양만 따지면.”

    강화술빨과, 사주강화술 수련을 위한 스쿼트 훈련, 아직 쇠퇴하지 않은 젊음으로 아득바득 단단함을 지켜 나갈 뿐이지.

    물을 많이 타고났어도 마무리를 죄다 토정(吐精)하지는 않는다.

    소녀보살 같은 경우는 목적상, 반드시 토정해 줘야 하므로 끝까지 가야 하는데.

    소녀보살이 원체 자식운과 내뱉는 운의 화신이라, 지가 먼저 나가떨어질 생각을 안 해서.

    횟수도 양도 목적이 다름에도 투자가 많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여기 있을 때 하기는 해야지.

    “더 바쳐라.”

    “아이고, 보살님 기꺼이 더 바치겠습니다.”

    자아운, 자식운의 조화를 통한 확정 자식 얻기는 여성이 더 낮은 레벨에서 밸런싱이 안 맞아도 시행할 수 있다.

    모체의 통제 권한은 어쨌거나 여인에게 있는 것이니까.

    남자의 입장에서 자아+자식운 조화로 확정된 자식을 얻는 것보다 난이도가 낮은 게 당연하다.

    “싫으냐?”

    “그렇지 않다는 건, 그건 내 몸이 증명하고 있다.”

    “쥐어짜는 거 같지 않냐.”

    “뭐라도 나오게 해 줄 테니, 너무 걱정 마라. 생명을 깎아서라도 바치마.”

    소녀보살이 뒤돌아보며 씩 웃었다.

    “좋아.”

    뭔가 소악마, 몽마를 만난 기분은 뭘까.

    * * *

    설 즈음해서는 할 일이 있었다.

    명승철학관 건물을 다시 찾았다.

    그곳에 있는 유선전화와 낡은 컴퓨터 대신 새로 놓은 컴퓨터로 연락처들을 뒤졌다.

    소녀보살이 뒤에 쪼르르 따라왔는데, 이곳은 여전히 말끔하다.

    소녀보살의 일상은 명승철학관 청소로 시작하고 예약자들 몇을 사주 봐 주며 거들먹거린다.

    “뭐 하냐?”

    “아아, 그 고객 관리?”

    “흐응?”

    “예, 명승철학관입니다. 네, 아 안녕하세요. 누님. 아, 케어해야죠.”

    사주를 봐 준 다음에 연락해서 한 번씩 케어를 한다.

    사주대로 살고 있는지 궁금하니까.

    그래서 보통 끊어진다고 하는 군대 선 후임 동기들과도 간혹 연락하는 편이다.

    일단 연락 없으면 괜찮게 사는 것이고.

    애프터를 원하면 사주 잘못 맞춘 거라서 안 좋다.

    그러면 어떻게든 그간의 인생 듣고 새로 사주 설계해 줘야 뒤탈이 적다.

    “아이고, 아버지가 동거를 하세요?”

    첫 손님인 미용실 아줌마 김순옥은 그나마 계신 나이 드신 아버지가 뭔 할머니와 동거 상태에 돌입했다고 들었다.

    엄마운 부족 탓인지, 연상의 여성에 약해 나름 잘 지내실 거라 말하니까.

    자기가 머리 해 준 할머니라고, 잘 지낸다고 말씀하신다.

    “그거 자업자득이시긴 하네.”

    내가 공식 미친년으로 꼽던 예지수는 나와 비슷한 업계에 진출 로맨스물을 쓰는데 피폐하고 퇴폐 음란한 글로 그쪽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다운 수나 독자 수로 표시되는 숫자가 나보다 홧수가 적은데 더 높다.

    그런데…….

    요즘 댓글에 모 교회 사람들로 추정되는 폭로 댓글이 나오고 불륜설이 SNS에 도는 모양이다.

    유명세에 빗대어 불륜설이 힘을 얻어가고 있고 형성된 팬덤들에서 진압해 주고는 있었다만 얼마 전엔 SNS 폭로가 있어 사면초가인 모양.

    “예? 아이고 어머니 뒷목 잡는 거 아닙니까?”

    사고치고 결혼한 김연주는 얼마 전 득남했다.

    원하는 대로 육아휴직에 돌입했는데…….

    남편이 직장에서 싸우고 홧김에 관둬서 연하의 남편이 다 큰 아들이 되어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용화미륵 이하영의 소식은 예저녁에 이미 들었다.

    고향이 전남 함평인데 시골 농협 여직원으로 취직했다고.

    다만 인생이 순탄하진 않은 모양이다.

    소 사육두수가 많은데 인력이 없어 농축협 직원들도 살처분 현장에 동원됐는데.

    그걸로 원래 있던 아줌마 직원이 자살해서 그 자리로 들어갔단다.

    같은 일에 동원되기는 하는데, 그 덕에 그냥 고졸에 경력이 하나 없이도 붙었다고.

    그야말로 지방 소멸이 뭔지 보이는 묘한 일자리다.

    근데 거기에 2군 구장이 있는 야구단 2군 선수 하나가 번호 따갔단다.

    연애 접었다더만 조금은 기대하는 투가 근황 대화에서 읽혔다.

    “너 아냐? 그 용화미륵교.”

    “아아, 그 애기 집 나가고 시위하던 집?”

    그 2인조 황혜민의 소식은 알아볼 길이 없었는데, 소녀보살이 좀 알고 있었다.

    보궐에서 김정석이 언급한 이후 용화미륵교 2대 교주인 황혜민은 용화미륵 성지 관련 분쟁으로 용화미륵교가 2차 분열을 맞아 난리 통이 났고.

    김정석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부모님과 그나마 재회했다고 한다.

    아이는, 천용화 아이 맞다마는…….

    그래도 그 집 부모님이 맞아 준 모양.

    “아이고, 그 저는 뭐 드릴 말씀이 그래도 사셔라 밖에는 없는걸요. 그냥 에라이 모르겠다 하면서 그런 데라도 가실랍니까?”

    여자복 최악의 강천율 아저씨는 인터넷에 도는 무슨 썰로 인해 최악의 시기를 맞았다.

    둘째도 낳았지만 예상대로 섹스리스로 변모했고.

    부인이 맞벌이는 하려 든다니까, 아닌 거 같기는 한데.

    다시 몇 개월 차 리스를 맞이했고 허리띠는 더 졸라매어 재복도 급격히 떨어졌다.

    아이는 그나마 아들딸 원하는 대로 낳은 거 같던데.

    참 강화술 마려운 분인데, 여복이 0으로 나서 강화도 안 되는 게 함정일세.

    “어, 별일 없으세요. 애는 학교 잘 다니죠?”

    40대 최고 아웃풋이던 어머님과 그 이상한 사칭 매니저한테 걸릴 뻔했던 정아진이는 그나마 별일은 없는 모양이다.

    어머님이 콩나물국밥집에서 잠깐 알바 시작했는데, 혼자 된 사장님이 좋게 보셨는지 월급을 많이 주고.

    괴롭히는 조선족 아줌마 짤랐다고 한다.

    그러니까 국밥집 아저씨랑 썸타는 모양.

    그리고 아진이 벌써 걔가 내년이면 수능 보는구먼.

    아진이가 전화 받으면 좋아할 거라는데, 어 나중을 기약합시다.

    내가 여자 만나는 괴물이 되어놔서 어찌 될지 모른다.

    “아, 이사 가셨다고? 아, 네, 네.”

    사이다 할머님은 제주에 펜션 크게 짓고 이사 가셨다.

    암 보험으로 재테크한 걸로 섬 생활을 택하신 걸 보면 낭만이 있으신 분이셨다.

    1년 케어 서비스라, 여기서 멈췄다.

    이 이후부터는 스카이피아에서 사주 봐 준 사람들이라.

    주변에서 운명 관측이 쉬울 뿐 아니라.

    내가 어느 정도 그들의 운명을 컨트롤 하는 것이 가능해 굳이 애프터 안 했다.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라면 박효성이나 이민준 씨 같은 분들이 있는데.

    이민준은 내가 뒷배라 괜찮게 풀렸고, 박효성은 아직까지 위태하지만 잘 산다.

    “끝, 가자.”

    “그걸 다 하냐?”

    “사주 봐 준 사람들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내가 잘 맞혔는가 확인도 해 봐야지.”

    개인 전화로 연락해도 됐겠지만.

    문의 전화가 개인 연락처로 오는 것은 귀찮아 영업장 유선전화를 썼다.

    오죽 유선전화가 없어지면, 휴대폰 전화기 신호가 뭔지 못 알아보는 아이들도 있다지 않은가.

    돌아가기 전 잠시 환기를 시키려 창문을 열었다.

    바람이 통하자 명승철학관에 배여 있던 위스키 냄새가 은은히 코에 닿는다.

    이 냄새면 생각나는 사람이 둘 있는데.

    “어.”

    “아.”

    창을 열고 문도 열었는데.

    그 앞에서 주머니에 손 넣고 주변 둘러보던 수이 녀석과 마주했다.

    자아운이 강해지니까, 뭔가 마주하고픈 사람도 쉽게 마주하고 그러는 것 같다.

    자아는 자존감과 자기 확신으로 세상이 내 맘대로 풀린다는 뜻이니까.

    내게 좋은 우연이 필연처럼 의도한 듯이 다가온다.

    보는 건 김병용 경선 날 이후 처음이네.

    “너 왜 서성이냐?”

    “아, 그…… 그게요.”

    “여전히 인사 같은 거 잘 못하네.”

    “그, 그런가.”

    소녀보살이 불쑥 튀어나왔다.

    “뭐 하니, 춥다. 들어와.”

    소녀보살은 자연스럽게 안사람이 부르듯이 초빙한다.

    나도 나가려다가 다시 들어와 앉았다.

    커피 머신이 여긴 없는 게 아쉽다만 커피포트와 인스턴트는 있었다.

    작년 말에 사 둔 건데, 유통기한 안 지났다.

    “그래 차나 마시면서 이야기나 하자, 그린티 프라푸치노는 없긴 한데.”

    “그래도 되나요?”

    “뭐, 잘못했냐?”

    “그래도 그게…… 미안해서.”

    대충 미안해서, 이상해서 피하는 거 알겠는데, 그거 되게 신경 쓰네.

    나한텐 미안해할 이유가 없다.

    아마 인생에 들이닥칠 고레벨의 여자운에 적합하게끔 사주가 이끌었을 것이다.

    “미안해도 지금은 뭐, 안 미안하게 해 줄 수도 없는 건데 괜찮아. 들어와.”

    “아, 그럴게요.”

    “뭘 피하고 그러냐.”

    “어…….”

    “사주들 공부하니까 알잖아. 안 됐을 거라는 거.”

    “뭐, 사귀었으면, 저도 좀 더 예뻐지고 그랬겠네요.”

    여성의 연애운이 오는 시기는 두 가지로 판단한다.

    남자운을 포함하는 관운이 오는 시기.

    자식운을 포함하는 식상운이 오는 시기.

    연애를 못 하던 여자는 관운이 오는 시기에 연애하는 경우가 많고.

    연애를 안 하던 여자는 식상운이 오는 시기에 연애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운이 오면 만날 남자가 없었는데 생겨서.

    자식운이 오면 호르몬이 이쯤에 낳는 아기는 순산할 건데요? 하면서 끓어오르게 만들어서.

    나는 본디 사주보다 현상을 보고 판단해서 수이가 사주 상은 저런 운을 맞이하지 않았지만.

    행동에서 읽어 내길.

    ‘연애를 안 하던 여자가 식상운이 생겨 생전 안 하던 남자한테 표현도 하고. 끼도 부리는 시기를 맞았구나.’ 생각했는데.

    사주대로였다.

    현상 믿다가 틀린 것이다.

    지금 보면 그 현상도 내가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 같다.

    사람이 소망하는 바가 있으면 소망과 반대되는 현상은 자의적으로 해석하곤 하니까.

    그러지 말라고 사주가, 운명학이 있다.

    “땅 파다 보면 박힌 돌들이 있는데, 그 돌에 묻은 흙을 털어 내면 생긴 게 광택을 받아서 빛나는 부분이 있는 바윗돌이 있어. 보면 오 영롱하다! 혹시 이거 뭐 다이아나 그런 거 아닐까, 싶은.”

    군에서 삽질하다 보면 흔히 보는 케이스다.

    돌이 걸리는데 그냥 돌이 아니라, 뭐 영롱하게 생긴 애들 있잖은가.

    “제 사주 얘기죠?”

    “그 보석처럼 생긴 부분을 드러나게 하려면 쓸고 털고 닦아 줘야 하는데, 물로 끼얹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지. 그런데 보통 흙이 많이 묻어 있으면 별 볼 일 없는 돌부리라 여기기 마련이고.”

    “…….”

    “나는 그냥 그런 걸 보면 씻겨서 이건 영롱한 수석이었다. 라는 걸 증명해 보고 싶었지만 실패한 거야.”

    “아니, 그게 그렇게까지는 아니었구요. 저도 뭐 그렇게 빛나고 그러진 않았는걸요.”

    “흙의 안락함이 좋았고, 씻겨 가길 원하지 않았다고 하면 돼. 씻는 것은 내 주변을 감싸고 있던 친숙한 좋은 감촉을 내던지고 세상 부끄러운 자세로 어딘가에 서는 일이니까.”

    “말이 야해.”

    표출, 표현의 운인 식상 운이 없으면 연애에 자주 실패한다.

    원인은 고여 있는 보수적인 사고관일 수도 있고 단순히 움직이거나 변화를 싫어할 수도 있고 그렇다.

    흙에 묻힌 돌부리는 그곳이 안락할 수도 있다.

    그게 아무리 영롱한 보석이라, 활용될 여지가 있다 한들 말이다.

    그 땅에서 하는 역할이 따로 있으니까.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그런가…… 봐요. 아하하하. 남자운 매몰된 사주니까. 빛을 반사 못 시키는.”

    “그러니까, 어색해하지 말고 좀 보자.”

    “그래도 연락이랑은 주실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뭐 하겠냐. 여자 친구가 널 봤었으니까. 처신을 조심하긴 했어.”

    “아, 그 진짜 예쁘시더라. 근데 이 언니랑은 자주 만나잖아요. 종종 봤다고 이야기하던데.”

    소녀보살이 대신 대답했다.

    “파트너다.”

    “……으, 응? 파, 파트너요?”

    “…….”

    나도 잠깐 멎었고, 수이도 잠깐 멎었다.

    “파, 파, 파트너?”

    “응, 비밀이다.”

    이게 어딜 봐서 비밀이야.

    “그 얘기 아니지 않아요? 그냥 사주하는 동료란 이야기 아, 아닌가?”

    “아니, 그거 맞아.”

    “맞다고요?”

    “같이 할래?”

    “미, 미, 미, 미쳤어요?”

    진짜 미쳤네.

    사람을 공략하는 입장에서 살다 보니까.

    바둑을 두듯 흑이면 주변을 백으로 둘러쌓는 게 가장 사람의 변화를 확실히 이끌어 내는 방법이다.

    수이 같은 자기만의 세상을 구축하고 안녕을 추구하는 인간상에겐 그 자기만의 세상을 다른 걸로 오염시키면 된다.

    근데 내가 추진할 생각이 딱히 없다.

    아무래도 소녀보살과의 관계는 설양훈의 충고대로 감추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본인도 자기 그릇을 남자운 3레벨 이상으로 안 올린다고 선언까지 했고.

    그런 소녀보살이 왜 갑자기 나서서 저러나?

    그러다 문득 사주강화술 12레벨 설명이 스쳤다.

    <여자운 LV11>

    다음 레벨까지 강화술 포인트 <4993/6000>

    이어 여자운은 1회당 3포인트씩 오른다.

    회의 기준은 의외로 자세히 적혀 있으나, 적나라해서 제외하겠다만.

    사주강화술에 이르기를 포인트가 과반 이상 쌓이면, 다음 레벨의 효과가 어느 정도 징조가 보인다고 한다.

    그다음 레벨인 여자운 LV12는 이렇다.

    ‘당신은 제후의 예를 따라, 부인과 첩을 들일 수 있거나 이미 제후입니다.’

    ‘당신이 만약 이슬람교도일 경우엔 네 아내가 결코 파벌을 짓지 않고 다른 처의 아이에게도 어머니의 자애를 보일 것입니다.’

    ‘이어 당신의 부인은 당신에게 다른 여자나 첩을 들일 것을 권합니다.’

    이 때문일 수도 있다.

    수이의 눈 흘김이 나한테 쏟아졌지만, 부인했다.

    “내가 시키는 거 아니다.”

    “내가 권하는 거다.”

    “아니, 왜?”

    다른 여자를 권하는 행동이라.

    씨받이, 밖에 나가 하고 오라, 빼앗기는 쪽에서 희열을 느끼는 특이 취향 등이 있을 텐데.

    보통 그 근간은 출산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사주 고서에 있는 ‘애 낳다 죽은 사주’, 의 예시에 속하는 어머니들이 현대에 그리되시지는 않으나.

    제왕절개로 출산한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고, 남편 행실에 관대한 경우도 상당했다.

    내 아이는 갖고 싶지만 출산은 누군가가 대신해 준다면 아마 기꺼이 그리하시지 않을까 싶은데.

    그 심리가 극단적으로 발현되면 저런 행동을 취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근데 소녀보살 그런 목적도 그런 사주도 아니잖아.

    “내가 가진 유일한 친구한테 공감대 사고 싶다.”

    “꼭, 그런 걸로 공감 해야 돼?”

    “영민이 놈이 집 나가서, 같이 귀여워할 게 없다.”

    “내가 고양이냐.”

    “그리고 말이다.”

    “응?”

    “네가 올 이유가 하나 정도 더 있는 편이, 나도 좋다.”

    소녀보살은 내 말문을 막히게 하는 명분을 꽉 쥐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