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123화 (123/211)
  • #123. 강화술 몰빵이 심한데요.

    영감탱이 국외에 있어서 얼굴 보고 확인도 불가능하네.

    한 3주 정도 국내에 있다가 며칠 전에 다시 출국했다.

    올해만 벌써 4번째 해외 외유다.

    지금 보니 이것도 좀 과하네.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많은 걸 담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릴 때라, 그 단어를 담을 수 있는 젊음은 부럽네요.’

    권하기는 내가 권한 터라, 뭐라 할 말은 없다.

    설양훈한테 국제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내가 먼저 건 적이 별로 없다.

    통화를 거냐 마느냐도 권력이다.

    먼저 걸 수 있는 사람과, 받는 쪽에 서는 사람의 입장이 다르다고 보는데…….

    물론 설양훈한테는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고.

    오히려 함부로 전화를 걸어도 되나? 싶은 심리적 거리감이 조금 있다.

    그래서 안 하는 건데, 설양훈은 가능한 한 개인 청탁을 하지 않으려는 강직한 사람인 양 보더라고.

    내 실체와 별개로 사람들이 날 몹시 좋게 보는 종교운이 높아서 이제 수긍하고 있다.

    [무슨 일로 연락을 다 하나요, 급한 일인가?]

    “결혼하신다고요?”

    [이 나이에 무슨 결혼이겠습니까, 그냥 민혁이 어미 그렇게 두는 것도 못 할 짓이다 싶어 들여야지 했지요.]

    건물이랑 업장 하나 해 주긴 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딱 그 정도다.

    듣기로는 설양훈은 애인들도 따로 있었고 그 애인한테는 적당한 건물이 아니라 빌딩을 줬다고 들었다.

    석영인은 취급이 그냥 첩도 아니고 거의 천첩 취급이었던 것.

    그럼에도 그 사이에 자식 하나가 있으니, 그리 방치하고도 결국은 연이 이어지기는 하네.

    “아, 그러면 이제…….”

    [그런 것까진 아니고, 그래도 자식들 다들 뭐 쥐고 있는데 그 녀석만 뭐가 없으니.]

    설민혁 쪽으로 의중을 정하셨냐고 물을 참이었는데 알아듣는다.

    “하긴, 재산을 직접 주시는 건 좀 그렇다고 하셨죠.”

    [민혁이 어미가 뭐, 썩 미더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민혁이한테는 껌벅 죽으니…… 줄 만하겠습니까?]

    “정말 들이실 거라면, 마땅히 그래야죠. 아마 아프시면 병 수발들고 부축하고 하실 거 같은데.”

    거부할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 나이 차가 많이 나며 위치가 을인 재혼 부인이면 사랑 받기보다는 돈이나 받고 늘그막에 노인네 치다꺼리나 하게 될 가망이 높다.

    그치만 석영인은 그거라도 감지덕지할 사람이니 상관없겠다.

    늙은 남편 병 수발든 재혼 부인.

    이건 유산을 물려받을 명분을 충족하고 그 아들에게도 덕이 간다.

    [에이잉, 간병인에게 돈 많이 주고 감시만 잘하면 그 정도는 합니다. 그러려고 그러는 건 아닙니다.]

    “저는 작가 겸 역술인이지 않습니까.”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근거 없이 건강염려 및 잔소리를 할 빌드업을 깔았다.

    귀문관살이 발달하고 운명학에 능하면 찍으면 맞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제 조금씩 작가라고도 하는군요. 뿌듯하네요.]

    설양훈이 많이 도와줬지.

    역술인으로 돈도 좀 벌고 있어서 포기했던 길을 하라고 부추겨도 주고.

    책도 팔아주고.

    그 덕에 근로소득운에 적합한 재물이 자꾸 쌓이고 있다.

    “원래 더 점수 많이 나온 쪽의 성적을 자랑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지요.”

    [아이구, 선생은 둘 다 90점은 넘지요, 거기다 이성 유혹에서는 거의…….]

    “어르신만 하겠습니까. 30살 가까이 어린 부인, 어우야.”

    [선생이 내가 민혁이 어미를 만날 때의 나이를 먹고, 그런 미인에게 눈길이 가지 않는다면 내 묘비에 오줌을 갈겨도 좋습니다.]

    그런 미인 태어나지도 않았을 거 같은데요.

    헛소리를 좀 나눴지만, 으레 걱정하는 잔소리 한 마디를 건넸다.

    묘비드립도 뭔가 신경 쓰인다.

    “그 몸조심하세요. 그때까지 살아서 보셔야죠.”

    [그거야, 나만큼 신경 쓰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그렇기야 하지만.”

    [혹시 사주로 문제일 게 있나요? 일단, 그때 로봇 시술받은 거 말고는 나는 멀쩡합니다. 혈압 같은 거야 그냥 으레 들고 있는 병이고.]

    “우선 의사의 말이 맞을 것이고, 그다음으로는 자기 자신이 느끼는 기력이 옳을 것입니다. 사주는 한참 밑 순위죠.”

    [사주로도 문제일 거라는 이야기는 못 들은 것 같은데, 남쪽을 가지 말라 한 것 말고는.]

    “세상에는 운과 관련된 복선이 참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는 라면에서 건더기 스프가 두 개 나오는 날, 산 로또가 최초로 5만 원에 당첨이 됐거든요.”

    세상엔 이상한 징크스와 복선 같은 게 존재한다고 본다.

    주변에 소의 해 5월 22일, 딱 12년 주기로 당시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지는 아는 형도 있고.

    나는 운보다 사람의 행동을 중시하는데 사람의 행동이 바뀌는 현상이 존재한다면 사주 등 점술학의 근거보다는 현상에 맞게 운이 바뀐다고 본다.

    [그래요?]

    “뭔가 행동과 행보에 조급함이 느껴지시는 것 같습니다. 행여 무슨 일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냥 한두 사례면 넘어갈 것 같은데.”

    [걱정하시는 것이야 알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아요, 민혁이 놈이 결혼을 한다기에 그래도 이거저거 처리를 해 놔야 할 일이 있어서 그런 걸로 보이겠지요. 병용이야 별말 안 하겠지만 상견례 신랑 아버지 자리에도 함께 나가기도 해야 할 것이고.]

    ‘설양훈, 석영인의 아들 설민혁.’

    이렇게 쓰인 예식장, 호텔의 글귀 하나는 남겨야겠다고 한다.

    꽤 현실적인 이유이기도 했구나.

    “그나저나 언제 들어오십니까.”

    [민혁이 놈 상견례할 때쯤엔 들어가야지요. 뭐, 다 아는 얼굴이긴 하지만.]

    * * *

    전주에 올 일이 있었다.

    경조사다, 결혼식장에 왔다.

    “축하드립니다.”

    “아유, 아유, 고마워요. 총각은 돈을 받아가.”

    “예에? 아니, 축의금은 제가 내야죠?”

    “안 돼, 나 분명히 말했어.”

    한복 입은 강현숙 어머님이 낸 봉투는 물론이거니와 봉투 하나 집어서 나한테 오히려 준다.

    김연주가 결혼한다, 그것도 연하남이랑.

    성공했네.

    전문대졸 이후 폴리텍대학을 나와서 산학 협력 기업에 취업하고 1년 다닌 전기기사로 김연주보다 5살 연하이다.

    “근데, 진짜 잘 살겠어?”

    그냥 씨익 웃어드렸다.

    아무리 사주본다지만 결혼식 날 저주를 퍼부을 수 있겠나.

    남자가 맏아들 신세만 자처하면 크게 문제까지는 없을 것이다.

    “원진살이 있다던데 걱정이야.”

    “어, 저한테 사주 보시고 또 어디서 보셨어요? 그거 뻥이에요.”

    원진살은 대충 5, 7년 차에게 든 서로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살이라고 하는데.

    5년 차니까, 당연히 서로 원진이 있기야 있다.

    근데, 그럼 잘 만나고 살고 있는 5, 7년 차 부부는 뭐라고 할 건데?

    반대로 4, 8, 12년 차가 삼합이 들어 잘 맞는다고도 말하는데 못 사는 4, 8년 차는 어쩔?

    “뻥이야? 우리 남편하고도 진짜 안 좋은데. 주변 보면 그런 것도 같고.”

    “뭐 차라리 태어난 날이 뱀의 날이랑 개의 날, 이래서 그런다면 모를까. 나이 차는 상관없고……. 어.”

    “상관없고?”

    “잘 살겠죠, 하하하. 아니면 그냥 혼인신고는 하지 말라고 하시던가요.”

    사주 설명을 하고 싶지는 않다.

    이놈의 사주는 천것들과 결혼에 대해 유독 시각이 냉철하다.

    결혼은 권장하는데, 궁합은 까다롭다.

    짝을 이루는 것을 음양 조화라 하여 칭송하지만 인간의 본성이 동물과 같다 하며 사랑은 안 믿는다.

    그래서 두 사람의 본능인 속궁합보다는 그들이 크게 어긋나지 않게 할 사회적 압력인 직업, 가문, 재산을 위주로 본다.

    김연주와 결혼하는 남성은 학력이나 직업안정성은 딸리지만, 남성이 훨씬 연하이므로 짝이 성립한다.

    “불안하네.”

    “말씀드렸듯이 시집가기 힘든데, 그나마 최적의 남자 만난 겁니다. 못 살겠다, 어쩐다, 징징대기는 할 것이나 그 정도 징징 없는 시집간 딸은 없어요.”

    김연주 어머니인 강현숙 어머니가 친히 대전까지 찾아와서 궁합 맞춰 보고 가셨다.

    그걸 지금 또 묻고 계시는 것이다.

    김연주는 ‘공무원 못 할 것 같은데, 버티는 것’말곤 무척 사주대로 살고 있다.

    그러면 남편한테 잔소리 많은 거 말고는 나름 잘 살 것이다.

    나는 일가친지들과 꽤 괴리된 사람이라, 뭐 마땅히 이야기할 곳이 없었다.

    따로 용건이 있어 같이 왔지만 결혼식은 올 필요 없었던 사람이 용무 끝나고 온다고 했다.

    집 말곤 어디 갈 곳도 없고, 날은 여전히 좀 더워서 그냥 식장에 있다.

    그러다 김연주의 직장 동료인 송희영 씨가 와서 간만에 이야길 좀 했다.

    “결혼이 꽤 급작스럽네요?”

    “그게 말이죠. 이걸 말씀드려도 되는지 모르겠는데요.”

    송희영 씨는 말을 꺼리면서도 뭔가 이야기하려고 한다.

    나야 뭔 말인지 이미 미루어 짐작하는 찰나다.

    그런데 옆에서 강현숙 어머니 말소리가 들렸다.

    “사고 쳤어, 사고, 속도위반.”

    “그렇게 좋았나 봐.”

    김연주 어머니인, 강현숙 어머니 다 들으라는 양 떠드신다.

    “아니, 그런 거 말해도 돼?”

    “배가 나왔어, 못 숨겨. 쉬쉬하느니 말하는 게 낫지.”

    “아이고, 강 여사 그게 맞는 말이네. 다 알아봐. 잘했네, 잘했어.”

    위를 거스르는 사주가 성립하려면 내뱉는 운이 강해야 한다.

    여자에게 내뱉는 운은 말과 표현이지만 자식이기도 하다.

    배출하는 거니까.

    고로 이런 여성들의 경우는 자식이 먼저 생겨 결혼하는 경우가 더 잦게 발생한다.

    “그때 그 사주 봐주시던 분들이 죄다 결혼하면 그렇게 된다더니 정말 그렇게 되더라고.”

    “어머 사고치고 결혼하는 걸 맞혀?”

    강현숙 어머님이 내 쪽을 흘깃한다.

    부담스럽구먼.

    그냥 자식운이 남자운보다 우선하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판단한다.

    신부대기실을 한 번 들어가 보려다 말았다.

    궁금하기는 하나 막 내 쪽에서 아주 친한 척을 하던 상대는 아니다.

    누구냐고 물어보면 친구라고 할 수도 없고.

    이 정도로 자식운 과한 사람이 한 명 더 있는데.

    초대하기엔 애매한 사람이라 왔…… 을까 했는데, 있네.

    “야.”

    “오, 알아보시네요?”

    뭔 존댓말이야 뜬금없이.

    소녀 보살도 결혼식장에서 눈에 띈다.

    김연주와의 인연도 있고, 내가 전주 뜬 동안 강현숙과 김연주가 자주 찾아왔다고 한다.

    소녀 보살이 더 강하게 권했다고.

    “못 알아보는 게 더 이상하지 않냐? 누가 교복을 입고 결혼식장을 오냐!?”

    “한복 입으려다가 예의가 아닌 거 같더군.”

    “하기사, 결혼식장에 색동한복 입고 다니면 뉘 집 앤가 하겠다.”

    “흐.”

    웃어? 여유만만하네.

    “검정고시는, 붙었냐.”

    “붙었지이.”

    고교검정고시부터는 어렵다는데 제법이군.

    “야, 그러면 혹시 바로 수능도 칠 수 있냐?”

    “그렇다! 도전!”

    지금 나도 학위운 7레벨로 수능 칠까 말까 고민 중이다.

    지거국 학위가 내가 입학할 때보다 가치가 너무 떨어진 느낌이다, 지원만 하면 다 붙는다는 정도로 내려갔으니.

    서울권의 알아주는 대학에 공부 말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합격 이력을 배경으로 붙일까, 구상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거 이렇게 빤히 봐도 되나, 얘 분명 뭐가 변했다.

    그 시선을 느꼈는지 소녀 보살이 먼저 묻는다.

    “나, 달라진 거 없냐?”

    “……음, 어, 이걸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뭐, 뭐든 말해도 된다.”

    “몸매가 좋아진 거 같은데.”

    “예리한데?!”

    소녀 보살은 무척 의기양양하다.

    뭐지 싶다.

    체형이 마른 편이었는데, 마른 몸은 여전한데 유독 그 부분이 뭐 넣은 듯이 성장했다.

    이게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면 사람의 살집과 연관되어 있으므로 살이 찌면 커지고, 빠지면 줄어든다.

    그런데 키 150 조금 넘는 것 같은 소녀 보살이…….

    키도 살짝 큰 거 같고, 뭣보다 어…….

    “설마……. 너 사주강화술 몰빵 중이냐.”

    “잘 오르는 거부터 올리는 거지.”

    “인생에 투자할 생각은 없니?”

    “인생 한 방이지.”

    “훌륭합니다.”

    “훌륭해? 진짜?”

    “왜 못 믿냐.”

    “미쳤다 소리 나올 줄 알았는데, 내가 본 너라면.”

    사주강화술을 얻으면 이게 진짜인지 확인하는 방법을 신체 변화로 볼 수밖에 없다.

    운세는 적응이 늦는 경우가 있으니까 확신이 안 든다.

    이 경우는 진심으로 올린 것 같지만.

    “외모에 대한 투자를 비판할 생각은 딱히 없는데, 특히 넌 더 중요하다.”

    특히 자아가 새고 있는 소녀 보살 같은 경우는 미모로라도 칭찬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안 예뻤던 얘기냐?”

    “좀 어린 티가 났지, 어른 같네.”

    “후후.”

    소녀 보살은 양팔을 쫙 벌리고 핑그르르 돈다.

    그러고 나서는 말했다.

    “속옷이 새 거가 필요하다.”

    “안 샀냐?”

    “필요하면 말하랬다?”

    그렇다면 몇 번 입지도 않았겠군, 사이즈를 급격히 키워서.

    소녀 보살은 강화술 설명이 너무 처참해서 도와주고는 싶다.

    남자의 선물, 남자의 환심이 담긴 선물, 남자의 사심이 담긴 선물이 사주강화술의 남자운을 포인트별로 나눠서 올려주는 걸로 안다.

    “하긴, 이제 어른 사이즈 입어도 되겠다.”

    “너 메시지 온 거 같다. 확인해 봐. 뭐 오르냐?”

    사주강화술이 반응한다.

    결혼식 참여로도 오르는 게 있어서 그거인가 보다 하고 내버려 뒀는데.

    <신기>

    당신은 무당과 교류하거나 귀신의 힘을 가진 자와 교류하였습니다. 당신의 영적인 육감이 상승합니다.

    귀문관살 레벨이 오릅니다.

    <귀문관살 LV6>

    당신의 육감이 상승합니다. 예술적 감각, 촉과 예견능력이 상승합니다.

    특) 자아운이 귀문관살 레벨보다 낮은 경우 당신은 미치거나 신기가 들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성을 짓누른 초감각이 종교적 영감을 지급합니다.

    당신의 종교/사상/신념에 200포인트가 누적됩니다.

    “너랑 있으니까, 귀문관살 오른다?”

    귀문관살은 초감각과 관련된 적성을 말하는 사주의 용어다.

    직역하자면 귀신이 나오는 문과 맞닿아 있다는 뜻이고 살(殺)은 말 그대로 죽일 살 자를 쓴다.

    살은 개인적으로 벤치프레스의 바벨이라고 본다.

    들어 올리고 감당할 근력이 있다면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그럴 근력이 없다면 그 바벨에 눌려 크게 다치거나 죽게 만든다.

    귀문관살은 그 근력이 없다면 소녀 보살처럼 귀신 쓰여 인생을 피폐하게 처박지만 그 근력이 될 만한 근거가 존재한다면 육감이 트이고 예술적 감각에서 이득이 있다.

    예술가, 연기자, 신앙인, 귀신 경험담 있는 사람 등에게 보편적으로 존재해서 사주치고는 설득력이 있는 용어로 본다.

    나야 6레벨 귀문관살 정도는 제어할 그릇이 되므로 딱히 문제랄 것은 없다.

    여기에 종교/사상/신념이 이 정도면 사실 귀신이 아니라 대천사가 내려오든가, 보살과 나한들이 구름 타고 왕림해야 정상이다.

    “그럴 만도 하다, 그러면 같이 오래는 못 있겠군.”

    “상관없어. 귀문관살 만렙 되어도 버텨지니까.”

    “난 너랑 있으면 남자운이 올라서 좋다.”

    “아, 그러냐? 연애는 자식운만 있어도 가능한데, 누구라도 만나 보지 그래?”

    결혼의 차원이 아니면 여자는 자식운만 있어도 연애는 쉽다.

    욕망으로 인해 뛰어드는 남자들이 있으니까.

    다만 자식운이 너무 강한 여자는 인생의 사랑할 수 있는 자원을 죄다 자식한테 쏟아 버리니까.

    남자가 서운해서 겉돌고 오래 못 붙어 있다.

    “나는 네가 마음에 들어서 딱히 그럴 생각 없다.”

    “……넌 너무 속마음을 그냥 다 보인다?”

    대응이 좀 늦었다.

    아, 이거 너무 가볍게 말하면 알쏭달쏭해서 애매하구나.

    ‘안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표현하고는 싶은데 상처 안 받으려고 하는 말투가 저렇게 나온다.

    좀 당황해서 할 말이 없었는데, 소녀보살은 그냥 눈 똘망 뜨면서 바라만 보고 있다.

    “알지 않냐, 그런 사주인 거.”

    “선생님, 아, 누구에요?”

    그때 인근 김병용 의원 사무실에 가서, 설민혁과 이태현 자금 관련 의논하던 동행자가 마침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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