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98화 (98/211)
  • #98. 전연령 하렘의 주인공 사주

    이번 건은, 거절하면 바보인 제안이었다.

    “진짜로 준다는 거 같은데, 와….”

    재다신약 사주라는 것이 있다.

    나이 든 분들에겐 낫 한 자루밖에 없는 농사꾼이 만 마지기 논을 가졌다고 비유하곤 한다.

    스타크래프트 향유한 세대한테는 자원 무한맵인데 일꾼이 네 마리.

    더 아랫 세대에겐 공짜로 주을 수 있는 금덩어리가 있으나 힘이 없어 들지 못하는 인생 등등으로 표현한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가진 재물의 그릇이 원대한데 사람의 능력과 활동력이 부실하여 재물의 통제가 안 되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사주의 용례에 가장 적합하게 들어맞는 사람들은 내 돈이 아닌 많은 돈을 굴리는 증권계 펀드 매니저나.

    월급쟁이이지만 굴리는 돈은 많은 은행원, 경리나 회계사 등이 존재한다.

    사주 보는 역술인이나 운세 사이트에서 본 직업운에 은행원, 경리, 회계를 권한다면 재다신약일 가능성이 높다.

    내 사주는 그와는 꽤 대척점에 있다.

    일꾼은 많은데 자원이 한 덩어리.

    트랙터가 있는데 부칠 땅이 한 마지기.

    이런 느낌.

    나 같은 사주나 저런 사주나 일반적으로 큰 돈을 만진다고 하긴 어렵지만.

    내 쪽은 일꾼 러시, 트랙터 대여로 활로는 어거지로 찾으면 찾아진다.

    그런데 설양훈이 맡긴다는 돈이면?

    사주상 나름 강력하게 태어난 나를 재물의 통제가 안 되고 어려운 ‘재다신약’으로 만들 정도다.

    당연히 누군가에게 물려주고 캐스팅보드로 삼으라는 돈이겠지만.

    그 물려줄 판이 되기 전까지는 그만한 돈을 밑천으로 굴려서 벌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인데.

    그걸 내가?

    * * *

    주말의 명승철학관, 중년의 남녀가 함께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뭘 이런 데를.”

    여자는 그래도 나름 화장을 했는데, 남자는 동네 마실 나가듯 입고 나왔다.

    이 정도 관찰과 정보로는 받을 수 있는 정보는 많지 않다.

    그저 남자 쪽이 좀 더 무심하다는 거?

    부부가 잘 오는 편은 아니지만, 그냥 부부라고 말하는 게 좋겠다.

    불륜이든, 결혼 안 한 젊은이들이든, 청소년 커플이든 사이 좋아 보이면 부부 아니냐고 띄워 주면 좋다.

    꿀 떨어질 때면 이미 부부 간의 놀이는 다 한다.

    부부는 세상이 이상적인 커플의 종착역으로 수천 년간 인간들 머릿속에 박아 놔서 부부라고 하면 손해 볼 일은 없다.

    헤어지기 직전이면 사주철학관을 같이 안 온다, 특히 남자는 더 안 온다.

    “부부세요?”

    그나저나 마누라는 꽃단장인데 남편은 무심함이 뚝뚝 묻어나는 스타일…인데.

    남편이 중년인데 흰머리는 많지만 머리 숱도 많고 키 크고 사람이 괜찮다.

    “네.”

    “부부 아니면 이런 데 다니겠어?”

    아저씨 시큰둥한 거 보게.

    웃으면서 반박해 줬다.

    “아니오, 부부면 잘 안 옵니다.”

    “그래요?”

    “예, 사랑을 완성시켜 주거나 확인시켜 주는 곳인데 부부에겐 애정이란 게 남아 있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어머 아닌데….”

    “그래서 오신 것만으로도 금슬이 좋구나, 라고 판단합니다. 안 그랬으면 아주머니 혼자 오셨을 거예요. 그리고 겉으론 이러지만 자상하시죠?”

    아저씨가 영 탐탁치 않다는 표정이다.

    사주와 궁합을 보고 싶은 여자, 그 여자에게 반강제로 끌려와서 건성인 남자.

    종종 볼 수 있는 조합이다.

    한데 그런 경우는 젊은 커플들이거나 갓 만나는 커플일 가능성이 높지 부부 사이는 말 그대로 흔히 본 적이 없는 영 해괴한 조합이다.

    내 말대로 금슬이 좋거나 깨가 쏟아질 때 와서.

    답은 정해져 있으니, 역술인 너는 ‘천생연분입니다, 궁합이 좋습니다.’ 그 말만 하면 돼.

    이게 궁합의 근간이다.

    근데 부부라니까, 믿어야지.

    “예, 그렇죠. 바깥으로 다닐 때만 이래요.”

    “나 참.”

    “보통은 아주머니가 한번 와 보시거나 신기하다는 소리를 듣고 억지로 끌고 오는 경우가 많죠. 그러면 고민은 아저씨 쪽에 있습니다.”

    “흐으음.”

    아저씨가 침음하네.

    “그쵸, 맞아요.”

    “그리고 그런 고민 말 절대 안 하시겠네요.”

    갑을 관계가 남자 쪽에 형성된 부부로구만.

    이건 그냥 두 사람의 용모와 행동만 봐도 알 수 있는 경우다.

    부부는 자식이 생김과 동시에 여성의 발언권이 강해지고,

    남자의 성적 욕망의 쇠퇴가 현실화될 즈음부터 남자의 힘이 팍팍 떨어지다가.

    자식이 지도 그리지 않을 즈음.

    남자가 직장에서 버티는 힘을 통해 연봉과 직위 등이 상승하면 40대 후반 50대쯤 해서는 다시 남자가 가장다운 권위를 구축한다.

    그리고 은퇴하면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한 끼 식사 겸 욕받이로 변한다.

    다만 남자가 직장에서 버티는 힘이 이런 사회에서는 제대로 작용을 못 하므로 아저씨들이 지는 느낌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한 직장 열심히, 온전히 다녀서 연봉이 팍팍 오르는 세상일까?

    물론 남편이 매우 잘나거나 정신기, 심기체가 온전한 정력가일 경우엔 성적 욕망의 쇠퇴 시기가 늦어지고.

    거부하는 쪽이 부인이 되므로 명분이 남자에게 있다.

    그러니 남편은 결국 밤일 능력과 돈이다.

    아줌마들 수백 명을 보고 내린 보편적인 결론이다.

    “나이 차가 많은 부부이실 거 같네요.”

    “어머 그래요?”

    미혼 남자들도 이런 것을 은연중 체감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결혼시장에서 사회적 위치가 자기보단 낮은 여성을 찾는 편.

    직장에서 갈굼 먹다 집에서도 갈굼 먹고 싶지는 않을 것 아닌가.

    사람이라면.

    물론 할머니가 까막눈이면 은퇴해도 할아버지가 갑인 경우, 누가 한 명 크게 잘못한 경우 등 예외는 분명 존재한다.

    “부인분이 어려 보이셔서요.”

    아저씨 눈빛에 아무 변동이 없군.

    아저씨가 외모는 사람이 탄탄하니 괜찮다, 하얗게 센 머리와 주름이 오히려 관록이 있어 보이고 눈빛이 살아 있다.

    아주머니의 화장 기법은 맘카페 이용층인 3~40대 맘의 느낌이 물씬 난다.

    보기는 40대 부부 같은데, 대화를 이어 나가지 않는 방식을 보면 평소에도 막 대화가 통하지는 않는 부부 같다.

    전형적인 부인만 떠들고 남편 조용히 있는 집구석.

    그건 여러 원인이 있지만 세대 차이도 한 가지 원인으로 작용해서.

    남자의 나이를 높게 판단했다.

    “아니 우리 남편도 젊어 보이지 않으세요?”

    아줌마가 팔불출이구만.

    “아뇨 연륜 있어 보이십니다. 그 나이 치고 탄탄하시다 정도로만 보여요. 자 사주 주시겠습니까? 저희 철학관은….”

    맨날 하는 스카이피아 다니시냐는 말부터 물었다.

    옆에 있는 컴퓨터에 특별히 따로 적어 두니까.

    “네 저희 남편 거기 다녀요.”

    사주를 받아들면서 이들을 떠보는 말을 했다.

    “맞춰 보려고 했는데 아쉽네요. 혹시 김형기 씨 아세요?”

    “안사람이 그 친구 부인하고 친하게 지냅니다.”

    그렇다면 ‘안사람이 직장 후배 부인한테 뭣 헛소리를 들어서 휴일에 날 귀찮게 여기까지 끌고 왔다.’란 불만이 있는 거군.

    떡밥 살포가 맞아 든 모양이다.

    그래도 아마 오지 않았을 사람이었겠다.

    마누라 치맛바람에 억지로 끌려온 것인데….

    사주를 받아 들었는데 열 살 차 부부다.

    남자는 52세, 이태현.

    여자는 42세, 임성아.

    이태현이란 이름을 보자마자 책상 밑으로 주먹 꽉 쥐었다.

    그놈이다.

    한번 직접 보고 싶었던 남자이다.

    스카이피아 내에서 소문이 좋지 않은 이사였다.

    특히 이성 문제로 쑥덕대는 소리가 많아, 찍어 내고 자리를 마련해 볼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노승환한테 한번 물어보려다가, 노승환도 워낙 오랜만에 복귀한 데다가….

    그래도 내가 특별 상임 고문으로 임원진인데 크게 일하는 게 별로 없어서.

    정말 그런 인간이면 인사 조치를 넣는 식으로 일하려고 노승환한테는 말하지 않고 있었다.

    “와 정말 나이 차가 좀 있으시네요.”

    “그렇죠? 그렇게 보시길래, 놀랐다니까요?”

    열 살 차이의 세대가 갈리는 부부다.

    이러면 앞서 말한 공식대로 자식을 낳은 직후는 여자, 돈 들어갈 곳이 많아질수록 남자, 은퇴 후 할매.

    이 공식을 벗어나 남자가 쭉 을이어야 맞는데, 그리 보이지가 않는다.

    그럼 여자가 뭔가 잘못했거나 크게 무게 추가 기우는 것이다.

    “어린 여자 좋아하시는구나.”

    “뭐, 이 사람이니까.”

    잘 받아치네?

    ‘어린 여자를 만나겠다.’는 사주에서는 원인을 짐작하는 게 가능하다.

    이태현은 재다신약격이다.

    ‘돈이 많지만, 돈이 감당이 안 된다.’

    ‘여자가 많지만, 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런 사주다.

    용례로 여사친만 많은 남자 사주, 교대생 남자, 간호대 남자.

    그런 느낌으로 보면 적절하게 떨어진다.

    하렘 성격의 창작물이라 주변에 여자는 많지만, 검열상 주인공을 고자로 쓸 수밖에 없는 경우에 사주로 개연성을 넣자면 이런 사주다.

    19금이 없으면 어쩔 수 없지만, 현실에도 있다.

    “아 주변에 여자들이 많아서 맘고생 좀 하셨겠어요.”

    “네, 아후 참, 그걸로는 속 썩여요.”

    아줌마가 인증까지 해 줬고.

    진짜 사주대로 산다면, 소문이 날 만도 하다.

    대학에서 비슷한 ‘재다신약’을 봤었다.

    전형적인 주변에 여자애들이랑 잘 놀고, 여자 잘 만나고 그러므로 ‘걔 여자 친구냐?’ 물으면 ‘아니 걘 그냥 친구야’, ‘걘 그냥 동생이야.’ 이렇게 말하는 놈들이 있다.

    듣자면 ‘저 새끼 되게 아닌 척한다.’ 싶겠지만,

    막상 그 친구는 진짜일 수도 있는 거다.

    여자애들이랑 놀다 보니 별로 취미도 없는 영화도 같이 보고,

    좋아하지 않는 파스타 포크로 힘들게 먹으면서도 막상 사귀지는 못하는데, 그거 가지고 여자 있으면서 아닌 척한다 소문이나 들으니까.

    일단 이태현을 이렇게 의심은 하고 사주 감평에 들어갔다.

    “다른 건 어떤가요.”

    이태현이 말을 돌리지만 임성아를 보고 말했다.

    “일적인 문제로 스트레스가 많은데 일절 말을 안 하죠?”

    “그렇죠. 그래요. 맞아요.”

    “당신이 알아들을 말이어야 하지….”

    “내 외부로 공격을 많이 받으시나 봐요.”

    “윗선은 쪼고, 밑에서는 치고 올라오고 그렇죠.”

    “그 혹시 꽤 큰돈을 집행하거나 그러고 계시진 않나요. 직위가 높아 보이시는데.”

    “아 그건 맞습니다. 혹시 들으셨나요?”

    가만, 왠지 내 신세가 오버랩이 되는 건 뭐지.

    사주가 아니라, 이태현이라는 이름을 듣고.

    스카이피아 호사가들과 엊그제 노승환과 이슬람 금융에 묶인 설 회장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들은 게 있어 묘한 느낌이 든다.

    설 회장의 돈을 맡으면 내 사주는 그렇지 않아도, 그런 운명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설사 정말 재물 수성에 대해 감각이 있어, 정말 잘 보관하고 잘 불린다고 쳐도.

    그만한 돈이면 부담이고 감당하려면 엄두가 잘 안 나는 돈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어쩌면 현재의 내 상황과 신세가 같을 수도 있다는 느낌?

    “혹시 남편이 불안을 느끼신다거나 그렇게 보이시진 않나요?”

    “네 그래 보여요, 작년부터 부쩍 저랑 애들이랑 좀 떨어져서 지내는 건 어떻겠냐고 그러고.”

    인생에 불안을 누구나 느끼고.

    그 불안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털어놓든지 들키기 마련이지요.

    아줌마처럼 남편한테 꽤 꿀이 떨어지시는 분이면 감이 좋아 포착도 쉽고요.

    “…아, 그래요? 수상하네?”

    “그쵸, 그게.”

    부인과 함께 몰아가자 이태현은 면박을 놓는다.

    “그게 뭘 수상하다고 그래. 애들 일찍 외국어 배우고 그러면 좋겠다 싶어서 그렇지.”

    아니, 수상하다.

    “아 커피 한잔 드시고 하실래요? 길게 말씀드려야 할 거 같은데.”

    “좋죠.”

    “아이스로 드립니다, 취향이실 거 같으시네요.”

    뜨거운 걸 줄 수가 없겠다.

    “예, 요즘은 아이스로만 먹습니다.”

    “이이가 그 방송에서 식도암 발암 물질인가 하면서 보더니 그러네요.”

    “그거 담배부터 끊으셔야 하는 거 아닐까요?”

    “어머 담배 피우는 거 아세요?”

    “냄새나시는데요. 부인분은 익숙해지신 모양이에요.”

    “거봐.”

    이태현 한 대 맞는다.

    “여기… 아이고.”

    그사이 건네주던 커피를 내가 흘렸다.

    이태현의 옷과 소매가 커피로 물든다.

    “앗.”

    “어머.”

    “아유 죄송합니다. 여기 뒤에 건물 화장실이 있거든요. 비번은 2580이고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이태현은 순순히 일어나서 화장실로 향했다.

    “아이고 따라가 봐야겠네요. 아, 그.”

    “네?”

    “요새 션찮은가 봐요?”

    “어머…?”

    놀라는 임성아를 놔두고 이태현이 일어나서 나간 건물 화장실 쪽으로 다가섰다.

    “아 따라 나오실 필요 없는데.”

    따라 나오실 필요가 없기는….

    흘린 거 설계인데.

    “이태현 스카이피아 해외팀 전담 상무 이사….”

    “예?”

    목소리가 변한 걸 눈치챘는지 이태현은 놀란 눈치다.

    “뭐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사주에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합이 있더군요.”

    “무슨 말씀을?”

    그냥 부인이 열 살 차라서.

    여러 여자들과 친하게는 지내나.

    여자 한 명을 사로잡기는 힘든 사주면 그중 가장 본인을 못 휘두를 거 같은 어린 여성을 찍는다.

    이런 사주인 남자의 증언에 의하자면 위로 누나만 여섯 명은 있는 것 같다고.

    그러면 결국 결혼할 때는 정말 다 해 줄 거 같은 누나 같은 여자이거나, 아니면 완전히 휘어잡을 수 있는 배경이나 나이가 어린 여성을 만난다.

    그리고 소문도 그런 식으로 나고 있었다.

    새내기 여직원과 그러고 있다고.

    “이걸 파헤쳐 봐야 합니까, 부인 앞에서?”

    “어떤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저는 부끄러울 짓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오, 부인은 이미 내심 의심하고 있어요. 몇 마디 던져주면 남편을 의심하게 만드는 거 일도 아니고, 이미 회사에 소문이 자자합니다. 부인이라고 모르게 놔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일반적인 부부와 다르게 나이 차가 열 살이나 어린 부인이 훨씬 더 집착한다.

    이는 그럴 만한 매력이 존재하고 부인이 더 좋아하므로 남편 주변에 대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는 뜻으로도 판단된다.

    어린 거 말곤 남편이 외모가 더 피기도 했고.

    거기다 부인은 김형기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남자의 밤일 횟수 등을 토대로 부인이 이미 의심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소문…이라니요. 뜬소문입니다.”

    “뜬소문이라 해도 저까지 말하면 사주를 근거로 의심을 할 토대를 얻을 겁니다. 제가 그리 말했는데, 정말 무슨 소문 있는 거 아니냐면서 귀찮게 굴겠지요.”

    “…….”

    “그러면 휴대폰 등을 일이다 뭐다 하며 감출 수 있었던 것에서 명분이 넘어갈 겁니다. 아마 부인분이 이런 걸로 한번 잘못 넘겨짚거나 사고 친 적 있어 미안해서 부부의 권력이 선생님 쪽으로 기운 것 같은데.”

    “어, 엇….”

    “오늘은 기분 상했다고 하고 돌아가고, 혼자 다시 오십시오. 시간 비워 두겠습니다.”

    “이 무슨, 뭐 하시는 분이시죠?”

    “그리고 어, 사주로 말하면 좀 그런데 단순히 큰돈을 집행하는 정도가 아니라, 감당 못 할 큰 재물을 짊어진 사주이기도 하네요. 이건 해석하자면 감당 못 할 여자거나 재물인데, 뭘까요?”

    “……!”

    “혹시 재물이면 관두면 안 되시겠는데.”

    엊그제 노승환에게 듣기로.

    설정환에게도 설 회장처럼 빼어 둔 자금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의 설은겸에게는 그 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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