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65화 (65/211)
  • #65. 술자리의 신

    학력 좋은 남자들은 일단 사주 보러 안 온다.

    초년에 꽤 큰 인생의 업적을 얻어서 고민할 이유가 흔치 않으니까.

    좀 나이 들면 학력과 관계없이 오지만

    ‘젊은 학력 좋은 남자’는 여자 친구에 붙들려 온 경우 말곤 본 적 없다.

    이런 학력 좋은 남자 고객을 운 좋게? 많이 볼 수 있던 곳이 군대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만나기 쉽지 않은 최강의 클레임을 거는 손님.

    거기다 그들을 마음껏 날뛸 수 있는 권한을 쥐어 주는 업장.

    젊은 남자들이 요식업에서는 클레임 잘 안 건다고 유명하나.

    군대+사주가 겹치면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 덕에 의외로 쉽게 허무는 방법을 터득했다.

    “어 장군님 딸, 객관적으로 미인입니까?”

    “성질이 고약시럽긴 한데 내 인물이 잘나가.”

    “팔불출이라 못 믿겠는데.”

    “여 봐라.”

    김병용은 지갑 꺼내서 보여 준다.

    군인들은 미인과 결혼하는 경우가 꽤 많다.

    직장 안정적이고, 육체적 단련이 수반되니 돈 끊김 없이 벌고 밤일 괜찮은 게 성립하겠지.

    부인에게 자유 시간도 많겠고.

    김병용은 할배처럼 생겼는데.

    “그거면 됐습니다.”

    “뭐가.”

    “사윗감은 털 수 있을 거 같네요.”

    “뭐 더 알리줄까?”

    “그럼 구경하는 재미는 없을 건데요? 뭐 사실 뭐 말씀하실 건 하셔도 됩니다. 알려 줬다고 의심을 할 테니까, 그럼 그냥 알고 패죠. 뭐 하는 놈입니까?”

    “자세히는 모르지, 군 생활 할 때 여자 친구 한번 헤어졌다고 내보내 준 적 있고…. 사회학과 다니고.”

    “그 정도면 됐습니다.”

    돌아가서 다시 술자리를 지속했다.

    여전히 두 친구들은 얌전하고 나랑 김병용만 떠든다.

    “아이 거 정말 첨 본 사람들이라지만 진짜 조용하시네, 사주나 한 번씩 보시겠어요?”

    “아 그냥 봐 주시는 건가요?”

    “복채는 여기 장군님이 내신답니다. 우리 장군님이 미신을 좋아하셔서.”

    “재밌네요. 사주 보신다면서 미신이라고 하세요?”

    “저도 잘 안 믿어요.”

    일단 안 믿는다고 해야 한다.

    거기서 공감을 사고 들어가야 상대의 반박에서 사주와 함께 침몰하는 걸 막을 수 있다.

    내가 배운 사주명리학은 무조건 옳아, 수천 년 수만 명의 통계가 쌓인….

    이런 태도면 개털린다.

    그럼 뭐해, 과학과 진짜 통계한테 발릴 건데.

    “그, 역술원을 하신다면서 안 믿으시는 이유가 있어요?”

    “제가 삼처사첩을 거느릴 팔자라고 했는데 여자가 없어요.”

    “푸헙.”

    “이 미친네.”

    옆의 RT 양반 뿜는다.

    “아 진짜요?”

    그래도 김병용 딸로 장난이라도 친 최철승이 뚫기 쉬워 보인다.

    남자 사주 공략법은 쉽다.

    일단 사주에 별 관심이 없고 안 믿는다를 전제하고.

    관심부터 끌어야 한다.

    관심 끄는 방법은 두 가지.

    개그와 여자.

    사주가 웃기면 일단 귀를 기울인다 웃기니까.

    이어서 음양론에서 비롯된 섹드립을 몇 곁들인다.

    그럼 사주는 안 믿어도,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듣듯이 몰입하기 시작한다.

    특히 젊은 놈일수록 잘되니까(?) 더더욱.

    “어차피 저희가 솔직히 이렇게 만나기야 했지마는 나눌 이야기가 마땅히 없잖아요? 그렇다고 술자리가 끝나는 게 아니니까. 어색하게 있지 말고 제가 이것도 좀 털고, 마시면서 인생에 대해 나누게 태어난 생년월일시를 함 줘 보세요.”

    “아 그, 그럴까요?”

    “야는 뭐 부채 들고 기생집 온 아 같네.”

    일단 최철승의 사주를 받았다.

    뻔하네, 예상 그대로의 사주다.

    “어 뭐 솔직히 진로 같은 건 제가 봐 드릴 필요 딱히 없겠고요. 미래가 불안하긴 해도 학력으로, 지방 와서 서울대 출신 교사라고 하고 학원 선생만 해도 앞가림은 됩니다.”

    “그런가요?”

    “인생을 본인이 뭘 해야겠다를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이 사주를 볼 필요가 있겠습니까. 사주에도 그렇게 쓰여져 있네요.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남자들은 사주를 의심하며 보는 편이라 아부 빌드 업 쌓아 봤자라고 생각하지만.

    고학력자는 다르다.

    이들의 뱃심엔 아주 강력한 인정 욕구가 담겨 있다.

    하지만 여기까진 신기한 게 별로 없을 것이다.

    칭찬으로 띄우기만 했다.

    “다, 만.”

    “아, 예.”

    “그런 사람이어도 안 되는 게 있죠, 타인의 마음을 얻는 일.”

    “사주에 뭐가 있나요?”

    폭탄 한 발 떨군다.

    “그, 남의 여자를 좋아하네요?”

    “예?”

    “머꼬?”

    조용히 있던 송지훈까지 재밌다는 듯 안주 집던 젓가락을 멈추고 묻는다.

    “와 철승 씨 진짜요?”

    “아니 저기 그게 저. 아, 그게…. 진짜요?”

    낚이네….

    성취가 높은 자들은 여자를 좀 가린다.

    욕망을 정제하여 사회적 성취로 돌릴 수 있는 자들이라.

    까탈스럽고, 사회의 룰에 익숙한 편이다.

    지가 S급이니까, A급 이하는 짝으로 안 얻겠다 정도의 무의식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성취가 높은 자들이 원할 만한 매력의 여자들은?

    분명 어느 놈팽이가 만나고 있다.

    특히 결혼할 때도 아닌 육체적 매력으로 연애할 20대 때는 더더욱.

    “예 남의 여자 좋아하신 적 분명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 내 여자인데 놓쳐 빼앗겼으나 미련 못 놓고 맴돌거나.”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금기를 넘는다는 것에서 더 큰 흥분의 감정이 있고.

    워낙 누구나 원할 미남 미녀는 이미 보통은 연애하고 있으니까.

    남친, 애인 있는 혹은 최소 ‘다른 사람 좋아한다는 여자’에 마음이 끌린 적이 아예 없기는 힘들다.

    그냥 여자와의 접촉 자체를 스스로의 혹은 외부적 요인이 차단한 사람들이면 모를까.

    여기에 많이 배우면 에고가 세고.

    에고가 세면 세상 모든 일이 지만 겪은 일인 줄 알지.

    얼굴이 빨개지는 게 바로 보이는구먼.

    “와 니 도랏나, 내는 니를 정말 사위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 저기 그게 말입니다. 그.”

    거기다 금기를 넘은 발언이라 주변인들은 ‘나도 그랬다.’고 섣불리 공감하며 나서지 못하니까.

    정말 자기만 고립된 느낌이 들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주변에 그 사람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런 취향이셨구나.”

    “위험하네.”

    이런 폭탄이 떨어지면 같이 몰아간다.

    남자인 친구놈들?

    절대 실드 안 쳐 주고 웃음벨 하나 잡아 갈군다.

    그럼 그때 내가 손 내밀면 된다.

    “에이 유혹한 건 아닐겁니다. 리스크 회피 능력이 있어요. 큰 분쟁을 일으킬 법한 엇나가는 행동까지는 안 해요. 그쵸?”

    “아, 그게 그렇죠….”

    “자 술 한잔합시다.”

    거기다 마침 술자리.

    술 마시게끔 유도하고 이성을 마비시킨다.

    “그럼 이노마 그냥 순정남이다?”

    김병용이 대신 묻는다.

    “대신 리스크가 없는 데에서 금기에 도전합니다. 취향이 어디 보자, 한 반절의 확률로 아내를 옆집 할아버지한테 빼앗기는, 그런 쪽을 좋아하네요? 내 아내가 외출한다. 뭐 이런?”

    “예에에에?!”

    “이거 미친놈 아이가.”

    그냥 뭐 배우 예쁨 보는 거지 뭘 당황하고 앉았어.

    더 몰아가진 않았다, 반응이 찰져서 재밌긴 하나.

    안 볼 사람들 아닌 거 같으니 너무 쓰레기로 모는 것도 그렇다.

    “그 그런 게 사주에 나온다고요?”

    “사주에 겁재라고 있거든요. 그게 심하네요.”

    “그게 뭔데요?”

    “아 내는 들어본 것도 같다.”

    “처용인생, 재는 여자거든요. 재를 겁탈당한다. 는 뜻입니다.”

    최철승은 트래쉬 토크를 안 하거나 자제하는 티가 난다.

    그건 그거 나름 품위 있어 보이겠지만.

    사람이 욕망이 없을 수 없고, 관련 경험이 낮아 ‘너는 안 그러냐?’ 물타기가 불가능하니 털릴 수밖에 없다.

    “제가 그런다고요?”

    “그런 적 있다며요?”

    “있어, 있어. 그 으아아아아 하면서 막 울분 터뜨림서 날 뛸 때 있었다.”

    근데 그건 나라가 빼앗아 간 거지.

    “그게 사주에 나온다고요?”

    “네 그건 나옵니다.”

    “그럼 저 같은 경우는 다 그렇게 된다고요? 사주가?”

    오 드디어 물 한번 타네, 이런 반응 기대했다.

    정치하는 사람 보좌하려면 물타기는 기본 아닌가.

    “아니오, 그럴 가능성을 높이는 기전이 있는 겁니다.”

    “무슨 기전이오.”

    똑똑한 놈들 사주 보는 거 좋아한다.

    내가 무협에 사주 책을 더하다 보니 말투가 늙다리인데 말을 쉽게 알아듣거든.

    “외모는 특출 나지 않으나 두뇌가 뛰어나니까.”

    띄워 주면서 팰 준비가 되어 있다.

    “어…. 그러면 다 그래요?”

    두뇌가 뛰어나단 말은 또 굳이 거절하지 않는다.

    “굳이 그렇다면 욕망이 조금 더 있다고 해 드릴까.”

    “아, 아니 꼭 그렇진 않은데요.”

    “여고생한테는 절제했을까요? 원래 그럴 사주가 아닙니다. 욕망은 뻗쳤어요. 분명.”

    금기맨이다. 그런 금기에서도 설렌다.

    아까 김병용 딸 보고 왔는데….

    군에선 민간 조리원 아줌마도 예쁘다는 정욕의 노비들이 한 트럭인데 안 반해?

    말도 안 된다.

    사주로 이 친구의 절제력은 높이 보지만, 딸애만 좋다고 한 건 아닐 것이다.

    “남자네.”

    “절대 아니에요. 진짜로 아닙니다. 정말 목숨 내놓고.”

    “그 무관심한 아빠라꼬 다 모를 거라 생각하진 마라, 내가 지금 장난질로 니 사위하자 사위해라 이러는 줄 아나.”

    어쭈 이 양반 제법?

    김병용이 진지하게 몰아가자 최철승이 쫀다.

    누가 봐도 켕기는 건 저쪽이네.

    이럴 땐 내가 구조해 주면 불리할 게 없다.

    “뭐 선은 못 넘었을 겁니다. 겁이 많아서요.”

    “진짜가?”

    “예, 그런 건 정말 아니었습니다. 편지 한 번 더 써 주고 말았어요. 진짜예요.”

    메신저로는 꽤 여러 대화했을 거 같은데?

    공관병은 아마 그때도 핸드폰 줬을 거다.

    필사적으로 아니라고 하지만 이미 편지 한 번 더 써 줬다는 것에서 아까 한 편지 한 번 받고 말았다는 말은 거짓말이 됐다.

    어색한 기류에서 사주를 이어 가며 최철승을 일단 구출해 줬다.

    “자 철승 씨, 아는 것은 힘이죠? 그렇게들 생각하시죠?”

    “아아 예, 그렇죠.”

    “그렇기도 하지만 아는 것은 겁입니다. 특히 사람은, 여자는 알려야 알 수가 없으니 이성을 상대하는 데는 겁이 많죠.”

    “아 그건 맞아요.”

    “그럼 머리가 잘 돌아가니 뭘 하겠습니까? 겁이 많고 배운 게 있으니 변수를 통제하려 듭니다. 변수를 통제하려면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문젭니다.”

    “그 기획이나 계획?”

    “그 기획과 계획에 뭐가 포함될까요.”

    “그게….”

    말 흐리길래 그 생각 말해 줬다.

    “이미 침대로 데려간 상상이 포함됩니다.”

    “예에!? 아니 그거 저….”

    “그걸 마음속으로 거부하면 도대체 여자는 왜 만납니까? 사랑의 근간은 상대에 대한 성적 호기심으로 시작하는 건데.”

    말과 표현을 못하는 사람은 있어도 생각을 못 하는 사람은 없다.

    “저놈의 깍쟁이 짓은 아직도 못 고쳤나. 남자가 뭐 저리.”

    “그게, 그….”

    “근데 그 여자는 정말 밥 한 끼거나, 거기서 철승 씨가 재미가 없어 더 깊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저 좋은 오빠야. 정도.”

    “네 그런 경우는 좀 있었죠.”

    정말 깍쟁이스럽게 딱 자기가 놀림의 소재가 안 될 만한 것만 인정한다.

    근데 상관없다. 표정에 드러나니까.

    “하지만, 당신은 이미 그 이성과 몸을 섞는 망상까지 했을 테니까. 그게 용납이 안 되는 겁니다. 많은 여자를 담을 그릇이지만 담을 숟가락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 빈 그릇은 언제나 차 있는 상상만 하죠. 그러다 다른 풍성한 그릇을 보면 빼앗긴 느낌이 절실합니다.”

    “하….”

    “거기다 두뇌 기능이 좋아서 망상도 잘 이어지고요, 쉽게 잊히지도 않아요.”

    “쟈가 헤어졌다고 전여친한테 전화를 막 몇 통을 하는지.”

    최철승은 대답 못 하는데 옆에서 증인이 추임새를 넣어 준다.

    거기다 사랑할 때마다 몰입은 미친 듯이 해서 충격을 크게 받는다.

    “그러면 어긋난 성벽이 생깁니다. 자기는 못했던 울분이 차서 빼앗는 쪽에 서는 성벽, 혹은 남에게 빼앗김 그 자체에 흥분이 생기는 성벽.”

    “두, 둘 다 아닌데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데요?”

    “겁재가 강한 사주의 특징이나 제어하는 힘도 강하니 실전으로 이리 되진 않겠지만 가상에선 이런 매체를 찾겠네요.”

    “변태고만.”

    이렇게 부정한다? 얼굴 빨개져 가지고? 언성은 높아지고?

    거기다 이미 절대 아니라던 장군 딸 편지를 인정했다.

    이럴 땐 인민재판이다.

    “이게 과연 아무것도 아닌 걸로 보이십니까? 여러분?”

    술자리 사주는 이래서 편하다.

    타인이 투영하는 모습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에 타인들이 같이 몰아주거든.

    그 기대대로 김병용과 송지훈은 냉철하게 최철승의 목을 쳤다.

    “안 그래 보인다.”

    “철승 씨 표정이 그런 거 같네요.”

    세 사람이 같은 행동이나 말을 하면 그것엔 자기도 모르게 동조한다.

    변태 만들기 참 쉽죠?

    “자 술 먹죠. 땡기죠? 제 잔 한잔 받아요.”

    멘탈이 그로기 상태가 됐는지 최철승은 그저 술만 벌컥 들이킨다.

    재밌어 보였는지 송지훈도 물어본다.

    “저는, 저는 어때요?”

    “송지훈 씨 사주는 어디 보자.”

    이건, 너무 쉽네.

    “가질 수 없는 여자를 좋아하네요.”

    “쟈랑 같은 말 아이가?”

    “아뇨, 이쪽은 남의 여자, 그러니까 어쩌면 가져올 수도 있는 여자라면 송지훈 씨는, 그만할까요?”

    “그 뭐, 그림 좋아하는 애들 말이가?”

    덕밍아웃에서는 지켜 준다.

    * * *

    “으허헣 난 그 앨 위해 그 앨 보냈단 말예요.”

    “그래요, 그래요. 잘한 거야.”

    술을 먹여야 솔직해지네.

    최철승과는 술 먹다 화장실 가서 마주쳤는데 그제야 순순히 인정했다.

    “제가 진짜로 그래요?”

    “빼앗긴 전적이 있잖아요. 그럼 가학적이 되던가, 피학적이 되던가 둘 다를 즐기던가로 사람의 심리가 그리됩니다. 근데 뺏는 쪽에 섰다기엔 사람이 현명하고 순박하니까. 빼앗기는 쪽이겠거니 싶네요.”

    “그게 사주에 정말 나온다고요?”

    “저만의 비법이 있는 겁니다.”

    “와아….”

    그리곤 사주로 궁합 및 연애 상담 한참 하다 맛탱이 가서 울고 있다.

    ‘그 앨 위해 그 앨 보냈단 말야’ 만 몇 번을 하는 거여.

    오래 있어서 테이블에 사람들이 없어 망정이지.

    최철승이 테이블에 엎드리자 송지훈이 묻는다.

    “저는 티 납니까?”

    “군문에 입대하면 취향이 조금씩 실제 아이돌 쪽으로 변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어, 그 두 가지를 교차점으로 갖는 미소녀를 원하는 취향에 수렴하는 경우도 꽤 봤습니다. 니코….”

    “술, 먹죠.”

    잘 끊네.

    “야들 술을 몇 사발을 먹는 거고? 한 사발 더 주이소.”

    “와 여기 끝판왕을 보내, 5단계 막걸리 안주.”

    그리고 얼마 안 가 송지훈과 최철승은 쓰러졌다.

    나야 먹이는 쪽이니까 상관없고 김병용은 꽤 마셨음에도 얼굴만 붉어진 채 버티고 있다.

    “니 뭐 그런 얘기만 하대?”

    “인문학이나 사회학적 현상으로 파고들면 제가 털릴 수도 있는데 뭐 하러 그런 짓을 합니까.”

    “인마는 대체 어데까지 약아빠졌노.”

    “그렇다기보다는 젊은 남자는 성욕의 농도와 취향을 짚는 것 하나만으로 털 수 있으니까, 100의 10정도 힘을 썼다.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런 것만 연구했나.”

    그건 뭐 야설 쓰다 생긴 재능이 있었다고 봐야지.

    “그래서 쟈들 쓸 만하나?”

    “좀 실무자 위주로 생각하셨네요. 뭐 개인기가 좋으시니 괜찮으시겠죠. 머리도 비상하고 참을성들이 있어 시키는 일은 잘할 겁니다.”

    “니가 젤 연상이고 임마들 약점을 꽉 쥘 거 같은데 네가 함 맡아서 관리해 볼래?”

    둘 다 나보다 한 살 어렸다.

    “경남 쪽 가시면 좀 어렵지 싶은데요. 확정되면 연락 주세요.”

    “임순남이면 니가 꼭 도와줘야겠더라.”

    “임실 치즈에 순창 고추장으로 지랄을 해 놨는데요.”

    “너네 집안이 정치 가문이드만.”

    “예?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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