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33화 (33/211)

#33. 술 향기를 맡는 노인

사죄로 일단 비겁운 포인트 3포인트 챙겼다.

지지자운에 넣어야겠다.

“변상하면 되니까. 너무 그러지 말고.”

“얼마나 드리면 될까요?”

“아니 돈 말고 직접 사 와야지. 선물받은 건데.”

선물을 팔아 돈으로 환산하고 싶진 않다.

돈으로 때우는 게 편하고 좋지마는.

선물엔 타인을 헤아리는 성의가 있는 것이다.

“얼마짜리에요?”

수이가 지갑을 꺼냈다.

뭔 초등학생도 안 쓸 털지갑을 쓰냐.

이거 왠지 튀어나올 돈도 없을 거 같은데.

현금 3만 얼마 있는 것 같네.

요새 뭐 죄다 페이 쓰고, 카드 쓰고 하겠다마는.

“239900원.”

“네에?”

“비싼 거라니까. 지금 핥아 마시고 싶을 지경인데.”

유리는 다 치웠지만 술은 아직 안 닦았다.

그냥 휘발성 알코올이라 생각했는데 은근히 점착기가 있다.

아깝기도 하고 말마따나 향이 술치고 좋아서.

좀 나중에 치울 생각이다.

“자, 잘못했어요….”

“용돈 받을 거 같은데 용돈 한 달치 털어 오면 되지. 왜.”

“갑자기 그렇게 돈 달라고 하면 혼나요. 정기적으로 안 받고요.”

방안퉁수들은 부모의 영향력이 강해서.

어른이 되어도 좀 애 같은 면모가 있다.

그나저나 돈이 없어서 추심이 안 되네.

아이가 끼친 손해는 부모한테 물면 되긴 하지만.

얜 어른이라 부모한테 돈 달라 하기도 뭐하고.

“그럼 수이 네가 내일 직접 손님들 사주 보고. 그 복채 받아서 가져와.”

“네에?!”

“내 제자라고 하든가, 명승 선생님 제자라고 하든가. 하면서.”

“그, 그, 제가 도, 돈 받고요?”

“뭐 좀 낮춰 받던가. 2만 원으로. 2만 원이면 열두 팀이니까. 잘하면 이틀 정도는 봐야겠네. 힘내라.”

“으아아아아 제가요? 할 수 있다고요? 봐주세요. 잘못했어요.”

“뭘 봐줘. 이거 손님이 선물로 준 거라 귀중한 건데. 깨 먹었으니 새로 사 놓긴 해야지. 일해서 벌어 와.”

“아, 어 어떡하지.”

<교육 실습>

제자를 실습에 내밀어 엄혹하게 가르칩니다. 제자가 기대치만큼 실습 효과를 냈을 경우 인성운 10포인트가 상승합니다.

경력 5개월이지만 내가 철학관 비울 때, 대리가 한 명 필요하다.

아직 별거 가르쳐 준 것도 없긴 하나.

가르칠 만한 것도 없다.

어찌 보면 이론은 수이가 더 잘 안다.

“그럼 옆에서 지켜봐 주시면 안 될까요?”

“거 뭐 커피나 마시면서 나가 놀 건데. 나도 쉬는 날 있어야지.”

“으아아아아. 안 되는데. 어.”

“뭐 이렇게 자신이 없어 털러 올 때는 언제고.”

그나마 일이라도 시킬 수 있어서 다행.

* * *

수이는 공강인 이틀 뒤, 바로 출근시켰다.

“후, 하. 후, 하.”

“무슨 심호흡까지 하고 있어.”

“기, 긴장돼 죽겠는데요.”

“잘할 거야. 믿는다.”

“믿는 표정 아니잖아요!?”

당연히 안 믿지.

사주 초보가 범하는 실수가, 이론은 빠삭해도 적용을 못하고.

사람 응대하는 스킬이 없다.

그동안 친한 사람들이나 좀 편하게 봐 주면서 대놓고 말하고.

철학관, 신당들 다니면서 까는 위주로 사주 본 거 같은데.

원래 까는 건 쉽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어렵다.

근데 사람들이 까이려고 오나.

사주쟁이가 제시하는 인생의 대안을 듣고 싶어서 오지.

“그, 그, 그.”

“왜.”

“선생님이 첫 손님만 받아 주세요. 듣고 한번 해 볼게요.”

“내 스타일 따라 하기 힘들 텐데. 그래라.”

첫 손님은 내가 받기로 했다.

뒷 골방에 무슨 수렴청정하듯이. 듣게끔 하고.

철학관 문 앞에는

‘오늘은 제자가 입회하여 사주풀이를 듣습니다. 선생님 말고도, 타인에게 인생과 사주가 들려도 괜찮으신 분들만 모십니다.’

라고 써 붙였다.

불륜 같은 켕기는 일 하는 분이나.

연령대가 낮은 분들 말고는 남들이 듣는 걸 굳이 신경들을 안 쓰시는 편이긴 하나.

혹시 몰라서 붙여 놓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손님이 왔다.

“안녕하세요.”

이 손님은 40대 중반이 향유할 것 같은 화장 기법과.

대단히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계시구먼.

미모가 저문 미인으로, 같은 여성들이나.

비슷한 나이대의 외로운 남성들에겐 칭찬을 얻겠지만.

자식새끼들한텐 못생겼어, 늙었어. 등의 직설적인 화법에 속상하실 듯한.

그런 분이다.

20대 때는 전 연령에게 미모로 칭송을 들었을 것인데.

이제 자기가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은 또래 이상이거나.

으레 말하길 좋아하는 동성들뿐인 바.

아부 빌드 업을 쌓을 필요가 있다.

면상이 만만한 나 같은 백면서생의 칭송은 이런 분들을 기본적으로 허물고 들어간다.

“혹시 아이들이 연예인 한다고 난리라서 오셨나요?”

좀 색다르게 아부를 떨어 봤다.

아부도 패턴이 달라야지. 리뷰로 다 남는다.

맨날 똑같은 소리 한다고.

이런 이목구비면 자손이 있어야 좋다.

좋은 미모 물려받았으면 인생 먹고 들어가지 않겠는가.

또 젊을 때는 남자들이 가만 놔두질 않았을 테니까.

자식을 안 갖기가 어렵다.

그런데 바로 표정부터 변하신다.

“어떡…하죠. 선생님?”

이렇게 찍었는데 맞는다고?

초장부터 너무 감이 발딱 선 거 아니냐.

* * *

그렇게 이 어머님은 오자마자 사주도 안 꺼내고 속사포로.

‘중학생 딸년이 연예인 되겠다고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를 내게 토로한다.

하기야 뭐, 생각해 보면 요즘 애들이 얼굴 반반하다 싶으면.

할매부터가 아이고~ 우리 ~~이 탈렌트 하겠네.

이러는 세태니까.

거기다 화려한 업종이고 돈이 몰리니. 동경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요즘이 나랏일 한다고 신분 상승하나.

돈이 있어야 신분 상승하지.

“그… 해 볼 만큼 해 보게 놔두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안 돼요. 거기가 얼마나….”

“가 보신 적 있군요. 그럴 것 같더라니.”

“아, 그게 그렇죠. 한때는.”

“그래도 그게 어머님 때랑은 다르게, 시스템이 좋아지지 않았을랑가요?”

나 같으면 아이가 큰돈을 벌 일을 하고 싶고.

그럴 만한 얼굴이나 끼가 되면 그냥 응원할 거 같지만.

내가 볼 때 아이의 끼나 재능, 선천적 외모는 몰라도.

이 집구석이 돈이 없다.

이렇게 화려한 아줌마면 남편하고 60퍼는 불화한다.

잡은 물고기에 떡밥 안 주는 건 남녀 구분 없이 사람이 똑같아서.

무던한 부부면 부부가 둘 다 꾸미는 데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것도 일이니까.

그 와중에 화려하게 꾸미고 예쁜 치장을 한 아주머니들이 있으면.

그건 남편을 위한 방향이 일반적으로는 아니다.

해도 면전에 안 좋은 소리 박힌다더만. 어느 놈 만나러 가냐고.

거기다 이분은 미모가 퇴했지, 죽진 않았다.

이러면 여전히 남자들이 붙고.

그 남성 편력에 의해 남편이 혼인 서약을 접었을 가능성을 높이 본다.

남편이 있어도 남자들이 달라드는데.

남편이 좀 이상한 사람 아니고서는 그걸 용납 못 한다. 보통은.

“애 혼자 키우시죠?”

“아, 네. 그렇기도 하고요.”

“집에 돈도 없고요.”

“그쵸오.”

편부, 편모 가정이 부유하기도 어렵고.

안 부유하면 아이를 연예계. 어찌됐건 예체능의 예능계에.

뒷바라지하기는 매우 어렵다.

부몬데 어떻게든 해 주고는 싶겠지.

한데 돈이 없는 걸 어쩌겠나.

애인들이 돈 대 줄 것도 아니고.

이런 집구석이면 아이가 현실 감각이 있거나 겁이 많지 않고.

거기다 부모가 설득할 생각 없이.

윽박지르기만 해서 그냥 기 죽이려 들면, 높은 확률로 아이가 집 나간다.

고로 아이가 좀 현실 감각이 있는 편이 낫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아 그 손님, 아니 누나라고 해도 될까요.”

“어머, 누나라고 하기엔 좀. 제가.”

“30대 후반이면 누나죠.”

“40대에요 40대. 50이 보이는.”

“헉, 실례했네요.”

솔직히 40대로 봤지만, 입을 가리고. 놀란 척했다.

연기력도 첨가해 줘야지.

“와 남자들이 환장을 했겠는데요. 에휴. 결혼해서도 이상한 남자를 잘못 만나셨을 거 같아요.”

“아유 증말. 제가 이혼하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파내 보니 외도 사연이 있다.

이분은 외도할 때 외도한 남자가 집착해대서 가정이 파탄 났다는 논리를 견지하고 있다.

물론 제3자의 입장에서 들으면, 아줌마가 나쁜 여자다.

그나마 남편한테 책임은 안 돌리는 게 좀 양심적.

책임을.

‘본인은 그저 실수였고 그저 하룻밤이었을 뿐인데.’

그걸 사랑으로 알고 남편에게 들이대면서 쟁취하려 한 외도남에게 미루고 있다.

그나마 남편한테는 미안함을 갖고 있어.

호통칠 생각까지는 안 든다.

결과적으로 젊을 때 고르고 골랐던 괜찮았던 남편과 그렇게 이혼하니까.

아이들 양육비 정도로는 아이들 비싼 교육 코스 뒷바라지가 불가능한 처지에 있다.

“아 그러면 이제 사주 주시겠어요.”

“으응? 그럼 지금까지 본 게 사주가 아녜요?”

“관상입니다. 전공은 아니지만.”

이젠 그냥 관상가 흉내도 낸다.

내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이렇게 본다는 걸.

손님들에게 굳이 납득시킬 필요가 없으니까.

“역시 돈 문제가 가장 크겠죠?”

주로 묻는 건 역시 돈이다.

“제가 메이크업 쪽을 좀.”

뷰티샵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언제나 그렇듯 자영업은 말린다.

근데 자영업 아니면 하실 게 마땅찮기도 하고.

“부유한 분과 재혼밖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괜찮으실는지.”

이분은 가진 게 소싯적 배운 메이크업, 화장 기술뿐이다.

유입되는 사람이 매우 많은 서비스 업종이라.

성공을 점치기 어렵다.

거기다 여성 상대 업종에서 성공할 사주도 아니다.

빡빡 미는 걸 배워서 블루클럽 같은 커트 전용 미용실이 낫지 않을까.

싶은 그런 사주.

그러느니 차라리 지금 애인이나 썸남이 있을 거 같고.

그중엔 부유한 중년이 있을 거 같아서 권했는데, 진짜 있는 모양.

“가능하겠어요?”

“어머니 미모는 여전하셔서, 나이대를 위로 높이면 가능하실 것 같으세요.”

“아휴. 너무 아저씨들이셔서. 이젠 할아버지들까지요.”

이분은 자식들 뒷바라지 위해서 좀 탄탄한 자산의 맘에 안 드는 아저씨냐.

아니면 다른 더 좋은 재혼 상대를 찾을까.

이게 주된 고민이었다.

자영업이 잘될까, 묻기도 했는데.

본인도 몇 차례 실패를 겪어,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지.

썩 내켜 하지는 않는다.

화류업을 고민을 안 하는 게 그나마 건실하시네.

이 어머님, 비슷한 신세에 처하면 말은 차마 안 꺼내지만. 도우미 쪽이 많다.

“애들 사주도 한번 봐 주시겠어요?”

아주머니는 드디어 메인인 아이들 사주를 내민다.

“저 손님, 딸아이나, 아들 사주는 제가 제자한테 한번 맡겨 볼까 하거든요.”

“제자분도 잘 하세요?”

“어, 스물한 살이라서 머리도 비상하고, 어리니까. 학생들 마음도 잘 알지 않을까. 싶어서요.”

“딸이 저 같은 팔자라고 해서….”

“딸이 엄마 팔자 닮죠. 황새가 물어다 준 아이도 아니고.”

관살혼잡이겠구만.

관살혼잡은 쉽게 말하면.

남자관계가 복잡하거나 남자관계에 고통받는 여자를 말한다.

관살혼잡은 남성팬을 이끄는 연예계 탑스타나 아이돌 같은 게 되면야.

그 끼를 한껏 발휘해 대성공하지만.

보통은 그냥 남자관계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된다.

일생의 모든 고민이 남자인 그런 인생.

아주 좋게 운을 다른 방향으로 활용하면, 여군의 마스코트.

남학생을 제압하는 강력한 여교사.

남성 위주의 고위층에서 활약하는 여걸.

관성운의 남자운을 활용 안 하고.

관성운의 직장운이나 명예운 쪽으로 트이는 경우가 좀 있으나.

그런 사람들도 기본적으로 관성운이 아주 세서.

이성문제를 안고 있다.

“어릴 땐 얌전히 공부 잘했었을 텐데. 겁도 많고.”

“네 그랬었어요. 정말 어쩌다가.”

“인기가 많은 걸 자각을 하고,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게 별 게 아니다라는 걸 깨달아서 그래요. 보통은.”

아 여기까지 해야지.

애들 문제만 나오면 내가 더 괜히 몰입한다.

나갈 폼을 잡고 골방 문을 두들겼다.

“수이 씨. 여기 어머니 사주 좀.”

“아, 안녕하세요.”

“그러면 어머니, 저는 구청에 일이 있어서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아, 서, 선생님.”

“잘할 겁니다.”

그리 말한 뒤 철학관 정문으로 나와서.

가정집 빙 돌아, 다시 철학관 뒷문 골방으로 몰래 들어왔다.

어찌 대응하는지 들어나 보자.

그럭저럭 논리는 잘 펼치는데. 중간에.

아주머니가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낸다.

“우리 애가요?”

“아, 아닌가요?”

심하게 당황하고 목소리도 떨리네 자신감 없어 보이게.

그래도 사람 10여 명은 봐준 경험이 있다는데.

손님이 오니 맥을 못 추는 거야 둘째 쳐도.

괜히 내 흉내 내려다 망하는 게 보인다.

나더러 먼저 시범을 보여 달라고를 하지 말지.

사주감평도 스타일이 있고 캐릭터가 있는데 그게 없네.

나 같이 하려면 개욕처먹고 멱살도 잡히고 집합도 당해 가면서 배워야 한다.

“아닌데.”

아줌마는 점차 존댓말에서 반말로 넘어간다.

“그, 아니에요?”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데요? 아니거든요. 어떻게 그게 나오는데요?”

“어, 어, 어 그게.”

아이고 대차게 깨지네.

애들 사주에 무슨 관살혼잡 드립을 쳐. 앤데.

고급지게 관살혼잡이지. 그냥 남자관계 복잡이구먼.

아이가 실제로 좀 미국 소녀마냥 그런 경우가 없는 건 아니지만.

부모는 자기 아일 그렇게 안 본다. 절대로.

미국 부모도 그렇게는 안 볼걸. 자기 딸.

“후우. 선생님이 잘 보는 것 같네요. 이건 선생님한테 전달해 주세요.”

이 아주머나는 복채도 내 것만 내고 갔다.

잘 못 맞히면 아줌마들이 뚱 하게 보다가

‘그게 뭐가 맞아요!?’ 하면서 돈 안 내고 나간다.

틀리면 복채 되돌려 달라 찾아오기도 하고.

괜히 빌드 업 쌓고 아부하고 그러는 거 아니다.

아주머니 나가신 뒤, 문 열고 나가 수이 상태를 살폈다.

멘탈 나가 보인다. 당연하겠지만.

“이래 가지고 돈 갚겠나.”

“아, 아 선생님. 잘못했어요. 못하겠어요.”

“배우고 싶으면 해야지. 징징대지 말고. 24만 원 채울 때까지. 열두 분 사주 봐 드려.”

수이는 갑자기 손바닥을 쫙 펴서 나한테 문댄다.

“너 뭐 하냐.”

“손에 따아암! 닦는다. 왜?”

“미워 죽겠으면 밉다고 말을 하세요.”

“밉진 않고 그냥 미션이 너무 세요. 다른 거 안 돼요?”

“응 안 돼. 사주로 일해서 갚아. 꼭.”

안 그러면 뭘 시키게.

자꾸 이러면 명승철학관 홍보 모델로 하루 종일 길에서 춤 시킬 생각.

* * *

네 팀째, 풍경 소리가 울린다.

“실례합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손님을 한 세 팀 정도 받으니.

수이도 이제 좀 인사 발랄하게 잘한다.

두 팀째 다 깨졌는데 세 번째에 오신 할머니가 되게 좋아해 주셔서.

그나마 신도 나고 자신감도 난 모양이다.

마침 화장실에 앉아 있었는데, 방음이 안 되어서 다 들린다.

“아, 여기 그 젊은 남자분이 사주를 봐 준다고 들었는데요.”

목소리가 느긋하고 잔잔한 것이, 중후한 어르신 같다.

“제 선생님이세요. 지금은 자리를 비우셔서 제가 대신 보고 있어요.”

“철학관에서 묘하게 아는 술 향이 나는 것 같군요.”

“아, 아하하하. 그게.”

조니신발 푸른띠 떨궈 깨뜨리니까는 묘한 술 냄새가.

철학관에 밴 거 같긴 하더라. 문 열고 나갔다 오면 나.

향도 좋고 아깝기도 해서 굳이 냄새 빼려고는 안 한다.

오시는 아줌마들도 좋은 냄새 난다 그러고.

“그렇다면 다음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이만.”

“아. 네 안녕히 가세요.”

나 있는 티 절대 내지 말라고 했더니 수이도 쉽게 보내 주고.

목소리 중후하신 어르신도 다음에 오겠다는 양 가 버린다.

굳이 날 왜 찾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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