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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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우대덕은 눈을 반개 한 채 자신의 일생을 되돌아보았다.  경극을 

보고 있는 구경꾼처럼 자신의 일생을 몇 번이고 되돌아 본  선우대덕

은 고개를 갸웃했다. 한 평생 살면서 많은 실수를 해왔고 그로  인해 

대업이 위태로운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과 같이 무슨 일을 어떻게 

실수를 해서 이런 결과가 도달했는지 알아 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

음이었다. 

  

  선우대덕은 보드랍고 긴 수염을 쓰다듬어 내렸다.

  

  "백오. 역시 자네야.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군."

  

  좌우에 앉은 상관덕조와 선우중현은 어두운 안색이었다. 

  

  "일반 무사들과 고수들이 장원을 나가는 응천부를 돌아다니는 데는 

아무런 제한이 없었습니다만 제가 나가는 그곳에 백오가 손수레와 함

께 있었습니다."

  

  선우대덕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편재(遍在)라. 벌써 그러한 경지까지 도달했는가? 그렇다고  하더

라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도전을 해 올 수는 없을 텐데."

  

  대청으로 한 명이 급히 들어와 복명 했다.

  

  "덕조회가 황산을 크게 우회하여 경덕진으로 향하고 있다는 정보입

니다."

  

  선우중현은 깜짝 놀라 되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 덕조회가 경덕진으로 향하고 있다니? 누가  그

런 명을 내렸다고 하는 거냐?"

  

  "일진무극당주 금향진이 좌사께서 내리는 덕조령을 받았다고  합니

다."

  

  "뭐야?" 

  

  선우중현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상관덕조를 바라보았다. 무사는 말

을 계속 이었다.

  

  "소식을 전한 자는 경덕진 근처에서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선우중현과 상관덕조는 대덕을 보며 자신들은 그런 명을 내린 적이 

없다는 눈짖을 보냈다. 선우대덕은 수염을 쓸어 내리며 희미한  미소

를 지었다.

  

  "미리 비밀 임무를 내린 것이니 절대 함구하라."

  

  "존명."

  

  "물러가라."

  

  무사는 급히 읍을 하고 자리를 떠났다. 선우중현은 상관덕조의  모

습을 하고 있는 선우일현과 아버지 선우대덕을 번갈아 보았다.

  

  "좌사라면 독왕 역상 아닙니까? 청룡장에서 그를 이용해  십삼당을 

경덕진으로 유인한 것 같습니다. 여기 이대로 있다가는 그들의  대군

에 포위되어 위험하겠습니다. 속히 문으로 돌아가시지요." 

  

  "금향진은 골수 교도로 좌사가 핍박한다고 명을 어길 인물이  아니

다. 그가 덕조령을 받았다면 진실로 덕조령을 받은 것이다. 그가  약

간의 융통성만 보였다면 전멸을 각오한 태호 남쪽의 거병 작전에  책

임자로 내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선우중현이 뭐라고 말을 하려 했지만  선우대덕은 손을 들고 눈을 

내리 감았다. 그가 무슨 일을 회상 할 때 자주 하는 모습이었다. 

  

  선우대덕은 잠시 일을 헤아려 봤다.  몇 번 고개를 끄떡이고  잠시 

갸웃하다가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일이 그렇게 진행 된 거였군. 죽은 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쫓았다

더니……. 허허 참. 죽은 상관덕조의 망령이 나 선우대덕의 길을  막

는구나."

  

  선우대덕은 지금에서야 상관평의  존재를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했

다. 그가 누구인지 어디서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 몰랐지만  상관덕조

의 후인이 청룡장과 손이 닿아 있다는 것을 알아 챈 것이다. 

  

  아버지의 말에서 여기까지 헤아린 선우중현은 의야한 얼굴을 했다.

  

  "덕조의 후인들은 모두 제거하지 않았습니까?"

  

  "마지막 남은 패가 있었겠지. 우리가 찾지 못한."

  

  "으음."

  

  상관덕조 아니 선우일현이 약간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며칠 내로 그 사실이 밝혀 낼 수 있지만 그 며칠동안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지나고 나면 당연히 그랬어야 할 일도 그 당시 그 상황이 되면 어

떠한 판단을 내려야 할지 갈피를  제대로 못 잡는 법이었다.  그리고 

사실을 알게 되면 이미 패하거나 위기에 몰려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선우중현은 상황을 하나씩 짚어 나갔다.

  

  "덕조의 후인과 백오가 손을 잡았다고 해도 완전한 연합을  이루지

는 못했을 껍니다. 백오에게 덕조는 불공대천의 원수니까  말입니다. 

덕조의 후인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덕조가 아직 살아 있다는  식으로 

백오에게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오가 이곳

으로 섯불리 치고 들어오지 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덕조에게  어부

지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요."

  

  선우대덕과 일현은 고개를 끄떡였다.

  

  "상황이 이렇다면 우리가 강하게 나가면 백오는 포위망을 풀  수밖

에 없을 껍니다. 청룡장이 막아선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자신과  최정

예를 출정시키지는 않을 껍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일단 이곳 응천부를 벗어나  태행산맥으

로 돌아가 전열을 정비하며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장안 거병 소식이 강동에 퍼진다면 건문회에서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닐 테니 황실도 곱지 않은 눈으로 볼 것이고, 그럼 강동의  상황이 

매우 유동적으로 변해 청룡장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껍니다.  이들

의 움직임이 자칫 잘못 보이는 날에는 황실과 격돌을 해야 할 테니까

요. 그 동안 전열을 재정비해 태원에서 거병. 양산월과 당분간  손을 

잡는다면 천하를 놓고 자웅을 겨룰 수 있을 껍니다." 

  

  선우대덕은 미소를 지으며 둘째 아들을 자애로운 눈길로  바라보았

다. 그가 둘째에게 존덕문주를 맏긴 것도 이런 통찰력이 다른 두  형

제보다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존덕수호무령대에 내려진 명령을 철회한다. 모두 집결시켜라.  내

가 새로운 교지를 내리겠다."

  

  이층 대전에는 금의, 은의, 백의를 걸친 수백 명의 무인이  좌우로 

빽빽히 도열했다. 선우대덕은 상관덕조와 함께 상석에 앉아 자애로운 

눈길로 이들을 내려다보았다.

  

  "달과 별이 의미가 있는 것은 깊은 어둠 때문이다. 하지만 해가 뜨

면 그 자리를 내주는 것이 하늘의 이치. 세인들은 이 이치를 알지 못

하고 달과 별이 지지 않기를 바란다. 아주 오랜 시간 달과 별에 단련

된 이들은 낮의 따사로움과 광명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거부를 한다. 

이와 같이 세상에 큰 덕이 내려오면 그 광휘와 빛남에 눈이 멀어 거

부하고 부정하여 욕됨을 보일 것이나  우리는 그들을 저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의생이 환자가 고통스럽다고 상처 입은 곳을  소독하지 

않아서야 되겠느냐?"

  

  "아닙니다."

  

  목소리는 이층 전각뿐만 아니라 일층에서도 계단을 타고 올라왔다. 

  

  "우리는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하는 자들. 새벽의 미명과 같은  일을 

수행해야 한다. 어둠이 물러 갈  때 하늘이 붉게 타오르듯이  세상에 

빛이 되고자 한다면 피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죽음은 두렵지 않습니다."

  

  선우대덕은 고요한 눈길로 수염을 쓸어 내렸다. 그의 목소리는  조

금씩 높아 졌고 점점 힘이 들어갔다.

  

  "역사는 광명의 새 시대를 연 그대들을 기억할 것이다. 설사  역사

가 그대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나 선우대덕은 그대들의 진

정을 알리라. 무림정의 수호와 천하의 안녕을 위해 선대가 흘렸던 피

의 역사를 이제 우리가 이어야 하리리. 전사들이여 이제 세상이 빛과 

대덕을 전파하라. 어둠 속에서 날뛰는 광기에 찬 위선자들을  성덕으

로 태우라. 두려워말라. 우리는 세상의 크고 큰 덕과 빛을  전파하기 

위해 싸우는 용사들. 천지가 우리를 따르리라. 출정하라."

  

  이층 대전에 자리한 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선창했다.

  

  "성덕만리 태평천하. 聖德萬里 太平天下"

  

  "성덕만리 태평천하. 聖德萬里 太平天下"

  

  이층 전각에 있던 이들이 일층으로 내려가자 잠시 사람들의 발자국

이 급격히 울리고 곧 고요해졌다. 선우대덕은 하얀 수염을 쓸어 내리

며 눈을 반개했다. 이제 전쟁은 시작된 것이다.

  

  좌목은 중천에 떠오른 해를 힐 끔 보고는 뱃머리에서 가래침을  뱉

았다. 누런 가래침이 긴 포물선을 그리며 장강에 안착해 잠시 부유하

더니 어디로 갔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렇게 펼쳐 놓은 그물에 물고기가 잡혔는지 몇 명의 방도가  그

물을 걷어들이며 좌목의 눈치를 실금 실금 봤다. 새벽부터 장강에 배

를 띄웠으니 목이 칼칼할 때가 한참이나 지난 것이다. 다른 정탐조들

은 멀리 떨어져 있으니 어떻게든 마른 목을 시원히 적실 탁주라도 한 

사발 들이키겠지만 자신들은 부 방주와  함께 있어서 지금껏 눈치만 

볼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적이 누구인지 모른다는데 더한 갑갑한 이었다. 오장 한 명이 

용기를 내어 말문을 텄다.

  

  "전단장님. 백도 놈들이 대거 소주에 모여들었다던데 그들과  한판 

하는 겁니까?"

  

  "그들은 그냥 보낸다."

  

  "그럼 적이 누굽니까?"

  

  좌목은 하나 남은 눈을 씰룩였다.  오장은 눈을 황급히 내리  깔았

다. 

  

  "죄 죄송합니다."

  

  "실력이 없을 때 많은 걸 알려고 하지 마라. 특히 청룡장에 관해서

는. 우리가 맡은 임무는 정찰과  수중 격전이다. 수상에서 벌어지는 

격전은 모두 청룡장의 전선들이 알아서 할 꺼다."

  

  오장이라고 그걸 모를 리가 없었지만 이렇게 막연한 기다림은 사람

을 지치게 만들었고, 갈증을 더했다. 

  

  좌목은 주먹을 꾹 쥐었다. 

  

  '이번 작전에서 누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차기 방주가 결

정된다.'

  

  이런 저런 선을 통해 해왕 익득신이 청룡장에 적대적인 문파와  손

을 잡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강동에서 청룡장에 칼을 들이민  해왕 

익득신이 아직까지 살아 있는 이유는  선대 방주 때부터 청룡노야와 

함께 강동을 지킨 가문의 이름 때문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해

왕 익득신이 살아 있는 것까지가  청룡장이 해 줄 수 있는  아량이었

다. 방주의 자리까지 유지 하도록 놔 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방주의 

자리는 공석인 셈이다. 물론 부 방주가  있지만 그가 부 방주 일  수 

있는 것은 해왕 익득신이 방주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강력한 

방주 후보였지만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 

  

  좌목은 크게 숨을 들이 켰다.  이번 작전에는 청룡장의 전  전력이 

투입 된 듯 보였다. 이런 작전에서  공을 크게 세운 다면 자신이  부 

방주를 제치고 방주의 위에 낙점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좌목은 가시거리 내에 펼쳐져 있는 작은 어선들을 살폈다. 이 어선

들의 대부분이 거경방의 정탐선이나 거경방과 관련된 군소문파의  것

들이었다. 이런 감시망이 장강 하구 삼 백리에 걸쳐 펼쳐져  있었고, 

장강 양안의 부둣가와 배를 띄울 만한 어촌에는 영락없이 조직원들이 

오고가는 사람들을 살폈다. 설사 하늘을 나는 쥐새끼가 있다고  하더

라도 자신들이 펼친 천라지망에 발각되지 않고 장강을 돌파하지는 못

할 것이다. 문제는 누가 먼저 적을 발견하고 혁혁한 공을 세우느냐에 

있었다. 좌목은 오장을 돌아보았다.

  

  "연락은 아직 없는가?"

  

  "네. 아직 특이할만한 자들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

다."

  

  방금 전에 들은 이야기지만 다시 물을 정도로 좌목은 긴장해  있었

다.

  

  장강이 흐르는 속도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밀물로  인해서 

장강 하구의 물이 조금씩 역류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좌목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정보가 잘 못 된 것인가. 놈들이 오늘 안으로 장강을 도하 할 꺼

라고 했는데……. 이 길이 아니더라도 신호는 와야 할께 아닌가.' 

  

  오장이 수평선 너머를 가리켰다.

  

  "전단장님 저기 신호 같습니다."

  

  좌목은 한쪽 눈을 부릅뜨고 앞을  노려보았다. 과연 물 속에서  한 

줄기 빛살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것이 눈에 보였다.

  

  "저쪽 강가에서 터트리는 것 같군. 준비들 하라고 신호 보내."

  

  오장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수십 장을 올라간 신호탄은  펑하는 

소리와 함께 녹색 연막을 뿜어댔다. 녹색은 전투준비를 의미했다. 낮

이라 불꽃으로 신호를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색깔이 있는 신호탄을 쏜 

것이다. 

  

  좌목은 목을 가볍게 풀었다. 

  

  "슬슬 준비하자구 여기 까지 오려면 한 식경은 넘게 걸릴 꺼야."

  

  그때 앞에서 붉은 신호탄이 솟아올랐다. 그 후 연달아 서 너  개의 

붉은 신호탄이 뒤따랐다. 신호탄은 그 색깔이 점점 선명해 지는 것으

로 보아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소리 같았다. 

  

  한 척의 어선이 빠른 속도로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좌

목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신호탄을 보내면 나타나기로 약속한 청룡장

의 전선이 보이지 않았다. 하기사 신호를 보낸지 얼마라고 벌써 나타

나겠는가. 

  

  좌목은 어선을 바라보다 수중아미자를 뽑아 들었다.

  

  "야 준비해. 키라도 망가트려야지 그냥 보낼 수는 없다."

  

  "알겠습니다."

  

  한쪽 강가에서 반대편이 보이지 않는 장강하구에서 키가  망가지면 

아무리 노련한 어부라도 방향과 속도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다.  일

단 저 배가 빨리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도 공을 세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때 어선에서 붉은 연막탄이 터져 오르며 몇 명이 물 속으로 뛰어 

드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물 속으로 뛰어 들 준비를 하던 오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저 어

선을 바라봤다.

  

  "뭐야 수중에서 한판하자는 거야? 헌데 어떻게 우리 신호탄을 가지

고 있지?"

  

  좌목은 물살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어선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

다. 멀어서 형체는 정확히 보이지 않았지만 새벽에 같이 출정한 다른 

오의 배 같아 보였다. 

  

  "우리 배 같은데."

  

  오장을 비롯한 배 안에 있던 거경 방도들은 눈을 부릅뜨고 한 곳을 

빤히 바라봤다. 아니 그대로 멈추어 버렸다는 게 정상이었다. 좌목도 

이상함을 느끼고 그쪽을 바라봤다. 

  

  "도 도망쳐."

  

  좌목의 명령에 정신을 차린 이들은 급히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배

를 몰고 도주할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했다. 

  

  "연막, 연막." 

  

  물속으로 막 뛰어들려는 좌목은 급히 손에 잡히는 데로 연막을  마

구 터트렸다. 배 위가 녹색과 황색 적색의 연무로 가득 차 올랐다.

  

  장강의 북쪽 강가를 지키고 있는 청룡장 양주지단주 사량환은 앞에

서 솟아오르는 연막신호를 보고 급히 전선을 전진 시켰다. 

  

  오십 명이 정원인 청룡장의 전투선은 중무장을 한 채 돗대를  당파

용으로 앞세우고 이십 오명이 힘써 노를 저으며 나갔다.  청룡장에는 

황실을 의식해 수백 명이 한꺼번에  타고 내릴 수 있는 대형  전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동해의 거경방이나 동정호의 장강수로

연맹에는 대형 전선이 몇 척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 

당파용 돗대를 고안하게 됐다. 평상시에는 돗대로 사용하고 전시에는 

앞으로 내려 적선의 옆구리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으로 돗대의 맨 앞

부분은 철갑으로 씌워 파괴력을 높힌 것이다. 하지만 곧 그 파괴력의 

효용에 문제가 제기됬고 지금은 돗대의  형태를 이용한 대형 강노의 

발사대로 사용했다. 나머지 이십 오명은 수전에 쓸 강노와  불화살을 

준비했다. 

  

  둥둥둥. 수석대주가 두드리는 전투의 북소리가 강물 위로 넓게  펴

져 나가고 긴 화살촉 모양을 한 전선은 빠르게 연막이 피어오르는 곳

으로 진격해갔다. 

  

  붉은 연막이 연신 솟아오르는 와중에  색색 연막이 사량환의 눈을 

거슬리게 했다.

  

  "쯔쯔.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연막을  마구 터트리면 어떻게 하라

고."

  

  연막은 바람을 타고 강물 위를 넓게 적시며 상류 쪽으로 급히 나갔

고 사량환의 전선도 연막을 향해 진격해 갔다. 

  

  배의 선두에서 대형 강노로 연무 사이를 조준하던 수석조장이 '억' 

소리를 내며 손에서 강노를 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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