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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의 홀로서기-227화 (227/261)

227화

말 못 할 사연이 있는지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그런 것은 아니고 회장님의 재정적 여유가 없으니 인수가를 좀 더 낮추었으면 하는 겁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제 회장님과 고문님 투자 금액을 결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난 은행에 특별히 관심은 없었고 투자 개념으로 대주주에 만족한다. 그렇기에 어르신과 지분 싸움을 할 필요가 없었다.

“저는 어르신이 투자하고 부족한 분에 대해서만 투자할게요.”

“정말 그러실 겁니까?”

“네. 애초에 그렇게 하기로 했으니까요. 원하는 투자 금액을 말씀해 주시면 투자할게요.”

“알겠습니다. 조만간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경영권도 규희 아가씨에게 맡기실 겁니까?”

“네. 단 경영을 제대로 못 하면 그땐 제 생각도 바뀌게 되겠죠.”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규희 아가씨 능력도 있고 제가 옆에서 제대로 보좌할 겁니다.”

“저도 규희를 믿지만, 말이 아닌 결과가 중요하겠죠.”

“반드시 결과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래요. 믿을게요.”

“믿음에 보답하겠습니다.”

“어르신도 규희도 좋아하시죠?”

“물론입니다. 두 분 다 너무 좋아하십니다.”

“알았어요. 나중에 한번 찾아간다고 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가 보겠습니다.”

“네.”

자리에서 일어난 신동환이 너튜브를 보는 강성중에게 다가갔다. 진짜로 강성중이 마음에 들었나 보네.

기척을 느낀 강성중이 벌떡 일어섰다.

“자네 나랑 같이 일할 생각은 없나?”

“네? 일이라뇨?”

“내가 곧 외화 은행에서 일을 할 거야. 같이 은행에서 일해 보자고.”

“말씀은 고마우나 제가 지금 너튜버를 하고 있습니다.”

“그깟 너튜버 해서 얼마나 번다고? 은행 같은 번듯한 직장에 다니면 부모님도 좋아하실 거야.”

“제가 생각한 바가 있어서 죄송합니다.”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건넸다.

“나중에 생각이 바뀔 수도 있을 거야. 연락하게.”

“네. 감사합니다.”

강성중의 어깨를 두드렸다.

“노래 고마워.”

“아닙니다.”

신동환이 가자 강성중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되게 긴장했나 보네.

“성중아! 제1금융권인데 괜찮지 않아?”

“그렇기는 하지만 제 명대로 못 살 겁니다. 저는 너튜버가 좋습니다. 수익도 많이 늘어 직장인 월급보다 더 많습니다.”

“나중에라도 가고 싶으면 연락해. 널 잘 본 모양이더라.”

“그럴 일 없습니다.”

“앞일은 장담하는 게 아니야.”

핸드폰이 울려 받았다.

“진민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세종 컴퓨터 김인구입니다.)

“안녕하세요? 하드 디스크 찾았나요?”

(네. 그렇습니다. 어렵게 하나를 구했습니다.)

“두 개 구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그렇지만 하나 가지고도 가능합니다. 먼저 하나를 수리해서 자료를 백업하고 다시 부속품을 떼어내 다른 하드 디스크에 교체하면 됩니다.)

“아! 그러네요. 제가 지금 가도 되나요?”

(내일 아침에 오시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아니에요. 지금 갈게요.”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배상도와 함께 용산으로 향하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컴퓨터 수리를 하던 사장이 우리를 보고서는 일어섰다.

“오셨습니까?”

“안녕하세요? 바로 복원 가능할까요?”

“시간이 걸릴 겁니다. 하드 디스크 놓고 가시면 제가 다 복원한 뒤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아니에요. 기다릴게요. 혹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오늘 끝냈으면 해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오후라 퇴근 시간 전까지는 힘듭니다.”

“야근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철야를 하더라도 오늘 끝냈으면 해요. 대신 야근비는 넉넉하게 드릴게요.”

“많이 급하신 겁니까?”

“네.”

“알겠습니다. 급하신 것 같으니 까짓거 하죠. 하드 디스크 주십시오.”

“여기 있어요.”

“저쪽에 앉아 계십시오.”

“네.”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하드 디스크 수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한동안 지켜보니 내가 봐도 잘 모르겠지만 잘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슨 문제가 있나요?”

“처음부터 쉽게 가면 재미가 없는 겁니다.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지켜보십시오. 아무래도 늦을 것 같습니다.”

“알았어요. 사장님을 믿고 지켜볼게요.”

“심심하실 테니 신문이라도 보십시오.”

“네.”

새벽 2시쯤 되자 피곤한지 사장이 기지개를 크게 켰다.

“피곤하시죠?”

“아닙니다. 예전에는 철야 작업을 많이 했는데 저도 나이가 먹어서인지 요즘은 몸이 따라 주지 않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오랜만에 일다운 일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은 좋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네.”

저녁은 중국집에 자장면과 탕수육을 시켜 먹었다.

하드 디스크 하나는 복구에 성공해 새로운 하드 디스크로 자료를 옮겼고 나머지 하나를 복구하고 있었다.

표정을 보니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다.

자료를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자료를 옮길 때 보니 아빠의 연구자료가 맞는 것 같았다.

영원히 묻힐 수 있었던 아빠의 연구자료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고 생각하자 흥분되며 떨렸다.

하마터면 영원히 세상의 빛을 못 보고 묻혔을 텐데.

이전 생에서는 별장에 계속 보관되었거나 아니면 별장을 허물어 다른 건축폐기물과 함께 땅에 묻혔을 것이다.

“다 되었습니다.”

사장의 말에 벌떡 일어났다.

“정말요?”

“네. 그렇습니다. 작업하는 동안 어려움도 있었지만, 자료 하나 손실 없이 전부 복원하여 새 하드 디스크에 옮겼습니다.”

말을 하고서는 새 하드 디스크를 나에게 건넸다.

“여기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생 많았습니다.”

“여기서 자료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아뇨. 너무 늦었고 집에 가서 확인해 볼게요. 하드 디스크 두 개도 주세요.”

“네. 여기 있습니다.”

아빠의 하드 디스크까지 받고서는 점포를 나왔다.

배상도와 함께 집으로 왔다.

“배 대리님 새벽까지 일했으니 오늘은 나오지 말고 쉬세요.”

“고문님은 오늘 나오지 않으실 겁니까?”

“모르겠어요. 오후 늦게 나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알겠습니다. 저도 알아서 하겠습니다.”

“조심히 운전하시고요.”

“네. 쉬십시오.”

집에 들어오자마자 컴퓨터에 새 하드 디스크를 연결하고 전원 버튼을 눌렀다.

곧이어 부팅이 되자 새로운 드라이브 D가 보였다.

얼른 클릭하자 그 안에는 여러 가지 파일들이 있었다. 맨 위부터 하나씩 클릭하며 확인해 보았다.

확인해 본 결과 아빠의 연구자료와 수소 내연기관설계도가 맞았다. 드디어 찾았다.

하지만 전문적인 거라 봐도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다.

아빠가 개발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이게 완성된 설계도인지 빠진 것이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였다.

검증을 어떻게 하나? 현도 자동차에 물어볼까? 아니다. 현도 자동차에 자문을 구했다가는 소유권 분쟁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이 좋을 것 같았다.

핸드폰을 들었다.

(에릭 슈밋입니다.)

“안녕하세요? 진민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 웬일입니까? 지금 한국은 새벽 아닙니까?)

“맞아요. 제가 대형 사고를 친 거 같아요.”

(네? 심각한 문제입니까?)

“네. 매우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예요.”

(무슨 사고를 치신 겁니까? 경찰에 쫓기는 겁니까?)

난 그런 의미가 아닌데 에릭은 다른 의미로 받아들였네.

“그런 게 아니라 사업적인 면에서요.”

안도의 한숨 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쩐지 고문님이 문제를 일으킬 분이 아닌데 사고라고 하여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무슨 대형 사고를 치신 겁니까? 오션폰 이상 가는 제품을 개발한 겁니까?)

“오션폰은 상대가 안 돼요.”

(정말입니까? 그게 뭡니까?)

어차피 에릭 도움을 받아야 하기에 에릭은 알고 있는 것이 좋았다.

“에릭은 물로 가는 자동차가 있다면 어떨 것 같아요?”

(소설 속에나 나오는 것이 아닙니까?)

“아뇨. 진짜로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어요.”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어떻게 물로 자동차가 갑니까?)

“수소 내연 자동차요. 들어보지 않으셨어요?”

(들어봤지만 아직은 기술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많아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 자동차를 연구한다고 들었습니다. 고문님이 자동차 공학에도 일가견이 있는 겁니까?)

“아니죠. 저는 자동차에 대해 전혀 몰라요.”

(근데 무슨?)

“제가 수소 내연기관 자동차를 개발한 연구자료와 설계도를 가지고 있거든요.”

(고문님이 그걸 어떻게 가지고 있는 겁니까? 혹시 돈을 주고 산 겁니까?)

“아뇨. 정확히는 아빠의 발명품이죠. 우연히 찾게 되었어요.”

(고문님 아버지가 엄청난 것을 개발했다는 겁니까?)

“네. 그것도 15년 전에 개발한 거예요. 그동안 어디 있는지 모르다가 제가 찾아낸 거예요. 사실은 CIA에서도 한국의 CIA에서도 그걸 찾았거든요.”

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헉! 15년 전이라니? 고문님 아버지도 천재인 겁니까?)

“네. 저보다 더 천재이셨거든요.”

(와. 대단합니다. 근데 CIA에서도 한국의 CIA에서도 찾았다면 지금 고문님이 위험한 상황이 아닙니까?)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그렇지는 않아요. 이미 찾는 것을 포기했고 제가 찾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으니까요.”

(그럼 다행입니다.)

“제가 찾은 설계도가 진짜 수소 내연기관이 맞는지 감정을 받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곧 미국으로 갈 테니 에릭이 그쪽 전문가를 섭외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고문님은 언제 미국에 오실 겁니까?)

“2~3일 후에 떠날 거예요.”

(알겠습니다.)

“감정은 오션에서 받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하드 디스크에 있는 자료를 내가 만든 나만의 저장소에 업로드하였다.

이곳은 해킹이 거의 불가능하고 오션 소스와 오션폰 OS 소스 등 여러 자료가 보관되어 있고 안전하게 자료를 보관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하드 디스크는 도난 우려가 있어 복원할 수 없도록 파손하였다.

‘아빠! 아빠가 개발한 수소 내연기관 노력 헛되이 되지 않도록 제가 세상에 아빠 이름으로 화려하게 선보일게요. 인류와 지구 환경에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하늘에서 지켜보세요.’

* * *

다음 날 오후 3시쯤 일어났다.

그냥 오늘 하루 집에서 쉴까 했지만 씻고 나니 할 것이 하나도 없어 심심하였다.

그래도 커피숍에 나가면 사람 사는 것 같고 심심하지는 않은데. 그래 커피숍에 나가자.

커피숍에 들어가자 김나영이 인사하였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오늘은 늦게 나오시네요?”

“어. 일이 있어서 새벽에 잤거든.”

“사장님! 오션에서 외화 은행 인수하신 거예요?”

오늘 정부에서 외화 은행 매각 발표를 했나 보네.

“오션 단독으로 인수하는 것은 아니고 국내 법인과 합작해서 투자하는 거야. 오션은 대주주일 뿐이야.”

강성중을 쳐다보며 말을 하였다.

“와! 사장님을 볼 때마다 존경스러워요. 한심한 인생도 있는데 은행까지 인수하시고 젊은 나이에 재벌이 되고요.”

줏대 없이 흔들리는 강성중을 김나영이 옆에서 잘 잡아주는 것을 보면 강성중과 김나영이 참 잘 어울렸다.

둘이 결혼하면 잘살 것 같은데.

“성중이도 잘하고 있는 거야. 성중이를 볼 때마다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 커피 한 잔만 줄래?”

“네. 앉아 계세요.”

오늘 하루 쉬라고 했더니만 배상도가 나와 있었다.

“오늘 쉬라니까요?”

“고문님도 나오셨잖습니까? 집에서 쉬면 부모님이 오히려 걱정하십니다. 저도 나오는 게 편합니다.”

“하긴 저도 그래요.”

희수는 영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공부 많이 했어?”

“아직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잖아요.”

“그동안 영어 공부한 거 써먹을 일이 생겼는데.”

“네?”

“여권 있지?”

“네. 있어요.”

“미국 비자는?”

“유학 비자가 나오지 않아 관광 비자로 잠깐 어학연수를 갔다 올까? 하고 미국 관광 비자를 받아놓았어요.”

“잘됐네. 3일 후에 미국 출장 갈 거니까 준비하고.”

“네? 미국 출장 간다고요?”

“그래. 미국 오션 본사에도 가고 할 일이 있어. 미국 가면 실리콘 밸리에 집이 있는데 경치가 아주 좋아. 가면 분명히 좋아할 거야.”

“저 미국 처음 가 봐요. 아니 해외는 처음 나가 봐요.”

“좋은 경험 되겠네.”

“그렇죠. 근데 고문님하고 저하고 둘만 가는 거예요?”

“아니. 배 대리도 같이 가. 배 대리는 미국에 몇 번 같이 갔었어.”

“네. 알았어요. 준비할게요. 며칠 일정으로 가는 건가요?”

“아직 일정은 없어. 가 봐야 알아. 어쩌면 늦어질 수도 있거든.”

“알았어요.”

“커피 여기 있어요.”

김나영이 커피를 건넸다.

“고마워.”

너튜브를 보던 강성중이 다가왔다.

“시장님! 미국 또 가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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