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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의 홀로서기-135화 (135/261)

135화

맥주캔을 한 모금 마시고는 보던 미국 나스닥# 주식 차트를 보았다.

소더비에서 받은 1,700만 달러로 주식을 매수할 생각인데 어떤 주식을 매수할지는 고민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IT 버블로 급격히 상승한 종목 몇 개를 알고 있었지만 확인해 보니 그런 종목들은 벌써 많이 상승하여 지금 매수한다고 해도 큰 이익을 보지 못하였다.

아마존도 아니고 MSS도 아니고 퀄컴도 아니고 뭐가 좋을까?

다른 종목들을 살펴보다가 노카아 주식을 보았다. 현재 주가가 18달러였다.

내가 가진 노카아 주식이 6,600만 주니까 12억 달러이고, 원화로 계산하면 1조 2천억 원이다.

다른 종목들에 비하면 노카아는 아직 제대로 상승하지 못하였다. 앞으로 3배 정도 더 오를 테니까.

노카아 말고도 망고도 아직 제대로 된 상승을 하지 않아 3~4배 더 오를 여력이 충분하였다.

내가 알던 종목들을 다 살펴보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망고가 제일 수익률이 높을 것 같았다. 망고를 매수할까?

이전 생처럼 앞으로 망고가 급상승할 일은 없을 테니 지금 매수했다가 내년 초에 전부 매도하면 된다.

그래, 망고 주식을 매수하자.

주문 창에 망고 매수 수량을 입력하였다.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두 시간 만에 1,700만 달러 매수가 끝이 났다. 이제 자자.

* * *

박물관에 기탁한 지 일주일이 되자 연락이 왔다.

(감정 결과 진품이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파베르제 달걀 같은 골동품은 처음이라 감정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감정사들의 노력에 힘입어 무사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기탁해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다행이네요. 이 사실 언론에 알려도 되나요?”

(우리 박물관에서 발표할 겁니다. 선생님께서 발표하시면 신분이 드러나지 않겠습니까?)

“개인 신분은 밝히지 않고 알릴 겁니다. 제가 신세 진 기자가 있어서 이번 기회에 갚으려고요.”

(원하시면 그렇게 하십시오. 박물관에서는 다음 주 월요일에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고 전시는 다음 달 6월부터 할 겁니다.)

“알았어요.”

전화를 끊고 버튼을 눌렀다.

(서하연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진민재입니다.”

무척 반가워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고문님께서 웬일로 저한테 전화를 다 주시고요.)

“알려 드릴 일이 있어서요.”

(혹시 기삿감인가요?)

“그럴 수도 있죠.”

(뭔데요?)

“알려는 드리지만 제 개인적인 신분은 비밀로 해 주었으면 해요. 익명의 독지가라고 해 주셨으면 해요.”

(원하시면 그렇게 해 드릴게요. 뭔데 비밀로까지 해야 하나요?)

“서 기자님 혹시 러시아의 파베르제 달걀이라고 아세요?”

(네. 들어는 봤어요. 러시아에서 50개만 제작한 달걀이잖아요? 무척 희귀하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제가 그걸 국립중앙박물관에 하나 기탁했거든요. 다음 달부터 전시한다고 해요.”

꽤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고문님이 파베르제 달걀을 소유하고 계셨다고요? 그걸 박물관에 기탁하셨다고요?)

“네. 박물관에서 감정까지 끝냈다고 방금 연락받았어요.”

(대박! 와! 그 귀한 것을 고문님이 소유하고 계셨다니? 그거 무지하게 비싸다고 하던데…….)

“비싸기는 해요. 그래서 가지고 있기 불안해서 박물관에 기탁한 거예요.”

(그렇다고 해도 기탁하기가 힘든 결정이었을 텐데요. 기탁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국민들이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의미도 있어요.”

(대단하세요. 알았어요. 알려 주어 정말 감사해요. 제가 기사 올릴게요. 자료 조사도 해야 해서 오늘은 힘들고 내일 기사 올릴게요.)

“그렇게 하세요. 박물관에서 다음 주 월요일에 발표한다고 하니 그전에 올리면 될 거예요.”

(네. 정말 고맙습니다.)

전화를 끊었다.

나중에 소더비에서 발표할 때 그때 알려 주려고 7월에 경매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커피숍 안으로 들어오자 강성중이 이상야릇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또 나가서 전화하신 겁니까?”

“그래. 나도 사생활 보호 좀 하자. 내가 통화하는 거 네가 다 듣잖아.”

“어떤 분입니까? 커피숍에 오셨던 분입니까?”

“쓸데없는 데 신경 쓰지 말고 네 할 일이나 해.”

강성중을 무시하고 내 전용석에 앉았다.

* * *

다음 날 오션에 서하연 기자 기사가 올랐다.

근데 예상보다 댓글 반응이 뜨거웠다.

단순히 파베르제 달걀이 있다는 기사였다면 와! 되게 비싸다! 하고 넘어가겠지만 희귀한 러시아 파베르제 달걀을 한국인이 소유하고 있었고 그걸 박물관에 기탁했다는 것이 국민들에게는 큰 이슈가 되었다.

댓글을 보니 전시하면 꼭 보러 가겠다는 댓글도 많았고 파베르제 달걀 주인이 누굴까? 하는 추측성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

나라는 댓글은 전혀 없었고 엉뚱한 사람들만 거론되고 있었다.

파베르제 달걀이 수백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하니 주로 재벌 회장들을 거론하였다. 가장 많은 지목을 받은 자는 사성 그룹의 이준희 회장이었다.

이 회장이 이미 골동품을 많이 소유하고 있고 재벌이라 그럴듯한 추측이었지만 일부는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근거는 이 회장은 따로 보관 장소가 있는데 왜 파베르제 달걀만 박물관에 기탁하겠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재벌 회장들을 지목하였다.

또한, 일부는 박물관에 기탁한 파베르제 달걀이 기존에 알려져 있던 파베르제 달걀이 아니라 사라졌던 파베르제 달걀이기에 재벌이 아니라 어느 운 좋은 사람이 해외여행 중에 우연히 모르고 구매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한동안 파베르제 달걀의 소유자가 누군지 방구석 코난 놀이가 이어질 것 같았다.

댓글을 보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진민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양순길 과장입니다.)

“안녕하세요?”

통화하면서 일어나 커피숍 밖으로 나갔다. 그걸 보는 강성중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기사 보셨습니까?)

“네. 지금 보고 있어요. 반응이 폭발적이네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 박물관으로 파베르제 달걀 소유자가 누군지 기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또 언제부터 전시하느냐는 국민들의 전화 또한 많이 오고 있습니다. 저도 이 정도 반응일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 신분은 계속 비밀로 해 주시는 거죠?”

(물론입니다.)

이렇게 말해도 내 신분이 노출될 수도 있었다. 경각심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제가 미국 국적이라는 것은 아시죠?”

(네. 압니다.)

“만약 제 신분이 노출되면 그때는 기탁을 취소하고 미국 박물관에 기탁하게 될 거예요. 제가 사업을 하다 보니 미국 여론도 신경 써야 하거든요. 계속 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싶으시면 비밀 꼭 지키셔야 할 거예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한 목소리였다.

(아! 그런 점도 있었네요. 알겠습니다. 비밀은 꼭 지키겠습니다. 기탁자의 신분을 아는 직원은 4명밖에 안 되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믿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진민재입니다.”

(고문님 서하연 기자예요. 기사 보셨어요?)

“네. 봤어요.”

(반응이 장난이 아니에요. 데스크에서 추가 취재를 하라고 난리예요.)

“추가 취재할 게 없지 않아요?”

(그렇죠. 그렇다고 고문님 신문을 밝힐 수도 없고요. 그래서 추가로 파베르제 달걀에 관한 심층 기사를 작성하려고 해요.)

“그러면 되겠네요.”

대답하고 문뜩 드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서 기자에게 박물관에 기탁 했다는 것만 말했지 기탁한 파베르제 달걀 사진은 주지 않았다.

“기탁한 파베르제 달걀 사진을 드릴까요?”

(아! 그거면 기사가 되겠네요. 아직 박물관에서 전시하지 않아 국민들이 파베르제 달걀을 무척 궁금해하고 있을 거예요. 사진 있으세요?)

“그럼요. 제가 이메일로 바로 보내드릴게요.”

(고마워요.)

전화를 끊고 들어오자 강성중이 실실 웃었다.

“사장님! 무슨 통화를 그리 오래하십니까? 깨소금 볶는 냄새가 이 안에까지 진동합니다.”

“하나도 안 나거든. 너 똥손이지?”

“아닙니다. 금손도 아니지만, 똥손도 아닙니다.”

“내가 보기에는 똥손이 틀림없어.”

컴퓨터에 앉아 이메일을 보내고 프로그램을 하려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진민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오현서 대표입니다.)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오라 미나에게 곡을 줄 작곡가를 찾아보고 있는데 두 명의 작곡가가 컨택이 되었습니다. 한 작곡가는 유명 작곡가라 곡을 받으면 히트할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부터 곡을 써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른 작곡가는 유명 작곡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고 이미 만들어 둔 곡이 몇 개 있어서 추가로 몇 곡만 작곡하면 되기에 미나가 데뷔를 빨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주님이 생각하시기에는 어느 것이 좋을 것 같습니까?)

이걸 왜 나한테 물어? 내가 미나랑 친해서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하기가 그래서 그런가?

어느 것이 좋을까? 내가 보기에는 가수 실력도 중요하지만, 곡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곡을 받아야 그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거니까. 데뷔가 좀 늦으면 어때? 좋은 곡을 받는 게 중요하지.

“데뷔를 빨리한다고 정상에 빨리 올라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데뷔가 늦더라도 제대로 된 곡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 생각입니다. 저는 미나 데뷔가 늦더라도 주주님 말씀처럼 제대로 준비를 하고 데뷔시키려고 합니다. 혹시나 미나 데뷔가 늦어지면 주주님이 오해하실까 봐 미리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럼 유명 작곡가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이런 일은 저보다 대표님이 잘 아실 테니 대표님이 잘 판단하시고 결정하세요. 전 대표님 결정에 따를게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으려다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대표님! 작곡가들은 제가 노래를 부르면 그 음에 맞추어 악보를 그릴 수 있을까요?”

(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이미 곡이 있다는 것이 아닙니까? 근데 왜 악보를 다시 그리는 겁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미래에 인기 있는 노래라서 악보가 없으니까 그러지. 내가 악보를 그릴 실력이 있다면 이런 부탁도 하지 않을 텐데.

대충은 그린다 해도 정확하지 않으니까.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그게 제가 가끔 중얼거리는 게 있는데 그걸 악보로 만들고 싶어서요. 제가 그럴 실력은 아니라서요.”

(주주님 작곡에도 소질이 있는 겁니까?)

“있다면 제가 악보를 그리겠죠.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요? 갑자기 악상 같은 게 떠오르는데 그걸 악보로 표현하기 힘들어서요.”

(주주님 그런 재주도 있고 놀랍습니다. 작곡가들은 들으면 악보를 그릴 수 있습니다.)

“그런 작곡가 좀 소개해 주실래요? 비용은 제가 낼 테니까요.”

(그 정도면 초보 작곡가도 가능한데 초보 작곡가도 괜찮겠습니까?)

악보만 그릴 수 있다면 상관은 없겠지.

“네. 상관은 없어요.”

(그럼 언제 소개해 드리면 됩니까?)

“빨리 해 주면 고맙지요.”

(알겠습니다. 알아보고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래요.”

전화를 끊자 강성중이 다가왔다.

“사장님! 이제는 작곡도 하시려는 겁니까?”

또 내가 통화하는 걸 들은 거야? 들었으면 그냥 넘어가지 왜 물어? 이제 통화할 때 밖에서 하든가? 작은 소리로 통화해야겠다.

“작곡이 아니라 머릿속에 맴도는 것을 정리하려고 하는 거야.”

“머릿속에 맴도는 악상이 작곡이잖습니까? 다만 그걸 정리하지 못하는 것뿐이고요. 사장님을 보면 너무 사기 캐릭터 같습니다. 신은 왜 저한테는 아무것도 주지 않고 사장님에게만 많은 것을 주시는지 신은 참으로 불공평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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