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 3세의 홀로서기-123화 (123/261)

123화

“아니죠. 처음부터 유료화할 수는 없어요. 먼저 소설 사이트가 활성화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어요. 그 이후에 유료화를 진행해야지 성공할 수 있어요. 먼저 오션 사이트에 소설 부문을 신설한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PC 통신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 연락하여 오션으로 오게 만들어야죠. 우리 알바생이 PC 통신에 접속하여 금강이 연재하는 무협 소설을 가끔 보더라고요. 무협에서는 유명한 분 같은데 연락하여 오션으로 옮기도록 하세요.”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작가들이 와야 독자들도 따라올 겁니다.”

“맞아요. 그렇게 해서 활성화가 되면 그때 출판사에도 알려 기존에 출간된 책들도 올려 유료로 볼 수 있게 하고 새로운 소설을 연재하여 유료를 볼 수 있게 하면 돼요. 소설뿐만 아니라 만화도 이렇게 하면 좋아요.”

“아! 만화책도 있었군요. 그 생각을 전혀 못 했습니다. 하는 김에 소설과 만화를 동시에 진행하면 되겠습니다.”

“그렇게 해도 되죠. 그리고 이건 오션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네이브에서도 같이하게 만들어야 해요.”

“네? 그건 왜입니까? 그럼 서로 경쟁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까?”

“소설 사이트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되어야 사람들의 관심도 끌고 활성화가 될 수 있어요. 서로 경쟁하는 관계이지만 네이브는 어차피 오션의 자회사라 상관은 없어요.”

“그렇기는 하지만 제 자존심이 걸린 문제입니다. 네이브에 뒤질 수는 없습니다.”

염 대표는 나름 비장한 얼굴로 말하는데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네이브는 전혀 오션의 상대가 되지 않는데.

“염 대표님! 지금 오션의 점유율이 80%예요. 다옴이 10%, 네이브가 5%, 그 외 중소 사이트들이 5%를 차지하고 있어요. 경쟁 자체가 안 돼요.”

“그런데 왜 네이브에도 하시려는 겁니까?”

오션의 점유율이 높기에 소설. 만화 부문을 신설해도 오션이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겠지만 네이브를 설립한 이유처럼 이것도 네이브를 2중대로 만들기 위함이었다.

오션이 성공하면 분명 이걸 보고 다른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길 것이기에 네이브 토종 사이트도 동시에 시행하여 오션과 함께 양대 산맥을 만들어 다른 사이트들이 자리 잡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가만! 그럼 다옴도 하면 좋지 않을까? 아니다. 다옴은 남성향이 아닌 여성향으로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럼 오션, 네이브, 다옴이 남성향, 여성향 소설과 만화를 다 잡게 되는 것이다.

“오션이 혼자서 모든 것을 다 차지할 수는 없어요. 틈새시장을 막으려는 거예요. 네이브의 설립 목적을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알겠습니다. 들어가면 바로 준비를 하겠습니다. 한 달이면 사이트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알았어요. 당장 급한 거 아니니까 천천히 하세요.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는 거거든요.”

“알겠습니다.”

염중섭 대표가 갔다.

생각지도 않았던 소설, 만화연재까지 갑자기 하게 되었다. 문피아도 나로 인해 생기지 않게 될 것 같았다.

나중에 생기더라도 이미 오션이 자리를 잡았기에 경쟁 자체가 안 되어 도태될 것이다.

이주희 네이브 대표에게 알려 주기 위해 핸드폰을 들었다.

(이주희입니다.)

“안녕하세요? 진민재입니다.”

(안녕하세요? 고문님! 잘 지내셨어요?)

“네. 저야 잘 지내죠. 게임은 좀 어때요?”

기분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비스 국가들이 늘어나니 매출도 따라 나날이 증가하고 있어요. 이러다가 떼부자가 될 것 같아요. 게임이 완전 효자예요. 그래서 아직 서비스하지 않은 국가들 서비스 준비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3개월이면 웬만한 국가는 전부 서비스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잘되고 있다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돈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송 팀장 버전업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나요?”

(네. 잘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신상철 고문도 잘 진행되고 있어요?)

“네. 지금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전화한 이유는 방금 염 대표가 왔다 갔는데…….”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래서 네이브도 같이 준비했으면 해서요.”

(고문님은 그런 걸 어떻게 생각하신 거예요?)

“염 대표가 생각한 거예요.”

(소설 연재는 염 대표가 제안한 거지만, 구체적으로 운영 방식은 고문님이 생각한 거잖아요. 이것도 돈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저도 바로 준비할게요. 오션에 뒤지지 않도록 할게요.)

포털 사이트에는 오션에 현저한 차이로 뒤지고 있어서 그런지 이주희 대표의 승부욕이 솟는 것 같았다.

“그래요, 열심히 해 보세요. 처음 시작하는 서비스라 승부는 장담하기 어려워요.”

(알았어요.)

“지켜볼게요.”

(두고 보세요. 제가 오션을 이길 거예요.)

목소리에서 굳은 각오가 느껴졌다. 이주희 대표가 여자치고는 야망이 진짜 컸다.

그래 그렇게 열심히 할수록 오션 주가가 상승하고 내 재산이 그만큼 불어나는 거다.

“네. 다음에 또 통화해요.”

전화를 끊었다.

이번에는 다옴에 전화하려고 핸드폰을 드는데 벨이 울렸다.

“진민재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빠! 저 이나예요.)

홍이나가 커피숍을 떠나고 처음 통화하는 거였다.

“오 그래. 이나야! 잘 지냈어?”

(네. 전 앨범 새로 발표해서 바쁘게 지냈어요. 커피숍에 한번 가려고 해도 시간이 안 나네요. 다들 잘 지내죠?)

“응. 다들 잘 지내.”

(보고 싶다.)

“나중에 한가해지면 그때 와.”

(네. 그럴게요. 그리고 소나무 투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요?)

“응. 모레 투자 계약하기로 했어.”

(잘됐네요. 대표님 보고 놀라셨죠?)

“맞아. 이런 말 하기 좀 그런데 산적 같았어.”

(호호호. 맞아요. 보면 영락없는 산적이에요. 저도 처음에 보고 무서워했거든요. 근데 생긴 것과는 다르게 따듯한 분이에요. 그래서 제가 이번에 소속사 옮기려는 거예요. 이제 투자도 받았으니 잘되었으면 해요. 이런 분이 성공해야 하거든요.)

맞다. 내가 엔터테인먼트 쪽에 잘 모르지만, 사기꾼들이 많다는 것을 뉴스에서 자주 보았다.

양심적으로 노력하는 이런 사람들이 성공해야지 사회가 밝아지는 거지 사기꾼들이 설치는 사회는 썩은 사회이니까.

“당연히 그래야지.”

“사장님! 홍이나입니까?”

어느새 다가온 강성중이 초롱초롱한 눈빛을 한 채 물었다. 귀도 밝아?

“그래.”

“사장님 통화하시고 난 후에 바꿔 주실 수 있습니까?”

“알았어. 이나야! 성중이가 통화하고 싶다는데 가능해?”

(네. 바꿔 주세요.)

“잠시만.”

강성중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여기 있다. 이나 바쁘니까 짧게 통화하고.”

“알겠습니다.”

강성중이 신이 난 채 통화하는 것을 보며 커피를 마셨다.

* * *

전화로 소설 연재를 말해도 되지만 한동안 가지 않아서 한번 들릴 겸 다음 날 다옴에 왔다.

이재영 사장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대주주님!”

예전보다 더 능글맞아진 것 같았다.

작년에 처음 봤을 때는 초짜 사업가의 냄새가 강하게 풍겼는데 1년 만에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갖춘 것 같았다.

사람이 상황에 따라 변해야 적응할 수 있는 법이니 긍정적이었다.

“제가 자주 찾아와야 하는데 그동안 바빴습니다.”

“소식은 듣고 있었습니다. 게임도 출시하고 오션팟도 곧 출시할 예정이고 요즘 오션의 행보가 활발합니다. 한마디로 부럽습니다.”

“다옴도 안정을 찾았다고 들었습니다.”

“오션에 비하면 아직도 멀었습니다.”

“열심히 하시니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오신 것을 보면 놀러 오신 것 같지는 않으신데요.”

“맞습니다. 할 말이 있어서요. 이번에 오션하고 네이브에서…….”

상황 설명을 하였다.

“그래서 다옴도 같이하면 어떨까? 해서 온 겁니다.”

“요션도 하는데 우리 다옴이 경쟁이 되겠습니까?”

“오션과 네이브는 남성향 소설을 중점적으로 할 겁니다. 다옴은 독점적으로 로맨스 장르인 여성향을 하면 서로 경쟁하지 않을 겁니다.”

“여성향 말입니까?”

“여성향이 수요가 더 많을 겁니다. 보통 남자들은 활동적이라 여성들이 더 소설을 많이 보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합니다.”

“PC 통신을 보면 남성향은 어느 정도 소설이 올라오지만, 여성향은 남성향보다는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듯 여성향 소설은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걸 다옴이 먼저 깃발을 꽂으면 확실히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내 말에 관심이 꽤 있는 것 같았다.

“근데 그게 매출로 이어지겠습니까?”

“가능성이 없다면 오션이 진행하지 않았을 겁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요즘 경제가 어려워 다들 주머니 사정이 어렵지 않습니까? 취미 생활을 즐기려고 해도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부담되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유흥이나 취미로 소설이나 만화만큼 가성비가 좋은 것은 없을 겁니다. 지금은 초창기라 당장 유료로 하기는 무리이기에 먼저 무료로 진행하고 그 이후에 유료로 전환하면 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해 볼 만한 것 같습니다. 내부 회의를 해서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내 의도대로 됐다.

이렇게 되면 포털 사이트에 이어 소설 연재도 오션과 네이브, 다옴이 독차지하게 되어 끼어들 틈이 없게 될 것이다.

가만 있어 봐. 이걸 한국에서만 하지 않고 미국, 일본 등 전 세계로 확대해도 되지 않나? 그래야겠다.

특히 일본 시장은 소설보다 만화가 더 클 것 같았다. 뭐든지 선점해야지 유리한 고지에 안착하는 거다.

“그렇게 하세요.”

뭔가 생각난 듯 말하였다.

“고문님! 여성향 소설 말입니다. 다옴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에서도 해도 됩니까?”

“다옴 말고 할 곳이 또 있어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제가 말한 사성 SDS에 다니던 사촌 형이 회사를 그만두고 벤처 기업을 설립하여 포털 사이트를 개설했는데 아직 초창기라 그런지 방문 수가 매우 적습니다. 그래서 사촌 형을 도와주고픈 마음에 그곳에서도 하면 어떨까 해서입니다.”

오리지날 네이브 창업자를 말하는 거네. 드디어 사이트를 오픈했구나. 근데 사이트 도메인을 뭐로 정했나?

“사이트 이름이 뭔가요?”

“온누리입니다.”

내가 네이브를 선점하여 다른 도메인으로 정했구나. 근데 네이브하고는 전혀 다른 느낌인데.

사촌 형이라 도와주고픈 마음을 잘 알지만 그렇게 되면 향후 포털 사이트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내가 만든 구도대로 흘러가야 한다.

“저의 솔직한 심정을 말하면 대주주로서 반대입니다. 이재영 사장님이 사촌 형을 도와주고픈 마음은 잘 알지만 지금 자선 사업을 하시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내가 가질 이익을 남과 나누는 것은 사업가의 자질로는 실격입니다. 남이 도와주어 성장할 수밖에 없다면 과연 앞으로도 혼자서 성장할 수 있을까요? 계속 도와주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고 가망 없는 사업을 더 연명시키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길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빨리 접는 것도 현명한 겁니다. 만약 사장님이 도와준다면 그 판단을 흐리게 하여 잘못된 길로 계속 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지켜보시면서 마음속으로 응원해 주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말씀을 듣고 보니 제가 생각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옆에서 조언 정도만 해 주고 마음속으로만 응원하겠습니다.”

괜히 미안해지네, 어쩔 수 없지. 능력이 있다면 살아남아 오를 테고 아니면 도태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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