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 마법 만세!-234화 (234/242)

234화.

마법이라는 새로운 힘을 통해서 변화를 시작한 세상. 기존의 과학 기술이 해결하지 못한 난제들을 너무나도 간단하게 해결해 내며 마법은 분명 그 가치를 입증했지만, 그렇다고 과학을 완전히 몰아내지는 못했다.

사회 전반에 걸쳐 구성된 여러 시스템의 기본 요소인 과학 기술. 이것들을 이제 출현한 지 고작 10년도 되지 않은 마법이 대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법은 과학이라는 개념을 예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몰아넣기는 했다.

인류가 탄생한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 왔던 거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말이다.

[ 비록 마법이 여러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진보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 기술은 여전히 과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업과 정부의 방향성을 보면, 전통적인 과학 기술의 연구와 투자를 줄이고 마법과 각성자들을 향한 지원은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

[ 과학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미래 인재 육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마법을 사용하고 마나를 활용할 수 있는 이들은 비율로 따지자면 1%도 채 안 되는 아주 극소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보편적이고 누구나 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과학 기술의 가치와 잠재성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 마법 혁명을 선언하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과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예산이 자그마치 65%나 삭감되었습니다. 아무리 마법이라는 학문의 중요성이 대두하고 그 가치가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 ]

[ 기업들의 과학 기술 투자가 심각한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이는 마법이 여러 과학 기술이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난제를 보완하고 오히려 더욱 뛰어난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는 열쇠로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에 나타난 변화인데요, 마법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 가는 기업들의 행보에 젊은 과학 인재들에게 불어닥친 취업의 한파는 너무나도 차갑습니다. ]

심각한 표정으로 학생 식당에 앉아 TV를 바라보고 있는 대학생 김윤식. 제대로 다리미질도 하지 않은 잔뜩 주름이 잡혀 있는 체크 남방을 입고 있는 그는 날밤을 새운 듯한 퀭한 눈으로 밥을 먹으며 TV에서 눈을 조금도 떼고 있지 않았다.

“Hey. Kim. 뭘 그렇게 심각한 얼굴로 보고 있어?”

“아. 아무것도 아냐. 제이크.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보고만 있던 거야.”

그런 윤식의 앞에 앉으며 집에서 싸 온 듯한 샌드위치를 집어 드는 대학교 4년 지기 친구인 제이크. 그는 샌드위치를 우물거리며 연신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윤식의 눈치를 살폈다.

“그래서, 이번에 이력서 넣은 곳들은 다 어떻게 됐어?”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해 지금껏 4년 동안 절친한 콤비로서 여러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공모전이나 대회에서도 꽤 뛰어난 성과를 이루어 내며 어디든 만족할 만한 이력을 만들어 낸 두 사람.

아무리 빼어난 천재라도 제대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이 MIT 공대에서 준수한 학점을 얻어 내며 마음만 먹으면 고글이나 앰플과 같은 초거대 기업에도 입사할 수 있는 수준의 역량을 가졌다고 자부했지만, 그런 그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현재 시장의 상황은 그 어느 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후……. 전부 다 꽝이야.”

“오 이런.”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 윤식의 말에 정말로 안타깝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는 제이크. 그리고 그는 마치 자기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분개하며 중얼거렸다.

“하여간 기업 놈들은 정말 사람을 볼 줄을 모른다니까? 너 같은 천재의 잠재력과 가치를 몰라보고 퇴짜를 놓는다니. 도대체가 말이야. 대회에서 우리한테 박살이 나고 코가 납작해진 사내 프로그래머들도 줄 세우면 수두룩할 텐데. 그걸 알면서도 왜 퇴짜 넣는 건데?”

비록 아직 대학생 신분이었지만,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는 윤식. 그의 그 천재적인 재능을 대학 생활 내내 지켜보던 제이크였기에 그는 취업난에 시달려 졸지에 백수가 될 처지에 놓인 친구를 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쩌겠어. 요즘에는 마나 링크를 통한 네트워킹 시스템이 대세잖아. 기존 반도체와 하드웨어 시스템까지도 마법을 기반으로 한 구조로 바뀌어 나가고 있는데, 여기에 따라가지 못하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제 구닥다리가 되어 버린 시스템 조금 만지는 것뿐이잖아.”

어깨를 으쓱하며 먹던 밥을 마저 입에 털어 넣던 윤식.

그리고 그는 자신과는 조금……. 아니, 많은 길을 걷게 된 친구를 향해 진심을 담아 축하의 말을 건넸다.

“아, 너는 매지컬 네트워크에 입사하게 됐다며? 축하한다.”

최근 관련 업계에서 가장 인기가 뜨거운 곳으로 소문난 기업. 매지컬 네트워크.

그곳에 지원하여 최종 합격한 제이크는 윤식의 말에 흠칫하더니 이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물었다.

“뭐야……. 알고 있었어?”

“그럼. 너는 무슨 그런 소식을 친구한테까지 숨기고 그러냐?”

“아니, 나는 네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서…….”

서로가 취업 문제 때문에 고심하는 민감한 시기.

그렇기에 제이크는 번번이 지원하는 회사마다 거절을 통보받는 윤식에게 자신의 기쁜 소식을 차마 알리지 못하고 있었다.

“야. 내가 너를 알고 지낸 시간이 몇 년인데 이런 걸로 질투하겠냐?”

“…….”

“매지컬 네트워크에 입사한 것도, 그리고 네 녀석이 각성자인 것도 전부 다 네 재능이고 능력이다. 그럴 만한 역량이 있어서 취업한 건데 그걸 굳이 나한테 숨길 이유 없다.”

냉정하게 말해서 윤식보다 프로그래머로서의 역량과 자질이 확연하게 떨어지는 제이크.

하지만 그런 그가 윤식을 제치고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매지컬 네트워크에 입사하게 된 것은 바로 그가 마나를 인지하고 통제할 힘을 가진 각성자였기 때문이었다.

“너는 내 4년 지기 친구야. 자식아. 이런 같잖은 걸로 괜히 내 눈치 보지 말아.”

“윤식…….”

“그래도 이거 참 아이러니하기는 하네. 토종 미국인인 네가 한국 회사에 취직하고, 정작 한국 출신인 나는 이 미국에서 어떻게든 일자리를 찾으려고 아등바등해야 하는 처지라니 말이야.”

조금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무어라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우물대는 제이크. 그리고 그는 윤식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국에는 안 돌아가려고……?”

“당분간은. 일단 지금 생각하는 건 대학원에 진학이라도 해 볼까 생각 중이야.”

“뭐……. 대학원……?”

윤식의 말에 제이크는 화들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윤식이 지금까지 얼마나 궁핍하게 대학교를 끝마쳤는지를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너 지금 그럴 형편이 되기는 해? 최근 2년 동안은 장학금 지원금도 대폭 삭감되어 버려서 너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 가면서 공부했었던 거잖아.”

정부나 대학이나 모두가 하나같이 과학 기술 관련 투자를 줄이고 마법 산업에 전폭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상황. 그렇기에 과거보다 확연히 줄어든 장학금 규모에 윤식을 비롯해 여러 공과 대학생들은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너 얼른 취업하려고 이렇게 온갖 곳에 이력서 내고 다녔던 거 아니었어? 갑자기 또 무슨 대학원이야?”

어떻게든 빨리 일을 구해서 학자금 대출부터 갚아 나가야 하는 형편의 윤식. 하지만 그런 제이크의 물음에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답했다.

“뭐…….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옐런 교수님께서 좋은 제안을 해 주셨거든.”

“옐런 교수님……? 설마 너 노처녀 히스테리 끝판왕의 그 악질 마녀를 말하는 거야?”

MIT 컴퓨터 공학과의 악명 높은 교수 중 하나인 옐런.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미혼인 그녀는 출중한 세계적인 석학이자 컴퓨터 공학자였지만, 범인으로서는 도무지 만족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었기에 학부생들 사이에서 그녀를 교수로서는 존중하지만, 인간으로서는 치를 떠는 이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제이크는 제 발로 그 지옥과도 같은 가시밭길을 걸어가려는 친우를 보며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연신 물었다.

“아니, 도대체 왜 그런 정신 나간 짓을 하는 거야? 그 마녀 밑으로 들어갔다가는 학위가 문제가 아니라 네 영혼의 소중한 무언가를 빼앗기게 된다고.”

“그건 또 무슨 헛소리야.”

“아니, 정말로. 모르긴 몰라도 네가 그 교수님 밑에서 연구하게 된다면 분명 세계적인 논문을 쓰게 되기는 하겠지만, 그에 따른 대가로 아마 너도 한 10년 뒤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냉혈한으로 변해 있을 거야.”

약간 흥분한 듯 과장된 어투로 이야기하는 제이크. 그리고 그는 문득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는 냉기 가득한 싸늘한 목소리에 완전히 얼어붙었다.

“마치 울고불고하며 제발 과제 기한 한 번만 봐 달라던 자네의 부탁을 단칼에 거절한 것처럼 말인가?”

“교……교수님?!”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하게 자신의 바로 뒤에 서 있는 옐런 교수. 제이크는 너무나도 당황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식은땀을 연신 흘리며 말을 더듬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은 어떻게 해도 다시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

“자네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제야 알게 돼서 참으로 안타깝군. 한 몇 달만 더 일찍 알았다면 자네의 졸업을 더욱 고달프고 험난하게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야.”

“저 교수님 그게 아니고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어쩔 줄 몰라 웅얼거리는 제이크. 하지만 옐런 교수는 조금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그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궁금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으니 불필요한 변명을 하려거든 그냥 포기하고 자리나 비켜 주게. 나는 자네보다 자네 앞에 있는 친구에게 긴밀히 할 이야기가 있으니 말이야.”

“…….”

옐런 교수의 말에 입을 굳게 다물고 잠깐 고민하던 제이크. 그리고 그는 이내 눈길로 윤식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하고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황급히 어딘가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가 앉아 있던 자리를 새롭게 차지한 옐런 교수는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윤식을 한참이나 가만히 바라보다 이내 입을 열었다.

“자네가 보낸 메일은 잘 읽어 보았네. 아주 당돌하더군.”

“그랬습니까……?”

“그래. 내 평판을 알고 있는 MIT 컴퓨터 공학과의 학생이라면 그 누구도 보내지 않을 메일이지. 자네 친구가 그랬던 것처럼 자네들 사이에서 나에 대해서 어떤 소문이 돌고 있는지는 나도 모르는 것이 아니니까.”

“게다가……. 요즘 재정 지원 상태가 말이 아닌 걸 알면서도 학비 전체를 장학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줬으면 한다니? 장담하는데 이런 메일을 받고 욕지거리를 내뱉지 않을 교수는 어디에도 없을 거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비롯해 동료 교수나 교직원, 심지어 학과장이나 대학 총장에게까지도 독설을 퍼부을 정도로 단호하고 냉정한 성격의 소유자인 옐런은 사실 MIT 내에서도 그녀에게 호감을 표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다들 기꺼워하는 인물에 속했다.

교수 식당에서도 언제나 혼자서 밥을 먹을 정도로 평소에 주변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심각한 수준의 뒤떨어지는 사회성과 친화력을 가진 교수였지만, 그런데도 그녀가 아직도 이 세계적인 공과 대학인 MIT의 교수로 남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그녀의 실력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의외로군요. 저는 교수님께서 메일에 답을 주실지도 의문이었는데 이렇게 직접 저를 찾아오실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거든요.”

고작 학생 하나 때문에 이렇게 직접 걸음을 하는 것이 너무나도 묘한 상황. 단순히 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친 것이면 모르겠지만, 지금 윤식의 앞에 있는 옐런은 분명 그를 찾아 이곳 카페테리아까지 온 것이 분명해 보였다.

“메일을 보낸 내용이 너무나도 당돌해 보여서 직접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었네. 확실히 내가 이러는 것도 처음이라 당혹스럽기는 하지만, 솔직하게 인정하자면 자네 머릿속에 있는 생각에 대해서 몇 가지 궁금증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거든.”

분명하게 그가 보낸 메일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듯한 옐런은 단도직입적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기존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개발을 연구하고 싶다고?”

“네. 단순한 기계 학습과 딥 러닝을 통한 개발 연구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방식으로의 접근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컴퓨터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연구 분야인 인공지능 개발 연구.

그 주제와 관련해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또 작업해왔던 윤식은 최근 들어서 떠오른 여러 가지 발상 중에서 몇 가지만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메일로 적어 보냈었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옐런은 조금 진지한 얼굴로 눈을 빛내며 말했다.

“그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라는 것이……. 자네가 메일에 적어 놓았던 그 ‘인공 정신체(Artificial Cerebrate)’라는 것인가?”

“네. 아직은 이론일 뿐입니다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미안하지만 그 이론과 관련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보겠나?”

그 이후로 그 둘은 오랜 시간 동안 카페테리아에 앉아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대화가 마무리된 이후, 옐런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고민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신이 생각하는 이론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조바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어 오는 윤식에게 옐런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만약 1년 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별 헛소리를 하지 말라고 했을 거네.”

가상의 공간인 디지털 속에 자아를 가진 하나의 인공적인 정신체를 구현하겠다는 윤식의 발상.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터무니없는 헛소리였지만, 그렇게 망상으로 치부하기에는 이미 이 세상에는 실제로 그러한 존재가 있었다.

[ 나는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까 내 눈을 피해서 개수작 부리려는 시도는 꿈에서도 하지 마라. 이 빌어먹을 X간 새끼들아. ]

마나 링크를 통해서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가상 속의 정신체. 용용이.

그가 구상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모범 답안이 떡하니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었기에 옐런 교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게 윤식의 이론은 고민했다.

“정리하자면 현재 북한을 통치하는 그 가상의 지도자와 같은 존재를 자네가 직접 구현해 보겠다는 말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나로서는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안 잡히는군.”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옐런 교수의 말에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윤식. 하지만 그는 자신이 걸어가려는 이 길에 분명한 답이 존재한다는 묘한 확신을 느끼며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교수님께서 전에 말씀하셨었죠. ‘진정한 연구자는 남이 걸어가는 길을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만들고 개척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이죠.”

“…….”

“저는 이 연구를 통해서 저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윤식의 말에 무언가를 고심하던 옐런 교수.

그리고 그녀는 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작은 미소를 띤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어처구니없지만 마음에는 드는군.”

“조만간 연락하도록 하지. 관련 연구 자료와 계획서 준비 잘 해 두도록 하게. 내가 아니라 학과장이랑 뭣하면 총장까지도 자네가 방금 나한테 한 것처럼 직접 설득해야 할 테니 말이야.”

그렇게…….

세계 최대 명문 공과 대학 중 하나인 MIT의 어느 한 연구실에서 세상을 뒤바꿀 획기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마법과 과학의 융합으로 만들어진…….

존재할 수 없는……. 아니, 존재해서는 안 되는.

‘만들어진 영혼’의 탄생을 위한 연구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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