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 마법 만세!-147화 (147/242)

147화.

방송통신위원회에 4번째 이동 통신 사업자로의 지위를 신청한 매지컬 네트워크.

그리고 그 심사 발표에 모든 여론이 주목하며 온갖 기사를 쏟아 내기 시작했다.

새로운 통신사의 탄생에 기대감을 품는 IT 업체들. 망 사용료 이슈 완전 해결?

최근 52주 최저가를 달성한 통신사들의 주가. 앞으로의 미래 전망도 어두워.

무료 서비스를 선언한 매지컬 네트워크의 탄생에 흥분한 소비자들. 정식 서비스는 언제?

폭풍 전야의 분위기 속 통신 업계. 통신사 하청 업체들은 죽을 맛!

질 좋은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싶은 일반 소비자와 기업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지금껏 통신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로 막대한 이익을 얻어 오던 통신사 관계자들이 빨간색 머리띠를 머리에 싸매 들고 시위하고 있는 상황.

온갖 이해관계가 격렬하게 상충하고 있는 민감한 문제이기에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이 와중에, 방송통신위원장이 직접 언론에 나와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 기간 통신 서비스는 단순히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국민 전체의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핵심 국가 기반 산업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기간 통신망 사업자들에게는 단순히 기업의 사적 이익을 넘어서 일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국가 전체의 공익적 이익을 위해 나서야 하는 막대한 책무가 존재합니다. ]

비록 지금은 민간 기업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통신 산업 전체가 가진 영향력과 중요성을 언급하며 공공복리의 가치를 반복해서 강조하는 그는 현재 시장에 형성되어 있는 통신 카르텔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했다.

[ 현재 우리나라의 통신망의 90%는 세 개의 통신 회사가 보유하고 있으며, 이 세 회사는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형태로 이동 통신 산업에서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를 오랜 기간 영위해 왔습니다. 그렇기에 국내 일반 소비자들과 회사들로부터 매년 막대한 영업 이익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기간 통신 사업자로서의 공익적 책무를 수행하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미흡했습니다. ]

5G 통신 서비스를 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다른 나라에 처참한 수준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 그렇기에 주파수 대역까지 강제로 박탈당한 와중에서 앞으로는 자신들의 공익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통신사들의 입에 발린 소리를 믿을 수가 없었다.

[ 매지컬 네트워크에게 기간 통신 사업자의 지위를 허가하는 사안에 대해서 다른 통신사들의 입장과 관련 전문가들의 생각을 다방면으로 청취하고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매지컬 네트워크의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합당하고 정당한 근거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심사 위원 모두가 만장일치로 결론지었습니다. 이에, 매지컬 네트워크를 대한민국의 4번째 이동 통신 사업자로 공식 선정되었음을 선언합니다. ]

매지컬 네트워크라는 이름의 새로운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동 통신 시장에 전면적으로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매지컬 컴퍼니는 모두가 예견한 대로 한국 정부로부터 새로운 이동 통신 사업자의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가받았다.

[ 대한민국 정부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속에서 통신 시장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유 시장 경제 체제를 존중하며, 새롭게 등장한 마법의 혁신 속에서 우리나라의 통신 산업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민과 기업 전체에게 막대한 부담을 지워 주는 통신비가 파격적으로 인하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방송통신위원장의 발표와 함께 공식적으로 탄생한 4번째 이동 통신 사업자. 매지컬 네트워크.

그리고 그 발표가 난 이후, 통신 업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 이번 정부의 결정에 통신 3사는 강력한 유감을 표합니다. 아직 그 기술적 원리가 검증도 되지 않는 통신 기술을 충분한 논의와 검토 없이 국가 핵심 기반 시설에 활용하겠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고 또 섣부른 결정입니다. ]

[ 또한,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겠다며 가입자 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매지컬 네트워크로 인해 발생하게 될 경쟁사 간의 불필요한 가격 경쟁은 결국 서비스 품질 저하로 소비자들에게 그 피해가 모두 전가하게 될 것입니다. ]

이동 통신 사업 협회의 관련 임원이 TV에 나와 심각한 표정으로 엄중하게 현 상황에 대해 정부를 비난하며 모두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그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 ㅋㅋㅋㅋㅋ. 저게 맞아? 가격 경쟁이 서비스 품질을 저하한다고?

- 자기들 성과급 품질이 저하되겠지. 그리고 불필요한 가격 경쟁? 저거 지금까지 담합으로 통신 요금 맞춰 왔다고 자백하는 거 아님?

- 진짜 멍청하네. 싹싹 빌면서 살려 달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빨리 죽여 달라고 발악함……?

- 통신사들 부들부들하는 모습은 진짜 보기만 해도 속 시원하다 엌ㅋㅋㅋㅋ. 개꿀잼.

지금까지 쌓아 왔던 업보 스택이 한두 개가 아니었기에 통신사들을 걱정해 주거나 불쌍해하는 이들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통쾌해하며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상황. 그러한 대중의 뜨거운 응원과 지지를 얻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이 모든 상황의 하이라이트를 찍기 위해서 기자 회견을 자청하고 나섰다.

[ 오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많이들 모이셨네요. 네. 반갑습니다. 여러분. 위대한 대마법사. 멀린입니다. ]

어지간한 일이 아니고서야 대변인인 아영을 통해서 발표하고 대부분의 사안도 뮤튜브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에게 알리기에 내가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기자 회견을 위해서 몰려든 기자들만 수백 명. 전 세계에서 몰려든 외신 기자들도 많았지만 나는 한국말로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매지컬 네트워크는 이미 한국에서의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오늘 자정. 0시를 기준으로 일반 가입자들을 받을 예정이며, 기존에 가진 스마트폰으로도 간단한 가입 절차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 하지만, 마나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의 가장 큰 장점인 압도적인 속도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앞으로 출시할 삼진 전자의 신제품인 타임리스 2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네요. 그게 마나 링크에 특화된 제품으로 나올 예정이니 아마 이전 제품들과는 비교도 불가능한 압도적인 속도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줄 겁니다. 이거 지금 삼진 전자 뒷광고 아니냐고요? 네. 맞아요. ]

내가 말하는 이야기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눈을 부릅뜬 채로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빠르게 노트북을 두드리며 정신없이 기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기자들은 눈동자는 이어지는 내 계획을 들으면 들을수록 커졌다.

[ 대용량의 데이터 센터를 갖추고 운용해야 하는 기업들의 경우는 별도 문의를 통해서 서버 및 데이터 관리에 따른 계약을 체결하고 난 후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추가적인 비용을 청구하거나 요금을 받을 생각은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

“기업에도 전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미친 거 아냐?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었어?”

“세상에 맙소사……. 정말 전 세계의 통신 업계가 모조리 다 끝장나게 생겼군.”

전 세계로 본다면 자그마치 1조 달러가 넘어서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시장을 가지고 있는 통신 산업. 그 시장 전체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 모든 것을 무상으로 제공할 생각이라는 멀린의 말은 다시 말해, 현존하는 모든 경쟁자를 모조리 없애 버리겠다는 말이랑 다를 바가 없었다.

압도적인 품질을 자랑하면서 무료인 기업과 경쟁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이 지구 어디에서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어느 한 기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저건 전 세계 통신사들과 완전히 전쟁하겠다는 뜻이 아닌가…….”

생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도 문다는데, 통신사로서는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 하지만 나는 그 이름 모를 금발의 외국인 기자의 혼잣말을 듣고는 이내 피식 웃어 보이며 말했다.

[ 아, 그렇다고 해서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매지컬 네트워크는 한국 그 이외의 국가에는 직접적으로 진출할 생각이 없으니까요. ]

산업 전체를 완전히 파괴해 버릴 정도로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에 미국 정부조차도 즉각적으로 절멸 등급으로 판정해 버린 기술인 마나 링크.

이 기술을 큰 문제 없이 가장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에 퍼트릴 방안을 이미 미국 정부와 심도 있게 논의한 후였기에 나는 그 기자의 우려에 대한 해답을 즉각적으로 내놓을 수 있었다.

[ 매지컬 네트워크가 개발하고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이 마나 링크 서비스를 중계해 줄 관심이 있는 외국의 통신사들은 언제든지 부담 없이 우리 회사에 연락을 주세요. 정확히 30%의 수수료만을 받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관련 설비들을 전부 제공해 드리죠. ]

7 대 3의 원칙으로 가만히 앉아서 수수료 장사나 하겠다는 내 발언에 술렁이기 시작한 기자단. 그리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헷갈린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들에게 나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 저는 오직 질 좋은 통신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누리고 싶다는 생각에 이 회사를 설립한 거지 전 세계의 통신 시장을 장악하고 모든 경쟁사를 모조리 집어삼키겠다는 야욕을 갖고 만든 게 아니에요. ]

[ 통신 요금을 책정하는 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의 고유 권한이죠. 한국에서 무료로 제공한다고 마나 링크를 이용하는 다른 국가에서도 모두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

“!!!”

매지컬 네트워크 앞에 무릎 꿇고 충성을 맹세하면 죽이지는 않고 살려는 드리겠다는 나의 완곡한 요구를 이해한 듯한 기자들.

그렇게 빠르게 현재 상황을 분석해서 무언가 기사를 써 내려가던 와중에 어느 한 기자가 손을 들었다.

[ 네. 거기 안경 쓰신 남자분. 뭐 질문이라도 따로 있으세요? ]

내가 공개적으로 물어보자 모두의 시선이 손을 든 기자 한 사람에게로 쏠렸다. 조금은 나이가 있어 보이는 중년의 남성인 그는 무엇이 그리 마음에 안 드는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날카로운 어조로 물어 왔다.

[ 다른 국가에서는 유료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한국에서는 왜 무료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정책을 고집하시는 겁니까? 단순히 노이즈 마케팅이나 가입자 유치를 위한 선심성 정책이 아니라 국내 통신사들을 고사시키겠다는 악의적인 의도로 벌이는 짓이라는 의혹이 사방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본인은 어떤 생각입니까? ]

통신사들을 다 망하게 할 작정이냐고 질문을 가장한 비난을 하는 기자.

딱 봐도 통신사들과 친밀한 관계로 악의성이 다분한 기사를 쓸 것 같은 그를 지그시 바라보며 잠깐 침묵하던 나는 너무나도 명쾌하게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을 내렸다.

[ 네. 맞는데요? ]

[ 그런 게 아니라면……! 예……? ]

내가 그 질문에 아니라고 부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는지, 역정을 내며 무어라 반박하려던 기자는 순간적으로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할 말을 잃었다.

[ 통신사들 망하게 만들려고 요금제 공짜로 책정한 거 맞다고요. 제가 뭐 호구도 아니고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공짜 요금제로 출시하겠어요? 그 새끼들이 뮤튜브 협박해서 내 방송에다 똥 싸지르니까 벌인 짓이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통신사들 모조리 다 망해서 사라지고 난 이후에도 저는 한국에서 이걸로 장사할 생각이 아예 없으니까요. 매지컬 네트워크는 한국에 한정해서 그 어떠한 수익 사업도 영원히 벌이지 않을 것을 저 멀린의 이름을 걸고 맹세할게요. 어때요? 이제 좀 만족하시나요? ]

[ ……. ]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는지 입을 뻐끔거리며 우두커니 서 있는 질문자. 하지만 그 이외의 다른 기자들의 반응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큰 충격을 받은 듯, 완전히 얼어붙어 멍하니 나를 바라보기만 하는 상황. 아까까지 열심히 두드리던 노트북 자판에 손가락을 올려둔 채 시선만 나를 향해 있는 기자들의 모습을 한번 쭉 둘러보며 나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 돈값도 제대로 못 하는 기업이 도태되고 사라지는 게 이 자유 시장 경제 체제에서 뭐 잘못된 일인가요? 도대체 자기들끼리 카르텔 형성하고 담합하며 본인들 매출이랑 실적만 부풀려서 성과급 잔치만 내수 경제만 쪽쪽 빨아먹는 그 기생충 같은 기업들을 굳이 살려 줘야 할 필요가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군요. 기자님은 제가 모르는 그 이유가 있나요? ]

전 국민……. 아니,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와중에 빠꾸 없는 돌직구를 날리며 이 매지컬 네트워크를 만들게 된 진짜 목표에 대해 밝히며 나는 광기 가득한 눈빛으로 질문을 한 기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 누가 통신 사업하라고 칼 들고 협박했어요? 지가 망하게 생겼다고 왜 저한테 지랄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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