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화 약속의 무게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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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야. 형 공 좀 받아줘라.”
“어깨가 좀 뻐근한데 어깨 좀 주물러줄 동생 한 명 없나?”
“마, 다시 함 해봐라!”
후, 내가 미쳤지.
순서대로 김호기, 박은성, 채지훈이 한 말이다.
김호기는 오늘 선발투수니까 그러려니 하고 공을 받아줬다.
박은성은 어제 다이빙 이후 어깨에 파스를 붙이고 다니면서 티를 냈다.
어쩔 수 없이 어깨를 주물러줬다.
그나마 둘은 양반이다.
한 번 해주니까 다시 해달라는 소리는 안 했다.
근데 채지훈은 만날 때마다 저 말을 하고 있다.
“예. 지훈 행님.”
형님이 아니라 행님.
채지훈이 몇 번이고 강조한 걸 살려서 말하니 흡족한지 미소를 지으면서 사라졌다.
경기 시작하려면 멀었는데 벌써 피곤하다.
“브로. 여기서 뭐 해?”
“아, 잠깐 피곤한 일이 있어서요.”
순간 나를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랐지만 이내 들리는 소리에 마음이 평화를 되찾았다.
웰링턴은 외국인, 그러니까 저런 말을 들을 일이 없었다.
“왜? 무슨 일인데?”
원래 선발투수들은 등판이 없으면, 또는 등판 다음 날 휴식을 하기도 한다.
웰링턴 역시 2차전에 나와 7과 2/3이닝 투구하며 휴식일을 받아 어제 일에 대해 몰랐다.
짧게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해줬다.
“미국은 이런 문화 없죠?”
“그렇지. 다 이름으로 부르니까. 그래도 다들 브로를 좋아하니까 그러는 거지.”
“그건 알고 있죠.”
딱히 부담스러운 건 아닌데 그냥 뭔가 어색하고 피곤하다.
“근데 브로.”
“네?”
“브로가 올해 몇 살이지?”
“음. 아직 생일이 안 지났으니까 미국 나이로 19살이죠?”
“흠. 그렇지. 내가 29살이고?”
갑자기 불안하게 나이는 왜 묻는 거지?
“그리고 여긴 한국이지. 브로.”
무언의 압박이 느껴진다.
에이, 설마.
“웰. 그러기에요?”
“뭐가? 난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한국을 사랑해. 단지 그뿐이야. 정말로.”
하아. 믿었던 도끼에 제대로 찍혔다.
“네네. 웰 형. 알겠으니까 빨리 가죠.”
내 말에 웰링턴이 고른 치열을 드러냈다.
“수호 동생. 가자고.”
내가 들었던 웰링턴의 한국어 발음 중 가장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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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KBO에는 세 가지의 순위 경쟁이 존재했다.
첫 번째는 1위 경쟁.
주로 돌핀스, 프렌즈, 나이츠가 1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다.
두 번째는 5강 경쟁.
울프즈, 호올스, 스타즈, 챌린저스, 에이스 등 다섯 구단이 남은 가을야구 두 자리를 위해 경쟁했다.
그리고 마지막은 꼴찌 경쟁.
마린스와 피닉스.
이 두 팀이 누가 더 못하냐를 겨루며 9위와 10위를 번갈아 가면서 차지했다.
물론 두 팀 다 정말 꼴찌가 하고 싶어서 경쟁을 한 건 아니었다.
MLB와 다르게 KBO는 탱킹(의도적으로 최하위를 기록해 유망주를 수집하는 방법)이 큰 의미가 없었고 두 팀 모두 선수를 못 키우기로 유명한 팀이다.
차라리 유망주들을 망칠바에 구단을 해체하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위보다 땅이 더 익숙한 두 팀의 팬들은 이번 시즌에 놀라운 경험을 하는 중이다.
무려 시즌 종료를 30경기 정도 앞둔 현재, 두 팀 모두 5강 안에 이름을 올렸다.
마린스야 지난 시즌 우승까지 했으니 놀랄 일은 아니라고 해도 피닉스의 분전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심지어 작년에 근 몇 년간 팀의 중심타자였던 최영준이 방출된 상태다.
그렇다고 스토브 리그에서 별다른 영입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바뀐 거라곤 신인 홍민우가 합류한 것밖에 없었다.
물론 홍민우가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황인재급은 아니었고 단순히 타자 한 명이 들어온다고 바뀔 피닉스도 아니었다.
피닉스는 지난 겨우내 더 근본적인 개혁에 돌입했다.
그 개혁의 중심은 바로 피닉스 단장 박진수.
말 그대로 목을 걸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박진수는 5강 실패와 최영준 사건, 그리고 마린스의 승승장구에 입지가 불투명해졌다.
아직 계약은 남았지만 언제 잘릴지 모르는 운명.
만약 구단주가 직접 움직인다면 가장 먼저 목이 날아갈 사람은 바로 그였다.
그래서 박진수가 먼저 움직였다.
“사장님, 딱 2년만 주십쇼.”
“박단장. 2년 전에도 그러지 않았나?”
맞다.
그때 그는 황인재라는 빛을 봤고, 거기에 배팅했다.
하지만 최영준이라는 어둠에도 같이 배팅했고 그 대가는 참혹했다.
“예. 맞습니다. 저도 빈말로 믿어달라고 말씀드린 게 아닙니다.”
최영준에 배팅했던 돈은 모두 날렸다.
하지만 아직 그에겐 황인재에게 배팅했던 돈과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돈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의 선택은.
“팀을 황인재 중심으로 꾸릴 생각입니다.”
올인이었다.
바로 옆에 신구 교체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마린스가 있는 이상 리빌딩 같은 변명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과감하고 더 과감한 선택이 필요했다.
사장이 관심이 동하는지 처음으로 박진수에게 눈길을 줬다.
“어떻게?”
“우선 감독을 교체할 생각입니다. 황인재를 가장 잘 알고 잘 쓸 수 있는 감독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나?”
“예. 마침 올해 계약이 끝났다고 들었습니다.”
김수호와 황인재, 김태민과 김동준을 키워낸 명장, 전 경남고 감독 최근수를 데려왔다.
물론 속사정을 보면 약간 달랐지만 황인재를 가장 잘 쓴 감독인 건 분명했다.
이어서 최영준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던 코치진 대부분을 물갈이했다.
그 다음으로 손을 댄 곳은 용병.
현재 용병들도 지난 시즌에 꽤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팀의 에이스인 에릭 니콜라스를 제외하고 전부 계약 해지했다.
말 그대로 도박이었고 그 도박은 꽤 큰 판돈을 가져왔다.
세 선수 모두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선발진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비록 FA 영입은 없었지만 팀 투수 유망주 중 최고인 김태민이 고등학교 감독이었던 최근수 감독 밑에서 제 기량을 펼치면서 꽤 쏠쏠한 활약을 보여줬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황인재였다.
이기기 위해선 점수를 내야 했고, 현재 피닉스 불펜진은 접전에서 활약하기엔 약간 부족했다.
결국 더 많은 점수가 필요했고, 그걸 해결해줘야 하는 게 바로 오기택, 황인재, 홍민우의 중심타선이었다.
“해냈다.”
결과는 보다시피 9월 5위라는 순위가 증명했다.
하지만 5위를 넘어 4위 챌린저스의 자리를 넘보던 피닉스에 고비가 찾아왔다.
리그 1위, 7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마린스와의 3연전.
어제까지 마린스는 챌린저스를 스윕하며 피닉스에게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고마운 팀이었다.
하지만 그 기세가 피닉스에게 향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심지어 오늘은 일 년에 한 번 있는 구단주들의 경기 관람이 있는 날.
작년 사직 구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마린스 오민찬 단장과 구단주 임상훈이 대전 피닉스 파크에 찾아왔다.
“오랜만이네?”
잔뜩 긴장한 박진수와 달리 오민찬은 여유가 넘쳤다.
1위를 거의 확정지은 팀의 단장과 5강에 들기 위해 무슨 수라도 써야 하는 팀의 단장.
당연히 온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거기에 경기 전에 그가 가장 좋아하는 타자에게 청탁도 해놨다.
오늘 경기 꼭 이겨달라고.
“좀 아쉽네. 오늘 구단주님만 아니었어도 좀 쉬엄쉬엄 상대했을 텐데.”
두 손을 바지에 꽂은 오민찬은 한껏 여유로워 보였고 박진수는 무언가 쫓기듯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두고봐라.”
하지만 박진수는 오늘 경기, 자신 있었다.
그 역시 자신이 가장 믿을 수 있는 타자에게 승리를 요구한 상태.
“너네 우승 조금이라도 늦출 테니까.”
“그런 말 하는 사람이 제일 만만한 건 알고 하는 소리지?”
두 사람의 신경전은 곧 구단주들과 사장이 들어오면서 끝이 났다.
하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빛은 경기가 시작돼도 끝날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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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선발투수인 김호기는 이번 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허하준과 동기지만 1년 차부터 선발진에 합류한 허하준과 다르게 김호기는 2년 차에 불펜으로 1군에 합류했다.
이후 쏠쏠한 활약을 하며 선발진에 합류한 그의 커리어하이 시즌은 8승 4.7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작년.
그마저도 김수호가 합류하면서 기록한 거지 전반기엔 눈 뜨고 보기 힘든 기록이었다.
사실 작년 전반기엔 마린스 선수 전원이 성적이 안 좋았으니 김호기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니었다.
그리고 올해, 커리어 최초로 10승을 달성했다.
평균자책점도 3.59로 준수하고 가끔 한 경기씩 무너지는 걸 제외하면 꾸준히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성적이 가파르게 향상된 건 확실한 변화구인 슬라이더를 장착하고 심리적인 원인을 극복한 게 컸다.
그리고 그건 오늘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1회 말 피닉스의 공격.
선두타자 민형기가 출루했다.
첫 타자가 출루했다는 건 퀵모션이 느린 김호기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다.
아무리 도루의 가치가 낮아졌다곤 하지만 도루 확률이 100%라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김호기는 발 빠른 주자에게 그런 존재였다.
도루 프리 패스 투수.
그리고 오늘도 발 빠른 주자, 민형기가 그린라이트 사인을 받고 곧바로 도루를 시도했다.
스타트도 완벽했고 느린 투구폼도 여전했다.
하지만 슬라이딩을 시도할 때 커버를 온 최치호가 자연스럽게 글러브를 아래로 가져다 댔다.
‘설마?’
민형기가 왼손을 빼고 오른손으로 태그를 피하며 2루 베이스에 손을 뻗어봤지만 최치호 역시 노련한 2루수.
영리하게 송구를 늦게 받으면서 태그 시간을 단축했다.
“아웃!”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된 태그의 결과는 두말할 것도 없이 아웃.
주먹을 불끈 쥔 김호기가 최치호와 김수호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선발투수를 도와주는 완벽한 송구와 태그.
이게 바로 김호기가 안정감을 찾은 가장 큰 이유였다.
작년이었다면 선두타자가 출루한 순간 1루 주자를 신경 쓰고, 자연히 이어질 중심타선에 대한 걱정에 투구에 집중하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확실히 달라졌다.
‘도루면 원아웃이지.’
김수호의 시즌 도루 저지율은 59.6%.
52번의 도루 시도 중 31번을 잡아냈다.
그리고 방금 도루 저지로 이제 60%를 넘겼다.
수비의 도움을 받은 김호기는 이후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 1회를 세 타자로 끝냈다.
“김동생.”
김호기가 더그아웃에서 김수호를 찾았다.
굳이 저런 말로 부르는 건 간단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김수호의 다양한 표정이 재밌으니까.
마린스 선수들에게 김수호는 어려운 후배, 동생이었다.
물론 김수호를 대하는 데 어색하거나, 김수호가 선수들을 어렵게 대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항상 선배라는 호칭이 신경 쓰였다.
그리고 가끔 지나치게 예의를 차리는 것도 은근한 부담이었다.
김수호 정도 성적에 자만하지 않고 항상 노력하고, 가끔 보이는 승부욕은 선수로서 존경심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어제 버스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그 사이에 있던 미묘한 벽을 단번에 무너트렸다.
“하아....”
감히 하늘 같은 형이 불렀음에도 한숨부터 나오는 저 모습.
지난 1년간 김수호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다.
“호기 형. 그 말투는 쫌···.”
어차피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김호기가 미련 없이 털어버렸다.
“알겠어. 무서우니까 정색하지 마.”
“제가 언제 정색했다고 그래요.”
“와, 수호 무섭네? 이제 형한테 정색도 하고?”
물론 김호기가 끝냈다고 해서 주변에 있던 하이에나들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결국 달려드는 하이에나들 때문에 대화를 포기한 김수호가 구석으로 도망쳤다.
그 모습이 오히려 먹잇감이 되는 걸 모른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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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왜 한숨이냐?”
당신 때문에요.
이규영이 한 짓 때문에 한숨만 늘었다.
물론 그 덕분에 아빠가 행복해하셨던 모습을 보게 됐으니 고마웠다.
근데 이 정도까지 반응이 심할 줄은 몰랐다.
심지어 웰링턴까지 그럴 줄이야.
웰링턴과 있었던 일을 얘기하니까 이규영이 미친 듯이 웃었다.
“끄윽.... 하, 진짜 존나 웃기네. 수호 동생. 고생이 많아?”
“누구 덕분에요.”
이규영이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팔을 올렸다.
“그래도 좋지 않냐? 너무 딱딱한 것보단 이런 게 훨씬 좋지.”
“그건 맞죠.”
“정 싫으면 말해. 죄송합니다. 어제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됐습니다.”
“됐거든요.”
이규영이 맞는 말을 했다.
확실히 어제보다 분위기가 더 좋았고, 이런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부드러웠다.
“그래서 오늘 경기는 이기면 뭐 없냐?”
“오늘 경기요? 형 몰라요?”
“뭔데?”
“오늘 구단주님 오셨다는데.”
“진짜? 왜?”
“피닉스 구단주랑 친구잖아요. 작년에도 한 번 왔었어요.”
“그래? 이기면 뭐 회식 같은 거 하나?”
“네. 작년엔 한우 먹었어요.”
“한우? 그걸 왜 지금 말해? 야 주학아. 너 오늘 구단주님 오신 거 알았냐?”
“예? 오늘요? 진짜요?”
분위기를 보아하니 설마 나만 알고 있던 건가?
“넌 어떻게 아는데?”
“저야 단장님이 경기 전에 말해주셨는데.”
이 사실은 순식간에 선수단 전체로 퍼졌다.
괜히 말했나 싶었는데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오늘 구단주님 지갑 좀 털어볼까?”
“전 아직도 작년에 먹은 한우가 소화가 다 안 됐습니다.”
“새끼. 오바는.”
구단주가 온 게 곧바로 경기력을 뒤바꿀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기면 승리 + @가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거기에 챌린저스 3연승으로 기세도 탔다.
“이번 주 깔끔하게 6연승 가자.”
물론 곧바로 점수가 나올 만큼 최근 피닉스의 상승세가 만만한 건 아니었다.
되려 2회 말, 김호기가 선두타자 황인재에게 2루타를 맞았다.
“형.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 요즘에 잘하더라?”
“형 덕분이죠. 잘 부탁드립니다.”
5번 타자는 홍민우.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에 조금 미안했지만, 승부는 냉정한 법.
홍민우에게 총 6개의 공을 던졌다.
체인지업, 체인지업, 포크볼, 슬라이더, 포크볼, 슬라이더.
“스트라이크 아웃!”
단 하나의 속구 없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살짝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긴 했지만, 홍민우의 속구 타율이 장난 아니다.
그 이후 나머지 타자들을 돌려세우며 무실점.
확실히 피닉스의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갭은 컸다.
그리고 3회 초, 다시 내 타석이 돌아왔다.
2사 주자 1, 2루.
피닉스의 선발투수인 차재호는 좌완 쓰리 쿼터 투수.
-따아악!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큰 궤적을 그리며 들어오는 변화구를 그대로 끌어당겼다.
“예스! 한우!”
“우리 수호가 또 형들 한우 먹여주려고! 고맙다! 잘 먹을게!”
“한우! 한우! 한우! 한우!”
어째 홈런 치고 들어왔는데 한우 얘기밖에 없다.
그나마 이호민이 웃으면서 수건을 던져줬다.
“땡큐.”
“미친놈. 45호 홈런? 돌았네. 너 어제도 홈런 치지 않았냐?”
“어. 그저께도 쳤으니까 세 경기 연속인가 그럴걸?”
“흐, 혼자 야구하네. 내일도 하나 쳐줘.”
“너 하는 거 보고.”
“내가 오늘 고기 구워줄게. 콜?”
고기 수저 이호민이 구워주는 한우?
“콜. 무조건 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