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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컨셉충이면 곤란한가요-297화 (297/389)

297화 증거를 (2)

데스브링거는 자신이 내뱉은 말에 자신이 놀라 입술을 깨물었다. 완전히 낚였다. 낚여 버렸다. 그의 머리는 자괴감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왜? 어째서 인력을 뮌문트로…….”

그가 한탄하는 사이 드디어 상황을 이해한 다니엘이 뻐끔뻐끔 물었다. 침을 삼키는 데스브링거를 대신해 답을 준 건 마이스터였다.

“아까도 말했지만 용사를 노린 건 아닐 거예요. 동부의 다른 도시를 노린 것 역시 아니겠죠. 대악마 없이 도시를 공략하려면 하급 악마가 어마어마하게 필요할 텐데… 그들은 그걸로 단번에 몰아치는 대신 서서히 압박하는 걸 선택했잖아요.”

다른 말로는 인간들이 동부에 모일 기회를 줬다. 그들이 전부 도착했냐 안 했냐는 중요하지 않다. 병력의 이동은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한번 시작되면 돌이키기 어렵다는 게 중요한 것이지.

“거기에 미리 전달된 대악마의 소식. 기습적인 패로 썼다면 더 효율적이었을 텐데 놈들은 그러지 않고 저희에게 미리 전달했어요. 뮌문트가 이렇게 급하다, 당장 정예병을 보내라. 살랑살랑 꼬리 흔드는 것처럼.”

“정말 대악마를 미끼로 썼다는 겁니까? 무려 대악마를?”

“틀렸어요. 대악마니까 미끼가 될 수 있는 거예요. 대악마 소식을 듣자마자 우리가 모든 걸 도외시한 채 열흘 가까이를 달린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에릭식톤은 등장 하나만으로 우리의 모든 주목도를 앗아 갔어요.”

뮌문트라는 확고한 목표가 생긴 순간 주변 도시들의 인력은 뮌문트로 쏠렸다. 용사 파티가 그러하듯, 만하펠트의 기사들이 그러하듯.

또한 지원을 보내느라 빈 도시는 더 머나먼 곳의 인력을 끌어온다. 즉, 정예병의 분포가 이동한다. 동쪽으로, 뮌문트로.

“여기서 문제. 동쪽에 인력이 쏠리면 서쪽은 어떻게 될까요?”

그런데, 그 기간 동안 그 반대쪽은 어떻게 되지?

“…그곳은 험준한 산맥과 대신전이 있습니다.”

“미끼로 대악마 하나가 나섰는데, 공격에 대악마가 포함되지 않으리란 법이 있을 리가.”

마이스터는 베뮈르헨에서 보았던 대악마의 무위를 떠올렸다. 하급 악마에겐 요새와 같던 산맥도, 그들에게 아무 의미 없을 것이다. 대악마니까.

“그리고 대신전 정도면 대악마 하나 던져 가면서 덤빌 만하지 않나요?”

대악마 둘이 죽은 이상 그들도 조급해지긴 했을 터.

심지어 대악마가 없앤 베뮈르헨도 언젠간 복구될 예정이다. 베뮈르헨의 가치는 실질적으로 마탑에서 나왔고, 그 마탑의 인적 자원은 그 사태에서도 대부분 생존했기 때문이다.

“베뮈르헨이 망하긴 했지만, 그래 봤자 물적 자원의 상실일 뿐이에요. 인적 자원이 남아 있는 한 10년 이내에 복구가 되겠죠. 머맨의 둥지로 추정되는 괴물도 사라진 이상 머맨과의 혈전도 아마 줄어들 성싶고.”

인류의 병기창 중 하나던 베뮈르헨이 복구되는 순간 악마들은 또 한 번 불리해진다. 즉, 놈들이 도박수를 던질 거라면 지금밖에 때가 없다.

“하면 놈들이 성동격서를 시도하는 건 제법 가능성 있지 않나? 남부는 사막 때문에 공략해 봐야 가치 없고, 북쪽은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그러므로, 마이스터는 이곳에 와서야 확신 내린 가설을 지껄였다.

“그 이야기, 좀 더 자세히 말해 주십시오.”

그의 뒤쪽으로 빛바랜 붉은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 * *

그오오오오오오!!!!

라텔의 이빨이 베헤모스의 각막을 후벼 판 순간, 거대한 괴수는 눈꺼풀을 감으며 고통 어린 비명을 질렀다. 안구를 찢지는 못했으나 타격이 된 건 분명했다.

“더럽게 질기네……!”

그치만 내가 바란 건 이 정도 수준의 타격이 아니었다. 아무렴, 다른 건 몰라도 각막 정도는 물러야 하는 거 아니야? 사람 눈도 바늘로 찌르면 아마 망가진다고!

[내가 말했잖아, 많이 단단하다고.]

나는 라텔을 던진 직후, 추락하기 시작한 몸을 어떻게든 움직였다. 몇 번 회전한 몸이 코끼리의 뿔처럼 자라난 엄니에 안착했다. 엄니의 가장 저점 되는 부분이었다.

쿠웅! 하나 현재 베헤모스는 몸을 마구 흔드는 중이니. 나는 엄니로부터 미끄러지고 말았다. 탁! 마지막으로 휘저은 팔은 아주 간신히 엄니의 결에 손가락을 걸고 만다.

내 몸이 아래로 계속 미끄러지려 들었다.

“흡!”

그러나 위기는 어찌 보면 기회가 되기도 하는 법이라. 나는 녀석이 몸을 흔드는 반동을 이용해 몸을 띄웠다. 공중으로 부웅 뜬 몸이 엄니를 벗어나 녀석의 머리 쪽으로 날아갔다.

콱! 듬성듬성 자라난 억센 털이 내 손아귀에 붙잡혀, 내 손잡이가 되어 주었다. 내 다리는 우둘두툴한 거죽의 틈새를 밟고 악착같이 서 있는 상태다.

“라텔!!”

그렇지만 이대론 오래 버틸 수 없다. 나는 날아간 라텔을 불러 젖혔다. 마기가 조금 소모되고 하얀 덩어리가 내게로 날아왔다.

콱!

나는 그것의 형태를 아이젠과 가시가 촘촘히 박힌 장갑 그리고 갈고리 밧줄로 바꾸었다.

[똑똑한데.]

등산 도구가 생기니 오르는 것도 버티는 것도 한결 편해졌다.

툭, 툭. 내 몸이 점프 한 번에 1미터씩 차근차근 오르기 시작했다. 거센 움직임에 몇 번이고 날아갈 위기가 찾아왔지만 도구와 신체 능력이 합쳐지니 그럭저럭 할 만했다. 내 몸이 다시금 놈의 미간 사이에 섰다.

화르륵. 라텔의 모양을 매번 바꾸기엔 마기 소모가 상당할 듯하여, 대신 꺼내든 호박색 검이 그대로 타올랐다. 십 리 밖에서도 보일 듯한 찬란함이 구름에 가려진 태양을 대신하여 빛났다.

휘익!

덩달아 내 몸도 공중에 떴다. 난동을 못 버티고 튕겨 나간 건 아니었다. 창이 아닌 검으로, 거대한 눈의 변두리도 아닌 중간 부분을 찌르려면 그저 그럴 필요가 있었을 뿐이다.

나는 미처 눈꺼풀을 감지 못한 베헤모스의 눈앞 허공에 떠올랐다. 그제야 나를 발견한 베헤모스가 거대한 눈꺼풀을 감기 시작했다.

[저기야.]

그치만 나는 이미 검을 던질 준비를 마쳤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착각 속에서, 내 손이 검날을 쥐고 있던 롱소드를 냅다 던졌다.

머금은 마력만큼 화려하게 타오르는 검이 아까 찔렀던 그 자리, 그 지점을 향해 나아갔다.

구아아아아아아!!!

찔렀다. 나는 검이 공막을 찢었음을 확신한 후, 그 손잡이에 묶여 있는 밧줄─라텔─을 당겼다. 에메랄드빛 기사가 채찍으로 레이피어를 회수했듯, 내 검 또한 밧줄을 따라 부웅 날아왔다.

촤악!

동시에 다른 손에 걸려 있던 갈고리는 베헤모스의 엄니에 걸렸다. 아까처럼 미끄러질 걱정은 더 이상 없다. 즉, 앞으론 이 짓거리를 반복만 하면 된다.

“야, 악마.”

[왜.]

“이놈이 눈만 찢는다고 죽지는 않을 테고. 그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냐.”

패턴이 확립된 이상 나머진 반복만 하면 된다. 하나 이 거대한 덩치가 눈 하나 찢는다고 죽을까? 그러진 않으리라.

[뭘 물어? 눈을 파헤치고 그 안으로 들어가서 안쪽 살점을 긁어 내든 뇌를 구워 버리든 해야지.]

“…….”

역시나 그것뿐인가. 나는 반쯤은 예상한 결과를 두고 약한 한숨을 뱉었다.

각막 하나 뚫는 것도 이다지 오래 걸리는데, 안쪽 살점과 뼈를 뚫으려면 얼마나 걸리려나. 지난한 미래가 또 한 번의 한숨을 불러왔다.

[짜증나? 싫어? 그러면 나한테 몸을 빌려줘. 깔끔하게 도축해 줄 테니.]

“나와서 지껄이는 것도 금지당하기 싫으면 닥쳐.”

[까칠도 하셔라.]

나는 라텔을 변환한 아이젠으로 보다 수월히 엄니 위를 달리며 다시 등산을 시작했다. 주르륵. 상황이 변한 건 바로 다음 일이었다.

베헤모스의 거죽으로부터 진흙이 줄줄 흘러나왔다. 땀이 모공으로부터 배출되는 형상과 엇비슷했다. 악취 나는 진흙이 울컥울컥 토해지며 놈의 몸뚱이를 미끄럽게 만들었다.

[귀찮은 수법을…….]

그뿐만이 아니었다. 묽은 흙으로부터는 바퀴벌레를 닮은 악마들이 기어 나왔다. 성인 남성의 상반신만 한 크기가 굉장히 역했다.

애애앵.

동시에 사방을 날아다니던 파리 떼는 도리어 자취를 감추었다. 내가 너무 많이 죽였나, 라고 여기기엔 굉장히 갑작스러운 현상이었다.

“아아아악!!”

“흐악, 흐아아악!!”

[쯧. 겨우 낸 상처, 또 회복하게 생겼군.]

아니다. 그것들은 자취를 감춘 게 아니었다. 단지 전장을 옮겼을 뿐이었다.

“살려, 살려 줘!”

“신이시여!!”

성벽으로부터 온갖 비명이 아련하게 들려왔다. 벌레에게 산 채로 뜯어먹히는 자들의 비명이었다.

“저게 무슨……!”

[뭘 놀라? 베헤모스의 본질은 탐식이야. 모든 걸 먹어치우는 벌레 새끼라고.]

나는 달려드는 바퀴벌레를 전부 베며 악마를 노려보았다. 설명해. 내 눈빛에 악마가 팔짱을 꼈다.

[알면서 묻는 건 대체 무슨 의미야? 배고프니까 먹는다. 당연한 이치잖아.]

“그래서 사람들을 먹는다고?”

[뭐, 지금 처먹으려 드는 건 단순히 본질 때문만이 아니겠지. 이틀간 영역을 유지하느라 힘이 빠진 것도 있을 거고, 네가 놈의 눈깔을 찌르면서 위협을 준 것도 있으니까.]

그녀는 그러면서 본인의 머리카락을 쓰윽 넘겼다. 허리를 넘기는 긴 백발이 사르르 흔들렸다.

[하여간 멍청이야, 저놈도. 끌고 온 악마가 전부 뒈졌으면 쓸데없는 생각 말고 순순히 물러났어야 했는데. 내가… 나를 담은 육신이 가만히 있는다고 저거 먹을 수 있나? 하면서 고개 들이밀어? 별 같잖은 짐승 주제에.]

하나 그것에 시선을 빼앗기기엔 상대가 상대고, 상황이 상황이다. 서걱! 바퀴벌레의 모가지를 잘라 낸 내 잇새가 꽉 다물렸다.

[아무튼, 빨리 죽여. 성벽에 있는 거 다 먹어도 저놈이 위협적이게 되진 않지만… 상처 회복에 다 쓰면 그건 그거대로 귀찮아진다고.]

“막을 방법!”

[…뭐?]

“저 벌레 떼 막을 방법은 없냐고!”

[글쎄다. 막을 방법이라… 인간들째로 전부 불태워 버리는 거?]

“시발, 그런 거 말고!”

[그거 외엔 없는데. 저 벌레를 일일이 죽이는 게 가능할 리 없잖아.]

염병, 무능한 새끼. 그런 기술 하나 안 만들고 지금까지 뭐 했냐.

나는 목구멍으로 치고 올라오는 말을 참으며 또 한 번 뛰었다. 달리 방법이 없다면, 베헤모스라도 빨리 죽여 버리기 위해서였다.

[그냥 마기 싹 털어서 도시째로 날려 버려. 그러면 벌레도 없어지고, 저놈이 먹을 것도 없어지니 회복도 못 할 테니까.]

“말 같지 않은 소리를!”

그러나 아까처럼 미간에 다시 다다랐을 때, 나를 반긴 건 뜨인 눈이 아니라 굳게 닫힌 눈꺼풀이었다.

[싫으면 말아. 근데, 이건 알아 둬라? 베헤모스가 이따위 지능으로도 바알제붑의 뒷자리를 이을 수 있던 건, 그리고 아직까지 이 자리를 유지한 건. 오롯이 저 빌어 처먹을 육신의 단단함과 재생 능력 때문이니까.]

이걸 어떻게 뚫지? 나는 눈꺼풀에 매달렸다. 그러나 손가락을 틈 사이에 박고 힘을 주어도 닫힌 눈이 열리진 않았다.

콱! 검을 틈새에 박았을 때도 비슷했다. 억지로 힘을 주면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지긴 했으나 눈깔을 휘저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끼이이익!

마기를 머금은 검신이 기묘한 소리를 흘렸다. 검의 안쪽, 뼈대가 비틀리는 소리였다.

[참고로 초대 식탐인 바알제붑은 섬격 두 번에, 그러니까 범위를 싹 쓸어버리는 그 공격을 두 번 맞고 죽었어. 베뮈르헨에서 싸웠던 마몬은 섬격 직격타 한 번에 죽었고. 태곳적 짐승이라던 뱀 새끼도 거북이 껍데기를 뒤집어쓴 후에야 한 번을 견디고 두 번에 죽었지.]

빌어먹을, 이건 남의 검인데! 나는 호박색 검을 회수하고, 라텔을 대신 처박았다. 라텔은 다행히 휘어지는 소리는 안 냈다.

[그렇지만 베헤모스는 바알제붑의 잔재를 먹기 전에도 내 섬격을 세 번 이상 견뎌 냈어. 무슨 소리인지 알아? 저 빌어 처먹을 놈은 시간을 들여 천천히 깎아 내야만, 그것도 주변에 먹을 것들을 전부 치워 회복할 여지를 없애야만 죽이는 게 가능하단 거야.]

그렇지만 파고들지 못하는 건 매한가지라. 나는 베헤모스의 단단함을 역설하는 악마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니 저 도시는 그만 포기해.]

그리고 다시 고개를 내렸다.

[너는 결코 죽지 않겠지만, 저들이 죽기 전에 네가 베헤모스를 잡을 가능성 또한 없으니까.]

성벽 위에서는 병사들과 그들을 이끄는 남청색 머리칼의 사내가 악전고투하고 있었다.

* * *

“…그렇군요.”

“대리자시여…….”

“의견 감사합니다. 덕분에 최대한 빨리 뮌문트의 일을 마무리해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용사는 마이스터의 말을 듣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대신전. 그녀의 둥지이자 고향이며 시작점이었던 곳.

어쩌면 집이라 할 수 있는 보금자리.

“…샌님, 괜찮아요?”

“그런 건 왜 묻지?”

“그, 대신전이 위험할 수도 있다니까…….”

“그래서?”

하나 그것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신의 대전사, 숙명의 수행자, 신탁을 받잡는 용사는 울렁거리는 속을 겨우 억누르며 마음을 다잡았다.

“악마들이 그곳을 노린다는 건 확실한 사항이 아니다. 또한 그곳이 진정 위험하단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곳과 그곳은 너무나도 머니까.”

“…샌님.”

“반면 내 앞에는 도탄에 빠진 땅이 있으며, 그곳은 내가 당장이라도 구하러 달려갈 수 있는 거리다. 우선해야 할 건 명확하다.”

“샌님.”

“하니 해당 가설은 염두에 두되, 머릿속에서 지워라. 우리가 집중해야 한 곧 있을 싸움이지, 혹시 모를 대신전의 위협이 아니다.”

가슴 언저리를 저미는 대가로 내뱉은 말은 생각보다 그럴싸하여, 말한 장본인마저 설유한다. 자기 합리화를 마친 녹색 눈이 망연히 산 너머를 응시했다.

막 동이 트는 하늘은 상황과 어울리지 않은 고운 연보랏빛이었다.

“…또한 슬슬 떠날 준비를 하라.”

그래도 그 고운 색을 가리는 구름이 있었다. 그건 다행이었다. 용사는 눈을 슬 감았다.

“…마을 사람들은 어찌할까요?”

“두고 갑니다.”

“하지만…….”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이 저들에겐 더 안전합니다. 저들에게 인력을 남겨 줄 만한 여력이 우리에게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부디 구름이 이 넓은 하늘을 전부 채우기를. 그로 하여금 그녀를 태양 앞에 내보이지 말기를.

“정 마음에 걸리신다면, 무기나 단단히─ 아!”

하늘에 내보이기엔 너무도 부끄러운 인생이니.

“뭐, 뭐예요, 샌님.”

용사는 낯선 마기 사이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익숙하기 짝이 없는 부정 앞에서 입술을 깨물었다.

“…가자.”

동이, 동이 텄다.

그들을 바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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