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장 (2) (26/187)

12장. 네가 왕좌에 오른다면(2)

“이런, 막내야.”

가볍게 내딛는데도 성큼 가까워지는 발걸음.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얼굴이구나.”

기척 없이 다가오는 죽음의 사자가 나를 보며 웃었다.

새까만 두루마기자락이 그림자처럼 휘날렸다.

“……형.”

나는 멍하니 그를 불렀다.

불길하게 예고되었던 재회.

내가 두려웠던 것은 내가 피투성이가 된다는 예언이 아니었다.

겨우 다시 만난 그가 내가 아는 나의 형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

그게 두려워서 나를 공격했던 발설지옥의 신성마저 부정하려 들었다.

“……강림 형.”

그러나 날 내려다보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 더는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그는 복룡 형의 껍데기를 뒤집어쓴 누군가처럼 위화감을 풍기지 않았다.

현의옹과 탈의파처럼 이성을 잃은 채 왜곡된 신화를 휘두르지 않았다.

그는 틀림없는 진짜였다.

이제는 세상에 단 한 명뿐인 나의 형제였다.

“…….”

쉬이 입이 열리지 않았다.

분명 살아서 다시 만나기를 바랐던 형이었다.

죽음을 받아들였음에도 한구석에서 떨치지 못한 내 가족이었다.

그런데 정작 그와 마주하자 심장에 차가운 서리가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왜일까.

미동조차 없는 그의 눈동자 때문일까.

내리꽂히는 그의 시선이 얼음장 같기 때문일까.

“……여기서, 뭘 하십니까.”

한참을 바라만 보다가 겨우 물었다.

그 물음에 형이 새삼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왕을 모시고 있지.”

내 앞에 멈춰 선 그가 슬며시 고개를 기울였다.

“망자의 땅에서, 왕의 차사가 대체 무엇을 하겠느냐.”

왕.

그 말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초강이 부리던 망자들은 분명 내가 혼으로 거뒀다.

한데 어딘가에서 계속 죽음의 기척이 느껴졌다.

이곳은 초강의 영역만이 아니라는 듯이.

“‘염라’가…… 여기 있습니까?”

이 던전에 남은 왕이라면 이제 나를 제외하고 셋뿐이었다.

스치는 생각에 묻자마자.

“그래.”

서늘하게 웃는 얼굴 그대로 형이 대답했다.

“‘염라’가 여기 있지.”

쿠우웅!

그때 위층에서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그럼 당신은, 여기서 염라를 모시고 있던 겁니까?”

쿠우웅!

쿠우우웅!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건물 전체가 울려 대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스스로 무슨 대답을 바라는지 모르는 채로 매달리듯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새 머저리가 된 모양이구나, 제연아.”

형이 웃음을 터트렸다.

재밌다는 듯 웃는 얼굴이 익숙하면서도 이유 없이 낯설었다.

명백히 나를 멸시하는 그의 핀잔이 전과 달리 설면하기만 했다.

“나는 염라의 차사다. 천 년이 넘게 왕의 명령을 수행했지. 이제 와서 넌 대체 뭘 묻고 있는 게냐.”

너무나 당연한, 그렇기에 더욱 단호한 대답.

-너, 강림이 널 새로운 왕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어떡할 것이냐.

자연스레 사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가 했던 염려는 기어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저는.”

그것을 깨닫고 말했다.

“저는, 염라의 이름을 잇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49년간 함께 아버지를 모셨던 형제에게, 내 의지를 증명할 때였다.

“……제가, 저승의 왕위를 계승했습니다.”

“네가?”

순간 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셨다.

“그렇다면 이곳의 염라는 무엇이냐.”

웃음기를 거둔 것만으로 그의 물음에 위압적인 무게가 실렸다.

“염라를 봤느냐. 그는 발설지옥의 권능을…… 염라의 힘을 쓴다. 그런데 어찌 그가 아닌 네가 염라라는 것이냐.”

그 물음에 숨이 턱 막혔다.

형은 벌써 이곳의 염라를 염라로 인정해버린 걸까.

나는 염라의 차사에게, 내 마지막 남은 형제에게 나의 의지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떠올리는 한편.

그가 ‘염라’라 부르는 자에 대해 생각했다.

“……그자는.”

도산지옥의 진광, 화탕지옥의 초강, 한빙지옥의 송제, 검수지옥의 오관에 이은 이 던전의 마지막 왕 염라.

나는 이곳에서 그자와 마주친 적이 없다.

다만 그자가 이 저승 던전의 클리어를 위해 타인을 서슴없이 좀비로 만들어 부린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제가 겪은 것을 덜덜 떨면서 내게 전하던 중년인의 공포를 보았다.

그래서.

“그자는 악인입니다.”

나는 대꾸했다.

내뱉은 나조차도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딱딱한 목소리로.

“악인?”

그러나 형은 곧바로 말꼬리를 당겼다.

“그렇다면 너는 단지 선하기 때문에 염라라는 것이냐.”

그가 계속 치고 들어왔다.

“만일 너보다 선한 자가 나타난다면, 너는 그에게 염라의 이름을 넘기겠느냐.”

나는 그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염라가 악인이어서는 안 된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그가 누구나 인정할 만한 선인이라면…… 나는 그에게 염라의 권능을 돌려달라 말할 수 있을까.

저승의 왕위를 계승한 것은 나라고, 당당히 주장할 수 있을까.

“이런, 대답하지 않을 게냐?”

형의 눈이 다시 반원을 그렸다.

날카롭게 추궁하다가도 금세 가벼운 기색으로 돌아와 웃는 모습이 되레 신다웠다.

분명 눈앞에 서 있는데도 저 꼭대기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

위에서 짓누르는 것만 같은 물음.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멍청하게 입술만 달싹였다.

그저 막연했던 불안이 형의 시선 아래에서 점차 덩치를 부풀리며 머릿속을 새하얗게 비워 내고 있었다.

“뻔뻔하지 못하구나.”

형이 나를 조소했다.

“염라가 되겠다더니 아직도 인간처럼 행동해. 망설여. 너 스스로 자격을 의심하고 있지.”

가볍게 혀까지 차면서.

“신은 원래 이유가 없다.”

신다운 얼굴로 나를 비꽜다.

“타고나길 그러한 존재이니.”

그러더니 문득 허리춤에 찬 검에 손을 가져갔다.

“……!”

눈을 크게 떴다.

막내 차사로서 49년간 그의 곁을 지켰지만 그가 검을 뽑을 뽑는 건 처음 봤다.

발설지옥의 차사였던 그는 언제나 맨손으로 싸웠기 때문이다.

오직 대왕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신 발설지옥의 권법으로만.

“그래, 막내야. 네가 스스로를 신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처럼, 나 역시 너를 한 번도 진짜 신이라 여긴 적이 없었지.”

그가 말했다.

“너는 그저 죄를 짓고 스스로를 죽인 영혼이지 않느냐.”

……죄를 지은 영혼.

그 말에 나는 힘없이 웃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고 자살한 죄로 저승차사가 됐다.

천 년을 일해야 다시 인간으로 환생할 것이라는 판결을 받았으며.

그 뒤로 명부가 기능을 다할 때까지 삼십 년 가까이 저승 시왕의 재판을 도왔다.

“결국 네 본질은 지옥에서 죗값을 치르는 죄인과 다를 바 없어. 그런데도 너는 단지 악인이라는 이유로 이곳의 염라를 부정하는구나.”

검을 뽑은 그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뭐, 그래도 네가 신으로서 염라의 이름을 잇겠다면.”

그러곤 당장이라도 달려들 태세로 그것을 내게 겨누었다.

“어디 한번 증명해 보거라.”

쿠우우웅!

어느 때보다도 격렬한 울림과 함께 2층의 끄트머리가 내려앉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던전은 무너지는 중이었다.

화탕지옥뿐 아니라 곧 저승 던전 전체가 무너져 버릴 터였다.

형은 아무래도 좋다는 태도였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와 싸울 여유는 없었다.

“……당신께서 저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으셔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애써 불안을 억누르며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

“죄 없는 자들이 더 고통받기 전에, 이곳의 염라를 없애고 그들을 해방하는 게 우선입니다!”

권선과 징악의 신, 염라의 사자.

염라에게 똑같은 사명을 부여받은 강림차사에게.

“당신께서도 징악의 신이시잖습니까!”

설령 그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 한들, 징악의 사자로서 그가 우선해야 할 일은 악을 향한 징벌이었다.

다름 아닌 강림차사가, 그저 왕이라는 이유로 악인을 따르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아니, 너는 나를 모르는구나.”

그러나 그는 대답했다.

“나는 염라와 다르다.”

여전히 날이 선 검첨을 내게 겨눈 채.

“나는 징악의 신이 아니야. 그냥 차사다.”

제 행동에 조금의 의심도 없는 신의 얼굴로.

“천 년이 넘도록 저승왕의 차사로서 죽음을 집행했다.”

흔들림 없는 신의 눈으로.

“그중에는 태어난 지 넉 달 만에 숨이 멈춘 아이도 있었고, 과년한 딸아이의 혼례를 하루 앞둔 중년의 모친도 있었다.”

그가 내게 물었다.

“너는 그게 정녕 ‘징악’이라고 생각하느냐.”

“……!”

그제야 내가 착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염라가 권선징악의 신이었기에, 그의 차사였던 강림 또한 그러하리라고.

저승차사.

그는 결국 의인화된 죽음이었다.

그 어떤 불합리한 운명일지라도, 거부하지 못할 자연의 부름으로 받아들여야 할 죽음 그 자체였다.

그래, 마치 ‘왕의 명령’처럼.

“내 신화는 처음부터 불공정한 명령에 복종하는 것으로 시작되지.”

그가 말했다.

“산 자에게 저승의 왕을 잡아 오라니. 그냥 죽으라는 명이었으나 나는 거부하지 않았다. 그것이 이승왕의 명령이었기에.”

그의 말대로 강림은 그의 신화에서 염라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비록 저승의 왕일지라도, 나 또한 이승의 왕이 보낸 차사일지니. 당신은 당신과 똑같은 왕이 보낸 차사를 함부로 대할 수 없을 것이오.

“나는 차사다.”

그가 내게 검을 휘둘렀다.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르든 그것은 왕의 명령, 그 자체다.”

피할 수 없는 죽음, 사신의 권능이 담긴 검이었다.

“그러니 어디 한번 말해 보아라, 막내야. 지금 나를 움직이는 명령이…… 너는 어째서 잘못되었다고 여기느냐.”

채애애앵!

검과 검이 맞부딪치고.

압도적인 힘에 내 몸이 튕겨 나갔다.

낙법을 취할 새도 없이 몇 번이나 바닥을 구를 만큼 폭력적인 힘이었다.

“……크윽!”

몸을 일으키자마자 입에서 핏물이 터졌다.

단지 검을 한 번 부딪쳤을 뿐인데 그 반동으로 내상을 입었다.

상대에게 닿지도 않고 날려버리는 발설지옥의 신성이 담긴 일격이었다.

“내 너에게 맞춰주려 검까지 들었거늘, 검마저 형편없구나.”

다시 내게 검을 겨누며 그가 말했다.

검에 담긴 힘이 무색하게도 손놀림은 가벼웠다.

가벼이 휘둘렀음에도 그 팔에 휘감기는 신성은 위압적이었다.

“그러게 누누이 말하지 않았느냐. 발설의 차사는 발설의 권법을 익혀야 한다고. 무기 따윌 들어 봤자 결국 힘이 분산될 뿐이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똑같은 죽음의 권능으로 부딪치는 이상 그가 나보다 강했다.

같은 힘을 가졌지만, 나와 달리 자신의 권능에 한 치의 의심도 없는 강림차사가.

“이래서야…… 내 갓이나 한번 건드릴 수 있겠느냔 말이다, 막내야.”

눈이 마주친 그가 도발적으로 웃어 보였다.

채애애앵!

다시 검이 부딪쳤다.

“……!”

지독하리만치 완벽한 검이었다.

눈이 따라가기도 전에 그의 검푸른 신성이 사납게 나를 물어뜯었다.

나는 검을 맞대는 것만으로도 버거워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네가 정말로 왕이라면, 차사인 나를 상대로 이렇게까지 형편없을 리가 없어.”

채애애애앵!

한 번 더 검이 섞였다.

“결국 너 스스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채애애앵!

검을 부딪친 그가 나를 똑바로 내려다봤다.

“말해 보거라, 막내야. 네가 정녕 새로운 권선과 징악의 신이라면.”

부딪친 검과 검 사이에서 시퍼런 불꽃이 튀었다.

“그렇다면 네가 말하는 ‘선’은 대체 무엇이냐.”

채애애애앵!

발설지옥의 검푸른 신성이 폭력적으로 나를 짓눌렀다.

“아……!”

버티지 못하고 나는 다시 또 바닥을 굴렀다.

그의 검이 버거웠다.

검에 담긴 그의 권능이, 그의 물음이 버거웠다.

“애석하구나.”

나를 내려다보며 형이 말했다.

“네가 대답해주길 바랐는데.”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는 눈.

간신히 몸을 일으키며 나는 그 눈을 마주했다.

내상으로 속이 울렁거리는 와중에 눈앞의 그가 노이즈처럼 흔들렸다.

“충고 하나 해 주마, 막내야.”

그를 똑바로 볼 수조차 없는 시야.

그럼에도 그의 목소리만은 선명하게 귀에 박혔다.

“네 정녕 권선과 징악의 신이 되겠다면 너의 가장 큰 적은 악이 아닐 것이다.”

쿠우웅!

그 순간 건물 전체가 다시 진동했다.

“너의 가장 큰 적은 악이 아니라 선일 것이다.”

쿠우웅!

쿠우우웅!

건물이 진동하면서 강림 형의 뒤로 누군가 보였다.

“네가 왕좌에 오를 때 너의 가장 큰 적은, 너와 다른 곳을 바라보는 선일 것이다.”

퍼어어어억!

그 순간, 보이지 않는 힘이 나를 때렸다.

상대에게 닿지 않고 날려버리는 힘, 발설지옥의 권능이.

너무도 익숙한 힘에 나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염……라?”

바닥을 구르는 찰나.

어디선가 날아온 새까만 그림자가 다시 한번 나를 때렸다.

퍼어어어억!

그래, 틀림없는…… ‘염라’의 권능이.

쿠웅!

쿠우웅!

그런데 흔들리는 지옥 안에서 드러난 염라의 모습이.

어째서인지 결코 낯설지 않았다.

“……진광?”

염라의 염동력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그는, 분명 진광이었다.

“어째서?”

울컥 치밀어 오른 핏물을 토해 내며 진광에게 물었다.

도산지옥의 왕.

그는 분명 도산지옥에 머무는 이들을 지키겠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왜…… 왜 그가 염라의 권능을 쓰는 거지?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지요.”

진광이 대답했다.

주변에는 어느새 새로운 좀비들을 잔뜩 거느린 채로.

초강과 송제, 오관의 권능을 입은 좀비들과는 다르게 풀로 뒤덮인 모습은 분명 혀를 뽑아 밭을 가는 발설지옥을 떠올리게 했다.

……진광, 그가 정말로 발설지옥의 왕이라고?

“이곳에서는 죽은 자들도 살아 있는 것처럼 일상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

그 말에 나는 진광이 했던 말들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다.

-이곳은 원래 평범한 도시였으니까요. 도산지옥에 머무는 분들은 저와 함께 도시에 살던 이웃들입니다.

-저는 저들을 지키기 위해 왕이 되었습니다.

-저들에게 빼앗긴 삶을 주기 위해.

“설마.”

비로소 모든 사정을 이해했다.

“다들…… 이미 망자였던 건가?”

던전의 발생으로 희생된 이들을, 그가 왕의 권능으로 유지하고 있었음을.

퍼어어억!

재차 염라의 권능이 나를 공격했다.

“왜 그런 얼굴이십니까?”

성큼 다가온 진광이 내게 물었다.

“내가 틀렸습니까?”

여전히 반듯하고 심지 굳은 얼굴 그대로였다.

“그럼 그들 모두가 아무 이유 없이 삶을 빼앗기게 내버려 둬야 했습니까?”

퍼어억!

퍼어어어억!

염라의 권능이 연달아 나를 내동댕이치면서, 쿠우웅, 공간 전체가 또다시 진동했다.

“내 딸은……!”

요동치는 지옥 속에서 진광이 외쳤다.

“고작 여섯 살이었던 내 딸은…… 그냥 거기서 죽어야 했단 말입니까!”

효후하듯 터져 나온 목소리에 사방이 흔들렸다.

직후 시야를 가득 채운 건 거대한 홀로그램처럼 떠오른 누군가의 모습이었다.

어린 여자아이를 품에 안은 채로 울부짖는 피투성이의 남자.

그가 왕의 권능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하는 얼굴이.

퍼어어억!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지척까지 다가와 내 몸을 강하게 때리는 순간마저도 지워지지 않는 ‘염라’가.

“……아윽!”

고통으로 눈앞이 점멸했다.

“봤느냐. 저것이 염라의 선이다.”

강림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다면 제연아. 너의 선은 무엇이냐.”

이제야, 그의 질문을 온전히 이해했다.

“폭력이냐? 온전히 왕좌에 오르기 위해 저자의 선을 힘으로 꺾는 것, 그것이 너의 선이냐? 너는 반드시 답해야 할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