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 나 좀…… 사랑해주지 그랬어요. (8/92)


#8. 나 좀…… 사랑해주지 그랬어요.
20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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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나는 항상 밝은 아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았어요.”

늘 말도 똑 부러지게 잘한다며 동네 어르신들이 나중에 변호사 하라는 소리까지 곧잘 하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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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지. 너는 항상 밝고 착했으니까.”

도하는 이제는 까마득해진 어린 시절의 현서를 생각했다.

그때부터도 현서는 그랬던 것 같다. 그녀 곁에 있을 때면 늘 특유의 온기가 느껴졌었다. 그녀의 어머니 역시 그런 분이셨었고. 딸인 현서가 그분을 똑 닮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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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가 오빠랑 결혼하고부터는…….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웃음이 내 삶에 얼마나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요. 하고 싶은 말도 마음에 꾹꾹 눌러 참으면서 마음에 없는 웃음이나 지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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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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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이런 삶이 싫어요. 그냥 소박하고 평범하더라도 나 답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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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마지막으로 나한테 한 번 더 기회를 주었으면 해. 우선 마음을 가라앉히고. 시간을 좀 두고 생각해 본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자.”

도하는 아무리 현서가 고집을 피워도 현서를 놓아주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 놓아버리면 그녀가 영영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이 되어 버릴 것 같았다.

현서는 언제나 쉽게 용서했고 언제나 밝고 긍정적인 여자였기에 헤어지겠다는 감정을 오래 가지고 가지는 않을 거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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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힘들면 한동안 서초동에 있는 아파트에 가 있어. 어머니께는 내가 잘 말해 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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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그냥 집에 있을게요. 금방 나갈 건데요, 뭐. 어차피 내 생각은 바뀌지 않을 거예요.”

돌연 왜 이런 상황이 되어 버렸을까. 도하는 현서가 평생을 옆에 있어 줄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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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차라리 빨리 분가를 하자.”

도하는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보고 싶었다.

결혼 전에 분가를 생각해서 서초구에 사 두었던 아파트가 있었다. 현서가 본가에 들어가자고 해서 그 아파트에서 살게 되진 않았지만 그대로 두고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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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현서는 허탈한 표정으로 탄식했다.

그녀는 결혼 전부터 분가해서 신혼생활을 시작하자는 남편의 말을 거절하고 뒤늦게 아들을 찾으신 채 회장님의 곁에 있어 드리자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선 땅을 치고 후회가 되었다. 서하가 있을 때 분가를 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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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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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에게 말씀드려서 서둘러 분가하도록 할게. 이번 주 중에라도 나가자.”

현서는 막상 도하가 자꾸만 붙잡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가 자꾸 이러면 자칫 설득 당할 수도 있을까 두렵기도 했다.

아니야. 이제 정말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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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 바라는 게 아니에요. 분가해도 당신 어머니 손에서 벗어 날 수는 없어요. 오라 가라 하며 더 힘들게 하실 거예요.”

현서의 입가에 씁쓸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남편에게 마음 약해지기 전에 담판을 짓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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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루라도 빨리 정리하고 싶어요. 서류도 준비해 뒀어요.”

남편의 눈이 커지는 게 보였다. 서류 이야기까지 꺼낸 건 조금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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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팀에 맡기는 게 빠르겠죠. 나 아무것도 필요 없고 받고 싶은 것도 없으니까 진흙탕 싸움 될 일은 없을 거예요. 그냥 빠른 협의 부탁할게요.”

현서는 가방에서 서류 봉투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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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인 했으니까, 오빠도 사인해서 법무팀에 넘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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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하는 어이가 없어서 테이블 위 서류만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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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서류도 작성한 거야?”

그는 자꾸만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현서의 마음은 완전히 떠난 모양인데 그걸 믿기가 싫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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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현서는 서하가 왜 죽었는지 알아요? 라고 물으려다 말았다. 헤어지는 마당이니 진실을 말해 주고 싶다가도 그는 영영 모르는 편이 낫다는 생각에 그만두었다.

그게 그를 사랑했던 아내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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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서하의 죽음이 곧 자신이 그를 떠나려는 이유라는 걸, 그는 모르는 편이 나았다.

현서는 소파에서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나가려던 발이 잠시 주춤했다. 차마 돌아보지 못한 채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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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사랑해주지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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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면 오빠의 가족은 버려도 오빠는 버리지 않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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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등 뒤에 있던 남편은 말이 없었다. 현서는 남편의 표정을 보기가 두려워 끝내 돌아보지 않고 문을 나섰다.

***

도하의 사무실을 나선 현서는 택시를 타기 위해 길가에 섰다. 어느덧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집에 가면 짐 정리를 시작해서 내일이라도 그 집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하며 택시에 올랐다.

집에 도착하여 안에 들어가 보니 안이 부산스러웠다. 주혁과 혜미가 시끄럽게 목청 높여 떠드는 소리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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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지금 입으신 새 옷 때문인가, 오늘따라 더 우아해 보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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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엄마, 혜미가 이쁘다면 정말 이쁜 거야. 이 사람, 눈이 높거든.”

혜미는 현서가 들어오는 것도 보지 못한 채 시어머니 영숙을 붙들고 살랑살랑 아부를 하고 있었다.

영숙은 혜미의 말을 들으며 기분이 좋은지 얼굴에 함지박만 한 웃음이 피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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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옷 나한테 잘 어울리는 거 같아? 이거 한정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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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이게 아무에게나 어울리기 어려운 옷인데 너무 잘 어울리셔요. 어쩜 보는 눈도 고상하셔요.”

우아하기는. 현서가 보기에는 천박해 보였다. 너무 촌스러워서 그 말처럼 아무나 어울리기도 힘들겠다.

혜미 쟤도 눈이 있다면 그걸 모르지 않을 텐데 잘 어울린다고 가식을 떠니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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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는 나랑 취향이 너무 같아. 우린 꼭 모녀처럼 너무 닮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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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머니가 제 친어머니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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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부모님은 안녕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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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부모님께서도 안부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친정에 가면 부모님이 어머니께 효도하라고 항상 말씀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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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서 고게 너 같았으면 좋을 텐데. 걔는 없이 자란 티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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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저랑 비교하시면 안 되지요.”

하하 호호하며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가 현서의 귀에 꽂히는 줄도 모르고 둘은 떠들고 있었다.

하, 어이가 없어서. 좋으면 둘이 좋으면 됐지, 나는 왜 물귀신 마냥 끌고 들어가고 있어. 내가 두 사람 대화에 양념인가. 툭하면 나를 끌어들여.

보다 못한 현서가 불쑥 끼어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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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맞아. 동서랑 나를 비교하면 안 되지. 나는 그래도 돌아서서 어머니 욕은 안 하거든, 누구처럼.”

그제야 혜미는 거실에 들어와 있는 현서를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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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머! 형님 언제 오셨어요?”

혜미는 현서가 한 말을 영숙이 들었을까 봐 덜컥 겁이 났다. 저 성질에 욕하고 다닌다는 말을 들으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미 영숙이 현서의 말을 듣고 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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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방금 한 말이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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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형님! 제가 언제 어머니 욕을 했다고 그러세요. 왜 어머니랑 제 사이를 이간질하고 계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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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간질, 그건 동서 전공 아냐. 지금까지 어머니와 내 사이도 동서가 왔다 갔다 하며 이간질하는 거 내가 몰라서 가만히 있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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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형님 정말 말씀 이상하게 하시네요.”

둘 사이에 오가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영숙은 스스로 내키는 대로 말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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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어디서 네 동서를 이간질하고 있어! 네가 내 흉을 보면 봤지, 혜미가 언제 내 흉을 봤다고 없는 말을 만들고 있어.”

현서를 핀잔하며 혜미 편을 들며 끼어드는 것이었다.

설령 혜미 저것이 그랬다 한들 건드리자니 그 친정 식구들 성격도 보통은 아니어서 부담스러웠다.

결국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현서가 만만한 것이었다. 가난뱅이 친정엄마마저 세상을 떴으니. 제 편 하나 없는 큰 며느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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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럼 지금까지 동서가 한 욕, 지금 이 자리에서 제가 말해볼까요? 이래 봬도 제가 기억력이 아주 좋아요.”

영숙은 현서의 행동에 복장이 터질 것 같았지만 주춤했다.

혹시라도 혜미가 제 욕을 하며 자신이 봤던 현서의 흉도 그대로 전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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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동서한테 부탁이 있는데, 앞으로 동서 물건 쇼핑할 때는 동서 카드로 해. 내 남편 카드 쓰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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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언제 아주버님 카드를 썼다고 그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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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쓰시는 카드, 우리 도하 씨 카드야. 동서네 친정 쟁쟁하잖아. 설마 어머니한테 빌붙어야 할 수준은 아니겠지?”

평소에는 아예 없는 사람처럼 한 번도 나서지 않던 현서였었다. 그런데 오늘은 작정한 듯 나서서 말꼬리를 잡고 있으니 혜미는 너무나 황당했다.

원래 이렇게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나. 그러면 왜 평소에는 가만히 있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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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희 친정을 어떻게 보고 그런 말씀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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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기는, 동서를 찬밥 취급하는 친정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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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디 친정에서 찬밥 취급받는다고 그러세요. 형님 너무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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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을 함부로 하는지 아닌지는 다 증거가 있어서 하는 거니까 동서가 증거를 대라고 하면 대지, 뭐. 증거 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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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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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으로는 동서 돈으로 좋은 며느리 노릇 좀 하라고, 입으로만 효도하지 말고.”

현서는 오랜만에 하고 싶은 소리를 마음껏 하니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그동안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참았지만 뭐 하러 참았나 싶었다.

이런 현서의 모습을 주혁은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었다.

사실 아주 어릴 땐 이런 형수의 모습을 자주 보았었다.

그때는 멋있었는데 지금의 형수에 행동은 아주 불편한 마음이 들게 했다. 제 와이프에게 망신을 주고 있으니 당황스럽기만 했다.

세 여자 사이에서 분위기를 살피던 주혁은 대화의 주제를 돌리기 위해 대뜸 말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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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형수! 참 우리 저녁 안 먹었어요. 밥 좀 주세요!”

현서는 주방을 흘끔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밥 짓는 냄새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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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서산댁도 민망한지 현서를 보며 어색하게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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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준비하려고 했는데 큰사모님이 작은 사모님 기다리신다고 해서요.”

현서는 한숨을 작게 쉬었다. 입덧 때문에 식사 준비 안 한 지 며칠이 되었는데도 끼니때마다 이런 식이었다.

하긴, 임신 사실을 저들은 알지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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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오늘 못 할 것 같아요. 아주머니가 저녁 식사 좀 차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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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말고 형수가 맛있는 거 만들어서 주세요. 형수 음식 솜씨가 더 좋잖아요. 그래서 저녁도 안 먹고 왔는데, 헤헤.”

현서는 말간 표정의 시동생의 얼굴을 바라보며 어이가 없었다. 이 분위기에서 마저 그러고 싶을까.

솜씨 좋다고 칭찬하면 누가 좋아할 줄 아나.

이 사람들은 평소에도 이렇게 행동했기에 새삼스러운 것도 없지만, 이제는 지금까지 그렇게 맞춰 살아온 자신이 무척 씁쓸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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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서가 어머니 저녁 식사 만들어드리면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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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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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못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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