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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2 종막
예상치도 못한 불사병의 공격..
일렁이는 불꽃의 덩어리가 자신을 덮쳐오자 그녀는 본능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왼팔을 거
칠게 휘둘렀고 팔과 불덩어리가 충동한 부분에 커다란 파열음과 함께 불꽃은 연소됐다.
하지만..
"뜨거워..!?"
자신의 손등에 그을린 자국과 함께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에 얼굴을 찌푸렸다.
고통 자체는 별것 아니었다.
비유하자면 성냥불에 살짝 데인 정도의 아픔 정도였지만 자신에게 약간이나마 고통이 주
어진다는 것은 불사병이 쏘아낸 불덩이가 자신에게 대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기도 했
다.
즉 그녀의 앞에 몰려오는 불사병들은 절대적인 방어력을 자랑하는 그녀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을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
"망할..!"
자신에게 고통을 준 것과 자신이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여러 가지 이유로 감정이 격해진
그녀는 들고 있는 철골에 손가락이 파고들 정도로 강하게 쥔 채 달려오는 불사병들
을.. 생전에는 영웅이라는 초월적인 힘을 가지고 있던 그 존재들을 노려봤다.
"괜찮아?"
어느새 무기를 꺼내 불사병들에게 겨눈 그가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듯 물었다.
"문제없어. 넌?"
"응 나도 괜찮아!"
"그래? 그럼... 가자!"
그녀의 외침을 신호로 맞대고 있던 두 사람의 등이 떨어졌고.. 두 사람은 각자의 무기
를 쥔 채 달려오는 불사병들을 향해 내달렸다.
"방금 전의 복수다!"
그녀는 가장 선두에서 자신을 불덩어리로 공격했던 불사병에게 거침없이 철골을 휘둘렀
다.
단 일격으로 뼈와 고기를 산산조각 내는 흉포한 일격..
재앙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정도의 절대적인 파괴력을 자랑하는 그녀의 공격은 불덩어리
를 내던졌던 부을 사병을 도륙내 피와 살점 내장 등의 물건들을 사방에 흩뿌리게 만들었
다.
그에 따라 그 잔해물들이 그녀의 몸을 더럽혀나갔지만 이미 익숙할 때로 익숙해진 그녀
에게 있어서는 눈 깜빡할 정도의 일 조차 아니었기에 별다른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물론..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지금의 상황에서 이런 일에 신경을 할애할 수는 없었지
만 말이다.
"칫..!?"
자신을 공격한 불사병을 도륙 낸 그녀가 재차 자세를 바로잡기도 전에 후방에 있는 불사
병들이 그녀에게 공격을 가했다.
주먹을 휘두르는 것 밖에는 별다른 재주가 없는 평범한 불사병들과 다르게 전 영웅들답
게 그 공격들은 다채로웠다.
얼음으로 만들어진 송곳
식물의 덩굴이라고 생각되는 촉수
어떠한 동물의 팔이라고 생각되는 거대한 털투성이의 팔
가늘지만 예리함을 지니고 있는 강선
공중에 떠오른 날붙이 등...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 특수한 능력들이 얽혀 있는 공격들이 그녀를 향해 덮쳐왔다.
회피행동을 하기에는 길목이 너무 좁았고 그 수가 많았기에 그녀는 피하는 대신 양쪽 팔
을 교차 시킨 채 자신의 얼굴을 비롯한 상체 부분을 보호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 직후 그녀의 몸에 불사병들이 내지른 공격들이 시간차로 격돌했다.
"큭..!"
동빙 결박 자상 등의 상처가 그녀의 양팔과 비어있는 다리를 흘듯이 새겨졌고.. 그녀
는 이를 깨문 채로 거의 동시에 덮쳐오는 고통을 참아냈다.
물론 고통이 느껴지는 했지만.. 사실상 치명상이라고 부를만한 상처는 없었고 고통의 내성이 상당히 강한 그와는 다르게 웬만한 일로는 상처를 입지도 않고 웬만한 충격에도 고통을 느끼지 않는 몸을 가진 그녀는 상대적으로 고통에 약한 탓에 작은 고통에도 얼굴
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고.. 그런 작은 고통이 쉬지 않고 쏟아진 탓에 그것을 버텨내는
그녀의 얼굴은 삐뚤어 질 수밖에 없었다.
"아프잖아...!"
그리고 마지막 공격이 끝날 무렵 그녀는 넝마가 된 자신의 옷소매와 그 사이에 새겨진
자잘한 상처들을 확인하고는 노기를 담은 목소리를 토해내며 자신의 무기를 자신의 정면
에 위치한 불사병들에게 있는 힘 것 내던졌다.
그녀가 내던진 철골은 지면에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이는 모습으로 불사병들이 위치한
곳에 일직선으로 뻗어져 나가며 경로에 있는 불사병 몇 명의 몸을 꿰뚫어버리는 것도 모
자라 그대로 꿰뚫린 불 사병들을 말려들게 한 채로 제법 멀리에까지 날아가 버렸다.
그러나 머리를 꿰뚫지 못한 탓인지 몸통이 꿰뚫려 처참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꿈틀꿈
틀 거리는 기분 나쁜 움직임을 보이며 일어서려 하고 있었다.
"튼튼한 새끼들.."
그것을 눈으로 확인한 그녀는 짧게 혀를 치며 지면을 박차 아직 사지 멀쩡한 상태에 있
는 불사병들을 향해 달려나갔다.
그런 그녀를 내버려 두지 않으려고 하는 듯 온전한 불사병들이 아까와 마찬가지로 특수
한 능력이 담긴 공격을 시전하기 위해 손을 뻗었고..
그녀가 접근하기 전 아까와 마찬가지의 공격들을 그녀에게 쏟아냈다.
머리를 꿰뚫기 위해 날아오는 얼음의 송곳을 왼손을 휘둘러 쳐내고
다리를 향해 뻗어져 오는 강선과 덩굴을 감긴 상태에서도 힘으로 찍어 눌러 속도를 유지
한 채 가슴을 꿰뚫기 위해 다가오는 날붙이들을 오른손을 들어 올려 막아낸 뒤..
정면에서 휘둘러져 오는 짐승의 팔을 이마로 받아냈다.
"일단 너부터다아아아아아!!"
짐승의 팔을 이마로 받아낸 상태에서 고개를 격하게 들어 올린 그녀는 그 상태에서 짐
승 팔을 가진 불사병의 얼굴에 전력을 담은 주먹을 꽂아 넣었다.
그야말로 아마추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아름답지도 깔끔하지도 않은 막무가내의 동작
으로 휘둘러진 주먹..
하지만 그 어정쩡한 동작으로 휘둘러진 주먹에 담겨 있는 힘은.. 그런 아마추어의 동작
을 일격필살의 무기로 바꾸어주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펑!
그녀의 주먹이 닿은 짐승 팔 불사병의 머리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바늘에 찔린 풍선
과 같이 파열하며 그 안에 든 내용물을 벽과 천장 그리고 그녀의 몸에 단번에 쏟아 냈
다.
그 탓에 그 잔해와 구역질이 나올 것 같은 맛의 액체가 그녀의 입 안쪽에 들어와버렸지
만..
그녀는 거칠게 그것을 내뱉어 내면서도 자신의 육체를 끊임없이 움직였다.
거추장스러운 양쪽 팔에 묶인 강선과 덩굴을 양손으로 잡은 뒤 그것을 자신 쪽으로 끌어
당겼다.
그에 따라 그 끝에 연결된 강선과 덩굴의 소유자인 불사병들은 그녀의 괴력에 몇 초의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녀의 바로 앞까지 단숨에 끌려왔다.
"흡..!"
그녀는 짧은 기합과 함께 자신의 앞에 끌려온 불사병들의 머리 위를 향해 가볍게 뛰어올
랐다.
하지만.. 가볍게 뛰어 오른 것과는 다르게 지면.. 아니 불사병들의 머리가 위치해 있
는 곳으로 착지하는 그 순간에는 온 무게와 힘을 실어 담았다.
그리고..
그녀의 군화 밑창과 불사병 2마리의 머리가 격돌한 그 순간..
몇 초 전에 들렸던 소리와 비슷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발밑은 순식간에 여러 액체와 파
편으로 더럽혀졌다.
액체로 미끄러워진 군화를 가볍게 털어낸 뒤 다음의 타깃을 찾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그
녀의 눈앞에 벌써 3번째로 발해진 얼음의 송곳이 바로 앞까지 와 있었고.. 피하기에도
요격하기에도 늦다고 생각한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차가운 냉기와 샤프의 끝으로 이마를 찔린 것 같은 미묘하지만 수수하게 아픈 탓에 그녀
의 감겨진 눈가의 끝부분에는 눈물 한 방울이 흘러져 나왔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차갑고 따끔한 아픔이 있기는 했지만 얼음의 송곳은 그녀의 두개골에는 도달하지 못 했
다.
"아프다고 망할 새끼야!!"
수수한 아픔에 격한 목소리를 흘린 채로 그녀는 자신에게 얼음의 송곳을 부딪친 장본인
에게 달려갔고 그 장본인은 그녀를 접근시키지 않으려 하기 위해 또다시 얼음의 송곳을
쏘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녀가 한발 빨랐다.
먹이를 낚아채는 매가 무색한 속도 롤 뻗어진 그녀의 펴진 오른손이 불사병의 머리를 붙
잡았고.. 그 상태에서 다섯 개의 손가락에 힘을 실었다.
두개골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다섯 손가락은 단단한 부위를 단번에 꿰뚫어
그 안에 들어차있는 부드럽고 미지근한 부분에까지 닿았고.. 불사병의 머리에 손가락을
박아 넣어 고정시킨 상태에서 성인 남성 1인분을 농구공이라도 드는것 같은 기분으로 번
쩍 들어 올렸다.
그 상태에서 그녀는 고개를 돌려 자신이 몸통을 꿰뚫었던 불사병들쪽으로 고개를 돌렸
다.
아직 완벽하게 재생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내장이 여기저기 흩날린 채 커다란 바람구멍을 선사하고 있던 불사병들의 상처는 반 이
상 정도가 재생되어 있는 상태였다.
아마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거짓말처럼 그 상처가 사라질 것은 분명한 일..
하지만.. 그것을 얌전하게 기다릴 그녀는 아니었다.
그녀는 두개골에 손가락을 박아 넣어 고정시킨 불사병의 시체를 번쩍 들어 올린 상태에
서 또다시 달려나갔다.
그와 동시에 불사병의 시체를 무기라도 되는 것 마냥 위에서부터 아래로 휘둘렀다.
그런 그녀의 힘에 의해 불사병의 시체는 뼈가 뒤틀리는 기분 나쁜 소리를 흘리며 일반적
으로 나올 수 없는 각도로 몸이 휘어졌고.. 그 뒤틀린 시체는 회복 중인 불사병들의 육
체와 격돌해했다.
그 충격으로 이번에는 전신의 뼈가 박살이 나버렸지만.. 격돌한 불사병들도 처지는 비슷
했다.
기껏 완치되어가던 상처 대신 그것보다 더 심각한 부상을 당한 불사병들은 단단해 보이
는 지면과 하나의 몸이라도 되는 것처럼 딱 붙은 상태에서 초점이 흐린 퀭한 눈동자만
을 움직여 그녀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그녀가 무기로 휘둘렀던 시체의 몸통은 이미 어딘가에 산산조각 나 흩뿌려진지 오래였
고.. 그녀의 손에는 손가락을 박아 넣었던 머리 부분만이 잔존해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가 손가락을 쫙! 하고 피는 순간 그 머리는 산산조각 나며 여러 가지의 물건으로
더럽혀진 그녀의 가늘고 긴 손가락을 외부에 노출시켰다.
그녀는 자신의 더러워진 손을 허공에서 가볍게 털어 낸 뒤 지독하게 차갑고 냉정한 눈으
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불사병들을 바라본 뒤.. 그대로 그 머리통을 차례대로 짓밟아 갔
다.
인간의 형태를 한 물건이 아니라.. 그야말로 개미 한 마리를 밟아 죽이는듯한 느낌으
로 가볍게..
그러나 가벼운 행동과는 다르게 불사병들의 말로는 그녀가 앞서 행해왔던 것과 다를 바
없는 결과를 낳았다.
그렇게..
그녀의 정면에 위치했던 총 9마리의 불사병들..
영웅이라는 특수한 힘을 사용하던 그 존재들은 단 한 명의 여성에 의해 순식간에 전멸 당했다.
============================ 작품 후기 ============================
다음화는 장기자랑 입니다.
물론 미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