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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256화 (256/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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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2 종막

경철에게 있어 굴욕적일 수 밖에 없는 자세였지만 앞에 옮겨진 일행과 마찬가지로 어둠에 몸을 숨긴 채 이동할 수 있었다.

단지.. 문제라면 중량이 가장 크고 부피조차 큰 경철을 조심스럽게 옮기기 위해서는 당연 속도가 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비행 가능한 시간은 약 1시간

그 이후에는 미칠듯한 공복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량을 섭취하던가 혈액을 섭취하던가 하지 않으면 안 됐다.

당연히 상태에서 음식을 먹을 수 없었기에 지상으로 추락하기 직전 그녀는 경철의 도움을 받아 혈액을 섭취해 이 문제는 회피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아슬아슬한 기분을 느끼며 목적지의 근처에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그녀와 경철이었지만..

아주 커다란 문제가 발생했다.

전기가 제대로 들어올 리 없다고 생각한 그들이었지만..

그 어떤 전조도 없이 도시에 세워진 가로등이 일제히 점화됐기 때문이었다.

그와 동시에 불빛 하나 없던 도시가 순식간에 환하게 밝혀진 탓에 암막의 틈 사이로 들

어온 빛에 두 사람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눈이 부신 것 정도는 너무나도 사소한 문제였다.

"속도를 올려라!"

경철은 다급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외쳤다.

아직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들이 날고 있는 지면의 아래에는 아직까

지 불사병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정도의 큰 목소리라면 밑에 있는 불 사병들에게 그 목소리가 들려 위치가 발각되는

건 당연 지사였지만 경철이 소리를 내기 전에도 그들의 위치는 이미 발각되어 있었다.

갑작스럽게 들어온 화려하기 짝이 없는 불빛들의 바닷속에  암막으로 둘러싸인 상태에

서 하늘 위에 떠있는 그들은 너무나도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키아아아악!"

경철과 그녀를 발견한 불사병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기괴한 목소리를 울리

며 그녀와 경철을 가리켰다.

"젠장! 아저씨! 꽉 잡아!"

몸을 감싼 암막을 거칠게 내던진 그녀는 은밀이고 뭐고 필요 없는 상황이었기에 자신의

날개를 있는 힘껏 펄럭이며 속도를 올려 날아갔고 그런 그녀의 뒤를 쫓기 위해 우글거리

는 불사병들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동시에 움직였다.

"칫..!"

현재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를 피로한 그녀였지만 경철의 무게를 지탱한 채 날고 있

는 그녀의 속도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속도의 반도 내지 못하는 상태였다.

물론 지면을 뛰는 불사병들과 비교하면 빠르다고 할 수 있었지만 그 거리의 차이가 생

각 이상으로 벌려지지 않았다.

초조한 기분을 누른 채 비행에 집중한 그녀로 인해 목적지의 근처까지는 단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그녀의 뒤를 추적하는 불사병들의 때들은 건재했다.

"달려라!"

놀란 두 눈으로 자신들을 보고 있는 일행들에게 외치며 그대로 그녀의 품 안에서 빠져

나와 지면을 향해 뛰어내린 경철은 지면에 울림을 발생시키며 달려오는 불사병들의 대군

을 험악한 얼굴로 확인 한 뒤 자신의 양 발에 힘을 집중시켜 달려 나갔다.

일행들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자각했기에 그 어떤 의문도 품지 않고 경철이 달리는 방

향으로 있는 힘껏 달렸고... 하늘을 날던 그녀 역시 지상으로 내려와 도주하는 일행에

합류했다.

그렇게 7만의 불사병들과 일행의 숨 막히는 추격전이 시작됐다.

허나..

어떻게 생각해봐도 그들에게 있어 불리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다.

육체 능력 자체는 떨어지지만 지치지 않는 체력을 자랑하는 불사병들과.. 육체 능력 자

체는 높지만 체력의 한계를 가진 그들에게 있어서 결과는 이미 나와있다고 봐도 무방했

다.

"저기를 무너트리자!"

그렇기에 이 확정된 패배를 바꾸기 위해 선두에서 머리를 굴리던 그는 자신들이 목적지

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지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철교를 가리켰다.

이 철교를 무너트린다면 적어도 불사병들의 추적에서 제법 큰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었

기 때문이었다.

물론 어떻게 생각해도 단 시간에 철교를 무너트린다는 것은 어이없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단 시간에 철교를 파괴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녀' 가 존재하

고 있었기에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부탁할게!"

그는 자신의 옆을 달리고 있는 그녀에게 외치며 그녀에게서 맡고 있던 짐에서 철골을 뽑

아 건넸고. 그녀는 별다른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 철골을 받아들였다.

철교의 중앙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그와 그녀는 움직이던 다리를 멈춘 채 다른 일행들

이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것을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빨리!"

신체능력이 떨어지는 할배와 유현.. 그리고 가장 뒤에서  출발한 경철은 아직도 철교

에 진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고.. 오히려 점차 불사병들과의 거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

황이었다.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로 그들이 달려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그와 그녀였

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현은 다리가 꼬여버려 중심을 잃고 큰 움직임을 보인

채 지면에 넘어졌다.

아직 오지 못한 일행 중 그나마 가장 선두에 달리고 있던 할배는 그것을 깨닫고 다리를 멈추고 방향을 틀어 넘어진 유현을 도우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노인장! 그냥 가시오!"

가장 후방에서 달려오는 경철은 그런 할배의 행동을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멈췄다.

그 말에 주춤하고 움직임을 멈춘 할배였지만.. 이내 유현에게서 등을 돌린 채 그와 그녀가 기다리고 있는 장소를 향해 달려 나갔다.

"으으..."

성대하게 넘어진 탓에 얼굴은 물론 온몸에 열상을 입은 탓에 괴로운 신음을 흘리면서도 지금의 상황에서 아파할 겨를 따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유현은 어떻게든 자신의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다리가 꼬여 넘어질 때 접질려진 것인지 아니면 부러진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양쪽 발목에 극심한 고통을 느껴 제대로 일어설 수 없었다.

"잡아라!"

뒤늦게 유현이 넘어진 장소에까지 도달한 경철은 강화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자신의 의

수를 유현에게 뻗으며 외쳤다.

"큭..!"

일어나는 것을 포기한 유현은 경철의 말대로 피로 얼룩진 자신의 오른팔을 뻗었고.. 이

내 유현의 몸이 가볍게 들어올려지며 경철의 품으로 들어왔다.

"꽉 잡아라!"

유현의 몸을 감싸 안은 경철은 기세를 죽일 생각 없이 그대로 일행들이 초조한 모습으

로 대기하는 장소를 향해 달려나갔다.

하지만..

"아저씨!?"

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런 그녀의 시선이 자신의 뒤쪽에 못 박혀

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경철은 오른팔로 유현의 몸을 단단히 붙잡은 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의 왼팔을 등 뒤를 향해 있는 힘껏 휘둘렀다.

뼈가 꺾이는 소름 돋는 소리와 함께 경철의 팔에 묵직한 감촉이 느껴졌고 뒤늦게 자신

이 후려친 것이 불사병이라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철은 곧이어 자신의 시야에 들어

오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군세에 얼굴을 일그러 트릴 수밖에 없었다.

"다리를 무너트려라! 어서!"

이대로 등을 돌려 달린다고 해도 늦다고 판단한 경철은 그렇게 외친 뒤 철교의 바닥에 암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말뚝을 만들어냈다.

자신들의 앞에 날카롭고 거대한 말뚝이 갑작스럽게 생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줄일

생각이 없어 보이는 불사병들은 그 말뚝에 몸이 꿰뚫렸지만 꼬치 상태가 된 상태에서도

불사병들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살과 내장에 흘러나오는 기분 나쁜 소리를 흘린 채

그 자리에서 대기하고 있는 경철과 유현을 공격하기 위해 앞으로 나오려고 했다.

"끈 질긴 놈들..!"

머리를 파괴당하지 않은 탓에 움직임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이는 불사병들을 재차 막기 위해 경철은 또다시 말뚝을 생성했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목적을 위해 소모가 큼에도 불구하고 거의

동시에 3개를 생성한 경철은 아직까지 다리를 파괴하지도 않고 자신들을 도울까 말까 버

벅대는 상태의 일행들을 곁눈질로 확인한 채 혀를 쳤다.

"죽을 생각도! 희생될 생각도 없으니까! 얼른 파괴해! 곧 따라갈 테니까!"

경철은 목청이 찢어져라 외치며.. 동시에 자신의 앞에 4미터 정도의 벽을 생성했다.

만든지 1분도 지나지 않았건만 철교 위에 배치한 3개의 말뚝이 이미 개미 떼처럼 몰려

오는 불사병들에 의해 파괴됐기 때문에 그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의 임시방편이었다.

"절대로 죽지 마!!"

경철의 등 뒤에서 그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 직후 철교의 위에 강한 진동과 굉음이 일어났다.

이유는 단순했다.

그녀가 무식한 힘으로 철교를 내리쳐 파괴 했기 때문이었다.

그 탓에 경철과 유현이 발 묶인 지점에서부터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을 제외하고

그 중앙 부분은 완벽하게 파괴되어 경철들이 있는 곳과 그들이 있는 곳에는 날아서 가

지 않는 이상은 닿을 수 없는 공백의 부분이 생성됐다.

"가라! 우리는 자력으로 탈출할 테니!"

또다시 벽하나를 생성하는 경철이 그렇게 외쳤고..

"가자.."

내키지 않는다는 뜬 얼굴을 한 그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경철에게서 등을 돌린

채 달려 나갔고.. 다른 일행들은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며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 채 어

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이며 경철의 등과 그의 등을 번갈아보며 바라봤다.

"어서 가!"

하지만 경철의 날카로운 일갈에 그들은 몸을 움찔하고 반응하며 서둘러 그의 뒤를 따랐

다.

"칫..! 슬슬 한계인가."

그들이 떠나는 것을 확인하며 경철은 4번째의 벽을 만들며 능력의 매게 체라고 할 수

있는 암석의 잔량을 체크했고.. 이제 기껏해야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밖에는 능력을 사

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초조한 음색을 흘렸다.

"미안.. 나 때문에..."

그 초조한 음색을 경철의 두꺼운 가슴 안에서 듣고 있던 유현은 면목없다는 듯 힘없는

목소리로 사죄의 말을 건넸다.

"네가 아니었어도.. 그대로 갔으면 늦었으니까. 자책하자 미라."

결국 유현이 넘어져서 일어나지 못했든 넘어지지 않고 그대로 목적 포인트까지 도달했

든 누군가 한 명은 이런 식으로 시간 끄는 역할을 떠맡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그것보다 이왕이면 여자로 변신하지 않겠냐?"

경철은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유현에게 말했다.

육체 능력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유현은 현재 남자의 모습이었다.

"왜..?"

라는 의문을 입에 담으면서도 유현은 여자의 모습으로 자신의 몸을 변화시켰고.. 덕분

에 체격과 신장이 줄어들어 흘러내릴뻔한 유현의 몸을 경철은 재차 꽉 껴안았다.

"이제 마지막이 될 것 같거든..."

경철은 입가를 억지로 비틀어 웃은 채로 답했다.

그 직후

경철이 생성했던 마지막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진히로인 리타이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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