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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85화 (185/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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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8 합류

"그런데.. 가장 중요한 머리는 어딨는거야..?"

경철의 말에 격하게 공감하던 그녀는 가장 중요한 사실에 대해 물었다.

이곳에 없다는것은 한솔의 태도와 말로 보면 어렴풋이 짐작은 할 수 있었지만 추측은 추측일뿐.. 그의 행방.. 정확하게는 그의 머리에 대한 행방을 한솔의 입으로 확실하게 듣고 싶었기 떄문이었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길티는 안다고 그랬어."

그녀의 물음에 답한 한솔은 종종걸음으로 진료실의 밖에 나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길티의 손을 이끈채 돌아왔다.

"길티 오빠가 어딨는지 알지?"

한솔의 질문에 길티는 커다란 인형탈을 세차게 흔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야!? 머리는 어딨는거야!"

그녀가 상기된 얼굴로 길티의 인형탈을 잡아먹을 기세로 접근한채 물었다.

그럼에도 길티는 태연한 모습으로 그녀에게서 시선을 땐 채로 등을 돌리고는.. 방의 한 구석을 붕대가 감긴 손가락을 들어올려 가리켰고.. 한솔과 본인을 재외한 나머지 3인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얼굴을 한채 길티의 손끝을 바라봤다.

"주..주이..인...저..기..방향...느느껴..지진..다... 멀머멀리..저..멀리..이이있다. 나..느..느낀다.."

그들이 이해를 하지 못한 관계로.. 어쩔수 없다는듯 길티는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설명을 시작했다.

요약하자면 어디라고 딱 찝어 이야기 할수 없지만 대략적으로 어느쪽에 있는지 정도는 알수 있다는것이었다.

"즉.. 미도 녀석의 레이더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되는건가."

"잘은 모르겠지만.. 이 인형대가리가 있으면 그녀석이 어딨는지 알수 있다는거지!?"

경철의 비유를 듣고도 감이 오지 않았던 그녀였지만.. 어찌됐든 길티의 존재가 있다면 그의 머리를 찾을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만큼은 잘 이해할수 있었고.. 그 탓에 당장이라도 뛰쳐나갈것 같은 기세로 외쳤다.

"설마 지금 당장 출발할 생각은 아니겠죠..?"

"무슨 소리야.. 당연히 당장 출발하는거지..! 만난거 자체는 기쁘지만.. 이왕이면 완전체인 그녀석과 빨리 만나고 싶다고..."

어딘가의 히로인 마냥 울고불고하는 재회를 바라고 있는것도 아니었고.. 애초에 그런 자신을 떠올리는것 만으로도 몸에 닭살이 돋을것 같았던 그녀였지만.. 적어도.. 감동의 재회를 몸뚱이만 있는 그와 나누고 싶지는 않았기에.. 하루라도 빨리 완전한 그와 마주하고 싶었다.

"마음을 모르는건 아니지만..."

나라는 그렇게 말하며 조용히 손을 들어올려 그녀의 부풀어 오른 배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

"저희들의 다른 목적을 잊은건 아니겠죠?"

"아...."

"하아.. 그 반응이라면 까먹고 있었나보네요.."

나라는 그런 그녀의 반응을 보고 한숨을 내쉴수 밖에 없었다.

이 연구시설로 오게 된 진짜 이유..

아이가 태동을 할때마다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고 있는 그녀의 몸 상태와 아이의 상태를 조사하기 위해서 였고.. 오히려 그의 단서를 찾은것은 우연이라고 한다면 우연이라고 할수있었다.

"아니.. 그래도 말이지.. 검사하려면 몇시간정도로는 안끝날거 아니야..?"

"이쪽으로 오기전에 본 바로는... 검사기계는 충분할정도로 있으니... 전부 다 사용해서 검사한다고 치면.. 적어도 만 하루..나 이틀정도면 되겠죠."

"자,잠깐.. 이틀이면 너무 길잖아!?"

지금 당장이라도 이곳에서 벗어나 그가 있는곳으로 한걸음에 달려가고싶은 그녀에게 있어서 하루는 물론.. 이틀은 참기 힘들정도로 긴 시간이었다.

"어차피.. 출산까지는 한두달 정도는 남았잖아? 그러면.. 그냥 그녀석의 머리를 후딱 구해온 뒤에 여유롭게 검사하..."

"그걸 말이라고 하는건가요..!"

어떻게든 빨리 출발하고 싶었던 그녀는 은근슬쩍 자신의 검사를 뒷전으로 미루자는 이야기를 꺼냈지만.. 나라의 날카로운 일갈에 그 말을 더이상 할수가 없었다.

"한두달이 남았다..가 아니라 한두달밖에 안남은거라고요! 당신이 미도를 빨리 만나고싶어 초조한것은 알겠지만.. 당신은 그렇다쳐도.. 아이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어쩔건가요? 당신이 미도나 아이를 생각한다면 확실하게 검사를 받는게 맞는거라고요!"

"으윽..."

평소의 싸움이었다면 뭐라고 반박이라도 했을터였지만.. 지금은 '의사'와 '환자'의 관계의 상태였기에.. 그녀는 아무런 반박도 할수 없었다.

분명 초조한것은 맞고..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은것이 본심이었지만.. 자신은 그렇다 쳐도 아이와 나중에 만날 미도를 생각한다면 확실하게 검사를 받는것이 맞다.. 라고 그녀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생의 말대로 얌전하게 검사를 받아라. 애초에 바로 출발하는건 무리니까."

식량의 보충이나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보충해야 했기에 지금 당장 출발하는것은 애초에 무리였다..

특히나 식량의 경우 그녀의 식사량을 생각한다면 현재의 가지고 있는 양으로는 턱없이 부족한것인 현실이었다.

"으으..."

그것을 이해하고 있는 그녀는 별다른 반박도 하지 못한채.. 그저 분한듯.. 아쉬운듯 한 여러 감정이 담긴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힘없이 떨굴수밖에 없었다.

"후후! 평소에도 이렇게 얌전하면 정말 좋겠네요."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내 그것을 집요하게 물어뜯는 그녀로서는 상당히 얌전한 반응이었기에.. 왠지 모르게 승리한 기분을 느낀 나라는 의기양양한 태도로 자신의 작은 가슴을 활짝 편채로 말했다.

".....알았어. 얌전하게 검사 받을게."

"그러도록 하세요! 그럼 저는 얌전한 환자분의 검사를 위해 기계의 체크를..."

승자의 기분을 만끽한채 콧노래를 부를것 같은 느낌으로 상당히 고조된 나라는 그렇게 진료실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떄...

"그런데말이지... 저 녀석의 오른팔..."

나라의 어깨를 탁! 하고 붙잡은 그녀가 다른 한손으로.. 떨어져있었지만.. 지금은 완벽하게 붙어버린 그의 오른팔을 가리켰다.

"오,오른팔이 뭐 어떻게 됐나요..?"

좋지 않은 느낌을 받은 나라는 움찔하고 반응한채 딱 보기에도 티가 날정도의 억지 미소를 지은채 태연한척 말했다.

"저 녀석 오른팔이 왜 네 등뒤에서 나온걸까..? 그것도 왜 옷속에서 튀어나온걸까? 배낭에 잘 넣어놨던 '오른팔'이 왜..?"

"우..우연?"

방금전의 침울했던 그녀라고는 상상할수도 없는 패기 넘치는 목소리가 나라를 심문했고.. 그런 심문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린채 변명이라고도 할수없는 변명을.. 나라는 내뱉었다.

"우연으로 그게 니 등에.. 그것도 니 옷속에 들어가겠냐!? 이 빌어먹을 도둑 고양이! 남의 남자 팔로 무슨 이상한짓을 한거냐!"

그녀는 노기를 담은 목소리로 나라에게 외쳤다.

"이,이상한..!? 누,누가 이상한짓을 했다는건가요!!?"

"닥쳐! 이 발정난도둑고양이년!! 그렇고 저렇고 이렇고한 짓을.. 그녀석 팔로 했잖아!"

"당신이야말로 발정난거 아닌가요!?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런 저질스러운 생각을 할수있는거에요!!?"

그녀의 19금 적인 추긍에 나라는 얼굴이 터져나갈것같이 붉게 물들인채로 격렬하게 부정했다.

하지만.. 그런 나라의 격렬한 부정에도 그녀의 가늘게 뜬.. 나라에 대한 의심밖에 비추어지지 않는 눈으로 그녀를 지긋히 노려봤다.

"그럼 그 녀석 팔이 왜 네 옷속에 있던건데?"

"그,그건..."

그녀의 직설적인 물음에 굳어진 나라는 우물쭈물하는 태도를 보인채 차마 말을 잇지 못했고.. 그런 나라의 태도가 자신이 말한것을 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생각한 그녀는 멀쩡하게 붙어있는 그의 오른팔을 재차 가리켰다.

"역시 했잖아!? 에로에로한 짓 했잖아!"

"에,에로에로한짓따위는 하지 않았다고요..!"

"그럼 뭘 했는데! 무슨이유로 거기에 들어가 있던건데? 자 말해보라고 이 도둑고양이야!"

그녀는 코웃음 치며 나라를 척! 하고 가리키며 추긍했다.

그런 그녀의 추긍에 나라는 말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를 고민하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는 결심한듯 짧게 심호흡을 한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

"등.."

"뭐어라고? 안들려! 크게 말해! 너가한 에로에로한짓을 여기있는 사람들에게 다들릴정도로 크게 말해보시지!"

나라를 조롱하려는 목적이 다분한 말투로 그녀가 말했다.

"애 앞에서 뭔짓을 하는거냐 이것들은..."

경철은 골치가 아프다는듯 자신의 관자놀이를 꾹꾹 하고 누르며 중얼 거렸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경철의 말은 이미 안중에도 없는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등..긁었다고요!"

그리고 그런 경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라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상태로 악소리가 날정도의 큰소리를 토해냈다.

"등..?"

예상외의 답에 그녀는 눈을 점으로 만든채 토마토같은 얼굴의 나라를 바라봤다.

"왜 그녀석팔로 등을 긁어!?"

"손이 안닿는 부분이 간지러워 죽을것 같았단 말이에요!"

"너는 우리 할머니냐!? 아니 그것보다.. 그녀석 팔을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이 빌어먹을 도둑고양이!! 효자손이 아니라고! 차라리 그렇고 그런 목적으로 쓴게 오히려 더 여자답겠다!"

"무,무슨 소리를 하는거에요!? 애초에 그렇고 그런 목적이란게 뭔가요!"

"어..? 아니 너 그.. 뭐냐.. 그 넣거나.. 뭐 그..그..."

나라의 직설적인 질문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듯.. 그녀는 유창하게 말하던것이 거짓말인것처럼 심하게 더듬기 시작했고.. 이내 그 얼굴은 나라와 같을 정도로 붉게 달아올랐다.

"뭐,뭘 설명시키는거야 이 빌어먹을 도둑고양이!!!"

"당신이 멋대로.. 말하기 시작한거잖아요! 너,넣거나..그,그런 사,사상스러운 말을!!"

나라는 그녀와 마찬가지로 심하게 말을 더듬은채 그녀가 말한것을 어떻게든 입밖에 토해내듯 외쳤다.

그 덕분에 두 사람의 얼굴은 이미 터지기 일보직전이라고 밖에 말할수없는 새빨간 풍선처럼 변해있었다.

"길티!길티!"

"그어..?"

한솔은 두사람을 바라보며 길티의 옷자락을 잡아당김과 동시에 그 이름을 불렀고.. 즉각 반응한 길티는 소리를 흘리며 그것에 반응했다.

"저 언니들.. 좀 모자라는거 같아."

한솔은 상당히 심한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고.. 그런 거침없는 말에 길티는 잘은 모르지만.. 왠지 그러한 느낌을 받았기에 격렬하게 인형탈을 흔든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부정을 할수가 없군..."

그리고.. 그것을 들은 경철은 한솔의 그 말대로인 두 사람의 행동에 반론할수도.. 부정할수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하아.. 빌어먹게도.. 내가 다 부끄럽군. "

나이를 먹을만큼 먹은 성인여성 2명의 사춘기 소녀같은 유치하고 추잡하기 짝이없는 그 행동들에 대한 부끄러움은 오히려 경철의 몫이 되어버리는 불합리함만이 있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다음화로 이번 에피소드 본편은 종료입니다!

남은것은 에필로그와.. 기다리고 기다리시는 에피소드9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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