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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8 합류
허공을 가르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소년의 안면을 향해 날아간 길티의 주먹..
그러나 무거운 해머와 같은 그 주먹을 소년은 가볍게 몸을 비트는 것만으로 피해낸 뒤
중심이 흐트러진 길티의 몸을 빠르게 지나치며 허벅지의 홀더에 끼워둔 군용 나이프 한
자루를 물 흐르듯 꺼내며 한솔을 노리려고 했지만.. 탕! 하는 짧은 총 성음과 함께 소
년은 그 일련의 물 흐르는듯한 동작을 멈춘 채 미간을 찌푸리며 한솔을.. 정확히는 한
솔이 양손으로 꽉 쥐고 있는 묵직한 흑색의 권총 한 자루를 바라봤다.
설마 이렇게 작은 아이가 권총을 꺼내 쏜 것도 모자라 정확하게 자신의 미간을 노리고
쏘아온 것은.. 소년에게 있어서는 예상 밖의 일이었다.
다행히 한솔이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 예측 회피를 하여 머리를 관통당한다는 상
황은 피했지만.. 그 탓에 움직임이 멈춰버린 소년은 몸의 중심을 회복한 길티의 해머
같은 묵직한 일격에 등을 강타 당했다.
"그어어어어!!"
기합과도 같은 소리를 내지르며 길티는 한솔의 총알을 피하기 위해 움직임이 멈춘 무방
비한 등에 있는 힘껏 주먹을 꽂아 넣었다.
으득! 하는 뼈가 바스러지는 불쾌한 소리와 동시에 소년의 몸이 길티가 발한 힘을 견디
지 못하고 탄환처럼 그 자리에서 튕겨 나가 벽에 거세게 부딪쳤다.
"큭..!"
등뼈가 완전 박살나는.. 심각한 고통을 느끼며 소년은 신음을 토해냈고.. 그 직후 벽
에 꽂히다시피 고정된 소년을 향해 한솔이 반동을 최대한 억누르기 위한 사격자세를 취
한 채 소년의 몸에 권총의 탄환을 마구잡이로 꽂아 넣었다.
그때마다 소년의 몸은 벌레와 같이 꿈틀 걸렸고.. 탄 차 안에 있는 모든 탄환을 소년에
게 쏟아부은 한솔은 차분한 동작으로 탄창을 빼내어 홀더에 끼워 넣은 새로운 탄창을 끼
워 넣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소년은 그것을 허락하려 할 생각이 없다는 듯 만신창이의 몸을 벽에서 뽑아낸
채 푸른빛이 감도는 날카로운 나이프의 날을 겨눈 채 한솔에게 돌진했다.
"그어어어!!"
그러나 그것을 허락할 길티는 아니었다.
한솔의 든든한 방패이자 호위인 길티는 어느새 소년의 앞을 가로막듯 소년의 나이프를
향해 손을 뻗었다.
고기를 휘젓는 불쾌한 소리와 함께 길티의 손은 붕대와 함께 검붉은 피를 뿜어내며 나이
프에 꿰뚫렸지만 고통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길티에게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길티는 상처를 이용하여 소년의 나이프가 자신의 손에서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
했다.
속도나 유연성 등은 소년에 비교해 떨어졌지만.. 근력만큼은 소년을 상황 하는 길티와
꿰뚫린 상처를 이용해 나이프의 날을 조이는 이 상황에서.. 소년이 나이프를 뽑을 수
있는 확률은 몹시 적었다.
그것을 알았기에 소년은 시원스럽게 나이프에서 손을 땐 채.. 그 대신 길티의 비어있
는 복부를 있는 힘껏 차.. 그 반동을 이용해 뒤로 도약해 길티와 거리를 벌렸다.
"길티!"
그러던 중 길티의 뒤에서 한솔의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고.. 길티는 자연스럽게 다리
를 쫙 하고 벌려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공간의 사이에서 한솔이 미끄러지듯 튀어나와 이미 탄창을 교환한 권총의
탄환을 거리를 벌린 소년에게 퍼부었다.
시끄러운 총성과 함께 납의 탄환이 소년의 몸에 명중하여 피를 흩뿌렸다.
"칫..!"
한 발도 남김없이 탄환을 맞춘 한솔이었지만 그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머리 부분에는 단 한 발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수십 발의 총탄을 그 몸에 맞은 소년의 상처는 빠른 속도로 아물어 가
기 시작했다.
"방심은 금물이란 말이 이런 말이군."
넝마가 된 옷 사이로 회복되는 자신의 몸을 조용하 내려다보며 소년은 자신의 지식에 있
는 말을 내뱉으며 납득하듯 고개를 끄덕인 뒤 한솔과.. 어느새 한솔을 지키듯 앞을 가
로막는 길티를 무덤덤한 눈으로 바라봤다.
"설마 불사병이 있을 줄은.. 그것도 우리에게 이를 드러내는 불사병이라니.."
나이프를 뽑아낸 길티의 손이 회복돼가는 것을 바라보며 소년은 중얼거렸다.
평소라면 자신의 뜻대로 흘러가는 상황이 오늘에 따라 이상하게 계속 빗나가는 것에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낀 소년이었지만.. 예측불허한 이 상황 속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
이 다가왔기에 그 알 수 없는 감정을 집어삼켰다.
"누구의 조종을 받는지 모르겠지만.. 그 조종권은 내가 가져가겠어."
소년은 그렇게 중얼거린 뒤 천천히 길티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그으으..!?"
길티가 움찔하며 자신의 인형탈을 양손으로 감싸 안은 채 당혹스러움이 담긴 소리를 흘
렸다.
소년이 손을 뻗은 순간 길티의 머리 안쪽에서 말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복종해라' 라는 차갑고 날카로운 말..
그 탓에 길티는 몸을 움찔 거리며 괴로운 듯 자신의 머리.. 정확하게는 그 위의 인형탈
을 강하게 움켜쥔 채 고통의 신음을 흘렸다.
"기,길티..!?"
갑작스럽게 길티의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것을 본 한솔은 걱정스러운 듯 길티의 이름을 다
급하게 불렀지만.. 길티는 들리지 않는지 그저 괴로운 듯 자신의 인형탈을 강하게 쥐
며 괴로워할 뿐이었다.
"이리로 와라."
소년은 괴로워하는 길티를 향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괴로워하며 몸을 떨던 길티의 몸이 뚝! 하고 멈춰 섰고.. 잠시 후 길티는 조
용히 몸을 꼿꼿하게 핀 채 섰다.
그리고는.. 아무런 소리도 없이 빠르게 소년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길티!!??"
명백하게 이상한 길티의 반응과 행동에 길티를 막기 위해 손을 뻗은 한솔이었지만.. 손
이 닿기도 전에 길티의 몸은 이미 한솔에게서 멀어졌고.. 이내 길티는 소년의 앞에 우
뚝 섰다.
"성공이군.. 좋아.. 그럼 저 아이를 잡아라."
자신이 길티를 조종하고 있다는 확신을 한 소년은 길티의 변화에 당혹스러움을 보이고
있는 한솔을 가리키며 외쳤고.. 그에 따라 한솔은 몸을 움찔 거리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길티를 바라봤다.
그리고 길티는.. 조용히 몸을 돌려 넝마 같은 인형탈을 한솔 쪽으로 돌린 채.. 소년의
말에 따라 한솔을...
"그어어어어어!!"
잡지 않았다.
길티가 취한 행동은 그 자리에 있는 누구의 예상도 맞지 않은 행동이었다.
길티가 한 행동은.. 몸을 거칠게 돌리며 무표정한 얼굴로 명령을 내린 소년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치는 것이었다.
몸을 회전해 내 지른 길티의 막강한 펀치가 소년의 얼굴에 꽂힘과 동시에 소년의 몸은
지면을 붕 뜬 채 날아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지면에 낙하했고.. 그것을 추격하듯 시끄
러운 소리를 내미 달려간 길티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소년의 몸 위에 올라탔다.
"어,어째...억..!!"
분명 조종했다고 생각한 길티가 조종되기는커녕 자신을 공격하는 이 상황을 납득할 수
도 이해할 수도 없는 소년은 물었지만.. 그 질에 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길티는 피로
젖은 자신의 주먹을 소년의 얼굴에 거칠게 꽂아 넣었다.
길티는 분류상으로 보면.. 소년이 조종한 불 사병들과 같은 분류라고 말할 수도 있었
다.
불사병들과 길티의 공통점은 많다.
자아가 있다는 것.. 물론 불사병들과 비교해 길티가 훨씬 발달해있기는 하지만.. 어찌
됐든 둘 다 일반 좀비와는 다르게 자아가 있었다.
그리고 뛰어난 재생력과 육체적 능력이라는 공통점도 있었으며...
비슷한 존재를 주인으로 두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길티와 불 사병들의 존재는 다른 존재.. 정확하게 말
하자면 뿌리는 같지만 그 과정이 많이 달랐다.
불사병들의 경우 '인공적' 으로 좀비를 변질시킨 존재들이었고.. 길티의 경우 '자연
적' 으로 좀비가 진화한 존재였다.
쉽게 말하면.. 불사병들은 양식.. 길티의 경우 자연산..
좀 더 정확한 표현을 쓰자면 불사병은 '애완견' 이고 길티는 '들개' 라고 할 수 있었
다.
애완견의 경우 쉽게 길들이는 것이 가능하지만.. 들개의 경우 길들이 수 있을지 몰랐지
만 쉽지 않듯.. 길티 역시 마찬가지였다.
분명 자신의 의지나 주인인 그의 의지와는 다른 무엇인가가 길티의 머릿속에 명령을 내
렸다.
하지만.. 딱히 그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강제성은 없었다.
그저 길티의 경우 머릿속에 들리는 그 목소리가 몹시 괴로웠다.
그것도 그럴 것이 머릿속에 목소리가..
그것도 안 따른다고 해서 죽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 헛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데 괴롭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렇기 길티는 이 분노와 짜증 남을 꾹 눌러 담은 채.. 소년의 명령에 따르는척했다.
안 그러면 언제까지 이 시끄러운 소리를 머릿속에 들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따르는척하자 머릿속에 떠들던 소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현재는..
"그어어어어어!!"
머릿속에 쫑알 거린 것에 대한 짜증 남과 분노를 마음껏 풀어헤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도대체 몇 번을 때린 것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소년의 위에 올라탄 채 그 주먹을 있
는 힘껏 내리꽂은 길티의 주먹은 이미 만신창이였다.
너덜너덜 해지는 것과 회복되는 것의 반복을 거치며 손에 묶어뒀던 붕대는 이미 넝마 조
각이 되어 어디론가 사라진 상태였고.. 그 주먹은 회복되는 것보다 빠르게 만신창이가
되어 뼈가 드러나고 피가 흘러나오는 사태에 이르를 정도였다.
그리고.. 주먹이 그 지경이 될 때까지의 공격을 받고 있는 소년의 경우.. 이미 죽어있
었다.
소년의 머리가 있던 부분 길티가 얼마나 후려쳤는지 소년의 머리 사이즈에 딱 맞는 작
은 크리에이터가 파져 있었고.. 그런 구멍 안에는 원형이라고는 알아볼 수 없는 살점
과 액체 등만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길티의 묵직한 둔기 같은 일격을 반항조차 하지 못한 채로 계속해서 맡은 결과였다.
예측을 계속해서 벗어나는.. 상황 속에서.. 드디어 자신의 승리를 확실할 수 있는 요소
(길티)를 찾았다고 생각한 소년은 끝까지 자신의 예측을 벗어난..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어찌 보면.. 참으로 허무하고 허망하며 불행한 마지막이
라고 말할 수 있는 죽음을 맞이했다.
"길티..괜찮아?"
화풀이가 끝난 길티가 천천히 소년의 몸 위에서 일어나는것을 본 한솔이 걱정스러운듯 물었고.. 길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조종당할 걱정따위도 없었고.. 혹사하여 엉망진창이 됐던 손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어..? 길티 피부.."
한솔은 회복된 길티의 손을 보며 의아하다는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것도 그럴것이 원래대로라면 전신의 피부가 벗겨진 상태였던 길티의 드러난 양 손에는 명확하게 사람의 피부색을 띄우게하는 살색의 색을 띄우고 있었기 떄문이었다.
길티도 그것을 눈치챘는지 부끄럽다는듯 허겁지겁 자신의 양손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운채 부끄러워 어쩔줄 모르겠다는 행동을 취했다.
"왜 부끄러워하는거야..?"
흡사 알몸을 보인것 같은 여성을 연상캐하는 길티의 반응에 한솔은 눈을 껌뻑이며 물을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의 요약
길티: 호모나 세상에 내 피부를 보여버렸어어어어어!!
이제 z시리즈 성공작은 한명밖에 안남았네요.
으으 x밥 z시리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