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을 보는 은행원 053화
병실 가운데로 나선 엑톨프 라즈마 과장은 묘한 위압감을 발하고 있었다.
육체가 존재하는 건지도 알 수 없는 호리호리한 몸.
그리고 목 위에 달려 있는 건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금속 테두리가 달린 유리 헬멧.
그 안에선 짙은 회색의 연기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생물로서 지닌 특징의 대부분을 잃은 무기질의 몸.
아니, 이젠 저걸 육체라고 부를 수 있는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자리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실내 기온을 최소 3도는 내릴 것만 같은 냉랭한 기운을 내뿜는 그는 엘라마나 매스터한트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주위를 압도하고 있었다.
“시작이군.”
엘라마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중얼댔다.
-꿀꺽
나는 어느샌가 마른침을 삼키고 있었다.
강령술은 순리를 벗어난 곳에서 생명을 다루는 외법外法이라고 한다.
삶과 죽음의 법칙을 모두 속이고, 이 세상에 사자로서 머물게 된 언데드, 엑톨프 라즈마.
그의 특기가 법의 범주를 벗어났지만 그것을 어기지 않는 ‘탈법’에 속해 있는 건 그의 존재와 소름 끼칠 정도로 잘 어울리고 있었다.
“…원한다면 배워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놈의 고속 출세의 비결.”
엘라마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소속된 행원 대부분이 수명이란 단어를 쓰기 어려울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은행에서 근무해 온 탓에 구C 파벌은 승진이 느리다고.
한정된 자리를 수십에서 수백 년씩 묵은 베테랑 언데드 행원들이 차지하고 있으니, 아무리 머릿수가 적다 해도 빠르게 치고 올라가기 힘든 것이다.
군 복무 호봉까지 같이 산정하는 덕에 승진이 무지막지하게 빠른 데에다 머릿수도 적당히 많은 구E와는 정반대의 노선.
하지만, 유독 라즈마 과장만은 달랐다고 한다.
그는 구C 출신 은행원 중 유례없는 고속 승진으로 선배 언데드들을 제치고 과장이 되었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단 하나.
그가 구C의 갖은 어둡고 구린 일을 도맡던 ‘저격수’였기 때문이라고, 엘라마는 말해 주었다.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지금부터 확인할 수 있으리라.
“그럼, 평소대로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기분 나쁜 울림이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라즈마 과장이 손을 들었다.
앞으로 나선 사내들의 수는 다섯.
그들은 전부 은퇴한 프라이빗 뱅커, 그리고.
살점이 사라진 해골, 혹은 안개처럼 흐릿한 형체만이 남아 있는 망자.
언데드들이었다.
“선크림을 충분히 발랐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키키와이는 아직 제겐 버겁군요.”
“칼슘 손실이 심할 따름입니다.”
그중 몇몇은 투덜대면서도 창가로 가 커튼을 닫고 있었는데, 내 눈에 비치는 그 모습은 비현실적이기 짝이 없었다.
인간과 생김새가 다른 종족을 몇 달째 보아온 나지만 여전히 언데드의 외견엔 적응이 되지 않았다.
저들은 정체는 전직 프라이빗 뱅커로, 특히 역외 계좌를 관리하던 자들이라고 한다.
그 주된 업무는 법을 피해 고객의 돈을 교묘하게 감추는 것.
불법이 아닌 탈법이야말로 그들의 전문 분야다.
현역 프라이빗 뱅커는 무조건 고객의 비밀을 지켜야 하지만 이들은 진즉에 일을 그만두었다.
정의 구현 겸 용돈을 벌기 위해 양심을 파는 것쯤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자들이었다.
“오미노이 발로마, 짚이는 거 있나요?”
라즈마의 물음에 전직 프라이빗 뱅커들이 차례차례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큼직한 건수는?”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는 전직 은행원들.
얼굴이 존재하지 않는 라즈마였지만 어항처럼 생긴 머리통을 까딱이는 게 퍽이나 즐거워 보였다.
소속원 전원이 언데드인 구C 파벌.
전직 행원 중 라즈마의 부름에 응한 이들은 한 번씩 정치가들이 자금을 감추는 대형 프라이빗 뱅크 지점에서 근무해 본 엘리트였다.
이러한 지점은 차원신용금고를 이용하는 고객, 개중에서도 가장 부유한 이들의 자금을 관리하는 비밀스러운 장소.
그곳에서 벗어난 이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건 직업윤리 외엔 없다.
퇴직금을 두둑하게 준 은행의 이득을 위해선 얼마든지 과거의 고객을 배신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나 안전이 보장되고 대의명분까지 갖춘 지금, 이들에게 있어 의원은 먹잇감에 지나지 않는다.
“지점은?”
“오로곤섬 남부. 당시 제가 담당했던 고객이라 장부 내용은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어요.”
“아, 거기였군요. 잠깐 실례.”
라즈마는 빼앗은 전화를 집어 들고 연락처에 기록된 유일한 번호를 골라 통화 버튼을 눌렀다.
-지이이잉!
<…새끼. 왜 이제야 연락이 되는 거냐. 머저리 같은 녀석.>
우리는 마침내 사건의 배후와 조우하였다.
스피커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담배에 절어 있는 듯한 장년 사내의 것이었다.
오미나이 발로마.
상당한 입지를 지닌 중견 의원이자 선거를 앞두고 모든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우주 괴수와 함께 나노이를 파멸시키려 획책한 자.
마치 설치류를 방불케 하는 음성으로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주절대고 있는데, 추잡스럽고 겁이 많은 성격이 여실히 느껴졌다.
<그동안 얼마나 챙겨 주었는데, 감히 내 이름을 꺼내? 갈 곳 없는 놈들을 거두어들였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는구나. 끝이다. 네놈도, 네놈의 동료들도.>
배신감을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 전화 너머에서 분노를 토해내는 오미나이 의원.
라즈마 과장은 상대가 지칠 때까지 말없이 그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뭐라고 대답 좀 해 봐라 이놈아. 자비를 구하고 용서를 빌란 말이다…!>
그리고, 마침내 나이 든 의원이 제풀에 못 견디고 거친 숨을 몰아쉬기 시작한 타이밍에 라즈마가 처음으로 대답했다.
“실망입니다.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된 모양이군요. 그런 판단력으로 어떻게 의회에서 자리를 꿰차고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네요.”
짙은 조롱이 섞인 라즈마의 말에 스마트폰 스피커를 통해 들려 오던 의원의 콧김이 격해졌다.
처음 듣는 목소리.
자신의 부하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건 전화라는 것을 깨닫는 데엔 1초면 충분했을 것이다.
“어어. 끊진 마시죠. 오미나이 의원. 소중한 비자금이 어딨는지 모두가 알게 되면 곤란하잖습니까.”
<그레이트후리텐의 법률에 따르면 협박은 중죄에 해당된다만.>
오미나이 의원은 침착한 척 감정을 가다듬고 대응했다.
하지만 이성의 끈은 이어지는 라즈마의 말에 바로 끊어졌다.
“공익 제보라면 이야기가 다르죠.”
존대를 하는 것 같지만 극단적으로 듣는 사람의 신경을 건드리는 말투.
“3선 의원씩이나 되시는 분이 이렇게나 칠칠맞아서야 어디 쓰겠습니까. 부하들 주둥이 관리도 똑바로 못하는데 지역구 민심은 나쁘지 않나 보네요. 신기하네.”
<…….>
“아, 거긴 어차피 소속 정당 표밭이라 참아 주는 거려나? 그게 아니라면, 역시 돈으로 해결 중인 모양이군요.”
자신의 이름과 함께 비자금이라는 단어가 같이 나온 사실에 당황한 듯 오미나이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었다.
“대답 못 하는 걸 보니 정답인 듯하군요. 그럼 좀 더 대화해 볼까요?”
한편, 나는 저번에 사우 박사와 대화했을 때 겪은 현상을 다시 한번 목도하고 있었다.
라즈마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 주위에 흐릿한 붉은색의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눈을 비벼 봤지만 여전히 존재감을 뽐내는 무형의 기운.
내 눈에 그 색깔은 강렬한 분노를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래도 저번에 33차원 다녀온 이후로 뭔가 눈에 변화가 생긴 건 확실해 보인다.
상대의 감정을 확인하는 힘이라도 생긴 걸까. 그렇다면 편하긴 한데….
일단은 당장 눈앞의 상황에 집중해 볼까.
“빡쳤나 보네요.”
“라즈마 자식 상대하면서 꼭지가 돌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지.”
엘라마의 말대로였다.
라즈마 과장의 말투에는 묘하게 스노비즘이라고 해야 하나, 상대를 깔보는 뉘앙스가 깃들어 있었다.
저번에도 엘라마가 외우라고 건넨 서류를 암기한 다음 비슈티 과장과 전부 찢어 버리지 않았나.
나름 성격 좋은 나조차 저 사람이랑 10초 이상 대화했다간 정신 나갈 거 같은데, 아예 대놓고 상대를 도발하려 드는 라즈마와 대화 중인 의원의 기분은 대체 어떨까.
전파 재킹을 시도하거나 사우 박사와 다른 나노이인들을 살해하려 하는 등, 배후에서 암약하던 악당인데도 어째서인지 그 심정에 공감이 갔다.
물론, 정확히는 그만큼 라즈마의 말투가 사람 속을 잘 긁어 놓는다는 뜻이지만.
<…어떤 새끼냐.>
그제야 수화기 너머에 있는 것이 자신이 고용한 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오미나이의 목소리가 긴장으로 굳었다.
“누구긴. 지금부터 당신 숨통 끊으러 온 사람이지요.”
저승사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비주얼로 말을 이어 가는 라즈마.
그 뒷모습에선 일말의 인간미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부터 그는,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정치적 생명을 끝장내려 할 테니까.
“오로곤섬 남부 지점.”
<……?!>
전화 너머에서 들려 오던 숨소리가 예고 없이 끊어졌다.
병실에 찾아온 정적. 라즈마는 그 침묵을 음미하듯 천천히 고개를 뒤로 젖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건 알아들은 모양이네요. 다행입니다. 아무래도 당신한테 있어 어지간히 중요한 장소가 맞는 듯하군요.”
오미나이 의원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3선 의원씩이나 되는 사람인지라 금방 무언가를 실토하는 실수를 범하진 않는 듯했다.
한데, 자기 딴엔 약점을 노출하지 않으려는 듯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꼬락서니가 역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무슨 소리를 지껄이나 했더니. 그딴 섬의 이름은 처음 듣는다. 시간 낭비는 이만 끝내도록 하지.>
“아직 이쪽 얘긴 끝나지 않았습니다.”
<할 말이 있다면 정정당당하게 당사까지 찾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면 오로곤의 계좌에 관한 정보는 묻어 두는 거로 하죠. 어떠신가요?”
라즈마는 의원의 말을 멋대로 끊고 특유의 음산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으음.”
그걸 조용히 듣고 있던 나는 엘라마에게 물었다.
“이상한데요.”
“뭐가.”
“이번 일, 전파 재킹에 살인 교사까지… 아니, 누가 죽은 건 아니긴 한데. 오로곤섬에 무슨 돈이 얼마나 감춰져 있는진 몰라도 협박 재료로 쓰기엔 좀 부족한 거 아닐까요?”
동료에게서 섬에 숨겨진 자금이 어떠한 것인지 듣지도 않았으면서 의원에게 선택을 강요하는데, 대체 무슨 생각일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비자금 얘기 덮어 줄 테니 범죄를 인정하라는 건 좀… 안 들어 처먹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흥.”
“네?”
“그 정도도 고려하지 못하는 놈을 내가 키키와이에 데려왔을 것 같나.”
“…아.”
그러고 보니 이 남자, 파벌 그딴 거 상관하지 않고 실력만으로 사람 뽑아서 굴리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엘라마는 지난밤 해변에서 라즈마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기까지 했다.
그래, 둘 다 뭔가 생각이 있겠지.
<큭… 크흡. 푸흐흑.>
몇 초 지나지 않아, 스피커폰에선 예상대로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네놈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진 몰라도 협박에 굴할 거라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그러신가요.”
<나, 오미나이 발로마는 몇 번이고 이 자리를 지켜왔다. 누가 방해하든, 스캔들을 들추든, 지역구 주민들의 표를 얻어 의회에 입성했지.>
오미나이는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 갔다.
<이 상황에서 그딴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선택할 필요도 없군. 멋대로 해라. 고작 비자금 정도로 날 잡아넣을 순 없을 테니.>
“그러게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군요. 비자금 건수만으로 당신을 닥치게 만드는 건. 그럼 이건 어떨까요.”
<무슨―>
“이렇게 합시다. 지금 바로 다시 TV를 보는 겁니다.”
라즈마가 슬며시 고개를 매스터한트 감독에게로 돌렸다.
“편집 완료. 위성 통신 연결 끝났습니다.”
웃으며 손을 흔드는 감독. 나는 곧바로 그가 어째서 웃고 있는지 깨달았다.
“김지안.”
엘라마가 말을 걸었을 땐 난 이미 리모컨을 들어 TV를 켜고 있었다.
-삑
[…새끼. 왜 이제야 연락이 되는 거냐. 머저리 같은 녀석.]
[그동안 얼마나 챙겨 주었는데, 감히 내 이름을 꺼내? 갈 곳 없는 놈들을 거두어들였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는구나. 끝이다. 네놈도, 네놈의 동료들도.]
TV 화면에 비친 건 모자이크가 걸린 라즈마 과장의 뒷모습.
방송에선 스튜디오가 아닌 이곳 현장의 녹화 영상이 흐르고 있었다.
의원과 라즈마가 대화하는 동안 아까 전화를 건 시점부터 모든 대화가 카메라에 녹화되고 있던 것이다.
<설마….>
“생중계만 한다고 말한 적은 없잖아요.”
촬영진이 계속해서 키키와이에서 생중계만을 고집했던 탓에.
그리고 비자금의 화제에 정신이 팔렸던 탓에.
오미나이는 자신과 라즈마의 대화가 전부 녹화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젠 도망치지 못할 겁니다.”
라즈마가 오미나이를 비웃는 동안에도 TV에선 의원과 그의 대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간차 공격, 이라고 말해 둘까요?”
<미친놈…!>
순식간에 방송에서 전파 재킹에 관여했다는 사실과 비자금의 소재지를 까발려진 의원은 욕지거리를 내뱉고는 전화를 끊었다.
비자금 하나만으로는 충분한 타격을 주기 어려웠을지도 모르지만, 라즈마는 정보력과 허를 찌른 수법으로 그에게 치명타를 가하는 데에 성공했다.
길고도 더러웠던 싸움에 종지부를 찍는 일격.
구C, 구D, 구E의 세 파벌의 행원들이 함께 이뤄낸 성과였다.
“이런 귀찮은 일은 두 번 다시 부탁하지 말았으면 좋겠군요. 아무리 퇴물이 될 예정이라 해도 오미나이가 프라이빗 뱅커에게서 정보가 새어 나갔다고 떠들고 다니면 지점의 신용도가 낮아진단 말입니다.”
투덜대며 은퇴한 뱅커들을 데리고 먼저 병실을 나선 라즈마.
그 뒷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어렴풋이 작은 깨달음이 떠올랐다.
“이젠 왜 라즈마가 빠르게 승진한 건지 이해했겠지.”
“선을 절묘하게 넘나드는군요.”
라즈마는 자신의 직업과 다른 정보를 일절 꺼내는 일 없이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상대를 혼란에 빠뜨려 원하는 결과를 취했다.
그 어떤 리스크도 지는 일 없이.
“…….”
델 몬테 지점장이 강조했던, 어디까지 선을 넘어도 되는지, 라는 질문에 대한 새로운 해답이 여기에 있었다.
라즈마가 하는 방식을 내가 그대로 답습해야 할지는 여전히 고민이 필요하지만, 이것 역시도 수많은 정답 중 하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겠지.
“키키와이 경찰청에서 연락이 왔다. 2분 후엔 경찰들이 도착할 예정이라더군.”
“철수해야겠네요. 아프로 씨도 재출격 준비 마쳤을 테니.”
비슈티가 건달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침대에 그들을 묶는 동안 촬영팀은 장비를 모두 정리했다.
이제 우리 은행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끝났다.
남은 건, 나노이 사람들의 메시지가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닿는 것을 기다리는 것뿐.
“꼭 완판 났으면 좋겠네요.”
병실을 나와 다시 북부 해안가로 돌아가는 나의 발걸음은 이미 가볍기 그지없었다.
마침내, 콜로서스의 활약을 제대로 감상할 시간이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