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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특성으로 최강 네크로맨서-265화 (265/415)

진화 특성으로 최강 네크로맨서 (265)

종막

특수 기술, 탐욕.

[마나 흡수 666%]

[마법 저항력 666%]

[마나 제어 666%]

[육체 재생 666%]

[일시적 재능 ‘통찰(천재)’가 적용]

[일시적으로 체력이 떨어지지 않음]

[초월적 감정 ‘탐욕’ 상태에 돌입]

[66초간 지속]

그리고 이어서 하나 더.

특수 기술, 분노.

[물리 저항력 6,666%]

[일시적으로 신체가 초월]

[일시적 재능 ‘파괴(천재)’가 적용]

[일시적 재능 ‘괴력(천재)’가 적용]

[초월적 감정 ‘분노’ 상태에 돌입]

[‘분노’가 끝날 시 낮은 확률로 즉사]

[66초간 지속]

특수 기술의 중복 사용.

화신을 이기기 위해 아드리아스가 내린 결론이었다.

콰앙!

아드리아스의 주먹이 화신의 얼굴 부위를 찍어 눌렀다.

아무 기술도 없는 단순한 주먹질이었지만 초월한 신체를 바탕으로 여러 천재급 재능이 어우러지자 무시무시한 파괴력이 나왔다.

[“관찰자…….”]

[“이제 재미 보는 건 끝났다.”]

원죄가 화신을 비웃었다.

[“너 따위가 나와 대등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냐?”]

콰앙―――――――!

아드리아스가 화신을 바닥으로 내려찍었다.

그러자 충격으로 인해 땅이 출렁이더니 이내 내려 찍힌 화신 주변으로 온 대지가 산산조각 났다.

[“――!”]

화신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비록 팔 하나밖에 남지 않았지만 내려 찍힌 와중에도 아드리아스의 손목을 꺾어 내며 특유의 재빠름으로 벗어났다.

여기까지 단 1초 남짓.

압도적인 전투에 남궁일영이나 가넷은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인외의 싸움.

쿵!

아드리아스가 살짝 밀려났다.

화신이 속도를 무기로 수천 번의 주먹을 단 0.1초 만에 휘둘렀으나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

오히려 두 눈에 서린 광기가 더욱 강해졌다.

콰아앙―――――――――!

화신이 미친 듯 날뛰는 아드리아스의 주먹을 피했으나 스친 것만으로도 신형이 부서져 나갔다.

퍼스슥―――!

닿는 모든 것을 먼지로 만드는 육체.

아드리아스는 화신을 웃도는 힘을 가진 상태였다.

“힘들겠군.”

그러나 남궁일영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이미 아드리아스가 저 힘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음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성을 잃은 채 주먹만 휘두르면 결국 월등한 재생 능력을 지닌 화신을 잡기란 불가능한 일.

“가넷.”

남궁일영은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가넷을 불렀다.

“아드리아스의 정신에 간섭할 수 있나.”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해 볼 수는 있어요.”

“아드리아스가 저 괴물을 이기기 위해서는 검을 들어야 한다. 검을 들게 만들어라.”

남궁일영의 말에 가넷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바로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형형색색의 운무가 피어나며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현장으로 다가갔다.

후웅―!

아드리아스에게 곧바로 다가간 운무는 그대로 아드리아스를 파고들었다.

가넷은 정신을 집중하며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노력했다.

‘검!’

검을 들어야 한다.

하지만 아드리아스의 정신 상태는 평범한 인물이 다가서기에는 온전치 못했다.

“끄윽.”

가넷이 머리를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그 모습에 결국 남궁일영이 직접 나서려 했지만 가넷은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아요. 제가 할 수 있어요.”

“알았다.”

가넷은 힘겹게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아드리아스!’

뿌연 안개와도 같은 아드리아스의 정신 속에서 가넷이 헤맸다.

단순한 안개가 아닌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질척이는 기운.

곧이어 가넷은 무언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으아아아아!’

그것은 누군가의 절규.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가 담긴 외침이었다.

‘아드리아스!’

가넷에게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한낱 피조물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

아드리아스는 그 흐름 안에 갇혀 있었다.

‘으음…….’

아드리아스에게 다가갈 때마다 감정이 깎여 나갔다.

뭉텅뭉텅 깨져 나가는 감정 속에서 가넷은 간신히 아드리아스에게 도달할 수 있었다.

가까이 다가서자 더욱 확실하게 느껴지는 거대한 분노.

가넷은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아드리아스.’

괴로움.

혼란, 비명, 흥분, 고통.

분노란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그리고 그 뒤섞인 감정들은 아드리아스를 감싸고 있었다.

‘아드리아스!’

가넷의 외침이 다시 울렸다.

그러자 드디어 아드리아스가 고개를 돌려 가넷을 의식했다.

‘이…….’

아드리아스가 마치 욕이라도 하는 것처럼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이내 참아 내듯 웅크리는 아드리아스가 안쓰러웠다.

가넷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촤아아악―――.

거대한 감정의 폭풍이 건넨 손을 통해 넘어왔다.

가넷은 괴로웠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아드리아스.’

다시 한 번 부른 이름.

그러나 아드리아스는 반응이 없었다.

‘아드리아스.’

‘그만.’

드디어 대답을 한 아드리아스는 쓴웃음을 보이며 고개를 들었다.

‘도망가, 가넷.’

‘아드리아스, 정신을 차려야 해요.’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없어.’

자신의 몸을 감싸 안은 아드리아스는 버럭 소리 질렀다.

‘널 부숴 버리기 전에 나가라고!’

‘아드리아스.’

후우.

가넷은 마치 인간이 하듯 심호흡을 했다.

아무 의미도 없는 행동이었지만 일종의 주문이었다.

‘당신은 할 수 있어요.’

‘그만해. 지금도 간신히 참고 있어.’

‘아드리아스, 저와 약속했잖아요.’

부들부들 떨리던 아드리아스의 몸이 멈췄다.

약속이라는 단어 앞에서 그의 눈빛이 진해졌다.

‘약속 지켜 주실 거죠?’

‘약속.’

아드리아스가 끝내 고통의 눈물을 흘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 지켜야지.’

‘약속을 지키려면 우선 당신이 무사해야 해요.’

‘난…….’

아드리아스는 잠시 말을 잃고 방황하다 다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믿을게요.’

가넷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느끼고 서서히 물러났다.

비록 남궁일영의 검을 들라는 충고를 전하지 못했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했다.

‘믿겠습니다. 당신만을.’

‘아…….’

기술이 끝났다.

조금 전까지 느껴졌던 분노의 폭풍 속에서 빠져나오자 너무나 편안해졌다.

‘아드리아스는 저런 정신 상태 속에서 계속…….’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지금은 그를 믿는 수밖에 없었다.

“하아.”

가넷이 깨어나자 남궁일영이 슬쩍 고개를 돌려 주저앉은 가넷을 확인했다.

“된 건가.”

“모르겠어요, 하지만.”

가넷은 굳건한 눈빛으로 여전히 전투 중인 아드리아스를 보았다.

“전 아드리아스를 믿어요.”

쿠아아아아앙――――――――――!

화신이 허공을 박차고 뛰었다.

아드리아스는 그저 본능에 따른 움직임으로 그런 화신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히히. 안 돼.”]

화신이 씨익 미소 지었다.

마치 아드리아스에게 제한 시간이 있다는 것을 눈치챈 듯한 모습.

그러나 아드리아스는 미련하게 따라잡지도 못하는 화신을 쫓기만 했다.

“가넷, 남은 사람들을 부탁한다.”

보다 못한 남궁일영이 검을 들고 나섰다.

“조금만 더 아드리아스를 믿어 봐야…….”

“저 능력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 모른다. 지금이 아니면 저 괴물을 죽일 기회는 없어.”

남궁일영이 신법을 이용해 단숨에 쏘아져 나갔다.

그리고 화신이 지나갈 예상 경로를 틀어막았다.

[“죽어!”]

화신은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되었다는 듯 속도를 가하며 남궁일영에게 돌진했다.

“흐읍!”

서겅!

콰드드드득―――――――――――――!

깊은 고랑이 일며 남궁일영이 밀려났다.

하지만 전과는 달리 멀쩡하게 받아친 모습.

화신은 반으로 쪼개진 자신의 주먹을 재생시키며 놀란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왜 안 죽어?”]

남궁일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생각을 가다듬을 뿐.

‘그 검격, 조금만 더하면…….’

니켈이 선보였던 내려 베기가 그의 뇌리를 채우고 있었다.

어느새 성장하고 있는 남궁일영은 단연코 천재였다.

꽈앙!

남궁일영과의 부딪힘으로 속도가 줄어든 화신이 아드리아스에게 다시 붙잡혔다.

쾅! 쾅! 쾅!

[“아파! 아파!”]

주먹에 닿을 때마다 화신의 신체가 흩어졌다가 뭉치기를 반복했다.

말 그대로 가루로 만드는 주먹질.

재생은 되지만 타격은 있는지 화신이 온몸을 비틀며 비명을 질러 댔다.

[“관찰자! 아파! 아파!”]

그사이 조용히 다가간 남궁일영은 경건하게 검을 들고 섰다.

정자세로 검을 바로 든 남궁일영은 그대로 화신의 머리를 조준하고 내려 벴다.

[“―――――!”]

위험을 감지한 화신이 영문 모를 의지를 방출하며 몸을 뒤틀어 피하려 했다.

“하아.”

그러나 그때.

의식을 잃은 듯 몸만 움직이고 있던 아드리아스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멈춰라.

언령 마법.

어느새 그의 입에서는 마법이 준비되고 있었다.

[“……!”]

마법의 강제력으로 인해 몸이 굳은 화신의 머리 위로 남궁일영의 검이 떨어져 내렸다.

서겅!

가벼운 소리.

하지만 그 결과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으, 어, 이.”]

머리가 반으로 갈라진 화신이 마치 고장 난 듯 의지를 전해 왔다.

남궁일영은 진이 빠진 듯 그대로 허물어져 내렸고 오직 아드리아스만이 여전히 화신의 멱살을 잡고 있었다.

[“내가 이겼다.”]

“내가 이겼다.”

원죄의 의지와 함께 아드리아스가 말했다.

퍼석!

마지막 주먹이 화신의 갈라진 머리 위로 떨어졌다.

그러자 화신의 머리가 그대로 사라지며 신체가 소멸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특수 기술 ‘탐욕’의 지속 시간이 끝납니다.]

[반동이 닥칩니다.]

[특수 기술 ‘분노’의 지속 시간이 끝납니다.]

[반동이 닥칩니다.]

“……!”

아드리아스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괴로워했다.

그리고는 이내 스스로의 목을 움켜쥐기 시작했다.

“커흡.”

피가 역류하며 얼굴에 있는 모든 구멍에서 붉게 흘러나왔다.

“남궁일영? 아드리아스?”

가넷이 망가진 몸을 이끌고 걸어오다 이내 아드리아스를 보고 놀라 달려갔다.

“아드리아스!”

“크헉, 컥.”

아드리아스는 죽어 갔다.

아니,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는 몸이었다.

“안 돼, 안 돼요.”

가넷이 기술을 시전했다.

“이렇게 가시면 안 돼요!”

“미, 미안해요……, 가넷.”

죽는 것이 차라리 나을 정도의 고통.

아드리아스는 자신의 목을 틀어쥐며 꺾으려 했다.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요…….”

“약속 따위 상관없어요! 죽으면 안 돼!”

형형색색의 운무가 다시 아드리아스를 휘감았다.

곧이어 그의 몸 상태를 파악한 가넷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아아…….”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몸뚱이.

도저히 생물의 그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이라면…….

“조금만 버텨요, 아드리아스. 제발, 포기하지 마세요.”

가넷이 중얼거리며 기술에 박차를 가했다.

감정이 한 움큼씩 떼어져 나가며 아드리아스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당신은 최선을 다했어요.”

괴로워하는 아드리아스를 품에 안으며 가넷이 나직하게 속삭였다.

그러면서 점차 깎여 나가는 자신의 감정을 느꼈다.

“당신이 치료가 됐을 때, 저는 다른 인물이 되어 있을 거예요.”

“가, 가넷…….”

“당신과 함께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과거를 벗어던지고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얻었어요. 이제는 제가 당신께 줄 차례예요.”

“안……돼.”

아드리아스의 몸이 호전될수록 가넷의 감정이 점차 옅어져 갔다.

기쁨, 슬픔, 후회, 사랑, 즐거움, 감동, 그리움, 걱정, 행복.

그리고 희망.

“부디 제 몫까지 살아가 주세요.”

마치 아련한 자장가와 같이.

가넷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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