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화. 빛을 잃은 자
톨먼 베뉴엘은 조금 전까지 싸우던 것도 잊고 입을 벌린 채 눈앞에서 펼쳐지는 전투를 바라보았다.
콰지지지직!
검에서 나는 마찰음이라고 보기에는 조금은 이상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검은색의 오러에 휩싸인 새하얀 검은 마치 순수함이 타락한 듯한 배덕감을 주었다.
후웅!
콰가가가각―!
그 묘한 아름다움이 아드리아스가 만들어 내는 검무로 인해 배가 되었다.
새하얀 검신을 쫓는 검은 오러의 향연.
그리고 그와 맞서는 검은 불길에 휩싸인 괴물의 팔들.
“교수님!”
디에네가 외치는 소리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톨먼이 양손으로 자신의 뺨을 때렸다.
짜악!
잠깐이었지만 한눈을 판 자신을 자책한 톨먼은 곧바로 마법을 사용했다.
기사의 마나와 같이 신체를 활성화하는 그의 독창적인 마법은 그를 단숨에 아수라장이 되어 가고 있는 전투 현장으로 뛰어들 수 있게 해 주었다.
“하압!”
기합과 함께 그의 권갑에 마법이 깃들었다.
바람 계열 원소 마법이자 그의 시그니처 마법이라고 할 수 있는 ‘소용돌이 문양’ 마법.
콰직!
그의 정권에 맞은 팔 하나가 회전을 일으키며 찌그러졌다.
마법이 통하지 않았지만 물리력은 전달이 되었기에 특수한 마법을 사용하는 톨먼은 카오스 미믹의 천적과 마찬가지였다.
―[email protected]쿠이드?
그러나 카오스 미믹은 평범한 몬스터가 아니었다.
쫘악―
온몸에 붙은 수십, 수백 개의 눈들이 동시에 뜨이며 톨먼을 노려봤다.
그리고 그건 단순히 노려보는 것이 아닌 공격의 전조였다.
위이잉.
“이건 마나 배열…… 설마 마법?”
톨먼의 의문과 함께 카오스 미믹의 눈들로부터 마나가 폭발했다.
수백이 넘는 광선이 톨먼을 덮쳐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에 톨먼은 두 팔을 들어 상체를 가렸다.
‘마법까지 사용할 줄이야!’
후회는 늦었다.
곧 다가올 충격에 대비하며 이를 악문 톨먼은 이내 아무런 충격이 없자 주변을 살폈다.
“하아!”
“괜찮으신가요, 교수님?”
“덕분에 살았습니다, 디에네 학생.”
디에네는 은근히 전장을 조율하고 있었다.
아드리아스가 위태로울 때도 상황에 알맞은 마법으로 보조했고 톨먼의 위기에도 지체 없이 공간 이동 마법을 사용했다.
“큰일이군요.”
톨먼은 잠시 이탈한 김에 괴물의 상태를 살폈다.
괴물은 톨먼에게 당했던 상처도 언제 다쳤냐는 듯 멀쩡해져 있었다.
의외인 건 아드리아스의 검에 맞닿은 부분들만 하얗게 탈색이 되어 있었다.
‘저 검에 뭔가가……?’
생각을 하며 다시 전장에 합류했다.
학생답지 않은 실력을 지닌 아드리아스 덕분에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 뿐.
톨먼은 속에서 피어오르는 절망감을 애써 무시했다.
‘미쉘 교수님이 도착한다면…….’
애써 낙관적으로 생각해 보려 했지만 적은 마법이 통하지 않는 상대.
게다가 마법으로 따지면 사실상 디에네가 미쉘 교수보다 한 수 위였다.
촤아악!
순간 길게 베이는 소리와 함께 피가 흩날렸다.
“아드리아스!”
디에네의 비명과 함께 아드리아스가 가슴에 큰 상처를 입고 뒤로 물러나는 것이 보였다.
‘이대로는 안 돼.’
마음을 굳힌 톨먼이 소리쳤다.
“디에네 학생! 지금 당장 아드리아스 학생을 데리고 대피하십시오!”
그동안 실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다.
반쪽짜리 마법이었기에 비록 워록의 칭호는 가지지 못했지만 무수한 무공 훈장들이 그런 그의 마음을 채워줬었다.
‘아니다. 거짓말이야. 그까짓 훈장들은 겉치레에 불과해.’
콰앙!
아드리아스가 잠깐 물러나자 13개나 되는 팔이 톨먼을 향해 쏟아져 들어왔다.
무아지경으로 팔들을 상대하자 톨먼의 머릿속으로 살며시 주마등처럼 무언가 스쳐 갔다.
오리지널 마법.
그가 그토록 염원했던 워록의 칭호.
결국 다다르지 못한 벽의 끝.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선택한 북부 요새에서 무려 12년 동안 몬스터와 야만인들을 상대했다. 모든 걸 잊고 오직 전투와 살육을 행한 그곳에서 자신은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세월만 빼앗겼다.
늘어나는 무공 훈장들이 저택 한쪽 벽을 가득 메웠지만 위를 향한 갈망은 계속해서 깊어만 갈 뿐, 고통 속에 몸부림치며 결국 선택한 것은 아카데미 교수라는 자리였다.
―인간.
잘못 들은 줄 알고 무시했으나 다시 한 번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 일꾼, 인간.
“괴물 주제에 말도 하나.”
스쳐 지나가던 지난 세월을 뒤로하고 현실로 돌아왔다.
어느새 공격을 멈춘 괴물이 입으로 추정되는 부위를 드러냈다.
그것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번뇌가 느껴진다. 너를 괴롭게 하는구나.
“……기분 나쁜 괴물이군.”
―나는 영생을 살아온 존재.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을 수집해 오며, 너와 같은 녀석도 자주 보아 왔지.
톨먼은 숨을 골랐다.
갑작스레 인간의 언어를 하는 괴물의 의도를 알 수 없었지만 어차피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괴물이었기에 잠시 쉴 수 있으면 아무래도 좋았다.
주변을 돌아보자 어느새 디에네와 아드리아스는 사라진 상태였다.
‘다행이다.’
아직 위기를 넘긴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워록의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이 죽지 않은 것만으로 안도했다.
“다시 한 번 묻겠다. 하고 싶은 말이 뭐지?”
―고작해야 작은 벌레 하나가 자신의 키만 한 벽에 갇혀 있구나. 영생을 살아온 내가 너에게 답을 내리지.
“선문답을 하자는 건가?”
―내가 봉인되기 전에는 기원을 잡아먹은 자들이 세상을 지배했다. 그런 자들은 ‘세상의 열쇠’라 불리며 각각의 이명으로 불리었지. 너는 ‘열쇠’가 될 수 없는 그저 그런 일꾼이자 벌레. 그러니 번뇌에 가득 찰 필요가 없다. 벌레가 번뇌한다는 것만큼 웃긴 이야기는 없을지니.
“비꼬는 거였군.”
톨먼은 자세를 바로 잡고 주먹을 움켜쥐었다.
―비꼰다고? 너는 벌레를 비꼬나? 사실을 말하고 있는 거다.
“그래. 그렇다면 그 벌레한테 물려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내가 보여 주지.”
이미 숨은 충분히 골랐다.
더 이상 시간을 끌어 봤자 의미가 없음을 안 톨먼은 곧바로 자신의 몸에 마법을 전개하며 달렸다.
쿵!
삶은 예상치 못한 일의 연속이었다.
장래가 빛났던 자신이 추락한 일, 절망 끝에 북부의 요새로 올라간 일, 12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배틀 메이지로 복무한 일, 제대 후 아카데미의 교수가 된 일.
‘……그리고 이런 곳에서 나조차 감당하기 힘든 괴물을 만난 일.’
하지만 그런 예상치 못함은 때론 빛나는 무언가가 되기도 했다.
빛나는 아이들.
그들도 세상이 예상치 못한 찬란한 재능들이었다.
바하트 알븐의 딸, 디에네 알븐이 그러했고 돈으로 작위를 샀다며 귀족들 사이에서는 터부시되는 홀링턴 자작의 딸, 루시아 에버라스트도 그러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예상치 못했던 인물.
어둡고 습한 밑바닥에서 꿈틀대며 기어 다니던 자.
평소에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톨먼이 살면서 봤던 인물 중에 제일 예상치 못했던 학생.
‘아드리아스 크롬웰.’
처음 그를 봤을 때는 중립적이어야 하는 교수의 입장으로서도 참기 힘들 만큼 혐오감이 느껴졌다.
능력도, 재능도 없이 그저 권위적인 모습.
자신보다 강한 자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자신보다 약한 자에게는 한없이 강한 무뢰한.
그런 그가 자신이 알 수 없는 어떠한 계기로 인해 빛을 뿜고 있었다.
마치 그동안의 모습은 나비가 되기 전의 애벌레였다는 듯이.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이 꿈꾸던 이상적인 초인이 될 기미가 보였다.
‘육체를 사용하는 마법사. 그저 단순한 의미가 아닌, 육체만으로도 오러 마스터를 뛰어넘을 마법사.’
이전의 모습이 어떻든 상관없었다.
자신이 가지지 못했던 재능을 지켜야 했다.
그것은 교수로서의 사명 이전에 톨먼이라는 한 인간으로서의 사명.
벽을 넘어 빛을 보고 싶었던, 그러나 절망 앞에서 포기한 한 인간의 지독한 염원이었다.
“반드시 죽인다.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기에 이길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 괴물을 죽이지 못한다면 미로에 갇힌 학생들이 위험해지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으니까.
쫘악!
수백 개의 눈이 톨먼을 바라봤다.
그리고 하나도 감당하기 벅찬 13개의 팔이 미친 듯이 움직였다.
“으아아아압!”
콰드드득! 콰앙!
푸슉! 퍽! 콰직!
톨먼.
그는 초인을 꿈꿨던 사나이.
별종이라 불리며 자신만의 마법을 만들어 낸 남자.
결국에는 반쪽 취급을 받으며 학계에서도 비웃음을 샀던 마법사.
콰아아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대기 중의 마나가 요동쳤다.
피가 튀기고 살점이 날아다녔다.
고작해야 차 한잔 마실 시간이 지났음에도 톨먼의 모습은 엉망진창이었다.
그에 반해 너무도 멀쩡한 눈앞에 괴물을 마주한 톨먼이 허무하게 웃었다.
“내가 워록이었으면…….”
죽을 때가 되자 의미 없는 가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잡생각이 들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린 모양인지 현기증도 느껴졌다.
“여기까지인가…….”
한때는 북부 야만인들에게 학살자라 불리는 마법사였던 자신이 이렇게 쓰러지는 게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이내 괴물은 봐줄 것 없다는 듯이 팔을 길게 늘여 날카로운 손을 뻗었다.
콰지지지직!
“아?”
모든 걸 체념하고 저항 없이 서 있던 톨먼의 앞으로 밝은 빛이 뿜어졌다.
“수고하셨습니다.”
“아드리아스 학생?”
“덕분에 상자에 그려진 마법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전에 입었던 상처는 온데간데없는 아드리아스가 뒤를 돌아볼 겨를 없이 말을 이었다.
“지금부터는 저희가 맡겠습니다.”
“하하…….”
도망간 게 아니었나?
톨먼의 시야가 아른아른해졌다.
결국 그는 천천히 앞으로 쓰러지며 기절했다.
콰직! 지지지직!
“디에네! 톨먼 교수님을 일단 안전한 곳으로 옮겨 주세요.”
“너는 어떡하고!”
“도망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바로 돌아올 테니까 죽지 마.”
“걱정 마세요.”
곧이어 디에네가 톨먼을 데리고 사라지자 탈출구 앞에는 아드리아스와 카오스 미믹만이 남았다.
―넌…… 묘하구나.
카오스 미믹이 수백 개의 눈을 게슴츠레 뜨며 아드리아스를 노려봤다.
그러나 아드리아스는 신경도 쓰지 않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자세를 잡았다.
―분명 벌레일 텐데 어째서 그분의 기운이……쿠[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서걱!
말을 하던 카오스 미믹은 갑자기 느껴진 격렬한 통증에 눈을 부릅떴다.
그곳에는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가면을 쓴 검사가 서 있었다.
“니켈.”
어깨에 걸친 도복을 펄럭인 니켈은 블러디 댄의 가면을 쓴 채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상처를 입었지만 금세 재생한 카오스 미믹이 마법을 쏘아 냈다.
‘잠깐이면 된다.’
아드리아스는 체내에서 마나를 폭발시키며 카오스 미믹의 공격들을 피해 냈다.
톨먼이 버텨 준 덕분에 니켈의 유체화를 이용하여 은밀하게 상자에 그려진 마법진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소환한 언데드의 시야를 공유할 수 있는 덕분이었다.
고대의 마법진은 아드리아스조차 게임에서 많이 접해 보지 못한 기물.
그러나 그는 이미 카오스 미믹을 여러 번 잡아 보며 게임 속에서 상자를 살핀 적이 있었다.
쿠아아아앙―――!
아드리아스는 나태를 아낄 생각이 없었다.
이왕이면 디에네가 다시 돌아오기 전에 모든 걸 해결할 계획이었기에 곧바로 특수 기술을 사용했다.
휘이이―!
푸른 귀기가 넘실거리는 니켈이 괴물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카오스 미믹조차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인 몸놀림.
‘강화를 한 덕분에 훨씬 강해진 느낌이야.’
호산을 상대할 때만 해도 나태를 사용하고서도 비등한 움직임이었지만 지금은 오러 마스터를 상회하는 괴물인 카오스 미믹조차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어했다.
돈이 많지 않았기에 고작해야 7강밖에 하지 못했는데 그것만으로도 이전의 니켈과는 달랐다.
시간이 많지 않았다.
니켈이 날뛸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66초.
나태가 끝나기 전에 승부를 봐야 했다.
본체가 밖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상자를 곁에 두고 있는 걸 본 아드리아스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휘릭.
아드리아스는 갈락슈르를 던졌다.
던져진 갈락슈르는 그대로 니켈의 손에 들어왔다.
서걱!
―쿠^$%@%%*$^$!!!
푸른 귀기에 휩싸인 갈락슈르.
순식간에 팔 하나를 잘라 냈다.
검은 피가 쏟아져 나오고 주변은 카오스 미믹이 내뿜는 비명으로 가득 찼다.
그사이 순식간에 상자로 다가간 아드리아스가 상자의 겉면에 손을 댔다.
‘이미 해석은 전부 끝났다.’
마나를 흡수하는 마법진만 해제하더라도 마법과 오러가 통한다.
갈락슈르로만 타격을 입힐 수 있었던 카오스 미믹의 기믹을 없앨 기회였다.
‘이게 완화, 흡수, 순환, 전환, 분해, 소멸, 축적, 방출…….’
그간의 마법 공부는 헛되지 않았다.
순식간에 계산을 마친 그의 손끝에서 마나가 새어 나와 상자에 그려진 마법진들을 건드렸다.
까득!
기괴한 마찰음이 나며 상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그와 동시에 카오스 미믹이 발광을 하며 상자를 건드린 아드리아스에게 공격을 가했다.
“이미 끝났다.”
아드리아스의 말과 함께 땅이 솟구쳐 올라왔다.
거대한 흙의 벽은 간단히 카오스 미믹의 공격을 막아 냈다.
더 이상 마나를 소멸시키지 못하는 카오스 미믹은 뒤에서 공격해 오는 니켈에게 그대로 난도질당했다.
―나는 영생을 살아가는 존, 재.
서걱!
팔이 연결되어 있던 본체의 중심이 니켈이 든 갈락슈르에 의해 반토막 났다.
카오스 미믹은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허무하게 녹아내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드리아스는 니켈에게서 갈락슈르를 건네받았다.
‘톨먼이 아니었으면 마법진의 해석도 불가능했겠지. 예상보다 훨씬 강했어.’
예상했던 것보다 큰 위기 없이 잡아 냈다고 생각하며 카오스 미믹이 남긴 상자를 챙기려는 순간.
“아드리아스?”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멈칫했다.
“몬스터는? 옆에는 누구…….”
말이 흐릿해진 디에네의 눈동자는 쉴 새 없이 떨렸다.
익숙한 가면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당신은…….”
그때 심적으로 연결된 니켈이 곧바로 카오스 미믹의 상자를 들고 탈출구로 뛰어들었다.
그 모습을 마치 놓쳤다는 듯 아드리아스가 허공에 손짓하며 연기하는 건 덤이었다.
“놓쳤다.”
굉장히 어색한 연기였지만 디에네는 혼란스러운 나머지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가면의 검사에게 온통 신경이 쏠려 아드리아스의 상태를 살피는 것조차 잊었다.
“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갑자기 나타나서 도움을 주고는 저렇게 사라져 버렸군요.”
“어……. 저 가면, 본 적이 있어.”
“어디서 보셨습니까?”
“작년 기말 평가……. 그때 날 살려 줬던 사람이 저 가면을…….”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때마침 등장한 또 한 명의 교수인 미쉘로 인해 분위기가 환기되었다.
그녀는 온 사방에 펼쳐진 격렬한 전투의 흔적을 보며 호들갑을 떨었다.
“톨먼 교수님은? 너희 둘은 괜찮니?”
“저희는 괜찮습니다. 톨먼 교수님께서 저희를 구하시다가 큰 부상을 입으셨어요.”
아드리아스와 미쉘의 대화가 아련히 들려오는 가운데.
디에네는 여전히 탈출구를 바라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