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화. 히든 던전
아쉬워하는 엔데버 요새 사람들을 뒤로하며 곧바로 대수림으로 향했다.
대수림은 바로 앞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까웠는데 말을 타고 겨우 3시간 거리에 불과했다.
대수림에 도착하자마자 내 품에 안긴 채 말을 타고 있던 루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마나 디텍트를 사용하더니 소리쳤다.
“그냥 숲인데?”
“예, 바야트라 대수림은 면적에 비해 별 특징은 없어요.”
“기대했는데…….”
바야트라 대수림은 겉보기에는 그저 녹음이 짙은 평범한 숲이었다.
예전에 모르셰의 둥지로 향했을 때 지나쳤던 ‘붙잡히는 숲’처럼 어두침침하지도 않고 특이한 기믹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단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엄청난 자생력.
아무리 숲을 베어 내고 불태워도 그 면적이 줄지를 않는 특이한 숲이었다.
덕분에 이곳은 인간들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땅이 되었고, 그렇게 인간들의 손이 닿지 않게 되자 인간들을 피해 들어온 여러 종족들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 면적이 제국보다 넓거나 비슷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마경이라 불리는 것도 인간의 기준에서일 뿐, 다른 종족들한테는 그럭저럭 살 만한 땅이지.’
이번 오크 사건의 경우, 알-구르드가 자신과 오크족의 강함을 증명하기 위해 나온 느낌이 더 강했다.
솔직히 대수림 밖으로 나올 필요는 굳이 없었을 거다.
대수림은 아무래도 숲이 우거진 장소였기에 말을 타는 건 여기까지였다.
나와 루나는 말에서 내려, 왔던 방향을 향해 말을 놓아주었다.
지능이 있는 동물이니 아마 알아서 엔데버 인근 마을로 돌아가겠지.
말이 달리는 모습을 보며 루나가 물었다.
“그래서, 이제 어디로 갈 거야?”
나는 아직까지도 루나에게 뭘 찾으러 가는지 말하지 않고 있었다.
그동안 완전히 그녀를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조심하고 있었는데 알-구르드의 시신을 양보한 시점에서 그런 걱정은 필요 없어 보였다.
오러 마스터의 영혼이라면 강령술사로서 탐이 날 수밖에 없는 물건인데 그녀는 한 치의 물욕조차 없어 보였다.
“보물찾기를 할 겁니다.”
“보물찾기!”
루나는 오색의 눈을 반짝이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너무나도 순수한 그 눈빛에 나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잠시만요.”
나는 품 안에 넣어 둔 낡은 책자를 꺼냈다.
[레드 드래곤 크리브마허의 무덤]
드래곤도 여러 종류가 있음을 알고는 있었다.
특히 화룡이라 불리는 레드 드래곤은 그 흔적이 다른 드래곤보다 훨씬 자주 보이는 개체였다.
“그게 뭐야?”
“이게 지도입니다.”
“와! 진짜 보물찾기네!”
한껏 기대하는 표정이 된 루나가 바둥거리며 책자에 손을 뻗었다.
그녀에게 책자를 건네자 책자를 훑어보던 그녀는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
“이게 뭐야, 못 알아보겠는데?”
사실 처음에는 나도 알아보는 데 꽤 고생을 했었다.
겉보기에는 뭔가 있어 보이는 책자였지만 현학적인 문구가 가득할 뿐 지도가 담겨 있을 거라 짐작하기에는 어려웠다.
“여기 이 부분에 라이트 마법을 사용해 보세요.”
내 말을 들은 루나가 손가락 끝에 라이트 마법을 사용하고 책자에 손을 대자 숨겨져 있던 지도가 드러났다.
“와아! 신기한데?”
드러난 지도를 잠시 살펴보던 루나의 집중하는 모습이 꽤 우스웠다.
분명 나와 비슷한 나이일 텐데도 마치 어린 조카가 생긴 느낌이었다.
“이 정도 거리면 금방이겠네? 걸어서 3일?”
“예. 대신 정확한 위치를 찾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정확한 장소가 표시되어 있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표시된 지도 때문에 아마 정말로 보물찾기를 해야 할지도 몰랐다.
본격적으로 대수림에 들어서자 여름치고는 선선한 공기가 에워쌌다.
―끄루룩!
파앙―!
루나의 마나 에로우가 이름 모를 동물에게 정확하게 틀어박혔다.
이내 염동 마법을 이용해 잡은 동물을 가지고 온 루나가 자랑하듯 보여 주었다.
“이거 봐 봐! 처음 보는 동물이야!”
“이건 갈색 부리 초롱이네요. 저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입니다.”
“우와! 역시 내 친구야. 똑똑하네?”
울창한 숲은 인간의 발이 닿지 않음을 증명하듯 온갖 희귀 동물들과 식물들이 즐비했다.
가끔 용병들이 이런 희귀한 동식물들을 채집하거나 몬스터의 부산물을 위해 방문하고는 하지만 최근에는 오크들 때문에 발길이 뚝 끊겼을 거다.
덕분에 나와 루나는 가는 동안 이것저것 채집하며 가는 중이었다.
시간이 급한 것도 아니었고, 언제 또 대수림에 오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기에 뽕을 뽑고 있었다.
“아공간 아티팩트 덕분에 짐에 대한 걱정은 덜었네요.”
“우리 엄마 거야. 지금은 내 거. 고대 유물이래.”
아공간과 관련된 아티팩트는 솔직히 부러웠다.
공간 확장 배낭은 공간만 확장이 되고 그 무게는 똑같았기에 많은 짐을 챙기기에는 애매했다. 자매품으로 무게를 감소시켜 주는 배낭도 있었는데, 이는 반대로 공간 확장이 되지 않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이번에는 스펙업이 우선이라 드래곤의 무덤에 먼저 왔지만 다음번에는 고대 유적에도 한번 들려야겠어.’
내가 알고 있는 고대 유적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네임드템 하나만 딸랑 있는 유적부터 금은보화와 온갖 잡동사니가 모인 유적까지 다양했다.
물론 이런 유적들은 항시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기에 게임에서처럼 가볍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은 절대 아니었다.
―끼익!
마치 심마니가 된 기분으로 한참 주변을 둘러보며 앞으로 나아가던 중, 원숭이와 비슷한 소리가 나무 위에서 들리더니 이내 점차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저기 봐! 쫓기고 있는데?”
“노랑 꼬리 돌원숭이.”
저 녀석을 발견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바하트가 사역하고 있는 스톰브링어와 같이 영물에 분류되는 짐승.
하지만 기척을 보니 아직 어린 개체임이 분명했다.
“척척박사네! 어떻게 그렇게 다 아는 거야?”
“관심이 많아서요. 근데 점점 가까워지는데요?”
나무를 타고 이동하는 녀석들의 특성상 엄청난 빠르기를 자랑했다.
그렇기에 웬만한 속도로는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는 녀석들인데 오히려 우리 쪽을 향해 오는 걸 보자 뒤를 쫓는 무언가가 어지간히 무서운 녀석이겠구나 싶었다.
휘익―!
툭!
순간 캐스팅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마법을 구현한 루나의 손끝에서 바람이 나갔다. 그 바람은 노랑 꼬리 돌원숭이가 짚을 예정이었던 나뭇가지를 먼저 꺾어 버렸다.
―끽!
손을 헛짚은 원숭이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미리 마법으로 바닥을 폭신하게 만들어 놓은 루나가 달려갔다.
“귀여워!”
“작네요.”
어린 개체라고는 생각했지만 내 예상보다 훨씬 어렸다.
갈색빛의 복슬복슬한 털과 마치 추를 달아 놓은 듯 끝이 동그란 공 모양인 꼬리가 인상적이었다.
새끼 원숭이는 다가오는 루나에게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했지만 그 모습마저 앙증맞게 보일 정도였다.
나도 은근슬쩍 다가가자 원숭이는 나를 보더니 그대로 굳어 버렸다.
그리고는 겁에 질린 듯 몸을 부르르 떨었는데 그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왜 저러지?’
순간 의문이 들었으나 이내 다가오는 또 다른 기척을 느끼고 시선을 돌렸다.
그것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야성이 짙게 느껴지는 것을 보아 맹수인 듯싶었다.
루나와 원숭이는 기척을 느끼지 못한 모양인지 여전히 기묘한 상태로 대치하고 있었고 나는 일단 정체를 확인할 겸 몸을 날렸다.
―크륵!
내가 다가가자 순식간에 색이 변하며 달아났다.
‘바야트라 늑대.’
바야트라 대수림에서만 서식하는 희귀한 늑대.
마치 카멜레온처럼 보호색을 띠어 색을 바꿀 수 있는 신비한 종이었다.
“와! 저게 뭐야!”
루나가 달아나는 늑대를 보고 놀라 소리쳤다.
한 가지 의문인 점은 바야트라 늑대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짐승들이었다.
혼자 다니는 것도 희한했지만 사납기로도 유명했는데 왜 우리를 보고 도망친 건지 모르겠다.
‘아.’
잠시 생각해 보자 이번에 얻은 알-구르드의 특성이 생각났다.
[만인지적]
―만인적의 기세를 상시 발동 (카리스마와 정신력에 정비례)
아까 원숭이가 날 보고 겁에 질린 것도 이것 때문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 기운을 조절할 필요가 있겠다.
“루나.”
“응?”
“혹시 저한테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나요?”
“이상한 기운? 아! 오크 로드한테서 나던 그 기운! 영혼 각인으로 얻은 거지? 느껴져, 느껴져.”
역시나.
의도적으로 기운을 갈무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한 번 의식이 되자 그 뒤로 기세를 갈무리하는 건 힘들지 않았다.
이 상태로 제국에 돌아갔으면 조금 골치 아파졌을 것 같은데 미리 알아내서 다행이었다.
“벌써 친해졌네요?”
혼자 끙끙거리며 기운을 갈무리하고 루나를 보자, 어느새 노랑 꼬리 돌원숭이가 루나의 품에 안겨 있었다.
녀석은 루나의 품에서 옷깃을 꽉 움켜쥔 채 여전히 경계 어린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히히, 귀엽지?”
“잘됐네요. 부모가 근처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길들이면 사람을 잘 따르는 녀석이라 데리고 가셔도 될 거예요.”
“음…… 부모님 찾아 주자. 안 돼?”
……루나는 언제나 그랬지만 예상을 빗나간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길들일 생각을 하는 게 먼저 아닌가?
그 순수함에 내가 비교되는 것 같아 머리가 긁적여졌다.
“알겠습니다. 찾아보죠.”
어차피 이 작은 몸으로 멀리 오지는 못했을 터.
아마 근처에 흔적이 있을 거다.
원숭이가 왔던 길로 우리가 걸어가자 녀석도 의도를 알았는지 앞장서서 나서기 시작했다.
역시 영물이라 그런지 지능이 높네.
한참 걸어가자 혈 냄새가 짙게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새끼 원숭이의 움직임도 빨라졌는데 마침내 도착한 장소에는 성체로 보이는 돌원숭이가 죽은 듯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수많은 바야트라 늑대가 곤죽이 된 채 죽어 있었다.
“아…….”
루나가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며 성체 원숭이의 곁으로 다가갔다.
“금방 죽었어. 영혼이 여기 있네.”
그녀가 허공을 응시하며 말했다.
그리고 슬피 우는 새끼 원숭이의 등을 토닥였다.
‘진짜 저 모습을 보면 누가 미치광이의 달이라고 하겠어.’
역시 그녀에 대한 소문은 잘못된 게 많았다.
워낙에 독특한 성격과 그 기이한 능력에서 많은 오해를 산 것 같았다.
“괜찮아, 아기야. 네 엄마는 오히려 네가 살아서 기뻐하고 있어.”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복잡해지는 나날이었다.
* * *
대수림에 들어온 지 4일이 지났다.
이것저것 채집하고 구경하느라 예상보다 하루 늦어졌는데 성과가 많았기에 오히려 좋았다.
가장 큰 성과는 뭐니 뭐니 해도 노랑 꼬리 돌원숭이.
첫날에 마주친 새끼 원숭이는 그 뒤로 루나를 어미 따르듯이 따랐는데 루나도 녀석을 끔찍하게 아껴 주었다.
“와! 룰프. 네가 따 온 거야? 역시 우리 룰프야!”
확실히 도움은 많이 된다.
높은 나무 위에 있는 희귀한 과일을 척척 따 왔는데 개중에는 귀한 약재도 있었다.
“우리 룰프 어때? 대단하지?”
“저보다 낫네요.”
“으음…… 그런가?”
진심으로 납득하지는 말고.
나는 책자를 펼쳐 지도를 확인했다.
주변의 특징을 나타낸 지도를 보며 내 주위를 둘러보자 여기가 아닌가 싶었다.
“루나, 이거 여기 맞죠?”
“응? 어? 맞는 것 같아!”
유독 거대한 나무가 바위 하나를 싼 채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책자에 그려진 대로 그 나무를 중심으로 다섯 방향에 위치한 나무들이 있었다.
찾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줄 알았는데 운이 좋게도 바로 찾았다.
“근데 여기서 뭘 찾아야 돼?”
루나의 물음에 책자를 다시 들여다봤다.
장소는 찾았지만 설마 이 장소 자체가 드래곤의 무덤이라는 건 아닐 테고.
분명 따로 들어갈 수 있는 장치나 숨겨진 입구가 있을 텐데.
“일단 둘러보죠.”
마나 디텍트를 돌리며 주변을 살펴봤다.
내게는 마나 재능까지 있으니 특이한 점이 있으면 바로 찾을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내 예감은 곧바로 들어맞았다.
‘저거군.’
거대한 바위를 감싼 나무가 아닌, 그 뒤편에 위치한 평범해 보이는 나무에서 특이점을 발견해 냈다.
내가 그 나무에 다가가자 마침 루나도 다가오고 있었다.
“루나도 여기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나요?”
“응? 아니, 그게…….”
왠지 모르게 루나의 표정이 불안했다.
복잡한 기색의 루나를 보며 왜 그러나 싶었지만, 이내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게 이상한 거 맞는 것 같아.”
“뭔가가 보이나요?”
그녀의 특성인 영혼을 보는 눈에 무언가가 비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루나는 대답 없이 묘한 눈으로 나무의 어딘가를 응시하다가 나무를 만졌다.
꽈득.
꽈드드드득.
순간 나무가 뒤틀리며 기묘한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다.
긴장한 기색으로 바라보고 있자 이내 그 나무는 아치 형태의 문이 되었다.
“친구가 찾던 게 이거야?”
“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마법을 사용한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결계를 발동시킨 건지 모르겠다.
내가 보지 못한 뭔가가 보였나?
일단 만들어진 나무 문을 보자 드래곤, 그것도 화룡의 무덤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의문이 들었지만 책자에 그려진 곳은 분명 이 근처가 맞았다.
우연히 다른 히든 피스랑 겹칠 리도 없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천천히 문에 손을 댔다.
‘혼자라면 여기서 조금 고민을 해 봤겠지만…….’
지금은 무려 루나 펜드래곤과 함께 하고 있었다.
거기다 나는 오러 마스터의 영혼으로 각인까지 받은 상태.
이보다 최적의 조건은 더 없을지도 몰랐다.
고개를 돌려 루나를 바라보자 그녀는 아직도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평소와는 달라 조금 어색했다.
“혹시 뭔가 내키지 않는 게 있습니까?”
“응? 그게…….”
그녀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들어가 보자.”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지만 나는 볼 수 있었다.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허공이지만, 순간 루나의 눈동자가 수많은 무언가를 훑고 지나갔음을.
‘조금 오싹하군.’
예전에는 영혼이나 귀신이라는 존재를 믿지 않았지만 적어도 이곳에서만큼은 존재함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보니 본능적인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루나가 내 곁으로 다가와 내가 손을 대고 있는 나무 문을 밀었다.
그러자 녹이 슨 경첩과 같은 소리가 울리며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안쪽은 칠흑과 같이 어두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내부를 보자 다시 생각을 해 봐야 하나 싶었지만 이내 어깨에 룰프를 얹은 루나가 먼저 들어가 버렸다.
‘여기까지 와 놓고 물러설 수도 없지.’
갈락슈르에 손을 얹고 천천히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그 칠흑과 같은 공간으로 들어서는 순간.
―띠링!
[드래곤이 죽은 장소 ‘크리브마허의 절규’를 찾았습니다.]
[히든 던전 ‘반복되는 악몽’에 입장하셨습니다.]
나는 전혀 예상치 못한 메시지를 듣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