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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특성으로 최강 네크로맨서-16화 (16/415)

16화. 볼로릭 영지 그리고 사건

달리는 열차 안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자 갑자기 앞 좌석에 있던 하잘이 고개를 내밀었다.

그의 실눈은 뭔가를 숨기는 듯한 인상을 느끼게 했다.

“공부하시는 거예요?”

“예, 뭐…….”

“역시 그 정도로 노력하시니까 클로슈 전하께서도 관심을 갖는 인재가 되신 거군요.”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뜬금없는 금칠에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이 기초 중의 기초라는 걸 알면 그런 말은 못할 텐데.

“혹시 제가 방해됐습니까?”

“아닙니다.”

“사실 제가 마법사와 함께 무언가를 해 보는 건 처음이라 아드리아스 학우와는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오지랖을 부렸습니다, 하하. 제 마음 알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디 무탈하게 지냈으면 하는군요.”

당연히 네 마음 알지, 이 미친 광신도야.

속마음과는 다르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줬다.

하필 싱클레어가 내게 관심을 나타내는 바람에 별 미친놈이 집적대네.

제파르 교단은 메인 퀘스트에서도 꽤 비중이 큰 광신도 집단이다.

물론 제파르는 실존하니 사이비 종교는 아니다.

다만 문제라면 제파르가 신이 아닌 악마라는 것이다.

‘그것도 꽤 악질적인 악마지.’

제파르의 생김새는 악마의 이미지와는 달리 꽤 멀쩡한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었는데 그 능력이 문제였다.

제파르를 마주한 인간은 수치심을 잊고 모두 음란하게 변해 버리는데 이러한 능력 때문인지 교단의 광신도들도 제정신들이 아니었다.

그들의 최종 목적은 제파르를 현세에 강림시켜 하렘 왕국을 만드는 것.

어찌 보면 유치하고 웃긴 이야기지만 그게 실제로 가능하단 점에서 웃음기를 빼게 만든다.

“학우분께서는 이번 의뢰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단은 직접 가서 봐야 알 것 같은데, 글쎄요.”

지금 우리가 탄 열차의 목적지는 남쪽 볼로릭 남작령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었다.

게임 속에서도 딱히 비중이 있는 곳은 아니고 그저 이번 의뢰의 목적지였다.

출발하기 전에 우리가 뽑은 무작위 의뢰는 수수께끼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볼로릭 남작령에 속한 수림 마을의 지주가 살해당했다는 소문이 퍼짐. 사건의 조사를 위해 볼로릭 남작이 조사관들을 파견하였으나 현재 2주가 넘도록 무소식. 이에 용병길드를 통해 조사 의뢰를 맡김.’

어찌 보면 간단히 해결될 것 같은 내용에 조에 속한 인원 전부가 기뻐했다.

그러나 나는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했다.

우선 정보가 너무 없었다.

지주가 죽었다는데 육하원칙이 전무했다.

누가 죽었는지만 나오고 범인이 인간인지 괴물인지, 언제 죽었는지, 사건의 구체적인 장소나 시간도 모른다.

범인을 모르니 동기도 모르고 죽인 방법도 모른다.

물론 그걸 조사하기 위해 우리가 가고 있는 거지만 남작이 먼저 보냈다는 조사관들의 행방도 수상하기 짝이 없었다.

‘복잡하거나 위험한 일만 아니면 좋을 텐데.’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잘은 계속해서 떠들었다.

“제가 볼 때는 마을에 도착하면 금방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탐문에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지만 다른 조의 몬스터 토벌이나 도둑 잡기 의뢰 같은 거에 비하면 훨씬 낫지요.”

물론 그의 말대로 별거 아닌 일일 확률이 더 높았다.

고작해야 남작령의 영지에서 일어난 일인데 큰일이기야 하겠어.

내가 너무 과대평가하는 걸 수도 있었다.

집중이 떨어진 김에 주변을 둘러보자 깨어 있는 이는 하잘 밖에 없었다.

아니, 비비안은 깨어 있었지만 창밖을 보며 사색에 잠겨 있었다.

나머지, 크리스토퍼와 아이비는 아예 코까지 골면서 자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여 웃음이 나왔다.

그래.

별일 없겠지.

* * *

볼로릭 남작령의 유일한 열차 역인 볼로릭 영지에 도착하자 우리는 우선 남작 가문을 방문하기로 했다.

역 근처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마차를 타고 가자 얼마 있지 않아 도시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작지만, 마을이라 부르기에는 조금 큰 영지가 나타났다.

“우선은 질문할 거를 정리하자.”

“뭐부터 물어볼 건가?”

대화는 주로 하잘과 크리스토퍼가 이끌었다.

비비안은 워낙 말이 없는 성격이었고, 아이비는 감독의 역할이니 의견을 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이 멤버 중 홀로 마법학부이다 보니 영향력이 적기에 다물고 있었다.

굳이 나서고 싶지 않은 것도 한몫했고.

“일단 살해당한 지주의 정보를 알아야지. 그래야 원한 관계 같은 걸 확인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하지. 혹, 행방불명되었다는 조사관들의 정보를 묻는 건?”

“그것도 물어보자. 이왕이면 정보는 많을수록 좋으니까.”

거기까지 말한 하잘은 이내 고개를 돌려 듣고만 있던 내게 물었다.

“혹시 아드리아스 학우분께서는 다른 의견이 있으십니까?”

나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최근 들어 다른 소문은 없었는지 알고 싶군요. 몬스터가 출현했다거나 평소에는 흔치 않은 일이 생겼다던가.”

“예. 그것도 물어보죠.”

대화를 나누는 사이 우리는 어느새 영주 성 정문에 도착했다.

마차 값을 지불하고 경비병에게 다가가자 그가 용무를 물어보았다.

“무슨 용무로 방문하셨습니까?”

“볼로릭 각하의 의뢰를 확인하고 온 로들렌 아카데미 재학생들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경비는 곧바로 소식을 전하러 갔다.

잠시 후, 그는 집사로 보이는 인물과 함께 다시 나타났다.

“반갑습니다. 전 볼로릭 가의 집사, 이반 에들린이라 합니다. 로들렌 아카데미 재학생분들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따라오시죠.”

그를 따라 성안으로 들어가자 평범한 시골 남작과 어울리는 초라한 내부 광경이 보였다.

집사가 안내한 곳은 접대실이었는데 볼로릭 남작은 미리 접대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손님이군. 환영하오. 내가 에반스 볼로릭이오.”

“볼로릭 각하를 뵙습니다. 학생들을 통솔하는 아이비 클레어라고 합니다.”

그는 깡마른 몰골의 히스테릭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안색도 창백한 게 영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우리를 대하는 태도도 그다지 반기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건 내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의례적인 인사말이 오가고 자리에 앉은 우린 본격적으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살해당했다는 지주의 정보를 먼저 듣고 싶습니다.”

“그는 내 사촌이오. 우리 작은 아버지의 아들로 준남작의 작위를 가지고 있었고 가족은 없는 걸로 알고 있소. 그리고 아직 소문일 뿐이니 그가 살해당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소.”

그 후로 그는 지주의 나이나 인상, 외모 등을 설명했지만 특별히 이렇다 할 정보는 없었다.

“혹시 그에게 원한 관계 같은 건 없었습니까?”

“그런 사적인 일까지는 모르오. 사실 그와 나는 직접 마주한 지도 꽤 오래된 사이라…….”

미리 준비했던 질문들을 전부 던져 보았지만 그 뒤로도 별다른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한 가지 의아한 건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왜 조사관을 한 번밖에 파견하지 않았는가였다.

내가 그 점에 대해 물어보자 남작이 대답했다.

“소문일 뿐이었으니 처음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소. 하지만 마을에 세금을 거두러 간 징수관이 돌아오지 않아 결국 조사관들을 파견하였소. 그리고 결국 그들도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지. 징수관까지 하면 이미 두 번이나 확인한 셈이라 무고한 인명의 피해를 막기 위해 용병 길드에 의뢰를 넣었소.”

나는 상대의 호흡과 제스처 그리고 습관적인 반응 같은 것들을 살폈다.

근육의 미세한 떨림이라던가 하는 모든 걸 살펴본 나는 남작이 무언가 거짓말을 하거나 숨기는 게 있다는 걸 눈치챘다.

‘내용 자체는 의심할 게 없지만 냄새가 나는군.’

뭘 숨기는 거지?

그렇게 의문을 품고 있을 때 옆에 있던 집사가 시간을 확인하더니 남작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속삭였다.

그러자 남작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말했다.

“본인은 용무가 있어서 이만 일어나 보겠소. 부디 잘 해결해 주시기 바라오.”

그가 떠나자 집사가 남아서 설명했다.

“협조가 부족해 대단히 죄송합니다. 사실 저희 도련님께서 몸이 불편해 각하께서 직접 살펴 주시고 계십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런 사정이 있다는 걸 미리 설명드립니다.”

“아닙니다. 그럴 수 있죠.”

하잘이 넉살 좋게 미소 짓자 집사도 덩달아 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여 보였다.

“혹시 괜찮으시면 오늘 하루는 이곳에서 머무르시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영주관 안에는 손님들을 위한 객실이 많습니다.”

잠시 의견을 나누었지만 이왕이면 빨리 해결하는 게 좋겠다 싶어 나는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다행히 다른 조원들은 별생각이 없었는지 내 의견에 따라갔다.

“저흰 지금 바로 사건이 일어난 곳에 가보겠습니다.”

“지금 출발하시면 아마 해가 떨어질 때쯤 도착하실 겁니다. 그보다 그냥 머무르고 내일 출발하시는 게…….”

“배려 감사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밤에는 위험합니다. 그러니 부디 머물렀다 가십시오.”

“저희가 시간이 많은 게 아니라서 사양하겠습니다.”

그러자 집사는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우리를 노려보았다.

그 모습이 마치 호의를 거절당해 화를 내는 것 같기도 하면서 제 뜻대로 안 되어 분노하는 것 같기도 했다.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한 번 권유하는 집사를 물리친 뒤 밖으로 나왔다.

“조금 싸한데요.”

“어떤 부분이 그렇습니까?”

내가 먼저 입을 열자 하잘이 물어왔다.

“남작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면 뭔가를 숨기고 있거나.”

“예? 그랬었나요?”

하잘은 물론 다른 인원들도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호흡이 어쨌느니 습관적인 행동이 어쨌느니 설명해 봤자 더 이상한 놈으로 취급받을까 봐 그냥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그냥 기분상 그랬던 거 같습니다.”

“하긴, 마지막에 떠날 때 집사의 표정이나 태도가 특이하긴 했죠. 충분히 그렇게 느끼실 수 있어요.”

그 말을 끝으로 우리는 수림 마을로 향하는 마차를 구했다.

그러나 크리스토퍼가 살짝 내키지 않아 하는 표정을 지었다.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더 이상 알아낼 게 없잖아. 그리고 우리 실력에 별일이야 있겠어?”

크리스토퍼가 의외로 신중한 모습을 내비쳤지만 하잘이 괜찮다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지만 혹시 싶은 마음이 들었는지 그는 비비안을 향해 의견을 물었다.

“비비안, 넌 어떻게 생각해?”

“……몰라.”

하잘은 그 대답에 쓰게 웃으며 이내 내 의사를 물었다.

“학우분께서는?”

“저는 처음과 같이 마을에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나와 하잘의 의견대로 수림 마을을 방문하기로 했다.

솔직히 지금까지의 정보로는 불안한 감이 없지 않지만 나는 아이비를 믿었다.

‘무려 최연소 오러 마스터가 될 사람하고 동행 중인데 별일 있겠어.’

아이비라는 보험이 있으니 적어도 목숨은 보장받은 셈이다.

그리고 게임 플레이 기억에서도 볼로릭 남작령과 연관된 에피소드는 단 하나도 없었다.

물론 아직 게임이 시작되기 전인 과거의 시간이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만약 큰일이 있었으면 아카데미에서 일어났던 테러처럼 내가 알고 있을 게 분명했다.

그렇게 걱정 없이 수림 마을로 마차를 타고 떠났다.

“생각보다 멀긴 하네. 우선은 도착하자마자 여관부터 잡아야겠어.”

“그럴 거면 차라리 볼로릭에서 자고 오는 게 낫지 않았나?”

“우리한테는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간 김에 주변 조사도 미리 해야지.”

어느새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땅거미가 내려앉고 있는 숲길을 바라보던 나는 마을로 향할수록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뭐지?’

불안?

아니다. 그것보다는 내 심장과 관련된 뭔가가…….

그래! 마나다.

마나가 조금씩 날뛸 기색을 보였다.

갑작스러운 이상 현상에 다른 이들의 안색을 살폈지만 모두 평온, 그 자체였다.

‘왜 나만 이러지? 뭘 잘못 먹었나?’

그리고 몸의 이상을 느낀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차가 갑자기 날뛰기 시작했다.

탁! 탁!

“아저씨! 급하지 않으니까 천천히 몰아 주세요!”

하잘이 마부석을 향해 벽을 두드리며 소리쳤음에도 마차의 요동은 멈추지 않았다.

의아함을 느낀 크리스토퍼가 마부와 대화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미닫이창을 열자 마부는 기괴한 몸부림을 치며 말들에게 채찍질을 하고 있었다.

“이봐! 지금 뭐 하는 거야?”

크리스토퍼가 소리쳤지만 마부는 반응도 없이 계속 이상한 행동을 취했다.

그제야 뭔가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모두가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왜 저러는 거지?”

“이러다 마차가 전복되겠군.”

크리스토퍼는 곧장 마차의 문을 열고 마부석으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는 마부를 살피자 그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왜 그래? 뭔데?”

“웃고 있는데?”

뜬금없는 말에 모두가 고개를 갸웃할 때, 크리스토퍼가 마부의 몸을 돌려 우리에게 그 얼굴을 보여 주었다.

마부는 기괴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마치 춤을 추듯 몸을 흐느적거렸다.

“이봐! 왜 그래? 정신 차려!”

“제정신이 아니군. 방금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모두가 혼란스러워할 때 고삐 풀린 마차가 폭주하기 시작했다.

마부만 이상한 게 아니라 말들도 미쳤는지 이상한 폼으로 겅중겅중 뛰기 시작했다.

결국 크리스토퍼는 본인이 마차를 몰기 시작했다.

“말들도 제정신이 아니야! 뭔가 상태가 이상하군!”

크리스토퍼의 말에 마차 내부에 있던 이들이 전부 나를 보았다.

아무래도 유일한 마법사인 내게 해결책을 바라는 모양인데 나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었다.

“일단은 최대한 속도를 늦춰 봐.”

결국 우리가 크리스토퍼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저게 전부였다.

크리스토퍼의 마차 모는 실력이 어떤지는 몰라도 다행히 속도가 줄기 시작했다.

덕분에 마차가 전복될 위기는 무사히 넘겼다.

마부는 크리스토퍼가 자리를 빼앗아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몸을 흐느적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미친!”

우리가 기겁을 하며 뛰어내린 마부를 보자 그는 상처투성이가 된 얼굴로 피를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기괴하게 춤을 추었다.

신난 듯 깡충깡충 뛰는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기보다 호러 영화를 실사로 보는 느낌이었다.

결국 그는 마차 안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 춤을 추며 모습을 감췄다.

“도대체 뭐였지? 저 인간이 이상한 거지?”

“마을이다! 다 왔어!”

그때 크리스토퍼의 외침이 들려오고 창밖을 보자 작은 마을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동시에 내 심장 속 마나의 요동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마을에 가까워질수록 현상이 심해지는 걸 보면 아무래도 뭔가를 잘못 먹은 게 아니라 마을에 원인이 있는 듯했다.

다행히도 요동은 고통스럽다기보다 오히려 고양감을 채워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냐?’

게임 지식으로도 이 현상을 판단하지 못하고 있던 그때.

크리스토퍼의 떨리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저, 저게 지금 뭣들 하고 있는 거지?”

그의 말에 모두들 창밖을 보았다.

그곳에는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 마을 주민들이 전부 밖에 나와서 기괴한 춤을 추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두워진 하늘과 함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저게 대체 무슨……?”

“저주인가? 이봐! 샌님! 저게 대체 뭣들 하는 건가? 마법사면 그 정도는 알 것 아닌가!”

마을 입구까지 들어선 마차는 이내 크리스토퍼가 강제로 멈춰 세웠다.

마차가 왔음에도 주민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입이 찢어질 듯 웃는 얼굴로 춤을 추고 있었다.

횃불 하나 켜지 않아 어두운 마을에서 마치 기괴한 축제가 열린 느낌이었다.

이런 현상은 게임에서조차 보지 못했기에 정확히 뭐라 할 수는 없었지만 이런 경우는 대부분 셋 중 하나였다.

하나는 마나 이상 현상 그리고 하나는 마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흑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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