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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명 이사 관련 뉴스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결국 권태성 실장이 주류 언론에 전화를 하거나 아니면 직접 만나서 일일이 중재한 덕분에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사태를 지켜본 ETRI 위성 사업부의 김승구 팀장은 박재호 실장의 행동을 보면서 조용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는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송한성 교수를 몰래 찾아가서 만났다.
“저희 ETRI는 앞으로 송 박사 연구 팀과 긴밀한 관계를 계속 맺을 거고, 차세대 위성 공동 연구를 포함해서 CDMA를 비롯한 첨단 연구에도 협조할 겁니다.”
장황하게 늘어놓은 이야기는 내년의 ETRI 국정과제를 포함한 내용이었다.
아마 송한성 교수도 작년이었다면 이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다. 불행히도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최 실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네.’
그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비록 뒤통수를 쳤지만, 김승구 팀장의 성정을 잘 안다. 그는 딱히 양아치는 아니었다.
자기 연구를 차용한 것 역시 대다수 연구소에서 관례로 하는 일이었다.
‘물론 그게 돈이 안 되어서 문제가 안 되었지. 이 경우는 좀 달라.’
결국 채널 효율성과 관련해서 핵심이 되는 프레임 동기 검출에 관련한 자료부터 먼저 내놓았다. 이 자료 역시 최민혁이 내놓은 위성 특허 열 가지 중에 한 항목이다.
기존 MPEG 특허풀 다섯 가지 영역에도 들어가는 이 알고리즘은 낮은 SNR 상황에서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 방식이다.
주파수와 관계가 없는 이 기술 자료 덕분에 송신기도 그렇지만 수신기 구조 역시 간단해진다.
흥미로운 것은 이 프레임 동기 기법과 관련된 이론이나 시뮬레이션 결과가 완벽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물고 물리는 식으로 정리된 최민혁의 새로운 위성 시스템은 마치 수학의 정석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완벽했다.
지금까지 죽어라고 삽질만 했던 김승구 팀장이 그 의미를 모를 수가 없다. 아니, 송한성 교수보다 그 의미를 더 잘 알았다.
“…이, 이게 도대체 뭡니까?”
“보는 그대로입니다. 쭉 한번 살펴보세요.”
다른 자료를 하나씩 내밀었다.
김승구 팀장은 관련 자료를 보면서 몸을 떨었다. 기존에 해왔던 작업 결과와는 그 가치를 도저히 비교하기가 힘들었다.
짜깁기를 통해서 억지로 만든 위성 시스템이 제대로 동작할 리가 없었다.
돈이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송한성 교수가 다시 내놓은 시스템은 ETRI 위성 시스템에서 쓸데없는 부분을 과감히 도려내고, 그 사이 사이를 새로운 기술로 다 채워 넣은 것이다.
얼핏 봐서는 아주 새로운 기술 같아도 실상 ETRI 위성 사업부가 지금까지 작업해 왔던 것을 제대로 정리한 것이었다.
뭐, 그게 특허이지만 말이다.
따라서 김승구 팀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이 제안서대로 수정하는 작업은 어렵지가 않았다.
문제는 마지막에 나온 자료.
“…설마 KM 전자의 원천 특허입니까?”
크게 당황한 김승구 팀장을 보면서 송한성 교수는 딱딱 집어서 설명했다.
“이 내부 핵심 부분은 이동호 교수 팀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고, 위성 관련 부분은 저희 팀에서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뼈대가 되는 부분은 기존에 ETRI 측에서 해왔던 것입니다. 나머지 부분은 KM 전자에서 고안한 기술입니다.”
“으음.”
한동안 충격에 빠진 김승구 팀장은 제안서를 수십 차례나 확인하고 또 검토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베껴서 만들 자신이 없었다. 이걸 그대로 진행했다가는 바로 소송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
가치가 있다는 것.
이제까지 돈이 안 되는 쓰레기 연구 결과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리고 김승구 팀장은 문득 박재호 실장이 책임을 오현종 박사나 아니면 자신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것을 떠올렸다.
‘이번에 당하면 승진은 물 건너가.’
얼마 전까지는 대안이 없어서 한 걸음 물러났다. 오현종 박사에게 대다수의 책임이 돌아갈 것이고, 자신은 일부만 지면 되니까.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 프로젝트만 성공시킨다면 말이다.
오성 전자가 어떤 회사인지 떠올리자 심하게 갈등했다.
‘박 실장이라면 이창명 이사와 손잡고 질질 끌면서 이 기술을 꿀꺽 삼키려고 할 거야. 이창명 이사 그 작자라면 충분히 그러고 남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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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당장 이 자리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송한성 교수는 그다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대학원생이 최민혁 실장을 데리고 오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벼운 인사.
최민혁은 홀로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분은 시즈벨의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고, 다른 분은 마이클 리트 변호사입니다.”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입니다.”
영국식 정장을 한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는 유쾌한 얼굴을 한 채 최민혁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개받은 두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설마 최민혁이 상업 위성 방송 시스템과 같은 특허 대리를 자신에게 맡길지는 몰랐다. 굳이 다급하게 최민혁의 연락을 받고 한국으로 온 이유다.
이미 최민혁을 통해서 앞으로 무슨 일을 꾸밀 것이라는 이야기는 들었다. 지적 재산권을 이용한 협박. 그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이다. 설사 그게 ETRI같은 국책 연구소가 되었든, 아니면 한국 정부가 되었든 말이다.
“아, 반갑습니다만…….”
영국 귀족의 품격이 절로 우러나오는 행동과 말은 아무래도 주변의 시선을 끌었다.
솔직히 갑툭튀로 튀어나온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가 황당해했다.
어색하지만 그럭저럭 들을 만한 한국어도.
최민혁은 감탄했다.
“한국어도 제법 하시는군요.”
“실장님에게 당하고 나서 나름 공부했습니다. 지피지기백전불퇴(知彼知己百戰不殆)라고 하지 않습니까. 적을 상대하려면 상대를 아는 것이 우선입니다.”
유럽인에게서 손자병법을 들은 최민혁은 어색하게 웃고 말았다.
“그렇습니까?”
최민혁에게 연락한 송한성 교수조차 갑작스러운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의 방문에 흠칫 놀랐다. 그는 상대의 명함을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도대체 누구지?’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는 국제 변호사로서…….”
최민혁은 시즈벨이 하는 일을 아주 간단하게 소개해 주었다. 특히 지적 재산권을 관리하는 회사로 유럽, 미국, 심지어 아시아에도 최근 영향력을 미치는 점을 말이다.
“아, 한국에도 지사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는 커피를 홀짝이면서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하네요?”
최민혁은 야릇한 미소를 한 채 한 걸음 물러나서 자신은 이 일의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앞으로 KM 전자뿐만 아니라 이동호 교수, 송한성 교수 연구 팀의 특허 대리를 이 분이 전적으로 책임질 겁니다.”
“…….”
송한성 교수도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뒤늦게야 특허 가지고 먹고사는 기업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목표가 김승구 팀장이라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허, 진짜 만만한 사람은 아니구나. 이동호 교수님 이야기가 과장이 아니었어.’
김승구 팀장 역시 국내에 관례적인 베끼기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상대가 국제적으로 노는 지적 재산권 전문가라는 것을 알자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아무래도 법무 팀에 알아봐야겠어.’
혹시나 싶어서 이 자리에 왔다. 굳이 특허 소송 같은 일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최민혁 실장은 전혀 그렇게 할 것 같지 않았다. 그는 마치 ETRI랑 붙어서 전쟁이라도 할 모양새다.
눈치 빠른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는 KM 전자가 가지고 있는 지적 재산권에 대해서 또박또박 설명을 시작했고, 경고도 해주었다.
“이번 KM 전자의 위성 시스템 가치는 단순하게 평가해서는 곤란합니다. 이 정도 기술이라면 얼마든지 서비스를 팔아먹을 수가 있습니다. 그 매출 규모도 가볍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송도 거기에 따라서 진행될 겁니다.”
장황하게 늘어놓은 위성 기술과 그 권리 침해에 대한 소송. 최종적으로 배상을 얼마나 해야 하는 점을 분명하게 말했다.
“아, ETRI는 저도 압니다. 아마 그쪽에서도 저희 시즈벨에 대해서 아는 이들이 있습니다.”
물론 좋은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시즈벨에게 소송을 당해서 300만 달러를 토해내야 했으니까.
“…….”
김승구 팀장은 그제야 시즈벨과 관련된 소송을 떠올렸다. 아는 지인을 통해서 들었을 뿐이다. 자기 일과 관련이 없어서 그저 사고 난 정도에 불과했다.
다만 지금은 자칫 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안색을 굳히고 말았다.
시즈벨 같은 회사가 위성 방송 사업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이 자리에 왔을 테니까.
‘젠장. 결국 벌레가 꼬이네.’
이미 시즈벨과 한바탕해 본 최민혁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한 채 손바닥을 비볐다. 그는 자기 앞에 놓인 요리 재료를 맛있게 쳐다보았다.
“ETRI가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해서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점을 지양해야 할 겁니다. 우리 대리인인 시즈벨에서 이번 일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혀, 협박하는 겁니까?”
“협박이라뇨. 우리 회사의 권리를 찾는 것에 불과합니다. 미리 경고해 두지만, 임의대로 행동했다가는 지금 진행하는 위성 프로젝트는 모두 접어야 할 겁니다. 무궁화 위성 발사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가 슬쩍 끼어들었다.
“그로 말미암은 손실에 대해서 록히드 마틴도 그냥 있지 않을 겁니다.”
계약 위반에 따른 손실이다. 여기에는 록히드 마틴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가 존재한다.
아니면 기존에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 KM 전자와 관련된 모든 것을 다 빼든지 말이다.
“노파심에서 말하는 것이지만 쓰레기 판사나 정치인 동원해서 딴 짓을 꾸밀 생각은 마십시오. 정 안 되면 미국 법원에서 정식 재판을 할 테니까.”
록히드 마틴이 엮여 있어서 재판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 회사가 알았든 몰랐든 KM 전자 지적 재산권을 침해했기 때문이다.
“아, 생각해 보니 미국 법원이 훨씬 나을 듯합니다. 그쪽은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다만 록히드 마틴 역시 손해를 보고 나면 ETRI를 그냥 두지 않을 겁니다. 모르기는 몰라도 ETRI 기둥뿌리가 휘청하겠죠?”
“…….”
그는 칼을 품고 있는 최민혁의 부드러운 말과 차가운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의 시선에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자기 혼자 결정할 수가 없어서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바,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전 오래 못 기다립니다.”
송한성 교수는 최민혁의 행동을 물끄러미 보다가 그와 담소를 나누는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를 다시 쳐다보았다.
제이미 니콜라스 이사는 최민혁의 이번 제안에 크게 만족할 얼굴이었다.
“제가 장담하지만, 무궁화 위성 발사도 우리 허락 없이는 띄울 수 없을 겁니다.”
“좋네요. 그런 건 단호하게 나갈 필요가 있어요. 한국 사람은 지적 재산권을 우습게 아니까. 이 기회에 ETRI 참교육도 시켜야죠.”
“최 실장님이 원하는 대로 될 겁니다.”
최민혁은 정말 기분이 좋았다. 비록 그 대상이 ETRI와 한국 정보통신부이지만 말이다. 물론 최종 목표는 오성 전자다. 둘 다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오성 전자를 공격할 것이다.
‘역시 너무 숙이고 들어가면 사람 우습게 안다니까. 이번 기회에 콜린스나 MP3 프로젝트에 관심조차 기울이지 못하도록 실력 행사를 보일 필요가 있어.’
* * *
김승구 팀장은 ETRI로 복귀하기가 무섭게 오현종 팀장을 따로 만났다. 비록 오현종 팀장 지난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번 일은 자기 혼자 결정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오현종 팀장은 시즈벨의 악명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었다.
“하필이면 시즈벨이라니…….”
“잘 압니까?”
“지독한 놈들입니다. 특허 가지고 장난질하는 놈들입니다. 한 번 물었다 하면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데, 지긋지긋합니다.”
한 가지가 더 있었다.
“피 빨아먹은 흡혈귀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악독한 쓰레기가 그놈의 시즈벨입니다.”
“흠.”
실상 시즈벨의 가장 지독한 점은 소송을 통해서 유럽 시장에 대해 견제를 한다는 점이다. 설사 오성 전자조차 물리면 답이 없다. 보통은 적당한 선에서 협상하고는 한다.
오현종 팀장도 지난 미팅을 잊은 채 김승구 팀장이 가져온 자료를 몇 번이나 다시 살폈다. 그는 이미 출원이 된 특허를 확인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시즈벨이 KM 전자 특허 대리인이 되면, 아예 개발을 접어야 해.’
문제는 이동호 교수나 송한성 교수 연구팀의 지적 재산권 없이는 개발을 중단해야 했다. 설사 박재호 실장에게 이 사태를 알린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도대체 어떻게 협상해야 하나?’
돈을 얼마나 토해내야 할지 아무리 살펴봐도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디지털 위성 방송의 미래 가치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최민혁 실장이 직접 나섰다고 했죠?”
“네. 송한성 교수는 제 연락을 받고 최민혁 실장에게 따로 이야기할 정도로 친했고, 더욱이 최민혁 실장은 시즈벨과도 긴밀한 관계로 보였습니다.”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시즈벨이 왜 한국에까지 와서 최민혁 실장 대변인 노릇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오현종 팀장이 비록 박재호 실장에게 깨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ETRI에서 잘 살아남았다. 그는 때문에 이전처럼 이 일을 간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김 팀장님은 어쩔 겁니까?”
김승구 팀장은 당황했다.
“뭐, 뭘 말입니까?”
“박 실장님에게 이 일을 보고할 겁니까?”
“그게…….”
박재호 실장이 이창명 이사와 만난 후에 권태성 실장을 따로 찾아간 소식도 들었다. 그런데 자신들은 아직도 박재호 실장에게서 돌아가는 상황에 관해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자칫 오성 전자와 트러블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뒤집어쓸 수도 있었다.
불안했다.
이미 안 좋은 상황이 진행되는 것을 느낀 오현종 팀장도 묘한 눈으로 김승구 팀장을 쳐다보았다.
“괜히 오성 전자에 손을 들어줬다가 만약 이 사태가 소송으로 비화하면 그 불똥은 우리에게 튈 겁니다. 박재호 실장 성격을 봐서는 절대로 우리 사정 따위는 생각지도 않을 겁니다.”
김승구 팀장은 평소 부드러운 표정과는 달리 이를 악물었다.
“토사구팽이군요. 그러면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이번 일은 누군가 책임을 져야죠. 이왕이면 박재호 실장이 책임지면 우리 처지에서 행복하죠. 차라리 그렇게만 된다면 실장 자리는 우리 두 사람 중의 한 명이 차지할 테니까.”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가능하게 해야죠. 최 실장이 굳이 지적 재산권 소송 가지고 우리를 압박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입니다. 설마 이번 일에 관한 책임을 뒤집어쓰고, ETRI를 나갈 생각입니까?”
“아뇨. 절대로 그럴 수는 없습니다!”
김승구 팀장은 절대로 지금 자리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실상 나간다고 해도 사기업으로 이직하기도 쉽지가 않았다.
오현종 팀장도 단단히 마음먹었다.
“좋습니다. 최 실장을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죠. 그리고 이 시스템 수정 작업에 대한 검토도 진행합시다.”
“저도 다른 친구와 같이 최대한 빨리 검토해 보겠습니다.”
앞일에 대한 걱정 때문에 식은땀을 손수건으로 닦는 오현종 팀장은 목소리를 낮추었다.
“이창명 이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이 새로운 시스템에 대해서 철저히 점검하고, 상업적인 가치를 검토하면서 수정 일정도 확인해야 합니다.”
김승구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복잡한 눈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KM 전자는 콜린스 때문에 정신이 없을 텐데, 왜 위성 방송 시스템에 끼어들어서 이렇게 분탕질을 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게요.”
오현종 팀장은 뒤늦게 이 사태가 이창명 이사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후유, 어쩌면 이창명 이사 그 새끼 때문일 수도 있어. 이창명 이사가 박 실장을 만나고 난 다음부터 이 사태가 만들어졌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