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령사 가문의 막내가 되다-350화 (350/415)

350화. 이상하다(3)

* * *

하벨은 목구멍이 탁 막힌 느낌에 말꼬리를 늘였다.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답을 갈구하는 무날과 태련이의 표정에 말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유렌을… 살릴 수 없어."

결코, 내뱉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하벨은 가슴이 먹먹했다.

속에서 울렁거리던 이 감정이 코를 막고 눈을 시큰거리게 했다.

유렌을 죽이면 저들이 죽는 걸 왜 모를까. 알았음에도 하벨은 유렌을 살린다는 선택은 결코 할 수 없었다.

그제야 무날과 태련이 활짝 웃었다.

너무도 미울 만큼 안도하는 미소에 하벨은 입술을 꽉 다물며 쿵쾅쿵쾅 뛰는 심장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이 세계를 위해서라도 틈의 세계는 사라져야 합니다. 그게 맞는 겁니다, 용왕님."

무날은 하벨을 위로하며 그의 손을 붙잡았다.

후두둑.

손을 잡자마자 하벨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이런 잔인한 선택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미웠다.

자신은 왜 매번 이런 비참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가.

[하, 하지만, 대장. 유렌을 꼭 죽이지 않아도 돼. 이 몸은 그렇게 생각해!]

아라가 하벨을 안으며 필사적으로 말했다.

"…아라야."

하벨은 눈물을 머금은 채 목소리를 냈다.

"그런… 방법은 없어."

"왜 그렇게 단언하는 거야? 도련님… 답지 않아."

칼리우스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자신이 아는 하벨은 방법이 없으면 방법을 만들면서 나아가지 않았던가.

"용왕님 말씀대로 방법이 없습니다."

숨을 가다듬은 무날은 품에서 상자를 꺼냈다.

"이건 특공대 란의 모두가 용왕님께 남긴 편지입니다."

하벨은 저 상자를 받고 싶지 않았지만, 받았다.

무거웠다.

몸이 무너져내릴 것처럼 무거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왜에? 나는 이해할 수 없어."

칼리우스가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하벨마저 고개를 떨구고 있자 답답했다.

"무엇이 되었든 저희는 죽습니다."

무날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맞아요. 애초에 유렌에게 저 힘을 준 것도 에른스트니까요. 용왕님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것 자체로 유렌이 에른스트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걸 의미해요."

태련 역시 입꼬리를 올리며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용왕님께서는 에른스트를 죽일 테니, 저희는 이미 받아들인 거예요."

말없이 눈물을 떨어트리는 하벨의 눈가를 닦아주며 태련은 더 웃어 보였다.

"어쩜 이렇게도 똑같은지. 제가 소리 내서 우는 법을 알려드렸잖아요. 이렇게 우시면 가슴만 아파요."

하지만 하벨은 여전히 소리를 내지 않았다. 눈물과 함께 눈이 더 많이 내려왔다. 금세 모두가 파묻힐 것만 같았다.

"저희는 행복했어요. 그러니까, 마지막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요?"

"내가!"

칼리우스가 태련의 말을 자르고 소리쳤다.

저 뒤에 무엇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하벨은 절대로 들어서는 안 될 말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분명히 있는데 저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다.

하벨의 눈물을 닦아주던 태련과 아라도, 눈물을 흘리는 하벨도, 천천히 고개를 올리던 무날마저 칼리우스를 바라보았다.

"마나의 흐름을 바꿀 수 있어!"

칼리우스는 힘차게 말을 꺼냈다.

"해연이 그랬던 것처럼 갈증에 시달리지 않아도 돼. 여기는 이미 물속이나 마찬가지라 충분해."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무날의 부정적인 생각에 칼리우스가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자, 작별할 시간이 있어야지! 이건 너무해. 도련님한테 너무하다고."

[맞아! 이건 너무 빨라! 이, 이 몸도 대장한테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대장은 지금… 너무 아플 거야.]

아라가 하벨의 눈물을 닦아주며 아랫입술을 올렸다.

행복함이 너무 짧았고, 슬픔이 너무 깊었다.

[이 몸은 누구든 대장을 슬프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대장은 이미 너무 아파. 너무 아파서 가슴이 텅 비어버릴지도 몰라. 이 몸은 그게 무서워.]

동글동글한 눈물이 아라의 눈동자에도 점점 번져갔다.

세상이 하벨을 아프게만 하고 있었다.

"용… 이시여."

태련은 흔들리는 눈으로 칼리우스를 불렀다.

다 알지만, 여기서 그만둬야 한다는 걸 알지만, 작별할 시간이라는 말에 흔들렸다.

"응."

저 강한 용의 눈동자를 보자 태련은 하면 안 되는 말을 꺼내고 말았다.

"정말로… 시간을 주실 수 있나요?"

"태련!"

무날이 태련을 강하게 불렀다.

"너 왜 이래? 다 알고 있잖아? 시간을 끌어봤자 용왕님만 더 힘들다고! 너랑 나랑 이미 몇 번이나 연습……."

"이 바보야! 연습이라는 말을 꺼내면 어떡해? 너 때문에 다 망했잖아!"

태련은 일부러 무날 탓을 해보지만, 마음이 너무도 아팠다.

"…흑. 너, 때문이잖아."

기껏 멈췄던 눈물이 또 흘렀다.

하벨이 손을 올려 태련의 눈물을 닦자 그녀는 얼굴을 한껏 일그러트렸다.

따뜻했다.

그리웠던 손길 그대로였다.

자신은 눈에 다 젖어버릴 정도로 슬프면서도 여우비처럼 내린 작은 자신의 슬픔에 더 안쓰러워하는 저 눈빛도 똑같았다.

"떠나기 싫어요! 싫어요. 기껏… 용왕님을 만났는데.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은데요. 계속 말해주고 싶어요. 너무,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정말로… 보고 싶었어요오. 빌어먹을 만큼 보고 싶었다고요……!"

태련은 소리치고, 또 소리쳤다.

몇 번을 말해도 가슴에 가득 찬 이 그리움이 사라지지 않아 서러웠다.

이렇게 짧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거지 같아 화가 났다.

으흑.

뚝뚝 떨어지는 태련의 눈물에 옮은 것처럼 무날은 손으로 눈가를 가렸다.

"…죄송합니다. 죄송합… 니다."

히끅.

어깨를 떨던 무날은 눈물이 섞인 짠맛을 느끼며 말을 꺼냈다.

"저도……. 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다른 모습이지만, 그래도 너무도 그리웠습니다."

하벨은 두 사람을 향해 손을 뻗었다.

으흑흑.

무날과 태련에게서 울음이 크게 번져갔다.

"용용아."

하벨은 두 사람을 토닥였다.

이 앞이 어떻게 될지 결과는 뻔했다.

하지만 하벨은 그래도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고 싶지 않았다.

"부탁해. …제발."

하벨의 눈가가 빨개져 있었다.

"응! 할 수 있어. 내가 도련님의 바람을 이뤄줄게."

칼리우스가 배시시 웃었다.

하벨이 슬픔을 덜 느끼도록, 충분할 정도로 마지막 작별인사를 할 수 있게, 자신은 저들의 시간을 벌어주어야 했다.

칼리우스가 눈을 해치고 나아가려고 하자 하벨이 옆으로 비키며 명령했다.

"용용이를 위해 길을 터주거라."

눈이 스르르 움직이자 아라가 바람을 일으켜 도와주었다.

칼리우스는 성큼성큼 다가가 태련과 무날의 손을 꼬옥 쥐었다.

마나가 칼리우스의 주변으로 퍼져가자 바닥에서 반짝거리는 빛이 흘러나왔다.

"…어?"

칼리우스는 깜짝 놀랐지만, 일단 태련과 무날의 마나를 가두는 길을 터주었다.

번져가는 마나의 느낌에 태련과 무날은 놀랐고, 곧 서로를 바라보았다.

"…소리가 멈췄어."

"너도?"

"응. 나도… 나도 멈췄어."

태련은 다시 미간을 일그러트렸다.

정말로 시간이 다시 생겨버린 기분이었다.

"이제 당분간 괜찮을 거야.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소리가 들리면 내 앞에 나타나면 돼. 내가 틈의 세계가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다 막아줄게."

칼리우스는 칭찬을 바라는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너희는 나를 구해줬으니까, 나도 너희를 돕고 싶어."

하벨과 저들이 나누는 대화를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결국, 에른스트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고, 그걸 막아준 게 저들이었다.

태련과 무날은 칼리우스에게 허리를 숙였다.

"고마워요. 정말로 용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소리가 멈췄어요."

"감사합니다, 용이시여. 저희에게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나는 칼리우스야."

칼리우스는 하벨을 대신해 아라를 손바닥으로 가리켰다.

"여기는 정령왕인 내 친구, 아라고!"

그곳에 아무것도 없었지만, 태련과 무날은 기꺼이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정령왕이시여."

[이, 이 몸은 아무것도 안 했어. 그냥 보기만… 어?]

아라가 고개를 가로젓다가 칼리우스 주변을 향하는 어떤 반짝거림을 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반짝거림을 만지자 칼리우스가 바로 깜짝 놀랐다.

"순수한 마나……?"

'여기에 또… 남겨놓았구나.'

하벨은 바로 알아차렸다. 이곳은 다름 아닌 칼리우스가 알일 때 있던 곳이 아닌가.

눈물을 닦으며 이 눈 속에 살포시 묻어 있던 마나를 위해 하벨은 기꺼이 힘을 썼다.

하벨의 눈동자가 푸르게 물들자 결계 속에 쌓인 눈이 그의 앞에 모였다.

'…어?'

하벨은 힘을 사용하자마자 영혼이 더욱 거세게 공명하는 걸 느꼈다.

그냥 공명하는 게 아니라 이전과 달리 점처럼 조각조각 난 상태로 사방에서 울렸다.

'설마…….'

놀란 눈으로 무날과 태련을 바라보자 그들은 활짝 웃었다.

"예. 맞습니다."

"정말로… 이 눈이 내 육체라고?"

하벨은 자신이 눈을 모을수록 무언가가 되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기억을 떠올렸다.

자신은 물이 될 수 있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마나와의 작용인지 몰라도 점점 모습을 바꿔나갔어요. 그래서 저희도 갈증 진행을 낮출 수 있었고요. 영혼이 없어도 용왕님의 영혼이 퍼진 이곳이 마치 영혼을 채워주는 것 같았어요."

태련은 눈물을 닦아내며 활짝 웃었다.

눈가가 빨갛게 물들었지만, 무척 편안해 보였다.

"용왕님. 저 육체는 우리가 보관하고 있겠습니다. 류아한테 전해주면 될 거예요."

하벨은 류아와 비슷한 말을 들으며 바로 앞을 바라보았다.

눈을 모으면 모을수록 자신의 다리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영혼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걸 느꼈다.

이 충만함이 이제는 조금만 슬펐다.

이미 눈물을 펑펑 흘렸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하벨은 무날과 태련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저들이 떠나야 할 때가 왔음을 알았으니까.

"다음에 봐."

하벨은 인사를 하지 못할까 봐 먼저 그들에게 인사했다.

다음.

이 얼마나 예쁜 울림인가.

"예, 다음에 보겠습니다."

무날과 태련 역시 다음을 꺼냈다.

눈이 완전히 거둬지고, 땅에서 반짝거림이 일어났다.

[우와아아! 우와!]

활기찬 아라의 목소리에 하벨은 고개를 돌렸다. 아라가 손을 뻗었다.

반짝거림이 아라의 손끝을 스치자 칼리우스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순수한 마나가 칼리우스를 향해 쏟아졌고, 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건.'

마나가 자신의 눈동자를 건드리자 난생처음 보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마나가 보여주는 환상이었다.

하나, 둘, 셋…….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나타났다.

칼리우스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칼리우스.

모두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어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왔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이번에는 한목소리로 말해주었고, 너무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봐주고 있었다.

―우리의 사랑스러운 칼리우스.

다정함이 가득 넘쳐 흐르자 말하지 않아도, 무어라 꺼내지 않아도 칼리우스는 알아챘다.

저들은 이곳에 있던 수많은 용이었고, 혼자가 될 자신을 향해 남긴 말이라는 걸.

칼리우스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정말로 자신은 외톨이가 아니었다.

모두가 이렇게나 자신을 사랑해주었다는 걸 알았으니까.

"…모두 고마워."

칼리우스는 손을 흔들었다.

"나는 지금 행복해. 엄청 행복해!"

해맑은 웃음이 칼리우스의 입꼬리에 가득 걸렸다.

하지만 천천히 눈꼬리가 내려갔다. 잠깐 봤을 뿐임에도 헤어짐이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하벨은 얼마나 아플까.

"그러니까, 다들 안녕!"

사라진 환상과 함께 칼리우스는 하벨에게 달려갔다.

* * *

"…이상하다?"

하벨은 말문을 열었다.

"뭐가 이상하십니까?"

하벨의 뒤에선 카샬이 다시 묻자 여하는 앞을 바라보았다.

레놀드 왕실의 기사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훈련이 잘된 모습이 줄줄 흘렀다.

깔끔한 옷차림은 물론 서 있는 모습까지 완벽하다 싶었기에 여하는 눈썹을 올렸다.

"나도 모르겠소."

[아! 이 몸을 알 것 같아. 정령들이 없어.]

넬시아 근처를 맴돌던 아라가 슬쩍 속닥거렸다.

'정령들이 없다고?'

하벨의 눈썹이 잠깐 올라갔다.

태련과 무날을 만나 이미 자신의 신체에 든 영혼을 흡수하지 않았던가.

그들은 다시 틈의 세계로 돌아갔고, 칼리우스는 자신이 있던 공간을 유지하고자 결계를 다시 잡았으며 혹시 몰라 정화제 하나만 만들어 두고선 덮었다.

'여기에는 내 힘이 더는 없을 텐데?'

원래 정령들이 왕국 근처를 꺼렸던 이유가 바로 자신의 힘 때문이었다.

힘과 가까이하면 마치 죄를 짓는 것만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아라가 멀쩡한 걸 보면 부정한 것들도 없다는 의미일 텐데 왜 정령들이 왕국 근처에 없는 걸까.

"대체 왜 이렇게 우리한테 극진하지?"

하벨은 정령과 관련된 의문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지금 드러난 상황에서 품을 수 있는 부분을 건드리며 갸웃거렸다.

애초에 차별을 예상하고 레놀드에 도착했다.

자신이 물 마법사든 뭐든 이곳은 레놀드 왕국이지 않은가.

에르티안 왕국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호의적인 게 이상하단 소리지?"

넬시아가 말소리를 낮추며 하벨의 의문을 간질여주었다.

"맞아요. 이런 분위기가 되게 낯설어요. 지금까지 환영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네요."

"…주변에 부정한 것들도 없어. 그런데 정령들이 없잖아? 일리가 있어."

정령 기사들에게 지시 사항을 알려주고 정령들의 상태도 살피러 갔다 온 라르웬이 하벨 옆에 자리를 잡으며 말문을 열었다.

'뭔가 이상하긴 이상하다.'

하벨은 자연스럽게 웃으며 칼리우스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 칼리우스는 슬쩍 다가갔다.

"손수건 좀 줄래?"

태연한 물음과 달리 하벨의 표정에 장난기가 걸려 있자 칼리우스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변했다.

"마법이 느껴져? 내 눈에는 안 보이는데."

하벨이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서는 말문을 열자 칼리우스는 살짝 고개를 가로저었다.

레놀드 왕국에는 마법도 무엇도 아무것도 없었다.

"…불길해."

하지만 칼리우스는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드러냈다.

왠지 모를 불길함에 털이 바짝 선 상태였다.

이곳에 하벨을 죽인 대신들이 자신을 데려오고자 했다는 사실 때문에 그런 건지, 카르밀이 말한 용의 결계가 사라진 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모르겠어."

본능적으로 일어났기에 그 느낌에 갈피를 잡지 못했지만, 하벨은 그저 웃으며 자연스럽게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자.'

하벨은 칼리우스가 느끼는 저 감각과 정령들이 사라진 상황, 그리고 자신을 자꾸 건드리는 이상함.

이 감정에 주목하고자 했다.

'가보실까.'

하벨은 오싹하게 일어나는 이 감각을 즐기며 발을 움직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