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가 흑막이라고요-65화 (65/79)

〈 65화 〉 빌어먹을 여름방학(1)

* * *

유다는 여태까지 자발적인 아싸를 지향했지만, 모두에게 환영받는 이 상황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변했네.'

"유다!"

안드레아가 대표적으로 환영했고 유다는 그런 반 친구들을 반겼다.

그렇게 한순간에 친구들이 유다에 대한 시선이 바뀌고 나서 유다의 반을 책임지는 책임 교관이 들어왔다.

"흠흠흠…."

유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계속해서 눈치를 보는 교관이었다. 하지만 교관의 의무를 잊지 않았는지 잠시 고개를 졌더니 학생들에게 용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무사히 해결돼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곧 아카데미 여름방학이 시작되는데 안전수칙을 잘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교관의 말은 짧고 굵직했다. 아이들은 방학이라는 말에 환호했다.

반면에 유다의 표정은 좋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이제 원작에 나온 대로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날 차례였기 때문이었다.

원래라면 주인공을 주축으로 항 계획을 짜겠지만 유다의 생각은 많이 바뀌었다.

확실한 건 이번 사태로 인해 유다는 이제 주인공에 의지하겠다는 생각을 완전히 버렸다.

"몬스터 웨이브."

제국의 북부 끝자락에 갇혀 살던 몬스터들이 몬스터 로드의 명령을 받으며 조직적으로 침공할 것이다.

'여태까지.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은 원작이 바뀌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었지.'

하지만 이제는 다를 것이다. 굳이 원인을 없애버린다면 결과도 없지 않겠는가.

'일단 몬스터 웨이브는 필연이야.'

몬스터 웨이브는 원래 막기도 힘들고 시간도 부족한 이상 지금은 막을 수 없었다.

'몬스터 웨이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원하고….'

문제는 그 뒤의 사태였다. 몬스터 웨이브 다음에 주인공인 안드레아의 용사 선택.

이세계의 용사는 마왕과 대착되는 존재였다. 마왕이 있으면 용사가 선택되는 것은 당연했다.

'마왕의 소환은 진리구제회가 제물을 바쳐 소환하지.'

여태까지 원작이 틀어지는 것을 두려워해서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이제 다를 예정이었다.

모든 위험 요소를 제거한다. 이것이 유다가 내린 판단이었다.

"신전에 지원부터 시작해서 진리구제회의 박멸까지. 일단 이게 제일 급선무야."

유다는 가문의 방향을 결정한 후 자신의 푹신한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갑자기 힘이 빠져버린 듯한 유다의 모습을 보고 캐시가 급하게 달려왔지만, 유다는 안심하라는 듯 손을 들어 올려주었다.

"하아…. 갑자기 레이시 생각이 나네…."

유다에게 그 황실 관리를 막지 못한 것은 크나큰 후회로 남고 있었다.

후회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유다였지만 끊임없는 미련이 남는 사건이었다.

캐시는 유다의 그런 레이시가 보고 싶다는 말에 유다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

.

.

서걱….

레이시의 장검이 오크의 목을 깔끔하게 날렸다. 몸무게는 200kg에 육박하고 마나까지 쓰는 아인종이었지만 여태까지 레이시도 놀고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오크 처치 15/15]

"헉헉…. 제기랄…. 씨발…."

레이시는 누군가를 업고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레이시가 도망가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이 전투는 가망이 없었다.

크아앙­!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몸체를 지닌 몬스터 로드가 포효하고 살이 떨리는 공포감이 느껴졌다.

"이건…. 아니야…."

숨을 헐떡거리며 도망치고 있는 레이시의 뒤에는 병력이 퇴각하고 있었다.

"원작이 달라졌어…."

절망에 찬 레이시는 눈물을 조금씩 흘렸다.

때는 2주 전 레이시는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려고 일부러 북부를 찾아갔다.

사실 억지로 떠밀린 것이 많이 컸다. 유다의 시종인 캐시라는 마녀에게서 협박을 당해 울며 겨자 먹기로 자기 죽음을 위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북부에 찾아갔다. 북부는 원작에서도 어느 정도의 무력만 갖추면 안전했던 장소인 만큼 용병 신분으로 북부에 자원할 수 있었다.

'이제 훈련 퀘스트만으로 성장이 더뎌지니 사냥 퀘스트로 실력부터 길러야겠지.'

레이시는 아카데미에서 도망치면서 이세계에 대한 규칙을 알았다. 아카데미에서는 안전했지만 이런 인권도 보장되지 않는 세계에서는 그냥 힘이 최고였다.

"으으…. 힘들었지…."

최근 용병 등급을 올리는 데 열중했지만, 용병 남자들은 치마만 두른 여자라면 사족을 못 썼다.

게다가 레이시의 머리카락은 보기 힘든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분홍빛 머리와 새침한 인상을 받았기에 용병들은 더욱 몰려들었다.

"씨발."

아직도 생각만 하면 치가 떨리는 레이시였다. 오죽 귀찮았으면 자신에게 욕정 하는 대상에게 이점과 큰 피해를 준다는 무뇌의 낫을 구매했겠는가.

물론 그렇게 깔끔하게 조지고 나니 생활이 편해진 감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 그 낫은 레이시의 아공간에서 썩고 있었다.

"아까운 내 포인트…."

어찌 되었든 레이시가 북부에 몬스터 웨이브에 지원한 이유는 간단했다. 강해지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카데미 시절의 레이시는 동네북이 틀림없었다.

레이시가 아는 원작대로라면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나고 그에 무성이 군사를 이끌고 막는다.

'원작대로. 이제 제국의 북부 방어선이 뚫리겠지.'

'몬스터 병력이 조지게 많겠지만.'

응~ 어차피 무성이 막아줄 거야.

지금 레이시의 시선에서 무성의 실력은 투명드래곤급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거기서 꿀을 좀 빠는 거지.'

몬스터 웨이브와 무성의 군대가 격돌 후 무성은 몬스터 로드를 잡고 몬스터 로드가 날린 필사의 공격에 부상을 입는다.

그래서 무성은 이대로 정면 추돌시 피해가 클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다.

무성이 내린 결단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황도로 가는 길을 막는 요새로 경계선을 물린가.

가히 최고의 요새라 불리는 테레지움 요새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후퇴는 안전하게 진행되었고 나중에 나온 바로는 병력 교환비율은 1:100 정도로 레이시는 기억하고 있었다.

"북부에 가서 이득을 챙기고…. 무성이랑 관계가 생겨도 좋고…. 그거 없어도 좋으니 완벽한 계획이야!"

물론 테레지움 요새를 돕기 위해 여름방학 때 나온 주인공에게 모든 시선이 가겠지만 레이시는 상관없었다.

'무성이랑 주인공이 다 해주겠지.'

레이시는 굳게 믿고 있었다.

"호외요! 호외!"

"음!?"

레이시는 멀리서 날아온 신문을 집어 들었다.

"영웅의 탄생…?"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기에 변수가 있나 레이시는 아주 꼼꼼하게 읽었다.

레이시의 예상과 같게 역시나 범인은 유다 벨라레였다.

'유다…. 또 너야?'

레이시는 씁쓸하게 웃었다.

'무슨 짓을 했길래 세상이 난리람.'

마침 신문의 뒤에는 영웅의 모습을 마탑에서 상영해주는 광고가 있어서 궁금증을 참지 못한 레이시는 마탑으로 향했다.

그리고 유다의 모습이 상영되자 레이시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씨발…. 뭐에요…. 나도 줘요…."

레이시가 아무리 생각해도 시스템이 너무 구려 보였다. 이날은 레이시의 마음속에 투명드래곤이 무성에서 유다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 정도면 무성보다 센 수준이 아닌가…. 하…. 파워벨런스를 누가 만들었는지…."

레이시의 한탄 속에서 시간은 계속 흐르고 흘러 레이시는 몬스터 웨이브에 대비한 병력으로 차출되었다.

최고의 요새 테레지움만큼은 아니지만, 북부 최전방에 있는 만큼 요새의 방어력은 매우 뛰어났다.

성벽 끝자락에 흩날리는 제국7성기와 그 앞에 당당히 서 있는 무성의 모습은 누가 봐도 감탄이 나올 정도의 모습이었다.

"대장군님! 대장군님! 몬스터의 침입입니다!"

"올 것이 왔나."

무성은 자신의 검을 매만졌다. 최근 들어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을 느끼고 직접 병력을 차출해 요새를 수호하기 위해 찾아왔다.

"황도는 그 녀석에게 맡겼으니 괜찮겠지."

무성이 떠올린 것은 창성이었다. 진심으로 움직이는 경우는 많이 없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진지해져 나름 믿을 만한 상대였다.

하지만 갑자기 창성이 술을 퍼먹고 있는 장면을 떠올린 그는 약간 후회했다.

"젠장할…. 언제부터 제국에 인재가 많이 없었지?"

제국 7성에 소속된 인물이 어느새 3명밖에 남지 않았다. 배신한 검성, 사망한 투성, 실종된 흉성, 암살당한 암성 제국이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본래 마성이 큰 실수를 저질러 퇴출당해야 함이 옳지만, 제국 7성의 자리가 비었기에 그러지 못했다.

정작 마성이 제국 7성을 내려놓기를 원해 오히려 설득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까지 했다.

무성은 정말로 제국의 미래가 걱정되었다. 무성이 걱정하는 도중에도 적들은 끊임없이 남하했다.

"대장군님!"

"함정을 발동시키고 마법사단을 배치해라."

무성이 지시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큰 불구덩이가 일어났고 마법사들이 화려한 마법을 수 놓기 시작했다.

뿌우우우~

뿔피리를 부는 소리가 났지만 놀랍게도 무성의 진영에 뿔피리는 없었다. 바로 몬스터들에게 난 소리였다.

"그렇군. 몬스터 로드가 등장한 것이었어."

무성은 저 멀리서 가마를 타고 이동 중인 오크형 몬스터 로드를 바라보았다.

울퉁불퉁한 근육을 가지고 덩치는 오우거와 맞먹으며 머리에는 화려한 왕관을 쓰고 있는 오크였다.

무성은 그런 몬스터 로드를 노려보았고 몬스터 로드도 그런 무성을 같이 노려보았다.

스르릉….

곧이어 무성의 검이 뽑혔다.

"몬스터 로드가 죽으면 피해는 최소화되겠지."

"성문을 열고. 준비시킨 정예병을 출동시키도록."

이는 곧 무성을 포함한 별동대가 될 것이고 몬스터 로드의 목을 벨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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