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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흑막이라고요-56화 (56/79)

〈 56화 〉 모두가 마피아(2)

* * *

황실 정보국장 안톤.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고 있군."

아카데미로 파견 보냈던 헨리와의 연락이 끊겼다.

만약 이 사실을 황제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난 정말 끝이야.'

어디선가 쓱삭 당할 수 있다. 물론 쓱삭에 의미는 모가지가 쓱삭당한다랑 같았다.

'어떻게든 위조를 해서 살아남든가..'

안톤에게는 두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하나는 정보를 위조해서 황제의 눈을 가리는 것이다. 이 방법은 당연히 얼마 안 가 들킬 확률이 높았다. 두번째 방법은 해외로 모든 것을 들고 튀는 것이다.

"이걸 어떻게 한담..."

똑똑..

안톤이 고민하고 있을 무렵에 국장실을 누군가가 두들겼다.

"들어오게."

안톤의 말이 있고 나서 갈색 곱슬머리를 한 남성이 들어왔다.

'저 자는 제국 행정부에 후안 페르크군.'

후안은 제국 행정부에 엄청난 일감을 빠르게 처리한다고 다른 부서에도 소문이 자자했다.

"그래. 후안 페르크 무슨 용건이지?"

"곤란한 일이 있으시지 않나요?"

후안이 입을 비틀며 말했다.

"곤란한 일이 있다해도 자네한테 말해줄 이유가 없지."

"괜찮습니다. 이걸 보시면 말해줄 이유가 생길거에요."

딸깍­!

후안이 가지고 온 상자가 열렸고 그 안에는 제국인증마크가 찍혀있는 금화가 들어있었다.

'저게 다 얼마지...? 저것만 있으면 도주 자금을..."

"내가 이런것에 넘어갈 것 같나?"

"좋은 정보를 알려주신다면 2배는 더 쳐드리죠."

거부하기에는 너무 많은 금액이었다.

'역시 돈으로 안되는 건 없어.'

돈으로 안되는게 있다면 그건 돈이 부족한게 틀림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안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를 팔아치웠다.

"허허... 대박이군.."

아주 좋았다. 그리고 황제놈이 된통 당할걸 생각하니 마음이 뻥뚤리는 것만 같았다.

안톤이 생각하기에 황제는 무능해보이지만 무능한 인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황제에 단점은 지나치게 강압적으로 사태를 해결할려는 점이었다.

'지 꼴리는대로 하니까 아군은 없고 적이 생기는 법이지.'

안톤이 생각하기에 분명 황제는 강력한 지도자였지만,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

만약 전란의 시대에 태어났다면 뛰어난 군주가 되었겠지만, 평온한 시대에 태어났기에 자기 말을 안들어주면 막나가는 쫌생이에 불과했다.

"돈도 어느정도 확보했으니.. 떠날 준비를 해볼까."

아마 해외에 적당한 저택을 사서 평생을 놀고 먹을 것이었다.

'그러는 도중에 적당한 신부도 구하고..'

안톤이 막상 떠날 준비를 하다 보니 자신이 떠단 뒤의 정보국이 걱정되었다.

"잠시만 생각해보니까.. 후안 그놈도 첩자처럼 보이던데.."

사실 우리 정보국은 굉장히 무능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하지만 안톤은 올라오는 보고서의 내용을 떠올리고서는 그 생각을 전면 부정했다.

"우리 애들은 그렇게 무능하지 않아."

그렇다면 가능성은 하나였다.

"정보국에도 첩자가 있겠군."

의도적으로 정보국장인 안톤의 눈과 귀를 막은 것이었다.

"내 눈과 귀를 막을 정도면..."

아마 최악의 경우에는 정보국의 절반이 첩자일 수도 있었다.

걱정되기는 했지만 이제 안톤의 볼일은 아니었다.

"쯧즈.. 황제놈. 그러게 공포정치만 고집하지 말라니까."

머릿속에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지만 상관쓰지 않기로 했다.

"난 몰라~ 가자 예술의 도시로~"

떠날 준비를 했기에 정보국의 요원들이 며칠동안 자신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다른 부서가 방문한다 해도 정보국의 사정은 모를테니.'

며칠동안의 시간적 여유가 주어질 것이고 그 시간안에 제국을 탈출하면 그만이었다.

"며칠안에 제국 탈출? 난 2일이면 충분하고도 남지."

이미 이동수단은 벌써 다 준비해두었다.

안톤이 꽃무니 셔츠를 입고 여행용 가방을 메고 떠나려는 순간­

덜컥­!

"국장님.."

실종되었다고 생각한 헨리가 국장실을 열고 들어왔다.

'씨발.'

아무래도 계획을 다시 짜야할듯 싶었다. 안톤은 돈을 먹고 튈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강제로 첩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돈을 먹어서 빼도 박도 못하네.. 헨리 씨발놈. 죽어버리지 그랬냐.'

안녕 내 저택... 그리고 노후..

안톤은 침묵의 눈물을 흘렸다.

.

.

.

노바 크리시가 헨리를 들쳐매고 간 날.

헨리는 노바 크리시가 철 삽으로 땅을 파고 있을때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엇.. 다행히 묶고 있는 줄은 없군.'

노바는 자신의 실력을 과신했던걸까? 헨리를 묶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흥흥흥.. 즐거운 회개~"

노바는 콧노래를 부르며 땅을 파고 있을때 헨리는 선택해야만 했다.

'기습? 아니면 도망?'

하지만 헨리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싸운다는 선택지는 사라졌다.

'망할 진리구제회년들..'

노바와 레이시에 대해 꼭 제국정보국에 알릴 생각이었다.

'특히 레이시년...'

그년은 분명 진리구제회의 이단심판관 소속이라고 말했었다.

깡­!

노바의 삽과 단단한 무언가가 부딪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바는 잠깐 시선을 돌렸고 헨리는 이틈을 노렸다.

'도망가!'

신체에 겨우 차오르는 마력을 쥐어짜내서 다리에 들이밖았다.

한순간에 허벅지의 근육이 부풀어올랐고 헨리는 삐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한참을 내달렸을까? 헨리는 아카데미를 벗어나는게 성공했다.

"이정도가지 왔으면 안전....?"

헨리가 뒤를 돌아본 순간 저 멀리서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달려오는 존재가 있었다.

"회개를­!"

녹슨 삽을 들고 관절이 이상한 방향으로 꺽이면서 달려오는 존재는 노바 크리시였다.

"히이익­!"

헨리는 공포심을 느꼈다. 누구라도 관절이 마구잡이로 꺽이면서 달려오는 존재를 보면 두려움을 느끼는게 당연했다.

"캬아아악­!"

이제 노바는 인간의 소리조차 아닌 무언가를 내뱉고 있었다.

"사사사사살려줘!"

헨리는 전력을 다해 도망갔고 노바를 따돌리기 위해 원래 갈려던 목적지인 정보국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틀었다.

그렇게 한시간을 달리고 수도를 벗어나고 또 한시간을 달려서 중소도시에 도착하고 또 다시 한시간을 달려서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허억.. 허억.."

"이.. 이대로는 죽겠어."

하지만 여전히 노바는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다.

"젠장­!"

결국 헨리는 모든 주머니를 뒤저서 금붙이를 꺼내들었다.

"여기 말좀 살게요!"

"에잉?"

의문을 표하는 노인의 말에 대답해줄 시간없이 금붙이를 전부 나둔다음 말에 올라탔다.

"말아.. 빨리 가자!"

헨리는 그렇게 말을 얻어 탔고 그렇게 달려서 노바의 추적을 뿌리치는 줄 알았지만..

그 추격은 1주일동안 이루어졌다. 그리고 헨리는 노바의 추격에서 무사히 생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도망가다..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다.."

헨리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전부 미주일고주알 자신의 상사한테 말했다.

"그.. 그래.. 수고 많았다."

하지만 안톤의 표정은 묘하게 어두워보였다. 그리고 안톤이 흘끔흘끔 볼때 무언가의 살기가 느껴졌다.

지난 긴 시간동안 살기에 노출되다보니 생존본능이 발달한 헨리였다.

그리고 헨리는 그 위기를 지금도 느끼고 있었다. 안톤이 자신의 책상서랍에서 무언가를 뒤적거릴때 헨리는 불길함을 느꼈다.

"이.. 일단 쉬러 가보겠습니다­!"

.

.

.

헨리가 쌩하고 달려나가자 안톤은 착잡함을 느꼈다.

"내가 어쩌자고.. 어렸을때부터 키운 아이를..."

자신이 순간 살심이 들어 헨리를 해하려 했다는 점에서 약간의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사실 헨리를 죽이고 시체만 잘 정리하면 어떻게든 마차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하아... 그나저나 큰일 났군."

헨리의 말을 듣고 여태까지 알지 못한 진실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아카데미의 전학생인 노바 크리시와 레이시 나자이드가 범죄집단 진리구제회 소속이라.."

"일단 나자이드 가문은 진리구제회라 판단하는게 옳을것 같군."

더 큰 문제는 아카데미에 편입을 하려면 황실 행정부의 허가가 필요했다.

'게다가 다른 부까지 얽혀있을 가능성이 크겠지.'

여기서 황실 행정부 소속은 총 120명 정도로 아카데미 편입허가는 5명이상이 허가해야되었다.

"그렇다면... 황실 행정부에 최소 진리구제회 첩자가 5명이 있다는..."

이는 최소로 잡은 수치였다. 게다가 자신에게 정보를 팔라는 후안놈부터해서 얼마나 썩어있을지 감도 앉잡혔다.

"우리 정보국 말고 감찰부는 도대체 뭘 하는거냐."

문득 안톤은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행정부에 침투했다면... 감찰부도.."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분명 자신이 충신은 아니라도 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정보국장인 자신이 이런 정보도 얻지 못했고 첩자들은 추측하기로는 우글거렸다.

'제국 멸망이라는 느낌이 선명히 느껴지는 군.'

만약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제국이 도대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안톤은 모를 것이다. 첩자들이 서로를 경계하느라 성실한 척 일하고 그 덕분에 제국의 경제는 호황이 되었고 군비 확장에 다른 나라의 견제까지 착실히 하고 있었다.

"게다가.. 후안이라는 놈에게 돈을 받았으니 나도 빼도박도 못하겠군."

안톤은 결정했다.

"아 몰라. 나도 첩자할거야."

제국에 첩자 한명이 더 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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