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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흑막이라고요-45화 (45/79)

〈 45화 〉 아카데미 탐정놀이(4)

* * *

"유다! 문 열어!"

레이시가 유다의 방문을 두들겼고 유다는 시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문을 열고 말았다.

"무슨 일인데?"

유다의 물음에 레이시는 허둥지둥하면서 대답했다.

"어…. 일단 황녀님의 상태가 안 좋고! 또 그리고…. 아카데미가 난리 났어!"

"흠…. 그래서 밖이 시끄러웠나?"

"여…. 여기는 괜찮아 유다?"

유다는 손가락을 까닥거리고 난 후 캐시를 불렀다.

"캐시."

"여기 있습니다. 주인님."

캐시가 유다에게 두 손으로 내민 물체는 아주 작은 원형의 물체였다.

유다가 원형의 물체를 만지작거리자 궁금증이 일어난 레이시는 유다에게 물었다.

"초소형 결계야 아주 비싸지. 대형결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결계인만큼 안전 하나는 보장해주지. 그걸 추가로 설치하는 것뿐이야."

유다 기준에서 비싼 거면 엄청나게 비싼 물품이었다. 그리고 원작을 읽은 캐시는 그게 어떤 가치를 가진 물건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유다의 말을 들은 레이시는 경악했다.

"추…. 추가로? 그러면 여기에 더 설치되어있다는 뜻이야?"

"하나 정도는 이미 설치되어있지."

"세상에 그것만 있으면 내방을…."

참고로 레이시는 귀족이었지만 부유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난한 편에 속했다. 물론 전생의 레이시보다는 부자였지만 말이다.

유다는 결계를 설치한 후 클레아의 상태를 물어보았다.

"레이시. 황녀님은?"

"일단은 잠든 것 같은데….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많이 힘든 상황이었나 봐."

클레아는 그나마 안심되는 곳을 왔는지 조용히 잠들었다. 유다가 레이시를 보고 손끝으로 침대를 가리켰다.

"거기에 놔두라고? 알았어."

레이시가 클레아 황녀를 아주 커다란 침대에 올려놓은 뒤에야 유다의 눈치를 보면서 고풍스러운 손님용 소파에 앉았다.

"야…. 여기 방 진짜 좋기는 하다…."

"그래."

"여기 마음을 안정시키는 차다."

유다는 레이시가 진정하게 일단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를 주는 차를 대접했다.

유다가 준 차를 본 레이시는 빤히 유다를 바라보았다.

"왜 빤히 바라보지?"

"아니…. 그냥 처음 만났을 때보다 유해졌다고 생각해서?"

유다와 레이시의 처음 만남은 밤중 유다의 시험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레이시에게는 아직도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사실 유다에게 목줄만 잡히지 않았어도 이렇게 고분고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예전 같은 날카로움이 없는 유다의 모습이 약간은 신기한 레이시였다.

'아니면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

어쩌면 레이시가 유다를 안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모르고 있던 진짜 성격일 수도 있었다.

레이시가 잡생각을 하며 차를 전부 마시자 유다가 서류를 넘기며 레이시한테 물어봤다.

"황녀님은 왜 저러고 있고 너는 왜 황녀님이랑 같이 있는 이유가 뭐지?."

"음…. 그게 유다 네가 황실 정보원인가 뭔지를 관리하라고 했잖아."

"그랬지?"

유다는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고 레이시는 최대한 유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게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정보원을 감시하는 도중에 퀘스트가 하나 떴어."

"그 시스템 능력?"

"어."

유다는 갑자기 왜 퀘스트가 나왔는지 의문이 들었다.

"퀘스트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야! 무려 처음 보는 에픽퀘스트였다고?"

"에픽? 퀘스트에도 등급이 있었나?"

레이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도 있는지 몰랐는데 어쨌든 에픽퀘스트야. 게다가 보상도 엄청나!"

레이시의 밝은 목소리에 유다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퀘스트 내용은?"

"왜? 도움이라도 주게?"

"해가 되지 않는다면야."

유다의 말에 레이시는 방긋 웃었다.

"진짜 도와주는 거다?"

"나한테 손해가 오지 않으면 도와주지."

레이시가 자신의 퀘스트에 대한 내용을 설명했다.

레이시의 설명을 들은 유다는 고민했다.

"여태까지의 퀘스트는 보통 자기계발 정도의 퀘스트였지. 하지만 이번에는 목적성이 뚜렷하게 보이는 퀘스트군."

"그래 마치 게임 시스템처럼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되니까 높은 등급의 퀘스트가 나오는 것 아닐까?"

"글쎄…."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두 가지. 퀘스트가 타의에 의해 조종당하는지 아니면 자의로 활동하는지에 대해서다.

우선 레이시의 고유능력은 상태창. 말 그대로 시스템이다.

하지만 레이시가 가진 그 시스템을 누군가가 조종할 수 있다면?

'레이시의 사고를 퀘스트로 인도할 수도 있지.'

만약 타의로 조종한다면 그것을 조종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어떤 목적을 지녔을까? 어쩌면 신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위의 경우와 다르게 시스템이 자의성을 같고 퀘스트를 내려줄 수도 있었다.

이번 경우도 곤란했다. 만약 유다가 레이시를 통해 퀘스트의 내용이 사람 500명을 죽이세요.

같은 경우면 오히려 안심했을 것이다. 명확한 목표대상이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스템은 클레아 황녀를 콕 찝어 퀘스트의 대상에 넣었다.

'이제 경우는 또다시 두 가지로 나뉘지.'

첫째는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레이시를 도와주기 위해서 자유의지를 같고, 활동하는가 아니면 두 번째는 시스템이 시스템 자체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가로 나뉘었다.

골치가 아파졌다.

'나중에 더 상황을 봐서 판단하도록 하자.'

만약 유다 자신에게 피해가 온다면 레이시에게 경고할 사용하지 말라고 것이다.

'경고부터 한다고 생각하는 걸 보니 레이시 말처럼 나도 꽤 유해졌나….'

"아! 유다! 그리고 혹시 아카데미에 수상한 사람이라고 의심 가는 사람 없어?"

"흠…. 글쎄…."

유다와 레이시가 한참을 고민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문득 레이시가 유다를 쳐다보았다.

빤히.

"왜."

"아니. 설마 그래도 우리 반 수상함 투표 1위를 받을 정도인데."

레이시의 말에 말문이 막힌 유다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그렇게 수상해 보이냐."

"응! 하는 짓도 그렇고 외모도 완전 수상해 보이지."

"...."

.

.

.

"언니!"

"그 사태 이후 처음인가?

제나와 아자젤은 만나서 회포를 풀었다.

"그나저나 아자젤 언니, 아카데미를 습격한 단체는 진리구제회인가봐!"

제나는 알아낸 정보를 전부 아자젤에게 공유했다.

"알아. 진리구제회는 루스 교단에서 박멸작업을 하고 있으니 모를 리가 없지."

아자젤은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바로 예전에 유다와 이야기하던 때였다.

"유다님. 왜 아카데미 투자 건을 철회하시는 것이죠?"

"당연히 망할 것에 투자하는 멍청이는 없으니까."

그때의 아자젤은 유다의 말임에도 불구하고 약간 의아해했다. 아카데미의 가치는 고공행진을 이루고 있었고 뛰어난 명성이 있었다.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은 투자였던 것이다.

"망한다니요?"

"누나만 알고 있어. 나중에 진리구제회란곳이 습격할게 분명해."

이번에도 유다의 말이 정확했다.

'역시 나의 신.'

그렇기에 이번 습격 사태를 계기로 진리구제회를 저번 습격 사태의 책임까지 같이 묶을 수 있게 되었다.

'검성은 이제 배신자뿐만 아니라 루스 교단의 이단이자 인류의 배신자가 되겠지.'

저번에 검성을 통한 황녀의 세력 깎기는 큰 재미를 볼 수 있었다.

'유다님이 황녀는 더 이상 공격하지 말라고 했으니…. 이제는 2황자를 내쳐야겠지.'

시크릿 클랜의 목적 중 하나는 황제 폐위 후 꼭두각시 황제를 만들어 천천히 이상적인 나라를 만드는 것이었다.

'퍼즐이 점점 맞춰지고 있어.'

좋은 기회였다.

'그전에 아카데미에 침입한 벌레부터 전부 처리해야겠지.

아자젤의 칼이 번뜩거렸다.

.

.

.

클레아는 푹신한 침대에서 눈을 떴다.

"여기는…."

처음에는 자신의 방인 줄 알았지만, 이윽고 자신의 방이 아님을 깨달았다.

'여기는 아카데미 다이아몬드 생활관의 방이야….'

마지막으로 본 것은 레이시. 그 레이시랑 친하게 지내던 사람은 유다 벨라레. 그리고 결정적인 사실이 전에 왔을 때 벽지의 모양이 똑같았다.

'이건 유다 벨라레의 취향.'

여기는 유다 벨라레의 방이었다.

클레아는 기지개를 켠 후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다 흠칫하고 놀랐다.

"흣!"

침대가 있은 안방구석에는 유다의 전담 메이드인 캐시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놀라게 왜 그러고 서 있어요. 일로 와보세요."

클레아가 캐시를 보고 손짓하자 캐시는 그대로 유다를 불렀다.

"주인님. 황녀님께서 깨어나셨습니다."

그런 캐시의 모습을 보고 클레아는 생각했다.

'황녀인 나의 명령보다…. 주인의 명령이 우선이라니…. 충성스러운 부하를 두었군요. 유다 벨라레.'

괜스레 유다가 부러워지는 클레아였다. 자신은 힘들 때 의지할 사람이 자신의 부하인 이반밖에 없지만, 유다의 곁에는 믿고 의지할만한 사람들이 많았다.

'역시…. 사람의 능력이 차이가 나는 걸까요….'

실없는 생각이 계속되는 동안에 유다가 클레아에게 찾아왔다.

"황녀님 깨어나셨습니까."

언제나 그렇듯이 각에 맞는 예법이었다.

황녀는 학장에게 능력을 썼다시피 최근에 유다에게 지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탐색 완료까지 10…. 9….

'이게 벌써 발동을…?'

하긴 최근에는 유다가 아카데미에 빠지지 않고 출석했었기에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았었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할 상황까지는 아니었다.

갑자기 일어난 상태에서 유다의 살인 정보를 보는 것은 퍽 당황스러웠지만, 능력을 취소하지는 않았다.

"황녀님? 황녀님?"

능력이 발동되었다. 마치 금단의 상자를 여는 기분이었다.

아리아나 윈터, 디아스 레르, 카세틴 진... 엑소스 밤피르, 제나이드 밤피르, 오베르 밤피르, 아카드 유스티아, 드라쿨 유스티아….

흉성을 죽였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뱀파이어들을 많이 죽였다는 것은 대충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것은…. 뱀파이어들을 죽인 숫자와 비견되는 영문 모를 이름들.

신호준, 박수현, 서진, 김태형…. 유정신, 이강현, 진태진.

미지는 두려움이었으며, 두려움은 공포였다.

중간중간에 유다가 무어라 자신에게 말하는 것 같았지만….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리고 들은 말이 황녀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황녀님. 탐정 놀이는 재미있으셨나요?"

항상 유다의 입에 걸려있던 미소가 오늘따라 기묘했다.

"으흐흐흐…. 으아아아아악!"

황녀는 그 말을 들은 뒤로 맨발로 미친 듯이 유다의 방을 뛰어나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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