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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점이냐, 나만 빼고 A등급이게-57화 (57/112)

〈 57화 〉 010. 그래도 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

* * *

“어떻게 하려고.”

랑의 음색이 떨렸다.

어느 정도는 피로의 탓이었다. 긴 시간동안 양손이 결박당한 채 헬기를 타는 것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고역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괴로웠던 것은 침묵이었다. 아무리 묻고 또 물어도 돌아오는 게 없었다.

허공에서 갈라지라고 내놓은 헛말이 아니었다. 조종석에 앉은 윌리엄에게, 랑을 감독하려 그 옆에 앉은 멜라니에게 분명히 물었다.

그들은 마치 질문 자체를 못 들은 것처럼 행동했다.

랑은 질문을 바꾸기로 했다.

“왜 이렇게 됐어?”

그러자 멜라니가 부득, 이를 갈았다.

“[빌, 입을 틀어막는 게 좋겠어요.]”

멜라니는 통역하지 않았다. 따라서 윌럼은 랑이 지금껏 뭐라고 물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중요한 말을 한다면 멜라니가 어련히 알아서 전해주겠지. 내면의 죄악감이 지펴지지 않도록 일부러라도 말의 진의를 거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윌리엄은 멜라니의 입을 틀어막는다는 제안만큼은 한사코 거부했다.

“[떠들게 내버려두게. 그럴 권리가 있지 않은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려는 거예요.]”

“[나는 한국어를 모르네.]”

“[하지만 저는 알아요. 그리고 제가 전해버릴지도 모르잖아요.]”

윌리엄은 이를 부득 깨물었다.

“[그럼 차라리 전해주게.]”

“[빌.]”

“[이렇게라도 해야겠어. 안 그러면 미칠 것 같아. 이보게 바렐라, 난 지금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단 말일세. 만일에라도 그 청년이 다시 우릴 찾아내려고 하면 어떡하지? 그러다가 정말로 찾아내면?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지?]”

“[기회는 줬어요. 죽여야 해요.]”

“[하나님 제발! 그런 일만큼은 막아야 해!]”

윌리엄은 충동적으로 소리쳤다.

가까스로 호흡을 가다듬은 노신사는 충혈된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짙푸르고 검은 하늘이, 그 어둠보다도 더러운 구름 사이에서 노닐고 있었다.

그 유희가 시야 전체를 사로잡았다.

윌리엄은 속삭였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 청년이 다시 돌아온다면? 그럴 때를 위해서 우리는 준비해야 해. 마음을 다잡고 우리가 하려는 일에 확신이 있어야 하지.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거야.]”

멜라니는 조종석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빌, 하고 다시 그 이름을 불렀다.

윌리엄은 돌아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멜라니는 알았어요, 하고 풀이 죽어서 대답했다.

멜라니는 비로소 랑이 말하는 것을 전했다.

[왜 이렇게 되었느냐고.]

그 말을 듣자마자 윌리엄은 쓴웃음을 터뜨렸다.

“[나도 모르겠네.]”

그 말은 랑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까지 랑은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도 멜라니는 그 뜻을 번역해줬다.

윌리엄은 이어나갔다.

“[그저 이렇게 생각했어. 사람들에게 영웅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고. 왜냐하면 이 세상에 하나님께서 보였던 그런 형태의 기적은 없었거든. 그 비슷한 것이라고 해봤자 권력적이고 구조적인 것이지. 하지만 구조는 폭력을 낳아. 다수를 위해서라면 소수를 도려낼 수 있다고 당당하게 선언하는 것이 이 사회의 모습이지.

나는, 나는 그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뿐이네.]”

“모든 구조가 폭력을 낳는 건 아니야.”

“[알아. 나는 인류가 태생적으로 악하다느니, 인류는 말살되고 새로운 뭔가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느니 그런 소리를 하고 싶은 게 아니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만들어낸 대부분의 구조는 폭력적이고, 설령 그렇지 않은 사회가 많다고 할지라도 영국에서만큼은 사회의 구조란 그런 것이었어.

바로 잡으려면 누군가가 일어서야만 했어.]”

“그래서 당신이 일어섰어?”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울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데, 누구도 일어서자는 말 뒤에 따라올 비난을 맞받아치지 못했으니까.]”

“당신은 비난을 받아쳤어?”

“[견뎌냈네.]”

윌리엄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악마라고 일컫고 또 배임자라고, 부도덕한 쓰레기에 범법자, 위선자라고 해도 견뎌냈네.]”

“하지만 받아치지 않았어, 당신.”

“[받아쳤다면 온 사람들이 뛰쳐나와 광장에 나를 끌고 가 내 목을 매달았을 테니까!]”

윌리엄은 조종간을 부서뜨릴 듯이 부여잡았다.

“[자네는 이제 나와 자네가 다르다고 말하고 싶겠지! 나의 논리가 비약적이고 부실하고 이기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싶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네. 결코 그렇지 않아! 자네가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 것은 그 청년의 덕분이라고 방금 멜라니로부터 들었네. 어떤 비난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영웅이 있었기 때문에, 그 은혜에 근거해 자네의 존재가 성립하는 것일세.]”

윌리엄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렇다면 보게, 자네는 과연 자네의 입으로 하나의 영웅을 부정할 수 있겠는가? 내가 만들어놓은 흉물이라는 우상이 그릇된 것이라고 가차 없이 말할 수 있겠나?

그러면 자네는 뭐가 되는 거지? 자네는 그 영웅의 존재로 인해 간신히 성립할 수 있는, 의존적이고 부차적인 존재가 아니고 또 뭐란 말인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말하는 소녀의 볼을 타고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왜냐면, 그 말 그대로이니까. 그 사람이 없었으면 나는 지금 여기 없었을 거야. 그럼 난 그 사람 덕분에 살아있는 거고.

뒤따르는 결론이 그거였어.세상을 지탱하는 원리보다 중요한 건 내게 소중한 한 사람이고, 그 사람이 있어서 비로소 내가 가치 있는 거라고. 그렇게.”

그렇게 생각했어.

랑은 잘라내듯 ‘그러나’ 하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당신들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어.”

랑은 말했다.

“그 사람은 나한테 너무나 고마운 존재, 그러니까, 꼭 있었으면 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랬으면 하는 존재야. 다치지 않았으면, 하고 아예 내 품 안에서만 놀았으면 하는 그런 사람이야.

그렇지만, 그래서는 안 돼. 누군가가 남을 구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하고. 그 희생에 감복해서 무엇으로든 답례하고.

그런 건 구원이 아니라…… 종속이야.”

랑은 눈물을 닦아냈다.

그 대신 최대한 씩씩하게 웃어보였다.

“물론 그래도 계속 좋아할 거지만, 응, 그래도 크게 생각하면 이렇다는 거야. 왜냐면 나는 사랑에 빠진 소녀가 아니고, 머즐드독스의 차기 총수이니까.

그래서 당신들의 방식, 따라줄 수 없어.”

“[그 알량하고 번지르르한 자기고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말아주게. 그 마음에 한 방울의 악의만 첨가하면 누가 마셔도 죽어버리는 독극물이 탄생할 테니.]”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랑은 손가락으로 무엇인가를 가리켰다.헬기 내부의 영상 재생기였다.

런던 도시 곳곳을 비추는 사설 CCTV로, 본래라면 흉물로서 파계종의 출몰을 감지하는 데 사용했던 것이었다.

오늘만큼은 그 용도가 달랐다. 윌리엄은 ‘그 청년’이 설마 다시 나타날지 알아내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실날 같이 느껴졌던 좋지 않은 예감은 완벽하게 적중하고 말았다.

윌리엄이 이를 부드득 가는 동안 랑은 이렇게 말했다.

“저게 매력이야.”

윌리엄은 그 말의 통역조차 듣지 않고 악을 써댔다.

“[또 저 쥐새끼가 방해를 하는군.]”

“어떻게 할 거야.”

질문을 멜라니가 전했다. 직후 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질문에 답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윌리엄은 질문의 뜻을 조금 비틀어 듣기로 했다.

“[이곳 런던에는 난민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감호소가 총 세 개 있다는군. 아니, 이제는 두 개밖에 남지 않았지. 하지만 곧 한 개가 될 거야.]”

멜라니는 당황해서 되물었다.

“[제게 하시는 말씀인가요?]”

“[전해주게.]”

“[그럴 필요가 없어요. 괜히 말을 해준다고 해도 그건…….]”

“[모든 걸 알려주고, 모든 걸 터놓게. 그래야 떳떳해질 수 있을 것 같아.]”

결국 멜라니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앞으로 벌어질 일에 관해 모조리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윌리엄이 [멜라니, 자네가 저 쥐새끼를 맡아주게.]라고 말한 것조차 온전하게 전했다.

그 명을 확실하게 받아들은 멜라니가 열린 헬기의 탑승구 바깥으로 맨몸을 던졌다.

이어서 슈트의 파츠들이 따라 날아가기 시작했다.

아직 허공에서 말을 들을 수 있을 멜라니를 향해 윌리엄은 고했다.

“[떳떳해져야만 하네. 그래야, 우리가 옳은 것이니까.]”

거친 하늘로 밤까마귀가 날아들었다.

***

격리구역은 본래 세 군데 존재했다.

중심가에서 각각 동서쪽으로 들어선 폐쇄된 학교 건물이 셋 중 둘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이장 작업이 끝난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빈 건물이었다.

버밍엄에서 케임브리지까지 직선으로 이동했던 헬기는 곧바로 남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떤 전술적인 기교나 속임수도 없었다. 그들은 당당하게 런던의 가장 중심이 되는 사원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오늘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수용된 250여 명의 범죄자들은 사형을 언도받을 예정이었다.

내가 빅벤 근처를 달리고 있지 않았다면 그랬다.

폴트가 머무르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큰 대로를 따라 고작 20분 정도 달릴 거리에 빅벤이 들어서 있었다.

마침 자정이 지났는지 주인이 없을 그곳으로부터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참을 달리고 있던 나는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다리를 멈추었다.

그대로 공중으로부터…… 내리 찍혔다.

뜬금없군.

다시 자세히 말해서 나는, 그 새카만 슈트에 둘러싸인 다리에 직격 당했다는 것이다.

하늘 위로부터 지상으로 내리꽂는 발끝이 마치 운석처럼 날아들어 이 일대에 거대한 균열을 남겼다.

분진이 사방을 뒤덮었다. 때마침 이곳의 날씨는 습윤했고 드물게 내리고 있던 비는 먼지와 뒤섞여 귀 아픈 소음을 잦아냈다.

그리고 소음은 빛처럼 눈을 가렸다. 안개와 함께, 먼지와 함께 세상이 암흑으로 뒤덮였다.

한 가운데서, 말할 필요도 없는 이 습격의 주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걱정할 필요 없다.]”

“[흉물이 이곳에 있기에?]”

클로를 붙잡았다.

칼날 같은 왼팔이 횡으로 전방을 그었다. 그리고 클로가 반대 방향으로 크로스를 날렸다.

두 개의 날붙이가 다른 결과를 자아냈다. 클로는 금속 같기도 고무 같기도 한 슈트에 긴 상흔을 남겼다. 왼팔의 칼은 분명하게 내 몸을 꿰뚫었다.

하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그 상처는, 기껏해야 이쑤시개로 긁은 정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흉물이 황급히 도약해 몇 미터를 물러났다.

가면이 벌어져, 단정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드러냈다.

멜라니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반면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를 먼저 쓰러뜨려야겠다고 생각해줘서 고맙다.]”

“[무슨 뜻인가요?]”

“[모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영국 경찰이 출동하기로 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무튼 주절주절 알려줄 필요는 없지. 내가 삼류 악당이 아닌 건 둘째 치고, 폼이 안 난다.

그때 마침, 먼 하늘로부터 헬기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투다다다다, 하는 굉음에 잠시 넋을 잃은 나와 멜라니는 그 방향을 똑같이 응시했다.

과연 검게 칠된 윌리엄의 헬기가 우리 하늘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헬기는 우리를 발견하지 못한 듯했다.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무엇이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돌아가 줄 수 없을까요?]”

“[말도 되지 않는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흉물의 양팔은 이미 사람의 것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것은 나를 적대할 의사가 조금도 없다고 확신시켜주고 있었다.

그녀의 말만 따라준다면 얼마든지 랑을 돌려보내줄 수 있다고.

동시에 협박이었다. 어쨌거나 랑의 목숨은 그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랑은 어디에 있지?]”

“[윌리엄 경이 맡고 계셔요.]”

“[그렇다면 됐다. 그는 죽이지는 않을 거야.]”

“[알고 있군요. 하지만 알아두세요. 상황은 사람을 만들어요. 변해야 한다면 누구든지 변할 수밖에 없어요.]”

멜라니는 슬픈 얼굴을 하고, 이쪽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아직은 기회가 있어요. 아직은 윌리엄 경께서도 망설이고 계셔요. 게다가 아직은, 아직은 오늘밤이 끝나지 않았어요. 그러니 제발, 윌리엄 경을 변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줘요.]”

“[너야말로 똑똑히 알아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나는 말했다.

“[그 아이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당신들은 런던뿐만이 아니고 어느 하나도 구하지 못한다.]”

멜라니는 헛웃음을 흘렸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구했어요. 당신이 구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을 우리 손으로 직접 구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당신 같은 방해자가 없었던 것도 아니죠. 당신은…… 밟고 지나갈 장애물에 불과해요.]”

“[누굴 밟으려면 먼저 그 사람을 쓰러뜨려야 할 텐데.]”

“[그렇군요. 당신은 쓰러지지 않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었죠.]”

멜라니는 이번에는 순수한 웃음을 내보였다.

“[그러면 하나만 더 묻고 싶은 게 있어요.]”

“[무엇이지?]”

“[버틸 수도 있나요?]”

그때, 나는 그 질문을 알아듣지 못했다. 귀가 가로막혔다. 소리가 모든 것을 압도했다.

귓가로 스쳐오는 바람의 소리와 이어지는 폭발음. 그것들은 등 뒤로부터 태어나 내 앞까지 곧게 나아갔다.

헬기에서 날아온 것이었다. 그 소리는, 폭발은 저 너머의 헬기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그 폭렬의 정체가 휴대용 로켓이었다는 사실은 한참이나 시간이 흐른 뒤에 알 수 있었다.

“[나진이라고 했던가요? 있잖아요. 저 헬기에는 중화기가 한 발밖에 없었어요.]”

흉물이 매연을 뚫고 천천히 걸어왔다.

그 팔이 다시 단두대를 상징할 칼날으로 돌아갔다.

저벅저벅, 사형집행인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사원을 쏘지 않으셨죠. 잘만 맞춰서 건물을 통째로 무너뜨리면 모조리 없애버릴 수 있었을 텐데. 그러니까, 이런 게 변화예요. 이제야 날벌레를 죽인 뒤에 담뱃불을 피우면 되겠다고 깨달아버리신 거죠.]”

그거 참 유쾌한 소식이다. 어쨌거나 헬기에서 직접 수백의 사람을 죽일 방도는 없어졌다는 거잖아.

“[살면서 이런 형태의 지정능력은 처음 봐요. 적정선 이상의 피해를 모조리 무시하고 계속 일어선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거든.]”

“[어떤?]”

멜라니가 들어주겠다는 듯, 방어 자세를 거두었다.

클로를 붙잡았다. 그리고 다시 뛰어가 저 빌어먹을 팔을 갈라버렸다.

짐승의 것을 닮았던 오른팔의 손가락이 툭 끊어졌다.

새된 비명과 함께 멜라니는 잘린 손가락의 본래 주인답게, 실로 포식자 같은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내게는 이 예의범절없는 공격에 대한 변명이 있었다.

“[사실 뻥이야.]”

다시 클로를 붙잡고.

“[설교 하나 들어서 개심했을 거라면 사람까진 죽이지 않았을 거잖아, 그렇지?]”

땅을 박찼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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