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육점이냐, 나만 빼고 A등급이게-40화 (40/112)

〈 40화 〉 007. 난리들 났네 (4)

* * *

상황을 정리해본다.

1. 무사히 영국에 도착했다.

2. 영국지사에 연락할 수 없게 되었다. 저쪽에서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

3. 바깥으로 빠져나와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혹시나 싶어 미리 긁어본 카드가 정지돼 있었다. 이건 왜 이렇게 됐는지 알 수 없다. 엄밀히 말하자면 알고 싶지 않을지도.

어떡하지.

다시 상황을 정리해본다.

1. 우선, 수중에 있는 물건들. 혹시 몰라 환전해놓은 100파운드.한화로 따지자면 15만 원 정도.

이어서 옷과 일부 생필품. 캐리어 두 대 분량. 늘 갖고 다니던 클로와 바롱의 눈알(액상샘플 형태). 또 추가로 챙겨온 것이 망가진 지정력 증폭 건틀릿.

장착은 가능한데 해제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벗는 게 매우 어렵다. 사실상 정체불명의 구속구 겸 쓰레기.

또한 정지당한 카드와 통화가 불가능한 휴대폰 두 개.

2. 현찰로는 하루에서 이틀 정도 숙박은 가능하지만 한국으로 귀국은 불가능.

만일 할 수 있다고 해도 이건 정말 최후의 수단이다. 지금의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상황정리.일정이 이렇게 꼬인 원인이 무엇일까.

먼저, 랑의 카드의 통제권은 총수가 거머쥐고 있다. 그것만큼은 총수가 통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휴대폰은? 랑의 휴대폰은 몰라도 내 휴대폰까지 통제하는 건 불가능할뿐더러, 통신 기능의 문제만 있는 게 아니고 영국지사에서 자체적으로 연락을 씹고 있다.

따라서 이건 영국지사에서 통제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결론. 총수는 카드를 끊어버렸고 영국지사는 우리를 거부하고 있다.

이제 두 괴물들의 의도만 파악하면 모든 것이 원활하게 돌아가겠네.

그럼 안 된다는 거잖아. 한쪽은 소시오패스고 다른 한쪽은 공감능력과다로 추정되는 와중에 내가 뭘 어떻게 해야 그 인간들 의중을 떠보냐고.

………이상의 사실을 비교적 온화하게 편집해서 랑에게 전달했다.

듣자마자 랑은 아연실색하더니, 내 옷소매를 끌어당기며.

“그럼 어떻게 해?”

글쎄, 낸들 알겠냐 싶긴 한데.

“하루 정도는 눈치를 보면서 지내는 게 낫겠는데.”

“눈치를?”

“너희 어머니께서 이런 장난을 치시는 이유라든지 영국지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등등, 당장 우리가 알 수 있는 게 없어.

그렇다고 다짜고짜 귀국할 수단도 없지. 섣불리 그랬다가는 한심한 녀석들로 낙인찍을지도 몰라.”

차분하게 설명했다.

제발 아니길 바라지만, 어쩌면 총수가 우리를 시험하기 위해 이런 미친 짓을 벌인 것일지도 모른다.

사자도 아니고 왜 새끼를 벼랑 끝으로 내던지는지 이해도 안 간다. 듣자하니 사자는 실제로는 그런 해괴망측한 훈육 따위 하지 않는다고.

그렇지만 총수는사자보다도 더한 인간이다. 지금쯤 본가 소파에 앉아서 홍차를 즐기며 ‘며칠이나 버티려나~’ 하고 흥얼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기 자식을 타국에 내던져놓고 말이지.

“엄마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랑은 중얼거렸다.

랑의 엄마좋아너무좋아 사고방식은 여전히 교정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걸 떠나서 랑의 결론은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었다.

“그럴지도. 우릴 믿는 만큼 학대하고 있을 테니까.‘이 정도는 자기들끼리 어떻게든 헤쳐내고 살아서 돌아오긴 하겠지.’ 라는 식으로 최소한의 인정은 해주고 있는지도.”

“좋아. 그럼 얼른 시작해.”

랑은 총수에게 인정받는다는 부분에서 기운을 되찾았는지 의욕에 가득 차서 말했다.

그런데 시작하자니, 뭘?

“공익. 방금 눈치 보면서 있자고 했어.”

“뭘 모르네. 눈치를 보면서 대기한다는 건 다시 말해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다는 뜻이야.”

“으읏.”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함부로 움직이는 건 좀 그래. 지금은 너희 어머니 지원이 끊어진 상태라는 건데, 이 사태를 영국지사에서 파악하면 어떻게 되겠어.”

안 그래도 우리를 밀쳐내고 있는 놈들이다.

본사에서 지원을 못 받는다고 알아차리면 대놓고 막나갈지도 모른다.

랑은 입술을 비틀었다.

“그럼 여기서 계속 가만히 있어?”

이곳은 공항 인근의 대로변.아까 말했다시피 택시를 타기 위해 이곳까지 나왔다.

하지만 당장 택시를 탈 이유가 없어졌다. 결과적으로 그냥 세상 한 모퉁이에 아무렇게나 떨어진 기분이다.사차로를 가로지르듯 쌩쌩 지나가는 차들이 매섭다.

한숨을 푹 내쉬자 호흡이 입김 없이 뻗어나갔다.

“일단은 머물 곳을 찾아야지. 계속 연락도 해봐야 하니까 휴대폰 충전도 하고.”

그렇게 말하면서 여기저기 통화를 걸어보지만 여전히 정지 상태.

물론 수신자 둘 다 받을 이유도 없겠지만.

“아까 오는 길에 호텔은 봤어. 하지만…….”

“무리지. 수중에 현금이 100파운드뿐인데 이걸론 호텔 2인실도 못 빌려. 게다가 얼마나 더 머물러야 할지 알 수도 없고 먹는 데에도 계속 소비를 해야 하니까, 오늘 쓸 수 있는 돈은 많아도 30파운드 정도야.”

식비를 포함해서 계산한 것이다.

아무튼 대략 한화 5만 원이 되지 않는 돈으로 머물 곳을 찾아야한다는 거지.

영국의 낮은 물가를 감안해도 매우 어렵다.

차라리 일반주택에 사정을 설명하고 거처를 빌리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렇지만 런던참사 이후로 여기 인심이 상당히 야박해진 상태라서…….

“올 때까지는 퍼스트 클래스였단 말이지, 지금은 노숙하게 생겼지만.”

“노, 노숙은 싫어어.”

“그러지 않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차라리 다른 한국인 관광객을 찾아서 도움을 빌리는 건 어떨까 싶다.

하지만 객지에서 그런 도움을 베푸는 사람이 있긴 할까.

게다가 런던참사 탓에 영국의 이미지가 좀, 전쟁터 내지 폐허 같은 식으로 사람들 머릿속에 박혀서 관광객 자체가 많지 않다.

한참 발품을 팔아야되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데.

딱 그랬는데.

“핫! 핫! 핫! 핫!”

나타났던 것이다.

“뭡니까, 뭡니까! 있는가 없는가 싶었는데, 설마설마 했는데! 이곳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니요! 깜짝 놀랐지 않습니까☆”

여자였다.

내용적으로는 어색하지만 발음적으로는 완벽한 한국어가 쩌렁쩌렁 울렸다.

뭔가 말투에 별표 따위가 붙은 것 같다는 틀림없는 착각이 드는데 그런 사소한 건 넘어가기로 하고…….

아무튼 대화내용이야 어찌됐건 이런 곳에서 한국어를 듣다니 반가워서 눈물이라도 날 지경이었다.

그 반가움은 순식간에 수그러들었다.

일단 첫 번째로 여자는 한국인이 아니었다. 명백한 백인이었다.

아니 뭐, 여기까지는 좋았다.

오늘따라 유독 그리워지는 폴트도 백인이었지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기능 덕택에 정말 만능처럼 느껴졌으니까.

여기서라도 한국어 가능 백인을 만나는 건 행운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여자의 복장을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넌 뭐냐……?”

존댓말이고 나발이고 이쪽 문화권이 아니었으므로, 아니 그보다는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여자는 또 유쾌하게 웃어제끼며 대답했다.

“아핫핫! 정체를 묻는 겁니까?! 그렇다면 대답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그리고 그 대답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있었다.

여자는 우선 외투로서 코트를 걸치고 있었고, 그 안에 다른 무엇도 더 껴입지 않고 바로 그 안에.

“큐티! 러블리! 프리티! 모두의 바니걸 소피입니다☆”

바니걸 코스튬을 입고 있었다.

***

상황을 정리해본다.

1. 타국에서 곤경에 빠졌다.

2. 변태 바니걸 코스프레녀가 나타났다.

이제 정리 같은 거 안 할래.

“아핫! 핫핫! 핫핫! 무엇입니까, 그 걱정하는 표정! 소피쨩이 나타났는데도 걱정이 남아있는 겁니까?!”

이보세요. 우리는 한국인입니다. 일본인 아니고.

지적하지 말아야지.촉이 잡혔다. 지적하면 뭔가 길게 물고 늘어질 타입이다.

물론, 정체가 궁금하기는 하다.

영국식 사이비종교인가? 아니면 유흥업소 홍보원 같은 건가?

어느 쪽이건 한국어까지 배워서 일할 필요가 있는 거야?

아니. 생각하지 말아야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가급적이면 엮이고 싶지 않아.

나는 곧바로 랑의 옷을 잡아끌고 바니걸으로부터 잰걸음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와중에 허벅지와 가슴골이 다 드러난 충격적인 옷차림을 목격한 랑은 얼굴을 붉힌 채 얼음처럼 굳어 있었다.

지금 그것까지 일일이 신경 쓸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도 그럴 것이, 저거.

지정능력자다.

지정능력자는 일반적으로 자기들끼리 알아볼 수 있다. 위압이 걸쳐져 있는 게 감각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저 변태녀는 행색만큼 변태적인 지정능력이라도 갖췄는지 위압조차 매우 특이한 형태로 느껴진다.

이것도 내가 알 바가 아니다. 그보다는 지정능력자와, 특히 저런 부류와 엮이고 싶지 않다.

평화롭게 헤어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코스프레녀는.

“아앗! 어딜 가는 겁니까?! 기다리십시오, 동방예의지국의 모반자들! 도와주겠다고 하고 있지 않습니까아앗!”

“안 들린다. 안 들린다. 덧붙여서 아무것도 안 보인다.”

“완전 무시하고 있어?!”

작은 키에 어울리지 않는 저 커다란 가슴 같은 거 보이지 않는다.

새카만 망사스타킹이라든지, 아니면 코트 너머로 사락사락 비치는 하얗고 귀여운 엉덩이라든지 이것저것 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안 보인다.

역시나 랑은 그게 다 보이는지 눈을 못 떼고 있고. 그래서 랑의 눈까지 가려줬다.

너도 안 보인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으아앗! 기왕 도와주려는데 다짜고짜 도망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당신들 조금 전까지 도움이 필요하다는 눈치 아니였습니까!”

“변태 혹은 지정능력자랑은 엮이기 싫어어.”

“허걱! 엄청난 통찰력이군요!”

허걱! 너는 엄청난 말투를 구사하는구나.

시공간을 오그라들게 만드는 지정능력을 지녔나.

“하지만하지만! 놀랍지 않습니까! 우연찮게도 저는 정말로 변태인데다가 지정능력자입니다!”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이미 대답을 해버린 거라는 충격적인 사실☆”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앗앗! 그러지 말고 제 설명을 계속 들어보란 말입니다! 딱 봐도 당신들의 곤란함을 해결해줄 설명충 포지션이 아닙니까!”

미묘하게 유행어까지 섞어 쓰고 있지만 들리지 않는다. 들리지 않는다.

“다 듣고 계신 모양이니 그냥 주절주절 저 혼자 말하겠습니다! 당신이 말했던 것처럼 저는 지정능력자! 그것도 특이지정자입니다!

게다가게다가, 심지어는 이 상황에 적절하게도 의사소통계 특이지정자! 이른 바 [만국공통Alrighty☆]! 만국공통이라는 이명에 걸맞게도 저는 각기다른 언어를 구사하는 모든 사람과 완벽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만!”

“완벽하게 소통하는 척하는 거겠지!”

“핫! 그렇게 말하는 당신, 이미 반응하고 계신 거라구요?”

“들리지 않는다, 들리지 않는다……….”

“핫핫핫! 그래봤자 반응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제 설명질이나 듣기 바랍니다!”

제발 안 들렸으면.

“흠흠, 아무튼 좋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지만, 저는 만국공통! 모든 언어로 소통 가능한 희대의 언어학 인재! 당신들 문화로 치면 외대 본캠 대문 박살내고 들어가는 언어능력! 토익토플 만점!”

부럽긴 하지만 안 들린다 안 들린다.

“하지만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제가 평범하게 유럽권 국가나 돌아다니며 여행가이드나 했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인생을 보냈겠습니까?!

예에, 그건 정말정말 가치없는 일이지요! 파계종도 때려잡지 못하는 지정능력자가 사람도 때려잡지 못하다니! 용납할 수 없다 이노오옴, 입니다!”

“공익, 이 사람 이상해…….”

바니걸 복장의 충격에서 간신히 헤어난 랑이 다섯 박자 늦게 따지고 들었다.

그것까지 무시했다. 계속 우다다다 빨리 걷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쪽에서도 같은 속도로 따라오며 쉴새없이 주절거리지만.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가급적이면 저의 능력을 세상만물을 이롭게 하는 데 쓰자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명의 신비와 진화론에 관심이 많은 무신론자 겸 진화론자입니다만, 이딴 세세한 설정이 나온 걸 보면 알겠지요.

저는 다른 생명을 돕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겠어☆ 하고 결심하는 그런 캐릭터인 겁니다!”

랑이 계속해서 공포에 질린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아마 나도 비슷한 얼굴일 텐데.

“그래서 그 결론이 이겁니다! 공항 인근에서 뭔가 어려움을 겪는 똥양인들을 돕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유럽시민이 선진적이라는 우생학적이고 인종차별주의적인 관념을 전 세계에 퍼뜨리는 것!”

“묘하게 악당이잖아, 미친 변태야!”

“하핫! 이번에도 제 말이 들린다는 걸 인정하고 말았군요!”

그럼 안 들리겠냐, 인종차별 변태야.

게다가 런덤참사 이후로 영국은 한국보다도 훨씬 못 산다니까. 누가 누굴 차별해.

“하지만하지만 깊은 역사가 있지 않습니까☆”

“도와주겠다는 컨셉은 어디로 간 거야…….”

“아! 핫! 핫! 핫! 드디어 스스로의 입으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토했군요. 그걸 기다렸습니다☆”

“도움을 유도하고 있는 거냐?!”

“그럴 리가요! 그저 도움을 자백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이놈, 어서 불어라! 도움이 필요하다고 불엇!”

멈춰 섰다.

그래. 이제 아무래도 좋아…….

“어떻게 도와주겠다는 건데?”

“으음, 먼저 당신들이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 말하는 게 우선이겠지요?”

이 페이스에 휘말리지 않고 침착을 유지하기 위해 잠시 심호흡.

“우린 일단 당분간 머무를 거처와 식사가 필요해. 그런 것도 도와줄 수 있어?”

“아뇨, 불가능합니다☆”

“그럼 인마 무슨 쓸모가 있는 거야!”

나는 이 인간이 뭐라고 이렇게 진지하게 물어봤던 거고?

바니걸은 다시 폭소했다.

“아핫핫! 진정하십시오! 제가 거처와 식사를 제공하는 게 불가능하다뿐이지, 그게 가능한 다른 누구와 커넥션을 주는 것 정도는 해드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큐티 러블리 프리티 모두의 바니걸이라면?”

“무슨 상관인진 모르겠지만 그 커넥션이라는 거 얼른 줄 수 없겠어?”

“아핫핫, 보채지 마십시오! 당장 뭘 먹고 싶은 것도 아니고, 당장 주무실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기왕 영국에 온 김에 관광이나 하면서 시간을 때우는 건 어떤지요?”

“아니, 그럴 심적 여유가 전혀 없는데.”

“분명 마음에 드실 겁니다! 믿고 맡기세요!”

그러더니 내 손을 잡아끄는 변태녀.

바니걸 복장으로 그런 말을 하니 참으로 끔찍한데.

“끝내주는 밤이 될 겁니다☆”

“1절만 하고 끝내라.”

그러자 바니걸은 부우웃, 하고 볼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아니아니, 진심입니다? 진심이라구요? 들어보시라구요! 우리가 갈 곳은─”

떠오르는 스마트폰 화면.

그것까지도 토끼귀가 달린 커버로 장식돼 있는 것은 둘째 치고, 변태녀의 스마트폰 화면에 떠오른 것은.

“런던의 트리팔가 광장입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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