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지렁이로 환생했다-41화 (41/45)

〈 41화 〉 멸망?(2)

* * *

[멸망의 징조?! 속보를 알려드립니다.]

[멸망의 도래가 왔다.!]

[종교적 차원으로 지구의 멸망….]

TV로 속보되는 인류 멸망설 또는 지구 멸망설 같은 다소 비과학적이면서도 어쩌면 일어날 수 도 있는 일을 보도하는데 격변의 날에도 이처럼 떠들고 다녔지만, 막상 멸망설이라는 망상에 가까운 소리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늘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이상적이면서도 현실을 외면하게 만드는 상황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상을 아득히 초월하고 있는 일이었다.

크르르릉….

사나운 짐승이 하늘에서 부르짖는 것 처럼 모든 공간을 점칠 한다.

그렇다고 실제로 짐승이 우는 소리가 아니었고 그와 비슷한 것이 있다는 것 또한 아니었다. 전 세계…. 아니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을 빼고는 모두 하늘을 보며 경악과 기암을 토해내는데….

"달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떻게 지구의 위성이 되었는지 미스테리에 부쳐진 달이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산산이 부서졌다. 아니 부서지고 있었다.

달의 중심부에 커다란 원형의 크레이터가 생겨나더니 이내 수만 조각으로 부서지는데 그걸 직접적으로 목격한 사람들은 꿈을 꾸는 것 처럼 느꼈다.

쿠르릉!!

슈우웅!!

지구와 달의 거리는 약 38만 킬로미터다. 빛의 속도로 왕복한다고 해도 2초가 걸릴 만큼 먼 거리였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월석(달의 파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날아온다는 소리였으며 자칫 크나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소리다. 다른 말로 치자면 운석이라고 해야겠지만 대기권에서 대부분이 소멸하였고 이따금 떨어지는 운석이라고 치는 것도 아쉬울 만 한 손톱 크기의 월석이나 가끔씩 머리 크기만 한 것을 사람들이 주우려고 난리를 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과는 다르게 각 국가의 우주과학부에서는 크나큰 시련을 가져다주는데….

"앞으로 남은 시간은?"

"178시간 42분 남았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뭐라고 하던가?"

"일단 하루…. 정확히는 20시간쯤 준비를 한 다음 정확한 타격지점을 향해 모든 핵을 투하한다고 합니다."

일반인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은 파괴된 달 일부분이 지구의 궤도에 따라 공전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178시간 이후 지구와 충돌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크기는 일본 열도 2개를 합한 것과 맞먹는 크기로서 무게는 3천억 톤에 이를 것이라 추정하고 있었다.

이것이 지구에 충돌 하게 된다면 지구에 살고있는 모든 생명체가 멸망에 이르며 심지어 지구조차 회생할 수 없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 전문가들이 말을 했다.

"끄응…. 처음엔 데스킹이 사라져서 좋아했더니…."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퀘스트 내용을 보니 일부로 그런 것도 아니고 어찌어찌해보고자 도박을 했던 건데..크흠!"

그들은 각자 눈 앞에 펼쳐진 퀘스트 내용을 살펴보았다.

[`생명체의 멸종을 막기 위한 데스킹의 몸부림`이 발생하였습니다.]

[어눌했던 18년의 세월이 지나 마침내 깨어난 데스킹은 꿈과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 채 파괴의 행각을 일삼았다. 하지만 금방 현실을 자각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데스킹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도박을 하기 시작했다.]

[데스킹이 달을 향해 진로를 바꿉니다.]

[달과의 충돌 5분 전]

[달이 파괴될 확률 69%입니다. ]

[달과의 충돌로 인해 지구에 이변이 일어날 확률 88%입니다.]

[데스킹의 몸이 달을 관통할 확률은 11%입니다. (작은 상태)]

[성공 시 인류의 멸망을 막습니다.]

[실패 시 인류는 178시간 이내 떨어지는 달의 파편을 막아야 합니다.]

퀘스트의 내용을 토대로 데스킹의 도박은 실패했다. 그 덕에 178시간 안에 지구로 떨어지는 달을 막아야 했는데 사람들은 이것을 보며 데스킹을 욕하기 시작했다.

"죽으려면 혼자 죽을 것이지 왜 달에 처박는 거야?"

"시발! 그냥 우주 밖으로 향했으면 됐잖아"

자기의 목숨을 담보로 인류를 지키기 위해 희생했다는 것 자체를 생각한다면 참 좋은 생각인 듯 했지만, 목표지점이 우주가 아닌 달이었으며 성공했다면 모를까 이마저 실패를 했으니 오히려 엄청난 피해를 촉구시키고 있었다.

"일단 거리가 가까운 만큼 핵을 쏘게 된다면 지구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최소한의 핵 투하로 최대의 효과를 봐야 한다는 소린데…. 아무래도 현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렇지. 그렇기에 지구에 있는 모든 핵을 사용하는 게 아닌가?"

일단 각국에 있는 전문가들이 추산한 계산으로는 각국에 보유하고 있는 핵 90%씩 소비만 한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러나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예 지구상에서 핵을 처리하자는 미국의 말에 미국은 가지고 있던 1만3천 개에 달하는 핵을 모두 내놨다.

솔선수범한 미국의 행동에 많은 나라들이 보유하고 있는 핵을 사용하기로 했는데 유독 중국에서 반대하며 뒤로 빼는 것이 아닌가?

"핵을 굳이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까?"

"그건 미국에서 알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혹시 압니까? 모든 핵을 내놨다는 미국에서도 뒤로는 핵을 빼돌렸는지"

"지구가 멸망하게 생겼는데 그런 걸 따져서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그렇지 않아도 지금 내놓은 핵만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지 않습니까? 굳이 우리 까지 내놓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중국의 얼토당토않은 답변에 미국은 물론 수많은 나라들 역시 서로 눈치만 주고 받고 있었다.

혹여 운석을 막는다고 모든 핵을 다 썼는데 중국에서 뒤로 호작질을 하지 않을까. 아니면 정말 중국 말대로 미국에서 뒤로 빼돌린 핵이 있는가? 라는 혼란된 잡념으로 가득 들어 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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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흘러 정확히 150시간이 남은 시점이었다.

"정말 핵을 내놓지 않을 생각입니까?"

"이미 끝난 말을 계속하실 생각이거든 연락을 끊겠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저희 미국에서는 모든 핵을 투하할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충분한 양의 핵을 추가로 발사함으로써 발생할 예상 밖의 일을 일찍이 제거할 생각 합니다. 다들 동참하시겠습니까?"

미국 대통령 제인스가 핵 최다 보유국인 러시아와 인도를 보며 말을 했다. 인도에서는 미국의 말대로 모든 핵을 쏘아 보내겠다고 응답을 했고 러시아 측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핵 중 90%를 내놓기로 했다.

그 밖에도 핵 발사에 대한 마스터키를 미국측에 넘겨주는 수많은 핵 보유국이었지만 막상 중국에서는 핵을 내주지 않았다.

이기적인 생각이었지만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다.

중국 같은 경우는 지금은 멸망하고 없는 일본에게 많은 고초를 겪은 바가 있었고 지금에서는 겨우 힘을 얻어서 귀족과도 같은 삶을 살고 있으니 계속해서 누리고 싶은 것이었다. 아니!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것이다.

`쯧쯧…. 탐욕이란 것은 뭔가가 있을 때 비로소 행해지는 것이거늘….`

세상이 멸망하려고 하는데 저렇게 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알겠습니다. 예상보다 부족한 개수지만 적정 수위 안에 들어가는 양이니 충분할 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실패 시 책임은 물지 않겠습니다. 그때는 모두가 죽을 테니"

제인스의 말에 잠시 움찔거리는 중국이었지만 그것은 찰나의 순간이었을 뿐이었다.

핵을 우주로 쏘아 보낼 최적의 타이밍은 앞으로 3분위였다. 정확히는 각국에서 날리는 핵의 각도가 정확히 삼각 원형 형태로서 핵이 폭발할 때 달을 완벽하게 둘러싸도록 만들기에 딱 좋은 지점이기 때문이었다.

"목표지점까지 앞으로 30초 전"

"모두 기도합시다."

미국인들의 80%가 기독교를 믿는 만큼 하느님에게 기도를 하는 건 당연했다. 미국이 기도를 시작하자 인도는 힌두교를…. 그 밖에도 각종 듣도 보지 못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하나둘 기도를 시작했으며 마침내 핵을 발사할 최적의 타이밍이 찾아왔다.

"발사합니다."

꾹….

제인스의 손가락이 눈앞에 보이는 빨간색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각하! 발사된 핵의 양이 예상보다 적습니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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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

손을 뻗어 지끈거리는 머리를 만져봤더니 커다랗게 혹이 나 있었다. 도대체 얼마 만에 상처를 입는 건지 까마득했는데 이렇게 아픈 걸 다시 느끼니 새삼스럽게 내 몸뚱어리가 튼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달…. 은 말 안 해도 알겠네!

이리저리 둘러봐도 부서진 전병마냥 우주로 날아가는 달을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 어마어마한 크기의 파편이 지구 옆쪽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우주 저편으로 날아갈 것을 예상했지만, 오히려 지구 쪽으로 점점 딸려 들어가는 것 처럼 보였다.

[띠링! <몸을 멈춰라2="">를 완료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지구의 멸망이 주어집니다.]

퀘스트 완료와 함께 보상이 주어졌는데 어째 보상이 보상 같지가 않다. 시스의 말에 주변을 힐끔힐끔 보니까…. 어째 숨을 쉬는 것 같지 않은데도 잘만 살아있는 날 발견했는데 전에 말했던 것이 정말인 듯 했다.

아니 사실은 사실이지만 다치지 않는다며? 내 머리에 나 있는 혹은 장식인가 봐?

[질척거리는 수컷은 질색입니다.]

야! 질척거린다니!? 지금 얼마나 아픈지 알아?

[징징거리는 수컷도 질색입니다.]

뭐…?

[사소한 것 하나하나 암컷에게 따지거나 꼬투리 잡는 수컷도 질색이고 진부한 수컷도 질색입니다. 수컷이라면 당연히 암컷에게 잘해주는 것은 물론 각종 기념일마다 이벤트는 물론 사소한 잘못은 쿨하게 넘어가 주며 이해심 깊고 마음 넓게 받아주어야 하며 암컷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

잠깐잠깐!!

지금 네가 말하는 수컷에 대한 정의는 누가 정한 거야?

[당연히….]

당연히?

[접니다만?]

....네 이상형이였냐?

[네]

시스가 말하는 수컷…. 세상에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찾아보면 있겠지. 우주 어딘가에는? 아무튼 지구에는 없다는 게 확실하다. 모한다르 행성에도 없는가?

그리고 그런 수컷이 미쳤다고 시스랑 살겠나? 어디 우주에서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암컷이랑 짝짝꿍 하면서 살겠지

[사용자는 암컷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역시 저질스러운 지렁입니다.]

네네 꺼지세요. 망상증 여편네야

오랜만에 투닥거렸더니 재미있다. 그건 시스 또한 마찬가지였는지 연신 웃는데 예전엔 몰랐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꽤 예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으음…. 너무 굶주렸나?

[사용자는 달에 부딪히기 전까지 한참 먹고 왔습니다만?]

그 굶주림 말고.

[아! 짝짓기 말인가요? 포기하세요. 지금 상태에선 청랑은 물론 생명체 중 가장 덩치 크다는 베히모스 또한 사용자의 성기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하기야 누가 200m에 달하는 내 것을 받겠나? 아니 이건 들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숫제 집어넣기보다는 뭉개는 거리고 표현하고 싶었다.

[예를 들면 매미 똥구멍에 코끼리껄 집어 넣는 거?]

표현력 예술이네….

[띠링! 퀘스트 <예견된 멸망=""> 시나리오가 시작됩니다.]

어…?

뜬금없이 웬 퀘스트?

파괴된 달 위에서 노닥거리고 있는데 시스가 퀘스트를 내려줬다.

예견된 멸망이라는 퀘스트가 떴는데 왠지 섬뜩한 표현력에 오한이 들었는데 내 물음에도 대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퀘스트에 대한 줄거리를 이어나갔다.

<예견된 멸망=""/>

먼 옛날 태초의 존재인 위대한 의지는 수많은 우주를 창조하였으며 새로운 생명을 뿌리내렸다. 생명체들은 느리지만 유순한 방향을 토대로 우주의 곳곳에 자리 잡으며 무럭무럭 자라났지만 위대한 의지는 그것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세상을 창조함에 있어서 다른 반대쪽…. 즉 파괴도 동시에 존재해야 하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파괴의 힘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런 것이었다. 이것을 본 위대한 의지는 인위적으로 파괴의 힘을 불어넣었다. 비록 자연적으로 생겨난 파괴는 아니었지만 파괴는 파괴였기에 위대한 의지의 바람대로 파괴를 일삼는 생명체를 보게 되었으며 운명을 통해서 각 우주마다 파괴의 주기를 맞춰나갔다.

[사용자는 지구를 파괴해야 할 의무를 지녔습니다.]

[첫번째 미션입니다.]

[달을 이용해서 지구를 파괴하라.]

[1단계 인류의 핵 보호막 통과하기 <실행 중="">]

[카운트다운 150시간 남았습니다.]

쿠와아아아아앙!!!!!

분명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는 들리지 말아야 할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는데 그곳에는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불꽃을 볼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퀘스트에 나온 핵폭발인 듯 했다.

퀘스트가 실행된 것과 동시에 폭발이 일어난 것을 보아 일찍이 핵 공격이 실패할 거란걸 알고 있는 듯 했는데 달은 폭발의 영향으로 인해 네 조각으로 나눠져 떨어지기 시작했다.

[1단계 인류의 핵 보호막 통과하기 <클리어>]

[달의 손상률 38%입니다.]

[핵 공격으로 인해 네 개체로 나뉘어 떨어집니다.]

[지구를 파괴 할 확률이 21% 상승합니다.]

[파괴 확률 121%]

어…. 생각보다 스케일이 커지는 듯하다.

저기 시스?

[말하세요. 사용자]

난 지구를 멸망시키기 싫어서 여기로 왔는데…. 왜 뜬금없이 멸망 퀘스트가 나왔을까?

[사용자는 농담도 잘하십니다. 멸망시키기 싫어서가 아니라 배불러서 온 것이 아닙니까?]

아.

그런가?

아니아니아니! 그것도 중요하긴 한데…. 하필 멸망 퀘스트를 내린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되는데?

[그냥 즐기십시오 지구가 파괴되어봤자 사용자에게 피해가 가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도 걱정인걸?

현재 지구와 모한다르가 연결된 상태이니 지구가 멸망한다면 여파는 지구에 까지 미칠 거 아냐?

확실히 양방향성을 뛰는 포탈을 생각하면 지구가 멸망하면서 발생하는 충격파나 열기가 모한다르에 까지 미칠 것이 분명했다.

그런 내 걱정을 안심이라도 시켜주기라도 하듯 시스가 `걱정 마세요 퀘스트가 시작됨과 동시에 포탈의 기동은 멈췄으며 뀨 역시 모한다르로 강제 귀환을 당했습니다.` 라고 한다.

그렇지만 뀨를 제외한 지구에 남아있는 몬스터들은 여전히 속박된 상태라고 하는데 내가 `어째서 뀨는 귀환 된 거야?`라고 물어봤는데 닥치란다. 암컷의 비밀을 캐묻지 말라나 뭐라나?

[1단계 돌파됨으로써 자동으로 2단계가 실행됩니다.]

[2단계 이 종족의 공격을 뚫어라.]

[돌파해야 할 이종족 명단]

<700년 묵은="" 리치="" 20마리=""/>

<4천 년="" 된="" 케루빔="" 마족=""/>

<9천 년="" 된="" 드래곤="" 칼세린=""/>

<불사의 도플갱어="" 불사=""/>

<인간 EX="" 등급="" 능력자="" 한성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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