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 스킬(3)
* * *
뭐라고 해야 하지?
으음.
굉장히 애매하다.
번식은 번식인데….
너무 순식간이라서 당황스럽다.
뭐야 눈에 뵈지도 않을 실지렁이는?
[고대 파르파산의 지룡 (헤츨링)]
레벨 : 1
종족 : 지렁이(가축/지룡)
HP : 10
MP : 120
체력 : 1
민첩 : 1
지능 : 12
스킬: 섭취 MAX, 날카로운 이빨 LV1
어디서 많이 본 능력치 창인 것 같다?
어디서 봤더라?
아!
맨 처음 환생했을 때 봤던 능력치 창이랑 똑같네?
내가 이렇게 약했을 적이 있었구나?
거기에 정확한 이름까지 적혀있는 것 보니 확실히 나도 파르파산의 지룡인듯 했다.
이때까지 이름도 몰랐는데 잘됐다.
[자신의 종족을 알아내셨습니다. 숨겨진 퀘스트 를 완료하였습니다.]
[보상으로 히든 스킬 를 습득하였습니다.]
[,,가 융합되어 스페셜 히든 스킬를 습득하였습니다.]
[레벨업을 합니다.]
[레벨업을 합니다.]
[레벨업을 합니다.]
[레벨업을 합니다.]
[보너스 능력치 20개를 획득하셨습니다.]
어라?
뭔가 참신하게 올랐네?
이름 하나 알게 된 것 가지고 참 많은 게 변했다.
[능력치]
이름 : 고대 파르파산의 지룡
레벨 : 32 >> 36
경험치 칭호 :[갓 브레이커]
종족 : 성체 지렁이
HP : 1850 >> 1890
MP : 1380 >> 1420
체력 : 133 >> 137
민첩 : 210 >> 214
지능 : 81 >> 85
신앙심 : 200
보너스 능력치 : 153 >> 173
특이사항: 윤회의 끝자락에 다다른 존재로서 마지막 환생을 겪고 있다.
특권 : 전생 기억, 게임 능력 , ???(미확인) , ???? (미확인)
스킬 : 흡수 MAX, 지렁이 헤드 어택 MAX, 지렁이 꼬리치기 MAX, ME끼 MAX, 자기 투척 MAX, 지룡보 LV37, 독니 LV 79 , 불멸화 LV21 , 지렁이지렁 LV9 , 번식 MAX, 돌기와 LV22 , 지플링 LV22 , 지철봉 LV22, 스크루 LV22, 날카로운 이빨 LV1, 자연체 LV1
오!
4업이나 했어! 완전 쒼나!
안 그래도 오르지 않는 레벨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한번에 4업이나 하다니!
게다가 이름을 알게 된 이후로 특권에 또 다른 것이 생겼다.
아직은 미확인이라서 알 수 는 없었지만 언젠간 알게 될 것이라 그냥 넘어갔는데 아까 융합되어 라는 걸 얻었는데 뭔지 모르겠다.
[자연체]
자연이 된다.
어쩔.
설명 구려….
이걸 보고 어떻게 알아보라는 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명색에 스패셜 히든 스킬인데 구리겠냐마는 일단 사용해보고 판단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일단 능력치 좀 분배해볼까?
능력치가 상당히 많이 남아있다.
쓰기엔 아깝지만, 어차피 과격한 운동이나 특정 훈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능력치가 없는 관계로 괜히 묵혀 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쓰레기로 만들겠다는 표현인 것이다.
일단. 지능을 100에 맞추고 시작해볼까?
힘과 민첩은 이미 100이 넘어서 스킬을 받았지만, 지능은 아직 80대라서 스킬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지능 : 85 >> 100
[지능 능력치가 100을 달성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스킬 레벨 + 5의 효과를 받습니다,
의외로 스킬 대신 스킬 레벨 +5의 효과를 받았다.
으음….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후반에 좋은 효과일듯싶었다. 극히 올리기 힘든 레벨 구간에 +5라는 건 확실히 좋은 능력일 테니까.
그럼 나머지 능력치는 어디가 투자할까?
음…. 체력은 HP와 상관관계에 있고 민첩은 이동속도랑 상관관계에 있으니까….
에잇! 못 먹어도 민첩이다.
[능력치]
이름 : 고대 파르파산의 지룡
레벨 : 36
경험치 칭호 :[갓 브레이커]
종족 : 성체 지렁이
HP : 1890
MP : 1570
체력 : 137
민첩 : 372
지능 : 100
신앙심 : 200
보너스 능력치 : 0
캬! 민첩봐라 이제 지룡보를 사용한다면 다른 건 몰라도 훨훨 날아다니긴 하겠다.
그나저나….
낑...
이 녀석을 어떻게 한다?
먹어버리자니 배 속에 있는 내 새끼들 때문에 그렇고 안 그러자니 배 속에 있는 녀석들이 이 녀석을 조금씩이지만 뜯어먹고 있다.
아무래도 을 이용하는 것 같았다.
고통스러워하는 녀석을 보자니 가슴이 아픈데…. 뭐 내 알빠 아닌가?
스킬이 좋기는 하다만…. 꽤 그로테스크한 장면을 보여서 사용하기가 쪼까 거시기하다.
내가 비위가 좀 약하거든.
그래서 한입에 꿀꺽하거나 안 보이게 입에서 오독오독 압살 시키는 거잖아?
어.
아닌가?
[사용자의 정….]
넌 시끄러워
지렁이로 환생을 했더니 꽤 잔혹한 성격이 된 것 같긴 하다.
지렁이가 아니라 몬스턴가? 아무튼 전생엔 저런 걸 보자마자 기겁을 하며 도망가거나 구해줄 생각을 할 텐데 지금은 그저 아무런 생각도 없달까?
울프 퀸이야 저렇게 놔두면 알아서 죽든 말든 하겠고….
그럼 난 2층으로 가야 하나?
[벨로르 로우커 72853/138100]
상당히 많이 줄어있다.
3층과는 다르게 2층에도 제법 많은 숫자의 인간들이 있나 본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 확실하게 인간이랑 대면을 해봐야겠다.
물론 잡아먹겠다는 생각이다.
일단 몬스터로 지정이 되어있으니 인간 한둘 잡아먹는다고 별 상관 안 하겠지?
쿠그그그그….
거참.
지하로만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가려니 뭔가 이상하네.
굳이 여기서 이러고 있을 필요 있나..?
그냥 던전을 빠져나가면 될 것 같은데….
[현재 상태로 던전을 나가면 사망확률 99.9999999%입니다.]
...
...
...
그걸 꼭 말해줘야겠어?
알고 있어
나 같은 놈 7층도 못 깨는데 밖에 나가서 뭐 어떻게 하게?
그냥 해본 말이야.
진담과 농담을 구별할 줄 모르는 녀석 같으니라고
[....]
그냥 얌전히 로우커나 냠냠 하면서 퀘스트나 깨야겠다.
딱보니까 레벨업 꽤 할 것 같은데….
[사용자의 경험치 계수가 측정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마 레벨업은….]
아아.
듣기싫어
안 들을 꺼야.
안 들은 귀삽니다.
하여튼 초치는데 뭔가 있다니까.
*******
쿠그그그그그그긍!!!!!
까꿍?
끼에에엑!!!!!
거대한 몸체를 가진 내가 땅위로 불쑥 튀어나오자 로우커가 벌벌 떨며 비명을 지른다.
하긴…. 나처럼 고렙인 몬스터가 고작 2층에 올라왔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긴 하다만 퀘스트 때문인걸. 어떻게 하나?
끼익?
캬아악!
스킬이 상당히 쓸만하다. 고렙존에서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저렙존에서 사용한다면 시야고 뭐고 일정 범위 내의 모든 몬스터들을 광란 상태로 만들어서 `ME끼` 를 공격한다.
참고로 말하자면 내 이동속도는 이제 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눈으로 보는 녀석이 있으면 아마 그 녀석은 벨로르 던전 9층까지는 무난히 통과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후우웅!!!
70m에 달하는 몸체를 눈으로 쫓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이동하면 생기는 일?
일단 날아간다.
뭐가?
내가 안 날아가면 뭐가 날아가겠냐?
당연히 몬스터들이 날아가지.
두번째로는?
부딪히면 사망 스쳐도 사망 내 눈에 띄어도 사망이다.
남들 KTX탈때 저걸 멈춰 보이겠다고 양손으로 막아서는 어떤 정신병자만 아니라면 당연히 피하는 게 상책일 것이다.
그래봤자 퀘스트 때문에 다 죽여야 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캬아아아악!!!
캬악!
내 뒤로 무척이나 많은 로우커들이 쫓아오고 있다.
도마뱀을 50배 정도 뻥튀기하면 저렇게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 로우커의 특징이다.
저 녀석들이 가지고 있는 스킬은 별것 없다. 아니 오히려 1층에 사는 버그들에 비해 훨씬 더 구렸다고도 볼 수 있는데 바로 였다.
애초에 불가시화는 남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성향이 들어나지만 이 녀석들의 성격상 불가시화는 그저 잠을 잘 때 빼고는 전혀 효용성이 없다.
왜냐?
캬아악!!
물컹!
지금처럼 동족을 제외한 움직이는 모든 것을 물고 보는 성격 때문이였는데 문제는 무는 힘이 턱없이 약하다는 것이다.
이빨도 없고 무는 힘도 약해서 인간들이 물려봤자 그저 약간의 압박감만 들 정도?
지금도 내 몸을 물고 있는 녀석들을 보자니 뭔가 애처롭다.
어쨌든 이 녀석들이 끝인가?
를 이용해서 모든 던전을 한바퀴 돌았다. 물론 그 와중에 인간들을 봤긴 했지만 나를 보자마자 도망가 버리는 바람에 먹을 기회를 놓쳤다.
아니.
쫓아가서 먹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음.
나름 각오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보네.
막상 실행하려고 하니 답답한 마음이 들긴 하다.
우와.
겁나 찌질해보여.
몬스터라면 몬스터답게 먹어야지!
에잇! 모르겠다.
이 녀석들이나 먹어야지
컴온 베이비들?
우화아악!
여전히 꼬리를 물고 있는 로우커들을 향해 입을 벌리곤 입안에 를 시전했다.
그러자 로우커들은 물고 있던 꼬리를 떼어버리고는 자신들의 무덤이 될 던전속 또 다른 동굴을 향해 몸을 날렸다.
우어.
너무 많잖아!?
아무리 덩치가 크다고 한들 먹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끝도 없이 몰려드는 로우커를 보며 질린다는 표정을 내뱉었는데 시스템 알림창이 들려왔다.
[흡수 MAX가 발동됩니다. 랜덤으로 마법 한가지를 습득합니다.]
[축하합니다. 스킬을 습득하였습니다]
거참…. 그런 건 안 알려줘도 되는데 이 녀석들 숫자나 알려줘
[벨로르 로우커 130190/138100]
아직 8천 마리나 더 먹어야 한다는 소리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아니 하얗게 질린 게 얼굴일지 아니면 꾸역꾸역 밀려들어 오는 로우커들이였을지는 모른다. 그저 계속해서 입을 벌리고 있어서 턱이 아프다는 것?
거참.
끝도 없구만….
한번에 밀려들어 오는 로우커는 7마리 남짓이었다. 그리고 시간은 얼추 따져봐도 1초쯤걸리니 10초면 70마리다. 100초면 700마리고 1,000초면 7천 마리다.
대충 시간으로 따져도 20분은 입 벌리고 있어야 한다는 소리지만….
으어.
입아파!
더 못 먹어!
결국 를 입에서 꼬리로 바꿨다.
으억!
찢어질 것 같은 입을 진정 시키는데 그게 말처럼 쉽진 않다.
이 녀석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남아있는 녀석들을 대충 보아도 5천 마리 이상이다.
이대로 멍하니 있으면 시간개념이 없기에 순식간에 입안으로 사라지겠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자면 스킬의 지속시간이 풀려서 애써 모아 놓은 이 녀석들이 도망간다는 소리다.
음.
이 녀석들을 내 새끼들한테 줄까…?
로우커의 덩치는 3m.
내 새끼들의 크기는 2m 남짓하니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데 마음 먹은 김에 지금 가자
그렇게 수많은 로우커들을 이끌고 3층 중심부를 향해 가기 시작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