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종결급 특성으로 대마법사-16화 (16/140)

16. 가짜 경비병 (4)

“······이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 정말 피난민들을 만날 수 있는 건가?”

뇌격의 원로 마법사 니콜라스가 마벨을 노려보며 물었다.

동굴 속에 피난민은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질 않았으니까.

경비병인 척 하는 흑마법사 마벨은 슬슬 정체를 밝히려는 지 말투가 귀족적으로 변한다.

“물론입니다. 정말 거의 다 왔군요.”

그렇게 지하 3층쯤 내려왔을까.

마벨이 안내하는 곳이 나타났다.

동굴 길에서 갈림길이 나타났는데, 오른쪽으로 가니 나무 창살로 갇혀있는 공간이 보였다.

“······저들은.”

“피난민?”

나무 창살 안에는 정말로 수십 명의 피난민이 있었다.

단지 피난촌이 아니라 나무 창살로 길이 막힌 감옥이었고, 수십 명의 사람이 거주할 만한 곳이 아니라 돼지우리 형식이었을 뿐이다.

“이봐요. 괜찮아요? 여기 온 지 얼마나 된 거예요?”

“······.”

네하린이 가까운 바닥에 있는 평민 아주머니를 붙잡고 물었다.

어깨를 붙잡고 흔들어도 대답이 없는 아주머니.

툭.

털썩.

네하린이 힘을 뺀 순간, 아주머니가 철퍼덕 쓰러져 버린다.

황급히 눕혀서 목에 손을 대보니 숨은 겨우 쉬고 있다.

하지만 기력이 없어서 눈동자 초점도 움직이지 않고, 입술도 파르르 떨릴 뿐.

딱 봐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

모두 숨을 헉, 들이킨다. 방안 한기와 함께 입김이 나온다.

네하린은 앙칼진 눈매로 마벨을 노려본다.

“네놈. 분명 피난민을 만나게 해준다고 했을 텐데?”

“방금 만나게 해드렸잖습니까?”

흑마법 문양에 생명력과 마나를 빼앗겨 거의 죽어가고 있을 뿐.

마벨은 비웃음을 흘리며 웃으며 말했다.

네하린은 당장 마벨의 멱살을 붙잡고 고함쳤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겨우 이 정도에 놀라시면 안 되실 텐데요.”

“······뭐?”

“이들이 결국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그게 곧 여러분들의 미래이기도 할 텐데요.”

“!”

마벨은 제 멱살에 있는 천천히 고운 손을 힘으로 팍 떼어내며 말했다.

쿠고고!

서서히 동굴 전체를 감싸는 사악한 마나.

바닥에 깔린 붉은 문양이 폭발할 듯 부푼다.

뇌격의 원로 마법사 니콜라스는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당장 살상 전격을 피워 올린다.

“가짜 경비병.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느냐. 흥, 내 전격을 보고도 달아나지 않은 만용은 대단하구나!”

파치치직!

니콜라스는 당장 마벨을 태워죽이기 위해 전격을 내뿜는다.

나와 별개로 마벨이 흑마법사란 걸 처음부터 짐작한 눈치였다.

“아무리 나라도, 다른 곳이었다면 만용이었겠지.”

고고고.

그러나 본색을 드러낸 마벨은 눈을 희번득 떴다.

그와 동시에 영롱하게 빛나는 붉은 결계 문양.

다크 로드에게 직접 흑마법을 배운 거물과 공명해서 마력이 줄기줄기 뿜어진다.

파치직······.

“!”

“!!”

붉은 문양에서 타오른 붉은 빛이 니콜라스의 푸른 전기를 빨아들인다.

마나 자체를 흡수해 무(無)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 이건?”

“암흑의 울타리. 흑마법에서 발현되지 않은 마나를 모조리 흡수하는 마법진이다.”

“!”

휘이이잉!

동굴 전체에 스산한 돌풍이 분다.

네하린의 황금빛 머리카락이 정신없이 휘날리고, 네하드람이 방향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을 만한 돌풍.

“오만한 귀족놈들. 너흰 흑마법이 정녕 열등하다고 여기는 거냐! 이토록 멍청하게 따라오다니.”

고고고!

마벨 또한 우리가 자신의 정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는 걸 눈치채고 있던 모양이다.

이빨을 씹으며 진심으로 살기를 내뿜는다.

마벨은 다이크 귀족 가문이었으나, 서자였기에 흑마법사로 전향한 자니까.

안 그래도 어깨가 떡 벌어진 건장한 남성이었는데, 아래에서 위로 올려보니 더욱 거인으로 보인다.

“우선 위협적인 늙은이부터!”

콰아아!

마벨의 손에서 검은 화염이 줄기줄기 뿜어진다.

당장 니콜라스의 목을 조르는 암흑 화염.

“크어억! 네놈이 감히!”

파치치직!

니콜라스는 당장 전격을 내뿜어 마벨의 암흑 불꽃을 몰아낸다.

니콜라스의 레벨은 45, 마벨의 레벨은 41.

순간 화력은 푸른 전격이 우위를 점한다.

파치직······.

“소용없다는 걸 알 텐데.”

“······!”

허나 푸른 전격은 이내 스르륵 소멸해버린다.

암흑의 울타리.

이 동굴 안에 있는, 흑마법이 아닌 마나는 모조리 흡수해버리는 마법진.

그 마법진이 깔려있으니까.

목이 졸린 니콜라스는 몇 번이나 다시 전격을 내뿜었으나, 마나가 더 빨리 방전될 뿐이다.

간신히 생명줄만 더 붙잡고 있을 뿐.

마벨은 흉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자, 그럼 다음 차례는 발칙한 아가씨인가?”

“!”

마벨의 다음 시선은 내가 아닌, 네하린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아쿠아 스피어.”

촤아악!

니콜라스가 당하고 있는 동안, 네하린이 숨죽이고 중급 살상 마법을 시전하고 있었으니까.

아쿠아 스피어.

네하린이 익힌 몇 안 되는 중급 마법 중 하나로, 크로코 가문에서 워터볼에 전혀 피해 입지 않았던 포이즌 슬라임을 일격에 소멸시킨 3써클 비기.

네하린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주문이다.

아무리 암흑의 울타리라도 한번에 흡수할 수 있는 마나의 양은 정해져 있다는 걸 눈치챘으니까.

니콜라스의 전격 마나가 빨려 들어갈 때, 정확히 타이밍을 맞춰서 중급 마법을 시전한 거다.

파아아앙!

“······!”

“이런. 한심하긴. 이 내가 암흑의 울타리만을 믿고 있는 줄 알았나?”

그러나 마벨 앞에 암흑의 장벽이 펼쳐진다.

마치 벽에 물이 박히듯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못 한다.

다크 리플렉터.

현자 카나단조차 뚫지 못한 검은 벽.

강한 마나로 후려칠수록 더욱 단단하게 방어하는 흑마법의 비기다.

우리는 이미 한 번 저걸 마주한 적이 있었다.

크로코 지하 수로에서 검붉은 문을 지키고 있던 결계니까.

‘2중 방어. 저것이 마벨의 특기였지.’

이미 다크 리플렉터를 파훼한 적 있던 나는 빠르게 상황을 이해했다.

반면 다크 리플렉터라는 벽에 가로막혔던 네하드람은 믿기지 않는 상황에 공황상태에 빠진다.

“니, 니콜라스 어르신? 네하린 누님?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식 외의 상황.

네하드람은 공포심에 질려 아무 것도 하지 못 한다.

반면 네하린은 위기감이 극도로 차올랐는지, 악에 받쳐 소리쳤다.

“네하드람, 네카르! 저놈은 지금 니콜라스님을 붙잡느라 아무것도 못 하고 있어! 지금 몰아쳐!”

확실히 저 주장은 타당했다.

아무리 자칼의 3번째 수제자 마벨이라도, 자신보다 강한 니콜라스를 봉인하려면 온 정신을 다 쏟아야 했으니까.

“글쎄. 너희 같은 잔챙이들을 상대하는데 굳이 내가 직접 나설 필요가 있을까?”

“······!”

마벨은 그런 네하린이 귀여운지 피식 비웃었다.

탁,

손가락을 튕긴다.

-그워어!

-그워어어.

“!”

“!!”

그와 동시에 동굴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좀비들.

일반 인간과 비교하면 혈색이 파랗게 변질되고, 기괴하리만큼 굵고 긴 이빨과 손톱, 발톱을 가진 언데드들이 나타났다.

초점조차 없는 그들이 과거 하자스 가문 피난민이었다는 걸 알 수 있는 건 그들이 하층민 옷을 입고 있었다는 점밖에 없었다.

-lv10 피난민 좀비 (암흑 강화 중).

-lv11 피난민 좀비 (암흑 강화 중).

-lv14 피난민 좀비 (암흑 강화 중).

.

.

생김새만으로 주위를 불길하게 만드는 좀비가 멀리서 터벅터벅 걸어 나온다.

단순히 봐도 좀비 수는 최소 100명 이상.

훗날 다크 로드 자칼이 동부의 변을 일으킬 때 대동할 군대 중 하나다.

뚜두둑, 뚜둑!

고고고!

붉은 문양은 그런 좀비들에게 사악한 힘을 내려주고 있었다.

그것도 니콜라스와 네하린에게 빼앗은 마나로.

왜 이 마법진이 암흑의 울타리라고 이름 붙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내 충성스러운 좀비들아. 건방진 귀족들의 팔다리를 물어뜯어라.”

-구워어어!

마벨의 명령과 동시에 달려오는 좀비 떼.

쿵, 쿵, 쿵, 쿵, 쿵!

동굴이 무너질 듯 흔들린다.

암흑의 힘으로 근육이 폭발할 듯 부푼 덕에 인간이라고 믿기지 않는 괴력을 보이며 달려온다.

이성을 잃은 백여 명의 좀비들이 일제히 달려오는 건 가히 장관이었다.

“크어억······! 이런······!”

니콜라스와 네하린, 네하드람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다.

저 정도 숫자의 좀비라면 암흑의 울타리가 없어도 쉽지 않은 적이니까.

네하린은 비장한 목소리로 읊조린다.

“······네카르.”

“예, 누님.”

“네하드람을 데리고 속히 탈출해라. 그리고 아버님께 지금 이 사태를 알려라. 얼른!”

두 손을 꽉 쥔 채 말하는 네하린.

그녀는 뒤를 돌아보지 않으며 말한다. 마치 자신들이 죽어서라도 시간을 벌 테니 달아나라는 듯.

장녀로서 동생들에게 갖는 책임감과 결사의 의지를 비친다.

그러나 나는 움직이지 않고 말했다.

“아뇨. 그건 이미 틀렸습니다.”

-lv19 중급 흑마법사 모르그.

-lv21 중급 흑마법사 데나크.

-lv25 중급 흑마법사 모니카.

동굴 밖에도 시스템 창이 가득 에워쌓고 있으니까.

흑마법사 지부 C에 오기 전부터 쫓아오던 흑마법사들이 대기하고 있다.

밖으로 달아나봤자 나오는 족족 그들에게 요격당할 뿐이다.

이에 마벨은 입 꼬리를 찢으며 말했다.

“후후, 그래도 너는 꽤 현실을 직시하는 구나. 이미 동굴 밖은 포위했다. 빠져나갈 길은 없지.”

“······!”

“좋다. 그렇게 순순히 항복해라. 그리하면 너희는 아주 곱게 죽여주지.”

벌써부터 우릴 실험체로 쓸 생각에 흥분되는지 기세 좋게 소리치는 마벨.

네하린과 네하드람은 마지막 희망마저 꺾였는지 절망어린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오해한 부분을 정정한다.

“난 탈출이 틀렸다고 했지, 다른 방법이 없다고는 안 했다만.”

“?”

그 말을 아직 이해 못했는지 멍청한 표정을 짓는 마벨.

하지만 굳이 사실을 설명해줄 필요는 없다.

지금 니콜라스가 붙잡혀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니.

예열이 끝난 만큼 더 이상 시간 끌 필요가 없다.

“노움. 흙벽.”

그런 마벨을 위해 노움을 통해 커다란 흙벽을 세웠다.

쿠구구궁!

“!”

내 명령과 동시에 솟아나는 흙벽.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흙벽이 아니었다.

무려 동굴 천장보다 높게 솟구치는 흙벽이다.

마치 평지에서 태산이 솟구치듯 일어난다.

좀비들이 달려오지 못하도록. 먼 길을 돌아오도록 길을 통째로 틀어막는다.

-그워어.

쿵, 쿵, 쿵······.

그러자 좀비들은 길이 막혔다.

두 주먹으로 후려쳐봐도 의미 없다.

이는 일반 흙벽의 5배의 마나를 퍼부은 흙벽이니까.

농도가 다른 만큼 힘으로 때리고, 밀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제야 불길함을 느낀 마벨.

“······잠깐. 네카르. 네놈은 지금 어떻게 마법을 쓰고 있는 거지? 분명 암흑의 울타리가 계속 마나를 빨아들이는 중일 텐데!”

마벨이 낌새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는지, 당장 뒤를 돌며 암흑 에르그를 끌어올린다.

암흑 에르그가 무시무시한 살기로 변해서 날 짓누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기운에 벗어난 지 오래였다.

“너 또한 알고 있을 텐데. 암흑의 울타리의 한계를.”

“······!”

암흑의 울타리는 마나를 가두고 제 뜻대로 쓰는 둑과 같다.

그리고 둑은,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 종종 무너지곤 한다.

내 마나량은 장대비, 아니, 몰아치는 바다와 같으니.

쿵, 쾅, 쿵, 쾅.

왼쪽 가슴 속 드래곤 하트가 요동친다.

나는 그냥 가만히 있던 게 아니다.

남몰래 암흑의 울타리를 한계까지 포화시킨 마나 하트.

【아쿠아 LV1.】

촤아아악.

쉴 틈 없이 아쿠아 마법을 퍼붓고 있었다.

암흑의 울타리가 더 흡수하지 못하는지, 동굴 속에 수많은 물의 알갱이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막대한 마나가 삼투압 현상처럼 주위 습기를 모조리 흡수해 아쿠아 마법을 펼친다.

땅속 수분까지 흡수하니 그 양이 작은 강에 필적했다.

지금 이 상황은 아무리 나라도 무리한 수준이다.

암흑의 울타리가 끝없이 마나를 뜯어가는데 이를 무시하고 물의 강을 만들다니.

일반적인 마법사라면 죽고 싶어서 자살했다고 봐도 좋을 시도다.

하지만 나는 무려 드래곤 하트 보유자.

아무리 썰물처럼 마나가 빠져나간다 한들, 무한에 가까운 마나 샘 앞에선 새 발의 피일 뿐이다.

“······생각보다 울타리가 영 부실한데.”

와장창창! 쨍그랑!

이윽고 암흑의 울타리는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

바닥에 깔린 마법진이 깨진다. 붉은 문양이 사라진다.

물론 드래곤 하트의 마나와 그걸 감당해야 하는 마나 혈관은 전혀 다른 영역.

온 몸의 핏줄이 터질 듯 부푼다. 당장이라고 각혈할 듯 괴롭지만.

거물급 적 앞인 만큼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 허세를 부린다.

이에 경악하는 마벨.

“미, 미친······! 설마 이런 정신 나갈 짓을! 안 되겠다. 아쉽지만 일단 늙은이부터!”

마벨은 상상 이상의 마나 지랄에 경악해서 니콜라스 목을 조른 암흑 화염에 힘을 줬다.

본능적으로 위기를 감지한 만큼, 시체가 불에 훼손되긴 해도 일단 니콜라스부터 죽여야겠다고 생각한 거다.

“이미 늦었다.”

나는 동굴 바닥을 박차고 달려든다.

마벨보다 훨씬 빠르게.

마법이 아니라 스킬이기에, 즉발로 발동한 거다.

【스파크 LV1.】

새로 배운 전격계 기초 마법 스파크.

내 오른손에 시전한다.

물론 스파크는 기초 마법. 살상 마법으로 변환되지 않았기에 그 자체론 워터볼보다 빨라도 위력이 낮다.

일반적으로는 심하게 당해봤자 살갗이 검게 타는 게 한계일 터.

파치지지지직!

하지만 내 스파크는 동굴 전체를 푸른빛으로 뒤덮어 버린다.

오른손에 푸른 전격이 빛 덩어리처럼 타오른다.

속도도 위력도 압도적인 스파크.

너무나 막대한 마나 량에 시간이 느리게 흐르듯 느껴진다.

마벨에게 붙잡혀 있던 니콜라스는 그 광경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무슨?! 스파크 마법은 기초 전격 마법이라, 한 번에 피워 올릴 수 있는 양이 한정적일 텐데!’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스파크 마법은 기초 마법.

아무리 많은 양의 마나를 불어넣어도, 한계 이상으로 넘어가면 스스로 흩어져버린다.

저런 빛무리처럼 응축될 수 없단 말이다.

‘아쿠아 마법! 추가적으로 스파크의 매개체를 만들어준 거다! 어떻게 전격계 마법을 처음 익힌 네카르가 저 정도 마법 이해를!’

설마 본능적으로 터득해버린 걸까?

전격계의 원로로 유명한 니콜라스조차 저런 천재성은 처음 봤다.

자신을 넘어서는 희대의 재능!

과거 ‘마신(魔神) 문두스’라는 마법사가 그랬다.

아득한 경지, 상급 마법사의 벽을 뚫고 8써클 경지에 도달한 궁극의 대마법사.

상식에 사로잡힌 통념을 허물고 아예 새로운 마법 조합을 창조하는 자.

마법 그 자체가 돼서 기존 마법 규율을 무시하며, 새로운 법칙을 만드는 자.

그자가 바로 이런 식이었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저 녀석이라면 날 뛰어넘어 내 스승님께서 유지로 남기셨던 또 다른 비전 마법을 완성할 수 있을지도!’

니콜라스의 스승이 남긴 두 번째 비전 마법.

이는 뇌격의 원로 마법사 니콜라스조차 손대지 못한 난제였다.

앞부분을 고치면, 뒷부분이 안 맞고, 뒷부분을 고치면 다른 부분이 안 맞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마법.

그러나 저 정도 감각을 가진 천재라면?

어쩌면 난제를 뚫는 것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비전 마법을 새로 창조할지도 몰랐다.

번쩍.

니콜라스가 주마등처럼 온갖 잡념에 빠진 사이,

나는 이미 오른손을 마벨의 가슴을 향해 내지른다.

마벨은 황급히 다크 실드를 만들려고 하지만 이미 늦었다.

푸른 전격이 마벨을 향해 쇄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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