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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236화 (236/248)

00236 재벌에이스 =========================

불콰하게 술에 취한 박규철 회장은 차에서 잠들었다. 최민혁은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꼬박 졸았는데 어느 새 차가 강원랜드에 도착해 있었다. 시간을 확인하니 12시였다.

다른 가게는 문을 닫았을 시간에 강원랜드는 대낮처럼 환하게 불을 밝히고 도박장으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회장님!”

그때 비서가 차 안에 잠들어 있던 박규철 회장을 깨웠다.

“으음? 으아아아함!”

늘어지게 기지개를 켠 뒤 박규철 회장이 비서에게 물었다.

“다 왔어?”

“네. 도착했습니다.”

“그럼 내려야지.”

그 뒤 박규철 회장와 최민혁이 차에서 내렸고 경호원들에 에워싸인 그들은 강원랜드 안으로 들어갔다.

“에드워드는?”

그리고 비서에게 물었다. 아까 박민주에게도 언급되었던 그 사람의 이름이 또 박규철 회장의 입에서 나왔다.

“30분 전까지 카지노에 계시다가 지금은 호텔에 계십니다.”

“그럼 거기로 가.”

“네.”

곧장 비서가 앞장을 서고 엘리베이터 하나를 완전 장악한 박규철 회장 일행은 목표한 층에 도착하자 우르르 내렸다. 그리고 비서와 주민성 팀장만을 대동한 체 박규철 회장이 호텔 방 앞에 섰다. 물론 최민혁도 박규철 회장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 있었다.

비서가 노트를 하자 안에서 유창한 영어가 흘러 나왔다. 그러자 비서가 역시 유창한 영어로 대답하자 이내 방문이 열렸다.

방 안에는 외국인 경호원들이 십여명이나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들 앞에서 박규철 회장은 몸수색을 받았다.

‘맙소사!’

최민혁, 아니 차성국도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미국을 방문할 때도 공항 검색대를 거치지 않는 박규철 회장이었다. 그런데 대체 누구를 만나기에 이렇게 몸수색을 당연하다는 듯 받는단 말인가?

최민혁도 당연히 몸 수색을 받았다. 아무 이상 없자 그들은 곧장 방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스위트룸답게 안은 휘황찬란하고 넓었다. 이내 전망이 딱 트인 넓은 거실이 나오고 거기 소파에 앉아 있던 40대 초 중반쯤 되어 보이는 금발의 외국인이 보였다. 그를 보고 박규철 회장이 먼저 아는 척을 했다.

“에드워드!”

“오오! 박 회장님!”

금발의 외국인은 잘 생각이었는지 가운을 걸치고 있었는데 박규철 회장을 보자 반가워 하며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박규철 회장에게 다가가서는 가볍게 포옹을 했다. 그걸 보고 최민혁은 또 한 번 놀랐다.

박규철 회장이 여자가 아닌 남자를 안는다? 차성국일 때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모습이었다. 아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도대체 넌 누구냐?’

최민혁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 금발 외국인을 쳐다 볼 때 그가 최민혁을 발견하고 말했다.

“후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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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철 회장이 영어로 최민혁을 소개했다.

“야구 선수라고? 어디? 다저스? 양키즈?”

에드워드란 작자는 최민혁이 야구 선수란 사실에 급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가 오성 라이온즈, 즉 한국에서 뛰는 야구 선수란 사실에 이내 관심이 싹 달아 난 모양이었다. 이제 최민혁은 안중에도 없는 듯 꿔다 놓은 보릿자루 대하듯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어진 박규철 회장의 설명에 에드워드가 다시 관심어린 눈으로 최민혁을 쳐다보았다.

“민주의 보이프렌드라고?”

최민혁은 언제 또 그가 자신에게 관심을 끌 줄 모른 터라 이때다 싶어 인사를 했다.

“최민혁이라고 합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최민혁의 유창한 영어에 박규철 회장이 놀란 듯 빤히 최민혁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에드워드가 웃으며 최민혁에게 말했다.

“젊은 친구가 센스가 있네. 어디 보자.”

에드워드가 손을 내밀자 근처에 있던 비서로 보이는 자가 그에게 아이패드를 건넸다. 그 아이패드를 받아 든 에드워드는 손가락을 튕겨가며 아이패드의 내용을 살피더니 최민혁을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

“오늘 100마일이 넘는 공을 던졌다던데 그게 사실인가?”

그 물음에 최민혁이 깜짝 놀랐다. 오늘 최민혁은 태산 베어스 2군과의 시합에서 162Km/h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연습 시합인 만큼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난생 처음 보는 외국인이 알고 있었다.

최민혁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에드워드가 들고 있는 아이패드로 향했다. 아마 저기에 최민혁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는 모양이었다.

에드워드는 최민혁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 드렸는지 놀랍다는 듯 말했다.

“그렇다면 자네의 가치는 10배로 상향할 필요가 있겠군. 미래의 메이저 리거?”

에드워드는 웃으며 들고 있던 아이패드를 비서에게 돌려주고는 박규철 회장과 최민혁을 거실에서 더 안쪽에 위치한 곳으로 데려 갔다. 거기엔 술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각종 샴페인과 와인, 양주들이 즐비했다.

“잘까 했는데 손님들이 왔으니 파티를 열어야겠군.”

그 말 후 에드워드가 술을 권했고 박규철 회장은 군말 없이 그 술을 받아 마셨다. 그 모습을 보고 최민혁은 놀랐지만 겉으로 전혀 티를 내지 않았다. 박규철 회장은 여자가 따르는 술이 아니면 아예 입을 대지 않았다. 그런 양반이 에드워드란 자가 권하는 술은 냉큼 받아 마셨다. 그러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그래서 최민혁도 에드워드가 권하는 술을 넙죽넙죽 잘 받아 마셨다. 그걸 보고 에드워드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이거 오늘 술 마실 기분 나는 걸. 하하하하.”

그렇게 술자리에서 각자 양주 한 병 쯤 마셨을까? 에드워드가 박규철 회장을 보고 말했다.

“박회장님. 우리 카지노로 갈까요?”

그러자 박규철 회장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좋지요.”

“그럼 잠깐 만 실례 하겠습니다.”

에드워드가 술자리에서 일어나서 어딘가로 사라지고 나자 웃고 있던 박규철 회장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리곤 짜증 가득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이 나이 먹고 아직 이 짓거리를 해야 하다니........”

혼자 중얼 거린 말이었지만 최민혁은 그 말을 똑똑히 두 귀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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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국도 오성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관리하는 VVIP들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오성그룹의 지분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직접 본 적은 없었다. 그들은 대부분 박규철 회장이 직접 상대를 해 왔기 때문에 말이다.

‘그럼......’

최민혁은 에드워드란 작자가 바로 그 VVIP가 아닐까 싶었다. 그러니 대한민국에서는 무서울 게 없는 박규철 회장이 저렇게 쩔쩔 매고 있는 걸 테고.

최민혁은 갑자기 에드워드란 작자에게 관심이 갔다. 그래서 세나에게 물었다.

‘세나. 좀 전에 이 방을 나간 외국인 말이야.’

[에드워드 앨런 말이세요?]

‘그를 알아?’

[네. 포브스 지에서 선정한 세계 갑부 6위로 50억 달러 상당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포함, 총 227억 달러를 소유한 폴 가드너 앨런의 아들이에요. 폴 가드너 앨런이 지금 병중인지라 그의 재산은 지금 에드워드 앨런이 관리 중이고요.]

‘맙소사. 에드워드가 폴 가드너 앨런의 아들이라고?’

최민혁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폴 가드너 앨런(Paul Gardner Allen)은 빌 게이츠와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사업가이자 시애틀 사운더스 FC의 구단주로, 이미 여러 부자 목록에 이름이 등재되고 있던 인물이었다. 그때 세나의 설명이 이어졌다.

[에드워드는 작년부터 오성 지분을 야금야금 사들여서 벌써 3%까지 소유했어요.]

한마디로 박규철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있어 중요한 인물이란 소리였다. 세나의 말을 듣고 난 최민혁은 박규철 회장이 에드워드 앞에서 취한 행동들이 다 이해가 되었다. 대주주 앞에 박규철 회장도 어쩔 수 없는 경영인에 불과 했던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오성 주식이나 왕창 사 둘 걸 그랬나?’

물론 그랬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딘가로 잡혀가서 주식은 다 토해 놓고 죽었을 테지만. 아무리 박규철 회장이라도 세계 갑부인 에드워드를 상대로 그런 짓은 할 순 없었다. 아니 하려고 해도 성공할 수도 없을 테지만.

에드워드를 경호하는 경호원들은 최민혁이 봐도 예사롭지가 않았으니까. 그건 에드워드를 만나기 전 경호원들이 몸수색을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오래 기다렸죠? 갑시다.”

에드워드가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두 사람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들을 등 떠밀어서 카지노로 데려갔다.

“잠깐만......”

에드워드가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박규철 회장이 뜻밖의 말을 최민혁에게 말했다.

“가능하면 에드워드와의 도박에서 무조건 이겨 버려. 그러면 자네가 원하는 소원 하나를 내가 들어 주지.”

최민혁이 봤을 때 지금 박규철 회장은 VVIP를 직접 접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잘 보여도 모자랄 판에 최민혁에게 에드워드를 이기라며 승부욕을 끓어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박규철 회장이 럴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였다.

어째든 박규철 회장의 그 말을 듣고 최민혁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물론 그걸 박규철 회장은 보지 못했다. 잠시 뒤 나타난 에드워드는 박규철 회장과 최민혁을 데리고 룰렛으로 갔다. 룰렛은 1-36까지 숫자와 0과 00을 합쳐서 38개의 숫자가 있었다. 그 중 숫자를 고르고 사람들은 돈을 걸었다. 최민혁이 아는 한 룰렛은 10만 명에 2.7명이 돈을 따고 나머지는 잃었다. 그러니 정말 행운이 따르지 않고선 룰렛에서 돈을 따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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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에드워드가 검은 6번과 빨간 6번에 각기 칩을 걸었다. 박규철 회장은 판돈으로 최민혁에게 천만 원치 칩을 융통해 준 상황. 최민혁은 검은 21에 자신의 칩 전부를 걸었다.

“올인? 와우! 최. 화끈한데?”

그런 최민혁을 보고 에드워드는 웃었다. 그런데 어째 그 웃음이 비웃음 같아보였다. 박규철 회장도 황당한 눈으로 최민혁을 쳐다보았다. 무슨 또라이 쳐다보듯.

그렇지만 최민혁은 웃으며 팔짱을 꼈다. 그리고 룰렛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룰렛 판을 보며 최민혁은 자신의 보유 능력인 행운의 손을 사용했다. 그리고 속으로 세나에게 물었다.

‘내가 이길 확률이 얼마나 돼?’

그러자 세나가 바로 대답했다.

[99%?]

그리고 룰렛 판이 멈췄다. 그리고 룰렛 공이 숫자 중 한 곳으로 들어갔다.

“헉!”

“지저스!”

룰렛 판 주위 사람들이 일제히 놀란 얼굴로 한 사람을 쳐다보았다. 검은 21칸에 올인 한 한 또라이를 말이다.

최민혁은 두 번째 판은 한 판 쉬고 그 다음 판에 또 다시 룰렛의 공이 들어간 숫자를 맞췄다.

“와아. 대박. 저 사람 오늘 진짜 운이 좋은 거 같아.”

“인생의 행운이 오늘 다 온 거지.”

주위 사람들은 다들 부러운 눈으로 최민혁을 쳐다 보았다. 그때 에드워드가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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