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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201화 (201/248)

00201 재벌에이스 =========================

핸드폰을 받은 유태국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그 얼굴과 완전 달랐다.

“................죄송합니다. 제가 바로 처리 하겠습니다. 네. 네.”

그렇게 통화를 끝낸 유태국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고문실을 나섰다. 그걸 보고 김관영이 안도의 한숨을 내 쉴 때였다. 하지만 나가면서 내뱉은 유태국의 말에 김관영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저 새끼한테 그 놈이 누군지 알아내. 모르면 죽여도 좋다.”

김관영은 그 놈이 누군지 모른다. 고로 그는 여기서 죽는단 소리였다. 그러니 얼굴이 하얗게 질릴 수밖에.

콰앙!

신경질적으로 지하 고문실 문을 닫은 유태국이 씩씩거리며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장 청장. 일처리 이 따위로 할 거요?”

유태국이 몇 마디하자 저쪽에서 알아보고 전화를 하겠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 새끼가.....”

유태국은 성질 같아선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성질을 부릴 때가 아니란 걸 잘 알기에 참았다. 그렇게 5분 뒤 저쪽, 즉 서울경찰청장 장현석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알아봤는데 어렵겠습니다.

“뭐, 뭐라고? 이봐. 장 청장. 당신 서울경찰청장 누가 만들어 줬는지 잊었어?”

띠띠띠띠띠띠.....

유태국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울경찰청장 장현석은 또 전화를 먼저 끊었다.

“이 개새끼가.....”

콰작!

결국 유태국은 자신의 핸드폰을 바닥에 내던져 박살내고 말았다. 바득 이를 갈던 유태국은 자신의 용인 별장을 나섰다.

“본사로 가자.”

유태국의 힘은 결국 오성그룹에서 나왔다. 그가 본사로 가면 서울경찰청장 말고 행정안전부장관이나 법무부 장관을 움직여서 자신을 체포하러 온 경찰 새끼들을 돌려보낼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유태국은 몰랐다. 그를 잡으러 온 경찰 새끼들 중에 독종 아줌마가 한 명 있다는 걸 말이다. 그리고 그 독종 아줌마의 아들이 유태국의 그런 의중을 이미 다 꿰고 있단 것도 말이다.

유태국을 태운 차는 오성그룹 본사를 앞에 두고 갑자기 다른 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유태국은 청소용역업체 직원으로 변신을 했다. 즉 위장을 해서 오성그룹 본사에 들어갈 생각이었던 것이다.

“됐다. 가자.”

누가 봐도 유태국은 청소용역업체의 직원 같아 보였다. 그렇게 유태국은 오성그룹으로 청소용역차를 타고 움직였다. 그의 예상대로 오성그룹 앞에 경찰이 진을 치고 있었다.

“어떤 새낀지 오늘 짐싸서 내일 촌구석 지원으로 보내 주마.”

유태국은 자신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내일 지방법원으로 발령 내 버릴 생각이었다.

“통과!”

유태국이 변신이 제대로 먹힌 듯 그를 태운 청소용역업체 차는 경찰의 검문을 통과해서 본사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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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 가긴 했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었다. 그곳에도 경찰이 보였으니까. 유태국은 청소 용역차에서 태연히 내려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 그를 경호하는 경호원들 역시 청소원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티가 난 것일까?

“잠깐!”

경찰들이 그들을 멈춰 세웠다. 하지만 제대로 위장한 그들을 경찰들은 알아채지 못했다. 그렇게 경찰들의 손에서 벗어난 그들은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했는데 그때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던 청소아줌마가 불쑥 유태국 앞으로 나섰다. 그러더니 고무장갑을 낀 채 청소 유니폼 앞쪽 호주머니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그리곤 유태국을 보고 또박또박 말했다.

“유태국씨. 당신을 살인 교사 혐의로 긴급 체포 합니다.”

그 말 뒤 청소부 아줌마는 유태국의 두 손에 수갑을 채웠다. 그리고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음을 밝혔다.

“너, 너 뭐야?”

유태국은 기가 찬 얼굴로 감히 자신의 손에 수갑을 채운 아줌마를 째려보며 물었다. 그러자 그 아줌마가 머리에 쓰고 있던 캡을 벗으며 말했다.

“나? 강동경찰서 민정숙 총경이다.”

총경이면 서장이란 소리였다. 유태국은 서장씩이나 되는 여자가 뭐 하러 이런 변장까지 하고 여기서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민정숙 총경은 유태국에게 그 궁금증을 풀어 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데리고 가.”

그녀의 외침에 그녀와 같이 유태국을 체포하러 온 경찰들이 그를 데려 가려 했다. 그러자 유태국이 경호원들이 경찰들을 막아섰다.

민정숙 총경이야 전혀 예상치 못한 터라 유태국에게 수갑을 채우는 걸 막지 못했지만 유태국을 순순히 경찰에게 넘길 경호원들이 아니었다.

그때 언제 꺼냈는지 권총을 꺼낸 민정숙 총경이 총구를 유태국의 경호원들에게 겨누며 외쳤다.

“대가리 빵구 나기 싫으면 비켜라.”

민정숙 총경의 서슬 퍼런 외침에 경호원들도 결국 물러났고 경찰들은 유태국을 체포해서 대기 중인 경찰차에 탑승했다.

민정숙 총경은 청소부 아줌마 복장 그대로 유태국을 체포한 그 차에 같이 올라탔다. 그리고 그 차는 곧장 강동경찰서로 향했다. 이동 중 유태국이 민정숙 총경에게 물었다.

“당신 정말 경찰서장 맞아?”

그러자 민정숙이 짧게 대답했다.

“맞다.”

“믿을 수 없군. 대한민국 경찰 고위 간부가 청소부 아줌마로 변장하다니.....”

그 말에 민정숙 총경도지지 않고 유태국의 말을 되받았다.

“그러는 당신은? 오성그룹 실세란 양반이 청소부 변장은 말이 되고?”

민정숙의 그 말에 유태국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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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일약 국민의 경찰이 된 모친에 흐뭇해 하다가 자신이 올린 동영상을 떠올렸다. 그리곤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났는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옳거니. 그러면 되겠군.”

기호지세라고 모친은 지금 호랑이 등에 올라 탄 상태였다. 그런 그녀의 위세를 최민혁이 좀 이용해 먹기로 한 것이다.

최민혁은 이미 유태국을 통해서 서울경찰청장 장현석과 그가 엮여 있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경찰도 유태국을 체포하기 어려웠다. 동영상이란 확실한 증거가 있음에도 말이다.

열의가 있는 경찰이 있다고 치자. 그가 유태국을 살인 교사 혐의로 체포 영장을 청구하면 그전에 오성그룹 측 경찰이 그 사실을 알아 챌 테고 곧장 그 얘기는 서울경찰청장에게 보고 될터 였다.

그러면 서울경찰청장이 하지 말란 전화 한통이면 그 경찰은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모친은 달랐다. 현재 서울의 경찰 중 서울경찰청장의 말을 듣지 않는 유일한 경찰이 그녀였으니까. 때문에 모친이라면 유태국의 손에 수갑을 채울 수 있을 터였다. 최민혁은 모친에게 전화를 걸기 전 세나에게 물었다.

“세나. 유태국이 장현석 서울경찰청장과 연결 됐다는 증거 필요해. 그래서 말인데 그들 끼리 통화한 기록이 필요한데.”

[그 정도는 해킹으로 충분히 알아 낼 수 있어요.]

“그럼 부탁 좀 해.”

그 말 후 최민혁은 곧장 모친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자 눈치 빠른 모친은 바로 그의 말을 알아듣는 눈치였다. 최민혁은 모친에게 메일로 유태국과 장현석 간의 통화 기록을 보낸 뒤 그녀의 전화를 기다렸다. 그러자 5분 뒤 모친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유태국을 잡아서 뭘 어쩌려고?

“경찰서에 잡혀 온 유태국의 기분이 어떨까요?”

모친의 물음에 최민혁이 되레 반문했다.

-그야 거지같겠지.

“그 상황까지 방치한 서울경찰청장은요?”

-그러니까 유태국과 딜이라도 하란 거니?

이번에는 모친이 반문했다. 하지만 최민혁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아뇨. 그러실 필요도 없어요. 유태국은 그냥 살인 교사 혐의로 잡아서 취조하시면 돼요. 나머진 그가 알아서 다 밝힐 테니까요.”

-뭐? 어떻게?

“제게 방법이 있으니까 유태국을 잡으시면 바로 연락주세요.”

-확실한 거지?

“네. 확실합니다.”

최민혁은 유태국을 체포해서 경찰에서 취조할 때 그 자리에 직접 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눈치를 봐서 유태국에게 자백 능력을 사용한다면......

유태국은 물론 서울경찰청장 장현석까지 한꺼번에 엮어서 처리할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 모친과 통화를 끝낸 최민혁은 한 시간 쯤 뒤에 새벽에 쓰지 않고 아껴 둔 능력빙의를 사용했다.

유태국으로 말이다.

“역시.........”

유태국은 최민혁의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먼저 최민혁이 던진 미끼를 제대로 물어서는 김관영을 잡아다 그의 용인 별장 고문실로 데려 오게 했다. 그리고 그를 고문을 하다가 박규철 회장에게 전화를 받았다.

그가 그토록 찾았던 그놈, 김관영을 심문하는 동안 전화를 받지 않자 사달이 생겨난 것이다.

유태국 비서실장과 연락이 되지 않자 답답해진 경찰 측 정보원들이 다른 긴급 라인을 통해 박규철 회장에게 직접 보고를 한 것이다.

박규철 회장 입장에서는 기가 찰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오른팔인 유태국 비서실장에게 체포 영장이 발부 되었고 경찰들이 그를 잡으러 본사로 출동했다니 말이다. 그래서 거의 10년 만인가? 유태국은 박규철 회장의 입에서 욕을 들어야 했다. 유태국은 곧장 서울경찰청장에게 그 사실을 따졌다. 그랬더니 역시나 능구렁이 장현석은 사태를 파악하고 유태국에게서 바로 손을 뗐다.

확실한 증거에 의해 체포 영장이 발부 되었고 경찰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영장을 집행 하고 있었다. 거기다 대고 장현석이 뭐라고 왈가왈부 할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그 경찰이 민정숙 총경만 아니었다면 장현석은 벌써 손을 썼을 터였다. 하지만 민정숙 총경이기에 그럴 수 없었다. 그녀가 자신의 말을 들을 리 없었고 그도 그녀에게 아쉬운 소릴 할 생각은 추호도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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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이 유태국에게 능력빙의를 한 타이밍이 절묘했다.

“어쭈? 변장을 하고 오성그룹 본사로 들어가시겠다?”

최민혁은 유태국의 의중을 간파하고 곧장 모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유태국이 좀 있다 청소부로 위장해서 본사로 잠입할 거란 정보를 알렸다.

-근데 민혁아. 너 이런 건 어떻게 다 알아 낸 거니?

“그게.........실은 사람을 붙였거든요. 그 사람이 꽤 유능해서 중요한 정보를 많이 알려 주네요.”

-그 사람이 누군지 나중에 나한테 좀 알려다오. 쓸 일이 많을 거 같아.

당연히 그 사람이 누군지 모친에게 알려 줄 일은 없었다. 그건 그때까지 핑계를 대면 될 일이었고 지금은 유태국을 체포하는 게 시급했다.

-나한테 다 생각이 있어. 그러니 넌 기다리고 있어. 내가 그 놈 잡고 나서 바로 전화 할 테니까.

그런데 모친이 무슨 좋은 수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때 최민혁도 뭐가 생각 난 듯 모친에게 부탁했다.

“어머니. 유태국 말인데요. 잡을 때..............”

“알았다. 그렇게 하마.”

최민혁의 부탁을 모친이 흔쾌히 승낙 하면서 통화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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