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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197화 (197/248)

00197 재벌에이스 =========================

주민성은 두 조로 나눠서 김관영을 감시했다. 하지만 그에게 접근해 오는 자는 없었다. 그렇게 그가 일을 마치고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자 주민성과 수하들도 긴장을 풀고 식사를 했다.

“어?”

그때 차 안에서 같이 햄버거를 먹고 있던 운전석의 수하가 전면을 쳐다보고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왜?”

주민성이 묻자 그 수하가 바로 대답했다.

“아니. 좀 전에 저기 입구에 누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뭐?”

유비무환이라고 주민성은 수하들과 차에서 내려서 입구 주위를 샅샅이 살폈다. 하지만 김관영이 사는 빌라 입구 주위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수하가 잘못 본 게 확실했다.

김관영이 사는 이곳 빌라는 한강과 남산을 끼고 있는 명당에 위치한데다 철저한 경호 시스템으로 사생활 보호를 중시하는 부유층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 곳이었다.

때문에 애초에 잡상인은 들어 올 수도 없었다. 그러니 수하가 헛것을 본거라고 주민성이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면 주민성과 그 수하들은 어떻게 이 안으로 들어왔냐고? 이곳 빌라에는 김관영 말고도 오성그룹 임직원들이 다수 살고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에게 연락을 취하자 바로 이 안으로 들어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차로 돌아간 주민성은 수하들과 같이 먹던 햄버거를 마저 먹었다. 그 다음 주민성은 주위를 살피다 맞은 편 빌라 옥상으로 수하를 올려 보냈다. 거기서 망원경으로 김관영의 집 안을 살피게 하려고 말이다. 얼마 뒤 옥상에 자리를 잡은 수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거실에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김관영도 안방에 있는 거 같구요. 그런데 안방 창에 커튼이 쳐져 있어서 김관영을 직접 볼 순 없습니다.

“알았다. 계속 지켜보도록.”

그렇게 통화를 끝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김관영의 집에 불이 다 꺼졌다. 누가 봐도 김관영이 자는 모양새였다. 그걸 보고 주민성을 비롯한 그의 수하들의 긴장도 풀어졌다.

“자는 거 같은데요?”

그 말은 이제 자신들도 쉬어야 하지 않겠냐는 소리였다. 어제부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있던 경호 2팀원들은 다들 피곤한 기색이었다. 그건 주민성도 마찬가지였고.

“옥상에 감시만 남고 나머진 차에서 자도 좋다. 옥상 감시자는 2시간 간격으로 교대해 주고.”

주민성의 지시가 내려지자 그제야 경호 2팀원들은 완전 긴장을 풀고 불편하지만 차 안에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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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12시가 넘어가면 능력빙의로 어차피 확인을 할 테지만 그 전에 그의 생각이 맞는지 먼저 확인해 볼 요량으로 김관영의 집 안에 불은 전부 껐다. 그 뒤 혹시 몰라 투명인간으로 자신을 보이지 않게 만든 다음 베란다에서 주위를 살폈다. 그때에 투시안을 사용하자 어두워도 주위를 환히 볼 수 있었다.

“찾았다.”

최민혁은 전면 빌라 옥상에서 망원경으로 이쪽을 감시하고 있는 자를 제일 먼저 찾아냈다. 그 다음 베란다 밑을 살폈는데 주차 된 차 중에 수상한 차가 보였다. 그 차 안에는 건장한 남자들이 4명이나 타고 있었다.

“주민성 팀장?”

그리고 그 중에는 차성국이 아는 사람도 있었다. 바로 경호 2팀장 주민성! 그는 오성 그룹 박규철 회장의 경호 실장이자 실전 무도의 일인자로 불리던 김수혁 실장의 수제자로 불리는 인물이었다.

김수혁 실장이 경호실장 자리를 물러나면 그 다음 실장은 주민성일 거란 얘기는 오성그룹 내에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저 인간이 여기 나타났다는 건..........”

최민혁은 확신했다. 여기가 유태국이 파 놓은 함정임을 말이다.

“와아. 큰일 날 뻔했네.”

만약 최민혁이 텔레포트를 사용해서 여기 오지 않고 차로 김관영을 미행했더라면 주민성의 눈에 띠고 말았을 터였다.

주민성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차성국이 경호원들과 같이 훈련을 받을 때 직접 봤었다. 주민성이 혼자서 8명이나 되는 경호원들은 채 30초도 되지 않아 다 제압해 버리는 걸 말이다.

최민혁에게 능력이 있다지만 그건 쓰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최민혁이 주민성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면 주민성에게 자칫 당했을 수도 있었다.

물론 그의 경고 능력이 미리 위험을 알려 줬겠지만 최민혁이 대처하기도 전에 주민성은 그를 바닥에 눕혀 버렸을 터였다.

“휴우!”

최민혁은 긴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가슴을 쓸어내리며 일단 김관영이 누워 있는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투명인간의 능력을 풀고 혹시 몰라 주민성에게 트래킹(Tracking)능력을 사용했다. 이로서 가장 요주의 인물인 주민성의 움직임만큼은 최민혁의 감시 하에 놓이게 되었다. 오히려 상황이 역전 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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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시간이 흘러 자정이 넘어 있었다. 최민혁은 유태국 비서실장에게 능력빙의를 사용했다.

“그럼 그렇지.”

역시 최민혁이 생각대로 였다. 능구렁이 늙은 여우 유태국은 모든 상황에 눈과 귀를 열어 두고 있었다. 그는 누구도 믿지 않았다. 거기엔 오성그룹의 회장인 박규철도 포함 되어 있었다. 자신을 노리는 자가 누군지 밝혀질 때까지 그의 의심의 눈초리는 사라지지 않을 터였다.

유태국은 최민혁의 예상대로 자신의 일 중 하나를 떼어내서 윤재욱 팀장에게 넘겼다. 그런데 그 일이 하필 박규철 회장의 기쁨조들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당연히 그 기쁨조에는 한소영이 있었고 말이다. 한소영은 아마도 강하나에게서 자신을 협박한 남자가 최민혁 임을 알아냈을 터였다. 그리고 그 사실을 즉각 윤재욱 팀장에게 알렸을 테고 말이다. 그러자 윤재욱이 경호원들을 움직여서 최민혁을 잡아오게 한 거다. 윤재욱이 그렇게 조치를 취한 건 여태 유태국이 그렇게 해 왔기 때문이었고.

“그렇게 된 거였군.”

최민혁은 그 모든 상황을 바로 유추해 냈다.

“늙은이가 정말 대단해.”

최민혁은 유태국의 잔머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이미 자신을 노리는 자의 배후로 최민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물론 어떤 근거도 확증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가 최민혁을 의심하게 된 건 최근 일련에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항상 최민혁이 연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태국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박규철 회장 때문에 말이다.

“하긴 유태국이라도 박규철 회장의 사위가 될지 모를 나를 대 놓고 건드릴 순 없었겠지.”

만약 박규철 회장이 최민혁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유태국은 자신의 힘을 총 동원해서 벌써 최민혁을 잡아들였을 터였다. 그리고 그의 입을 열게 만들었을 테고. 며칠 뒤 최민혁의 시체가 발견 될 터였다. 아마도 고문한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 불에 탄 체 발견 될 공산이 컸다.

최민혁의 눈앞에 김관영의 골프채 가방이 보였다. 최민혁은 생각 같아선 저기 골프채 하나를 빼들고 이대로 유태국의 집으로 텔레포트 해서 그걸로 그의 머리통을 날려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유태국에게 있어서 너무도 편안한 죽음이었다. 최민혁은 유태국이 몰락해서 절망할 때 그 앞에 나타나서 그에게 죽음을 선사할 생각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을 말이다.

“아마 그 능구렁이를 죽이면 세나가 한 50만 포인트 쯤 지불하겠지.”

사회 정의 구현 차원에서 본다면 유태국을 죽이면 세나가 그 정도는 지불 할 것도 같아서 한 말인데 세나가 그 말을 바로 받았다.

[50만 포인트까진 아니고 10만 포인트는 지급할 수 있어요.]

“헐! 10만 포인트!”

유태국이 확실히 나쁜 놈이긴 나쁜 놈인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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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은 다시 투명인간을 사용한 뒤 베란다로 나가서 맞은 편 빌라 옥상을 보고 그쪽으로 순간 이동을 했다.

“슬립(Sleep)!”

그리곤 옥상 위에서 김관영의 빌라 3층을 감시하고 있던 오성 그룹의 경호원을 잠재웠다. 그 뒤 주민성이 타고 있는 타로 순간 이동한 최민혁은 그를 비롯한 경호원들이 차에서 자고 있는 걸 확인하고 김관영의 빌라 3층으로 또 순간 이동을 했다.

그렇게 김관영의 집에서 최민혁은 그의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인터넷에 접속한 뒤 최민혁은 자신의 집, 자기 방으로 텔레포트를 했다.

최민혁은 자기 방 책상 서랍 속에서 살인 돼지들의 우두머리 핸드폰을 챙겼다. 그리고 다시 김관영의 빌라. 컴퓨터가 켜져 있는 그 방으로 텔레포트 했다.

“그럼 유태국을 제대로 엿 먹여 볼까?”

최민혁은 살인 돼지들의 우두머리 핸드폰의 사진과 동영상을 김관영의 컴퓨터에 저장시켰다. 그리고 세나에게 부탁했다.

“세나. 내가 좀 전에 저장한 사진과 동영상 파일들의 저장 일자를 바꿔 줄 수 있지?”

[물론입니다. 해킹 능력으로 충분히 가능한 사안들입니다.]

그 뒤 최민혁은 그 동안 유태국에게 사진과 동영상을 보낸 것이 김관영인 것처럼 컴퓨터를 조작해 놓았다. 이는 빼도 박도 못할 확실한 증거물이었다. 때문에 김관영이 바로 유태국이 잡고자 했던 바로 그 놈이 된 것이다.

“진짜는 지금부터다.”

그리고 최민혁은 김관영의 컴퓨터를 사용해서 또 하나의 동영상을 인터넷상에 올렸다. 이번엔 그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다. 바로 바로 유태국이 비서실장이 되기 전 비서실장이었던 박주혁을 생매장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었으니까. 그리고 처절하게 울부짖던 박주혁의 입에서 유태국의 이름이 거론 되었다.

즉 그 동영상만으로 유태국은 살인 교사 혐의를 피해 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유태국 발등에 제대로 불똥이 떨어진 셈이었다. 아마 유태국도 더는 버티기 어려울 터였다. 경찰과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면 그의 입지는 좁아 질 수밖에 없을 테고 말이다.

무엇보다 오성그룹 내에 하이에나들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 할 터였다. 늙고 병든 사자를 그냥 둘 하이에나들이 아니었으니까.

“늙은 여우가 어떻게 발악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유태국은 오성그룹 안팎으로 공격을 당하면서 빠르게 몰락의 길을 걷게 될 터였다. 그리고 그가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때 사신이 그를 찾을 예정이었다. 진정한 고통이 뭔지를 그에게 깨닫게 해 줄 최민혁이 말이다.

최민혁은 그 동영상을 올린 뒤 김관영의 컴퓨터엔 일체 손을 쓰지 않았다. 그러니 아마 오성그룹 특별 전산실에서 아이피 추적이 시작 됐을 터였다.

최민혁은 김관영의 해괴한 모습을 또 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에 컴퓨터가 있던 방에서 그와 작별을 고했다.

“안녕! 푹 자고 일어나면 늙은 악귀 한 마리가 널 기다리고 있을 거다.”

최민혁은 자기 집, 자기 방으로 텔레포트 하기 전 김관영에게 슬립(Sleep)을 걸었다. 그러자 자백 능력이 풀리지 않아 여전히 시퍼렇게 두 눈을 뜬 체 자기 침대에 누워 있던 김관영이 두 눈을 감았고 이내 시끄럽게 코를 곯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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