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38 재벌에이스 =========================
박규철 회장과 최민용은 몇 차례 만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아예 모르는 사람들은 아닌지라 일단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그 다음 전화를 먼저 건 박규철 회장이 용건을 얘기했다.
-제 아들놈이 멋모르고 사고를 친 모양입니다. 다 제 불찰이고 향후 이런 일이 없도록 단단히 훈계 하겠으니 그만 노여움을 푸시지요.
박규철 회장이 여기까지 얘기했을 때 최민용을 속으로 콧방귀를 날렸다. 이게 입발림 사과로 끝날 일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어지는 박규철 회장의 말에 최민용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그래도 제 딸자식이 최민혁 선수와 잘 지내는 모양이던데. 언제 날 한 번 정해서 가족끼리도 만나도록 하지요.
이게 무슨 소린가? 박규철 회장은 지금 최민혁과 박규철 회장의 딸의 상견례 자리를 마련하자고 얘기하고 있었다. 순간 최민용은 할 말을 잃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금 그가 듣고 있는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의 장손이 박규철 회장의 딸과 사귀고 있었다는 얘기가 아닌가?
‘그놈이 연애를 했다고?’
최민용은 박규철 회장의 말이 언뜻 믿기지 않았지만 그가 자기에게 없는 얘기를 지어 내서 할 리 없었다.
“그, 그럽시다. 민혁이에게 물어보고 나서 가족끼리 보던지 정하도록 하죠.”
최민용은 일단 확인부터 하고 보자고 말을 돌렸고 그 뒤 딱히 할 말이 없었던 두 사람은 통화를 종료했다.
“이게 무슨......”
최민용은 황당하단 듯 곧장 최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할아버지.
최민혁은 조부의 전화를 바로 받았고 최민용은 기가 찬다는 듯 최민혁에게 물었다.
“너 사귀는 여자 있냐?”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좀 전에 오성에 박규철 회장에게 전화를 받았다. 너와 박 회장 딸이 사귄다고. 상견례 날짜 잡자고 하던데. 그 말이 사실이냐?”
-............
최민혁은 조부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최민용은 박규철 회장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얘기는 또 달라졌다.
‘민혁가 오성가(家)와 이어진다면......’
나쁠 게 없었다. 최민혁은 종가의 장손이지만 야구 선수로서 살아왔다. 때문에 그가 가문에 기여 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가 재벌가의 사위가 된다면 최씨 가문도 재벌을 등에 업게 될 것이고 그럼 권력뿐 아니라 부까지 손에 쥐게 될 터였다. 그리고 장손이 낳은 자식은 재벌의 피도 이어지니 그 부와 권력은 계속 세습될 터였다.
“허허허허. 민혁이 네가 끝에 가서 제대로 효도를 하는구나.”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알아주는 법률가문인 최씨 집안에는 판검사 손자보다 재벌 사위 손자가 더 활용 값어치가 컸다. 따라서 운동한다고 천대 했던 최민혁이 막판에 재벌 여식을 물어 오면서 이거 잘하면 최씨 집안 발전에 크게 기여 할 판이었다.
최민용은 손자인 최민혁에게 서울에 올라오면 본가에 들르라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최민용은 이런 일은 시간 끌 필요가 없다고 봤다. 그래서 최민혁이 오는 대로 양가의 상견례 자리를 바로 잡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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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혁이 조부인 최민용의 물음에 사실대로 박규철 회장의 딸과 자신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하지 않은 건 다 이유가 있었다. 그러니까 최민혁이 조부에게 전화를 받기 한 시간쯤 전이었다. 최민혁은 대구 자신의 소유 아파트에서 잠깐 내려가서 마트를 들렀다.
지금 대구 아파트에는 먹을 게 하나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게 장을 봐서 아파트에 들어 설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고 확인하니 구단주인 박민주였다.
최민혁은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 받았다.
“네. 여보세요.”
-저에요. 지금 대구죠?
“그런데요?”
-지금 대구 가니까 좀 만나요.
“네?”
최민혁이 박민주를 만날 일이 뭐가 있을까? 순간 최민혁의 뇌리에 떠오른 건 박민주의 남동생이 박영준이란 거였다.
“동생 분 일 때문이라면.......”
최민혁은 박민주와 만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닌 모양이었다.
-내 동생 때문이 아니에요. 최 선수와 만나서 협상 할 일이 생겼어요.
“협상이요?”
올해가 FA이니 최민혁과 구단주인 박민주가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긴 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박민주가 다른 일로 그와 협상할 것이 있다는 얘긴데.....
-자세한 건 제가 대구 가서 직접 만나서 얘기하도록 하죠. 그래서 말인데 혹시 그 전에 최 선수와 저에 대해서 주위에서 무슨 얘기가 나오더라도 그냥 모른 척 해 줘요. 무슨 말인지 알겠죠?
자신과 그녀에 대해 주위에서 대체 무슨 얘기가 나올 거란 말인가? 최민혁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걸 두고 2-3시간 뒤에 보게 될 박민주에게 그 이유를 묻는 것도 좀 그래서 최민혁은 그냥 알았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뒤 최민혁은 아침을 차렸다. 아침만 한 끼 먹고 집을 나설 터라 장도 최대한 간소하게 보았다.
차성국이 아는 민예린은 아침에 그가 만들어 주는 베이컨 달걀 스크램블에 커피 한 잔에 세상 다가진 듯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생각 난 것일까? 최민혁은 어느 새 그 베이컨 달걀 스크램블을 만들고 있었다.
재료는 간단하게 계란 4개와 베이컨, 소금 , 후추, 파마산 치즈, 파만 있으면 됐다. 먼저 최민혁은 베이컨을 끓는 물에 데쳤다. 건강을 생각해서 베이컨의 화학 첨가물을 빼내기 위해서 말이다. 그 다음 베이컨을 잘게 썰고 계란 4개를 풀었는데 이때 소금이랑 후추를 넣어 간을 하고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른 뒤 팬 위에 계란을 부었다.
바로 휘휘 젖지 말고 좀 익었다 싶을 때 젓가락으로 천천히 저었고 다 익었을 때 파마산 가루를 솔솔 뿌렸다. 그때 민예린의 목소리가 그의 뒤에서 들려왔다.
“민혁씨. 뭐해요?”
최민혁이 뒤를 돌아보자 민예린이 어제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싶게 완벽하게 옷을 갖춰 입은 채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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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예린은 최민혁이 커피를 내릴 동안 그가 만든 베이컨 달걀 스크램블을 맛보고 물개 박수를 쳤다.
“너무 맛있어요.”
최민혁은 그런 그녀에게 갓 내린 커피와 베이컨 달걀 스크램블을 접시에 들어서 포크와 같이 건넸다.
“잘 먹겠습니다.”
민예린은 정말 맛있게 아침 식사를 했다. 그러다 갑자기 눈시울을 붉혔고 그걸 본 최민혁이 물었다.
“왜 그러세요? 맛이 이상해요?”
“아, 아뇨. 그게 아니라 이걸 똑같이 저에게 만들어 준 사람이 생각이 나서요.”
최민혁은 그 말에 가슴이 뭉클했다. 민예린은 아직도 차성국을 잊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내 밝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맛있어요. 행복하다 느껴질 만큼. 그래서 말인데 스크램블 더 없어요?”
“아! 네! 남은 건 없고. 제 거라도 드시래요?”
민예린은 최민혁의 스크램블도 반은 더 들어 먹는 왕성한 식욕을 선보였다. 그렇게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고 앉아서 진지하게 얘기를 나눴다.
당연히 그 중에는 간밤에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눈 얘기도 있었다. 민예린은 최민혁과의 그 사랑을 최민혁이 크게 확대해석 하는 걸 원치 않았다. 그렇다고 그걸 원 나잇 스탠드로 치부 하는 것도 아니었다. 딱 그 중간에 서로 호감을 가지고 사귀는 선에서 둘의 관계를 정리했다.
최민혁은 그런 민예린에게 차마 앞으로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민예린은 최민혁도 자신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생각했는지 그를 더 편하게 대했다.
“아아아아함! 나 좀 더 잘래요. 어제 누가 하도 괴롭혀서....”
늘어지게 기지개를 켠 민예린은 또 곱게 눈을 흘기면서 최민혁에게 말했다.
“그래도 되죠?”
“물론이죠. 더 주무세요. 대신 점심 먹고는 서울로 올라가야 합니다. 약속이 있어서요.”
“약속이요?”
“외조부님께서 절 좀 보자시네요.”
“그럼 가야죠. 그럼 저 12시쯤 깨워줘요.”
“그러죠. 아! 점심은 포항 맛집에서 먹어요.”
“또 회나 대게 같은 건 아니겠죠?”
“국물두루치기와 찌개를 끝내주게 하는 곳입니다.”
“좋아요. 그럼 거기 가요.”
민예린은 그 말 후 안방으로 들어갔고 곧 잠이 들었는지 안이 조용했다. 최민혁은 민예린이 잠든 동안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들어가서 그가 간밤에 올린 동영상의 반응을 살폈다. 그때 갑자기 세나의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을 울려왔다.
[마스터가 올린 동영상으로 인해 다수의 부패 경찰들이 조사를 받고 옷을 벗게 되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오성그룹의 경찰과의 유착관계에 대해 의구심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보상 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세나의 말이 끝나자 바로 최민혁의 눈앞에 간결한 창이 떴다.
[획득 포인트 +1,100. 사업가 총 포인트: 1,100]
이제 최민혁도 세나에게 1,100포인트를 어떻게 획득했는지에 대해 묻지 않았다. 오히려 세나가 그로부터 1,100포인트를 털어갈지가 궁금했다. 그런 최민역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세나가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호. 이제 척하면 척이네요. 제가 이번에 마스터에게 팔고자 하는 능력은 바로 치료 능력입니다.]
“치료?”
[네. 마스터도 인간인 이상 다칠 테고 그 다친 곳을 바로 치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되겠지요?]
“당연하지.”
이 번 만큼은 최민혁도 아주 기분 좋게 세나가 추천해 준 능력을 구입했다.
[2단계로 업그레이드로 하실 거죠?]
“그럼.”
[그럼 다 합쳐서 1,100포인트에 치료 능력을 구입하셨습니다.]
세나의 말이 있고 바로 최민혁읜 눈앞에 간결한 창이 떴다.
[소비 포인트 +1,100. 사업가 총 포인트: 0]
그렇게 최민혁의 사업가 총 포인트를 다시 탈탈 털어 먹은 세나가 그의 눈앞에 바뀐 창을 띄웠다.
-냉철한 사업가
총 자산: 548,678,715,340원
투자처: 없음
보유 능력: 선견지명(2단계), 능력빙의(2단계), 매력 덩어리(2단계), 순간이동(2단계), 전기맨(2단계), 투명인간(2단계), 정욕의 화신(2단계), 트래킹(Tracking)(2단계), 이레이즈(Erase)(무(無)단계), 멋쟁이(2단계), 천상의 목소리(2단계), 손만 대도 맛있어(2단계), 감시자의 눈과 귀(2단계), 행운의 손(2단계), 다연발 석궁(2단계), EMP(무(無)단계), 해킹(2단계), 큐어(2단계)
아이템: 저용량 아공간 주머니(1m X 1m X 10m), 비닐 마대자루(아공간 사용)
할인권: 없음.
최민혁은 냉철한 사업가의 상세 창에서 보유 능력 중 새로운 능력이 있음을 확인하고 세나에게 불었다.
“치료 능력의 2단계면 어떤 수준까지 치료가 가능하지?”
[치료 능력 2단계는 모든 외상 치료가 가능하고 총상도 바로 원상태로 회복 시켜 줄 정도로 강력한 치유력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화학 무기를 비롯한 독극물의 해독에는 취약하며 신체에서 자연 발병한 병들의 치료도 불가능합니다. 이는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치료가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3단계로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엄청난 포인트가 필요하단 것. 하지만 세나의 설명만 들어도 지금의 큐어 능력이 엄청난 능력임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