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재벌에이스-101화 (10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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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세나가 연예계 이면의 어둠에 대해 언급했지만 실제로 연예계는 정글이었다. 한 순간 방심했다가는 언제 숨어 있던 야수에 의해 찢겨 발려 버릴지 모를 비정하고 살벌한 정글 말이다.

때문에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연예인들은 그 인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특히 예민했다. 그리고 그런 예민함이 해선 안 될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이윤수가 속한 보이그룹 ‘케이스타’는 3년 전에 결성 되었고 재작년에 히트곡 ‘파이터스’를 통해 국내 최정상 아이돌로 발돋움 했다. 작년에도 2집이 그런대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기에 그들은 올해 해외 진출을 염두로 3집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서 그룹 내 비주얼을 맡고 있던 장지욱과 이윤수가 다른 그룹 멤버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었다.

작년 연말에 같이 어울린 여자들 중에 마약 공급책과 연결 된 여자가 있었고 그 여자를 통해서 둘은 결코 해선 안 될 탈선을 저지르고 말았다.

“야! 빨리 가. 너 친구왕인가 뭐가 촬영하러 가야 한다며?”

“에이. 씨발. 귀찮아 죽겠네. 이주희 그년은 왜 하필 나를 찍어서는.....”

“크크크크. 그거야 네가 제일 힘이 좋잖아. 그년 은근히 밝히게 생겼던데. 이번 기회에 한번 제대로 눌러 주던지.”

“야! 난 늙은 년 관심 없거든. 좋으면 너나 먹어.”

장지욱과 이윤수는 외제 차 앞뒤에 타고 있었다. 그 차의 주인은 장지욱으로 둘은 SBC방송국 근처에 차를 대 놓고 마약에 취한 상태였다.

꾸물꾸물!

그런데 그 차에는 두 사람만 있는 게 아니었다. 운전석의 장지욱 옆의 보조석과 뒤좌석 이윤수의 옆에 각기 여자들이 있었고 그녀들은 지금 두 남자의 사타구니 사이에 머리를 박고 열심히 머리를 위 아래로 흔들고 있었다.

“으으으윽!”

그러다 뒷좌석의 이윤수가 먼저 얼굴이 일그러지며 파르르 몸을 떨었다. 그러자 그의 사타구니에 머리를 박고 있던 여자가 고개를 쳐들며 말했다.

“됐지? 이제 약 줘.”

그 말에 이윤수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야. 넌 애프터서비스도 모르냐? 뒤처리를 확실히 해 줘야지.”

“알았어.”

여자는 다시 이윤수의 사타구니에 머리를 박았고 얼마 뒤 이윤수의 바지지퍼를 올리고 버클까지 채워주었다.

“이제 됐지?”

“응. 자.”

이윤수는 바지 주머니에서 하얀 가루가 조금 들어간 비닐봉지를 꺼내서 여자에게 건넨 뒤 운전석의 장지욱에게 말했다.

“야. 나 간다.”

“그래. 아아! 야! 깨물면 어떡해....... 어어. 일 잘하고. 내일 보자.”

장지욱은 운전석의 백미러를 통해 이윤수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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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욱의 차에서 내린 이윤수는 비틀거리며 걸었다. 아직 약기운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윤수는 그 약기운도 털어 낼 겸 걸어서 방송국 안까지 들어 갈 생각이었다. 그나마 밤인데다 날씨도 추워서 방송국 주위에 사람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설혹 있다 하더라도 비틀거리는 이윤수를 보고 그가 ‘케이스타’의 이윤수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터였다. 잔뜩 취한 취객이라면 또 몰라도.

“후우. 후후....”

날씨가 꽤 추웠기에 이윤수가 방송국 안에 들어섰을 때 그의 몸을 꽁꽁 얼어 있었다. 더불어 그의 몸을 지배하던 약기운도 싹 달아나고 없었고 말이다.

이윤수는 방송국 안의 온기로 몸을 녹이며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갔다. 그때 시간을 확인한 이윤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럴 것이 벌써 10시였던 것이다. 아무래도 지금 올라가도 몇 분 늦을 테고 그 년이 늦은 그를 곱게 볼 리 없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그년의 매니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네. 지금 엘리베이터 타는 중입니다. 네. 갑니다. 가.”

이윤수는 매니저 전화 너머에서 지랄을 하는 이지희의 목소리에 얼굴을 찌푸리며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

띵동댕!

그때 엘리베이터 도착음이 울리고 문이 열렸다. 이윤수는 엘리베이터에 오르며 3층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3층에서 내린 이윤수는 예능국 세트장을 찾아 갔다.

“이윤수! 너.....”

이지희가 도끼눈으로 이윤수를 쏘아보았지만 이윤수도 예능에 출연한 경험이 많았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래봐야 10분도 늦지 않았기에 이윤수의 사과에 친구왕 스텝들도 그다지 화난 얼굴은 아니었다. 그들은 우르르 이윤수에게 달려들어서 마이크를 달고 촬영 동선에 대해 얘기를 해 주었다. 그리고 잠깐 중단 되었던 촬영은 이윤수가 가세하면서 더 활기를 띠었다. 아무래도 비주얼 적으로 보여 줄게 많은 이윤수다 보니 카메라의 움직임도 그만큼 바빠졌던 것이다.

“응?”

그런데 자신을 단독으로 찍고 있어야 할 1번 카메라가 딴 쪽을 향하고 있는 걸 보고 이윤수가 의아해 하며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자신과 비슷한 체구에 꽤 생긴 녀석이 이윤수의 눈에 띠었다.

‘저 새낀 뭐야?’

감히 아이돌 그룹 ‘케이스타’의 비주얼 스타 이윤수가 있는데 단독 샷을 받고 있는 녀석이 누군지 이윤수는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친구왕의 MC 윤봉규가 제작진으로부터 봉투 하나를 받았다. 바로 오늘 미션이 뭔지 알려주는 미션 수행지였다.

“자아. 오늘은 과연 어떤 미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미션 수행지가 들어 있는 봉투를 개봉한 윤봉규가 안에서 슬쩍 종이를 꺼내 읽더니 흠칫 놀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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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엘리베이터에서 강하나를 만난 이주희는 침이라도 뱉고 싶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그녀가 모르는 일반인이 있었다. 그 일반인이 이주희가 엘리베이터에서 침을 뱉었네 마네 까까오 단톡이나 네이스 밴드에 글이라도 올리면 소속사에서 그녀를 가만 두지 않을 터였다. 그런데 이주희의 기분을 진짜 상하게 만든 건 단지 강하나와 만난 거 때문이 아니었다. 이주희가 마음에 들어 한 그 일반인 남자가 강하나와 아는 사이였기 때문이었다.

“오빠. 딱 시간 맞춰 오셨네요.”

“그러게. 너하고 여기서 만날 줄이야.”

“내복은 입고 오셨죠?”

“어. 핫팩도 가져 왔지.”

그 남자가 바지 주머니에서 핫팩을 꺼내 보이며 웃을 때 이주희는 가슴이 쓰라렸다.

‘저년이 어떻게 저런 킹카 중에 킹카를...... 가만 혹시?’

이주희는 언제 그랬냐며 찌푸리고 있던 얼굴 대신 환하게 웃은 얼굴로 강하나에게 물었다.

“혹시 오늘 친구 분이야?”

띵동댕!

그때 엘리베이터 도착 음과 함께 문이 열렸다.

촤르르르!

촬영장이 3층에 있다 보니 금방 목적한 층에 도착한 것이다.

“가요. 오빠.”

강하나는 이주희의 질문은 깨끗이 씹어주고는 킹카 남자를 데리고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저년이....”

그런 강하나를 보고 이주희가 파르르 몸을 떨 때 그녀 옆의 매니저가 말했다.

“저 사람 최민혁 같은데?”

“최민혁이요?”

“일단 내리자.”

이주희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뒤 바로 매니저를 쳐다보았다. 어서 설명하라며 눈빛으로 독촉을 하며 말이다. 그러자 매니저가 한 손으로 턱을 쓸며 말했다.

“강하나 쪽에서 최민혁을 친구로 데려 왔다면 오늘 박빙의 승부가 되겠는데?”

“아니 글쎄 그 최민혁이 누구냐고?”

이주희는 자기 물음에 제대로 답하지 않고 엉뚱한 소릴 내뱉는 매니저에게 발끈해서 소리쳤다. 그러자 매니저가 그것도 모르냐며 오히려 이상한 눈으로 이주희를 쳐다보며 되물었다.

“너 진짜 오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최민혁을 몰라?”

“오성 라이온즈? 에이스? 혹시 야구선수야?”

“어. 그것도 아주 유명한. 아. 맞다. 요즘 토크 쇼에서 강하나의 사연 소개로 더 유명해졌지. 너도 들어 봤잖아? 왜 야구 공으로 날치기 잡아서 용감한 시민상 받게 됐다는 그 얘기.”

“아아! 그 사람이..........”

이주희는 강하나와 먼저 촬영장 세트 안으로 들어가는 최민혁을 넋 놓고 쳐다보며 말했다.

“..........바로 저 사람이었구나.”

매니저는 이주희의 벌어진 입을 보고 손가락이라도 그 안에 쑤셔 넣고 싶었지만 참았다.

“야. 파리 들어가겠다. 그 입 다물고.....빨리 가자.”

매니저의 재촉에 이주희는 벌리고 있던 입을 꽉 다물고 촬영장 세트 쪽으로 곧바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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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나는 분장을 하고 촬영에 임했다. 그런데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이 점점 더 표독스럽게 변해갔다.

“호호호호. 오빠도 참......”

“야. 그만 좀 때려라. 아프다.”

그럴 것이 이주나가 그렇게 꼴 보기 싫어하는 강하나가 비주얼 적으로 오늘 참가한 친구왕의 친구들 중 가장 완벽한 남자와 닭살 행각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남자가 별 대수롭지 않게 던진 말에도 강하나는 오버해서 난리를 떨었다. 그러면서 손으로 남자의 굵직한 팔뚝과 탄탄한 가슴을 때리며 계속 터치를 해댔다. 저러면 열에 열, 남자들은 다 여자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저년이 제대로 꼬리를 치네.’

그런 강하나를 부러운 눈으로 잠시 쳐다보던 이주나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근데 이 새끼는 왜 여태 안 오는 거야?”

시간이 벌써 10시가 다 되어 가는데 그녀의 친구로 오기로 되어 있던 이윤수는 아직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다 되어 정각 10시가 되자 촬영이 시작 되었다. 연락을 취해 보니 지금 방송국이라니 10분 안에는 올 터였다. 그래서 다른 게스트들부터 MC가 인터뷰에 들어갔는데 당연히 강하나와 같이 온 친구가 이슈가 되었다.

“와아. 야구장에서나 뵐 수 있었던 분을 오늘 여기 세트장에서 다 보네요. 반갑습니다. 최민혁 선수!”

“네. 저도 반갑습니다.”

“팬입니다.”

“저도 팬입니다.”

친구왕의 MC 윤봉규와 최민혁은 서로 손을 잡은 체 누가 더 허리를 굽히나 내기를 하듯 허리를 숙였다. 그 장면을 촬영장 1번 카메라가 확실히 찍었고 친구왕 PD의 그 장면을 보고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오늘 괜찮겠는데?”

PD의 말에 그 옆에 작가들이 입가에 침을 닦으며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그때 FD가 와서 PD에게 말했다.

“이 PD님. 이주희씨 친구로 오기로 되어 있던 ‘케이스타’의 이윤수가 지금 왔는데요?”

“그래?”

친구왕의 이대철 PD는 MC 윤봉규가 최민혁과 인터뷰를 끝내자 바로 커트 사인을 냈다.

“빨리 투입 시켜.”

그렇게 잠깐 촬영이 중단 되었고 이윤수가 세트 위로 올라가고 나서 다시 촬영이 재개 되었는데 그때 여러 대의 촬영장 카메라를 통해 최민혁과 이윤수를 잡은 화면을 번갈아 보고 있던 이대철 PD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저 둘의 대결이 빅 매치겠군.”

그 말에 작가들도 수긍을 하며 또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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