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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에이스
그러 눈앞의 창이 바뀌었다.
-기본 정보
이름: 최민혁(男)
나이: 27세
신장: 185cm
몸무게: 87kg
직업: 야구선수(좌투우타)
포지션: 투수, 타자
컨디션: 투수(최상), 타자(최악)
포인트: +10
그랬더니 포지션에 타자가 더해졌고 컨디션도 투수일 때와 타자 일 때로 나뉘었다. 그리고 세나의 말처럼 포인트가 쌓여 있었다.
‘설마 좀 전 내가 라인드라이브성 공을 잡은 거 때문에 포인트가 +10주어진 거야?’
[그렇습니다. 마스터.]
“대박!”
최민혁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그 소리가 터져 나왔고 그 소리를 들은 듯 크로노스의 유격수가 힐끗 그를 쳐다보았다.
1포인트면 냉철한 사업가의 상태창에 돈으로 환산했을 때 천 만 원이다. 그러니까 좀 전에 최민혁이 팔 한 번 내 뻗어서 공을 잡은 걸로 1억 원을 벌었단 소리였다. 최민혁은 어색하게 웃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크로노스의 유격수에게 왼손을 들어 보였다.
크로노스의 유격수는 투수가 와인드업에 들어가는 걸 보고 이내 타자에게 시선을 집중 시켰다. 그건 최민혁도 마찬가지였다.
“스트라이크! 배터 아웃!”
다행히 두 번째 타자를 크로노스의 투수가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그리고 그 투수가 6회 초 마지막 데스페라도의 타자를 상대할 때 최민혁은 다시 새로운 상태창을 보고 있었다. 타자로서의 상태창에서 그의 능력은 전부 50이었다.
앞서 투수로서 새로운 구종인 커브와 커터를 구입했을 때 커브와 커터의 능력치도 50에서부터 시작했었다. 이는 최민혁이 세나 시스템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얻는 어드밴티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 생각을 읽은 세나가 바로 말했다.
[맞습니다. 그와 더불어서 마스터의 야구인으로서의 기본적인 능력치가 그 정도 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마스터는 투수로써 재능만을 꽃피우셨지만 타자로서의 재능도 그에 못지않게 타고 나셨습니다. 그걸 모르고 계셨을 뿐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제가 도울 테니 타자로써도 최고가 되십시오.]
이전의 최민혁이 이 소리를 들었다면 개소리라며 버럭 화를 냈을 터였다. 야구란 게 그리 쉬운 운동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필생의 노력을 다 기울여도 투수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거기다 타자로까지 성공하라니.
야구에 관심을 가지면서 최민혁도 이전 최민혁의 야구 적 지식을 습득해 나가고 있었다. 때문에 세나의 투타 겸업은 정말 힘든 일이란 걸 그도 알았다. 그래서 당연히 최민혁은 타자로써의 능력은 봉인하고 투수로서만 야구를 하고 싶단 의사를 세나에게 보냈다. 하지만 세나의 다음 말에 최민혁의 생각이 바뀌었다.
[국내 KBO 리그에서 마스터가 완봉 승을 거뒀을 때 획득할 수 있는 포인드가 +10입니다. 하지만 타자로 시작했을 때 좀 전 안타 성 타구를 마스터께서 잡았을 때 얻은 포인트가 얼마죠? 참고로 타자로 타석에 서서 안타를 뽑아냈을 때 마스터께서 받을 포인트는 (1루타: +10, 2루타: +20, 3루타: +30, 홈런: +50)입니다.]
‘타자로도 뛸 게.’
[잘 생각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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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이전 새로운 창으로 눈앞의 상태창이 바뀌었다. 그리고 한결 친절해진 세나의 목소리가 최민혁의 머릿속을 울려왔다.
[보고 있다 시피 마스터의 타자로써 수비 포지션은 없습니다. 모든 능력치는 기본, 즉 50부터 시작하는데 이게 어마어마한 어드밴티지임은 마스터도 알겁니다. 다 저 세나 덕분인 줄 아세요. 각설하고 투수처럼 타자도 기본적인 보유 능력 3가지를 부여해 드렸습니다. 역시나 투수처럼 보유 능력에도 단계가 있고 그 단계에 따라 제약이 걸립니다.]
세나는 최민혁의 머리가 자신의 말을 이해하고 따라 올 수 있게 잠시 틈을 두었다. 그리고 그가 이해가 됐다 싶으면 바로 얘기를 이어나갔다.
[먼저 한방 스윙은 말 그대로 타자로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능력입니다. 마스터가 때릴 수 있는 힘의 2배를 임팩트 있게 한 번에 배트로 때려 낼 수 있는데 이 능력의 1단계는 한 경기에 딱 한 번만 쓸 수 있습니다.]
냉철한 사업가일 때도, 투수 일 때도 그랬지만 세나가 제공하는 보유 능력은 늘 최민혁으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이제 이런 사기 캐릭터에 최민혁도 많이 익숙해 진 듯 그는 세나의 말을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었다. 세나는 최민혁이 자신의 말을 이해하자 바로 다음 말로 넘어갔다.
[전력 질주는 어떤 상황에서든 전력으로 내달릴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은 공격에서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유용합니다. 이 능력 역시 1단계는 한 경기에 딱 한 번 쓸 수 있습니다.]
세나는 최민혁의 이해도가 생각보다 빠르자 바로 틈 없이 붙여 얘기했다.
[선구안은 타자로 타석에 섰을 때 투수가 던진 공의 코스나 구질 또는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단하는 타자의 능력을 말합니다. 이 능력의 1단계는 매 타석에 섰을 때 투수의 3구 투구 중 한 번에 한해 선구안이 발휘 됩니다. 끝으로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아이템으로는 경기 시작 전 손목에 차면 체력과 민첩성을 10% 향상 시켜 주는 손목 보호대가 주어집니다.]
세나의 말에 최민혁이 아이템인 손목 보호대를 생각하자 어느 새 그의 왼손 손목에 손목 보호대가 채워져 있었다. 그런데 그걸 보고 최민혁이 눈살을 찌푸렸다.
‘핑크색이라니.....’
하필 손목보호대의 색이 핑크로 너무 눈에 띠었던 것이다.
딱!
그때 경쾌한 타격음이 그라운드를 울렸다. 최민혁이 듣기에도 제대로 맞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홈 플레이트 쪽에서 공이 직선으로 쭉 뻗어왔다. 유격수와 3루수의 빈 공간으로 말이다. 누가 봐도 깨끗한 적시타였다. 유격수는 몸은 반응도 못한 채 고개만 옆으로 돌려 그 타구를 지켜만 보았다.
파파파팟!
그때 3루수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유격수 눈에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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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페라도의 3번 타자 오성식은 앞선 두 타자가 라인드라이브와 삼진으로 아웃 되자 바로 타석에 들어섰다. 오늘 그는 타격감이 좋았다. 4타수 4안타! 그의 기록이 그의 컨디션이 최상임을 증명했다.
이번에도 오성식은 안타를 쳐서 루상에 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걸 눈치라도 챈 것일까? 크로노스의 투수가 좋은 공을 주지 않았다.
사회인 야구단의 경우 스트라이크 존이 넓었다. 그래서 홈 플레이트 근처에만 들어와도 타자들은 무조건 공을 쳤다. 그런데 크로노스 투수의 공은 너무 빠졌다. 들어와도 너무 높았고 말이다. 그나마 낮은 공은 땅에 메다 꽂혔는데 그 공을 보고 오성식은 배트가 나갔다.
“스윙! 스트라이크!”
보아하니 투수가 실투를 한 모양인데 포크볼처럼 홈 플레이트에서 뚝 떨어졌다. 오성식이 배트를 휘두르지 않았다면 포볼로 출루했을 상황. 하지만 오성식은 전혀 아쉽지 않았다. 오늘 같은 날 걸어서 루상에 나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볼카운트 3-1, 오성식이 자신의 공에 헛방망이질을 하자 신이라도 난 듯 크로노스의 투수가 힘껏 공을 던졌다.
앞서처럼 같은 구질의 공을 던졌는데 같은 실투는 일어나지 않았다. 포크볼처럼 떨어져야 할 공이 밋밋하게 홈 플레이트를 통과했다.
‘이거다.’
오성식은 힘껏 배트를 돌렸다. 공은 배트 중심에 맞았다. 하지만 오성식도 너무 몸에 힘이 들어가 있어 제대로 된 배트 스윙이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제대로 맞은 공은 빨랫줄처럼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뻗어나갔다.
‘됐다.’
오성식은 안타임을 확신하고 배트를 던진 뒤 1루로 뛰기 시작했다. 2루로 뛸지는 1루를 돌고 나서 결정해도 됐다. 그런데 1루에 붙어 있던 크로노스의 1루수가 글러브 박수를 치는 게 보였다.
“뭐야?”
그제야 오성식이 고개를 돌려 자신이 공을 날린 3루수와 유격수가 있는 그라운드를 쳐다보았다. 그때 크로노스의 3루수가 유격수 가까이에서 선 체 글러브 안에서 공을 꺼내는 게 보였다.
“말도 안 돼! 지금 그 공을 최민혁이 잡았다고?”
처음 크로노스의 감독이 선수 한 명이 급한 일로 빠져야 할 상황인데 마침 오성 라이온즈의 최민혁 선수가 여기 있으니 그 선수로 대체 하겠다고 했을 때 데스페라도의 감독과 선수들은 말도 안 된다며 반대를 했었다. 하지만 크로노스 감독의 다음 말에 그들도 생각을 바꿨다.
오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최민혁이 3루수로 뛴다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얘기는 달라졌다. 사회인 야구단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라면 오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최민혁이 얼마나 몸치인지 잘 알았다. 투수 앞 땅볼도 놓치기 일쑤였고 번트 수비도 최악이었다. 그런 그가 3루수를 한다?
이대로라면 상대측에 대체 선수가 없었기에 경기를 끝내야 할지 몰랐다. 그건 데스페라도 측에서도 원치 않는 바였기에 그들은 어쩔 수 없다면서 크로노스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물론 속으로는 상대 팀 3루에 큰 구멍이 생긴 것을 기뻐하고 있었지만. 그런데 그 구멍 최민혁이 3루에서 너무 맹활약을 펼쳤다.
첫 타구야 3루 베이스 가까이 멍 때리고 서 있다가 얻어 걸려서 잡은 거라 쳐도 6회 초를 마무리 짓는 몸을 날린 슈퍼 캐치는 그가 진짜 오성 라이온즈의 그 수비 구멍 에이스 최민혁이 맞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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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본능적이었다. 돈 냄새? 아니 포인트 냄새라고 해야 할까? 타구가 날아오는 걸 보고 최민혁은 바로 움직였다. 타자의 보유 능력인 전력 질주가 바로 사용 되었다. 세나가 왜 전력 질주가 수비에 유용하다고 했는지 단박에 이해가 되었다. 몸의 반응이 달랐던 것이다. 거기다 그가 왼손 목에 차고 있던 아이템 손목 보호대도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민첩성이 10%로 향상 되면서 말이다.
부웅!
최민혁의 몸이 허공으로 떴다. 그리고 그가 쭈욱 뻗은 오른손 글러브 안으로 타구가 빨려들어갔다.
‘오케이!’
그걸 확인한 최민혁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어렸다. 다치지 않게 낙법을 사용해서 그라운드를 한 바퀴 구른 뒤 최민혁은 몸을 일으켰다.
“와아아아!”
짝! 짝! 짝! 짝!
그런 그의 파인 플레이에 양쪽 덕 아웃에서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현실적인 혜택이 최민혁을 웃게 만들었다.
[와우! 멋진 플레이였어요. 슈퍼 캐치를 선보인 마스터께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됩니다.]
그리고 간결한 상태창이 최민혁의 눈앞에 떴다.
[획득 포인트 +30, 타자 총 포인트: +40]
앞서 포인트 확인하기가 불편하다고 하자 세나가 최민혁이 알아보기 쉽게 포인트 창을 새로 만든 모양이었다. 최민혁은 이걸 냉철한 사업가와 투수에서도 적용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바로 세나가 반응했다.
[마스터가 원하신 대로 간단한 포인트 확인용 상태 창이 앞으로 마스터에게 계속 지원 될 것입니다.]
“생큐! 세나!”
“네?”
이때 최민혁은 공수 교대를 위해 덕 아웃을 향하고 있었고 그 옆에 크로노스의 유격수가 지근거리에 있다가 뜬금없는 최민혁의 말에 어리둥절해서 그를 쳐다보았다.
“아! 죄송합니다. 그쪽 보고 얘기 한 게 아니라......하하하하.”
“아네.”
최민혁이 어색하게 웃음으로 그 상황을 얼렁뚱땅 모면하려 했고 크로노스의 유격수는 아까 수비 때에도 최민혁이 이상한 소릴 내뱉은 터라 최민혁이 좀 특이한 성격이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