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4화 없을수록 더 좋다
칠대 지보들이 창과 엽소선에게 전수한 것은 제왕 등급의 공법만이 아니었다.
공법만 있고 초식이 없으면 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엄청 많은 제왕의 술법도 가르쳐줬다.
"차천수(遮天手)!"
창도 초식을 사용했다.
그의 오른팔에 신비한 부문이 나타났고 한데 엉켜 현묘하고 오래된 진법을 만들었다.
창은 오른손을 저었고 천제지주들이 그의 손바닥에 떨어졌다.
첫 번째 천제지주가 떨어졌을 때 신기한 장면이 나타났다.
천제지주들은 엄청난 변신을 한 것처럼 웅장한 기세를 뿜고 빛으로 변해 진남에게 달려들었다.
다른 천제지주들도 마찬가지였다.
쿠쿠쿵-!
진남 등은 바로 반격했다.
하지만 고작 몇 분 되지 않은 시간에 황보절, 영야천존 등은 역전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상황이 다시 바뀐 것을 느꼈다.
"제왕공법이 이렇게나 대단하다니! 두 사람의 전력이 거의 배는 강해졌다……."
황보절 등은 마음이 흔들렸다.
창과 엽소선이 펼친 수단이 많아질수록 그들은 주천만계의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진남, 이제 나를 막을 수 없을 거다."
엽소선과 창은 방향을 바꾸었다.
창은 서른세 개의 천제지주를 사용하여 통천도수와 명초노조 등을 덮쳤다.
엽소선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진남을 노려보았다.
성인의 위엄이 엽소선의 몸에서 만들어지고 사방으로 퍼졌다.
"성왕참천술(聖王斬天術)!"
엽소선은 또 한 번 제왕 등급의 신통법을 펼쳤다.
자금색의 검기가 하늘로 솟구치더니 진남을 베려고 날아왔다.
검이 떨어지는 순간 주변에 용의 포효가 울려 퍼져 엄숙하고 장엄하게 느껴졌다.
이것이 바로 성왕의 검기였다.
성왕이 하늘을 부수는 듯한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엽소선, 실망이다. 이렇게 멍청할 줄이야. 칠대 지보가 어떤 가르침을 줬던지, 어떤 공법을 가르쳤던지 너는 나의 상대가 못 된다!"
진남은 차갑게 말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엄청난 법력이 실렸고 엽소선의 심령에 충격을 주었다.
진남의 몸속에서 시공성전이 움직였다.
"……시공공법? 아니다. 네가 풍기는 시공의 기운이 어찌 이리 강해진 거냐……."
엽소선은 눈을 가늘게 떴다.
시공의 기운으로 얼마나 많은 시공지력을 장악했는지 알 수 있었다.
지난번에 진남과 싸울 때 느꼈던 시공의 기운은 엽소선의 시공진법을 겨우 막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엽소선은 자신의 두 배나 되는 시공의 기운을 느꼈다.
'고작 몇 달 동안 이렇게 큰 변화가 있다고? 아니다. 지난번에 진남이 일부 감춘 게 분명하다. 진남이 이렇게 생각이 깊을 줄이야!'
"시공전도대진(時空?倒大陣)!"
진남은 방대한 시공지력으로 엽소선의 앞에 현묘한 대진을 만들었다.
성왕의 검기가 마침 대진에 부딪혔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대진은 살짝 흔들렸고 성왕의 검기는 눈에 보이게 약해졌다.
진남은 손가락을 튕겨 남은 성왕의 검기를 박살 냈다.
"선배님, 제가 이 대진을 만들었습니다. 이 대진의 효과는……. 부인들……."
진남은 신념을 전하고 법인을 만들었다.
여섯 개의 시공지력이 그의 몸에서 나와 통천도수 등의 몸에 닿더니 대진을 이루었다.
진남은 혼자서 일곱 개의 대진을 움직였다.
물론, 진남의 시공지력은 제한되어 있어 혼자서 일곱 개의 대진을 움직인다면 위력이 작아질 것이고 오래 버티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싸움에서는 충분했다.
시공전도대진은 창과 엽소선의 초식을 삼, 사 할 정도 약하게 만들었다.
나머지 육, 칠 할의 힘을 진남은 쉽게 해결했다.
진남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시공성전의 의지를 손끝에 모아 회색빛으로 변화시킨 다음 엽소선의 시공석비에 튕겨 보냈다.
시공석비의 형상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격렬하게 흔들리더니 금이 가고 힘이 대량으로 빠져나갔다.
이것이 바로 시공성전의 제압이었다.
시공성전은 시공지법들 중에서 가장 강한 법이고 시공의 비밀을 품고 있었다.
때문에, 천지에서 가장 완벽하고 확실했다.
그 어떤 시공지력도 시공성전을 만나면 영향을 받고 제힘을 유지할 수 없었다.
"내 시공지법을 제압한들 무슨 소용이 있느냐? 지금의 나는 시공지법이 필요하지 않다."
엽소선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했다.
그는 두 개의 분신을 만들었다. 얼굴이 흐릿하고 흰색 두루마기를 입었으며 머리 위에 성광이 흘러 신성해 보였다.
엽소선이 법인을 만들자 두 개의 분신도 법인을 만들었는데 이상하게도 엽소선과 두 개의 분신이 만든 법인이 다 달랐다.
"성왕도마술(聖王屠魔術)!"
엽소선과 두 개의 분신들은 법인을 바꾸고 동시에 앞으로 내리쳤다.
주변의 허공이 물처럼 부글거리더니 웅장한 흰색 형상이 나타났다.
형상은 손에 든 장검을 휘둘렀다.
엄청난 검기들이 뿜어져 나왔다.
검기들은 각자 의식이 있는 것처럼 허공에서 끊임없이 번쩍거리더니 다양하고 어려운 각도로 진남과 통천도수 등을 공격했다.
"두 개의 분신으로 신통법을 펼쳐 시간을 단축한 거야?"
진남은 두 눈이 반짝거렸다.
진남과 통천도수 등은 신념을 움직이면 신통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엽소선은 기이한 방법으로 신통법을 펼쳤다.
즉, 제왕 등급의 공법은 수련하기 쉬운 것이 아니고 제왕 등급의 신통도 그리 쉽게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칠대 지보들이 창과 엽소선에게 통쾌하게 제왕 등급의 공법과 신통법을 내주었지만 창과 엽소선은 제한된 시간에게 완전히 익히지 못했다.
창과 엽소선은 제왕 등급의 공법과 신통법의 힘을 다 발휘할 수 없었다.
진남은 통천도수, 명초노조, 묘묘 공주 등을 힐끗 바라보고 법인을 만들었다.
허공에 굉음이 울려 퍼지고 웅장한 산이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흰색 형상을 박살 내고 창과 엽소선의 위쪽을 눌렀다.
창과 엽소선은 표정이 굳어졌다.
그들은 수단을 사용하며 반항했다.
대상계에서 그들은 진남의 이 초식에 진압당하고 패배를 한 적이 있었다.
창과 엽소선은 예전과 달랐지만, 여전히 이 초식을 만만하게 볼 수 없었다.
통천도수, 명초노조, 능황노조, 묘묘 공주 등의 몸에서 빛이 반짝거렸다.
통천도수와 명초노조는 각각 한 방향을 차지하고 두 보물을 움직여 엄청난 신위를 뿜어냈다.
묘묘 공주 등 여인들과 능황노조는 다른 곳으로 가서 살국을 만들었다.
진남은 혼자 한 방향을 지켰다.
이것이 바로 삼재진(三才陣)이다.
대상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쉽고 효과적인 대진이었다.
"탐천산!"
"조가천서!"
창과 엽소선은 두 보물의 힘을 최대치로 사용하였고 엄청난 위능을 드러내 진남이 만든 성마세계산을 버텼다.
창과 엽소선은 손을 빼서 제왕 등급의 신통법을 사용했으며 방대한 힘을 뿜어냈다.
"본원성마도결(本源聖魔刀訣)!"
진남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불꽃이 활활 타올랐고 엄청난 기세가 불꽃처럼 활활 타올랐다.
그는 근원의 힘을 조절하고 반보 영생불멸지체의 힘과 불후상마의 힘을 통솔하여 단천도에 전부 주입했다.
새로운 힘이 탄생했다.
단천도는 웅웅 진동하더니 새하얀 도기들을 뿜어냈다.
도기들마다 엄청난 힘을 품고 있었다.
쿠쿠쿵-!
귀청을 찢을듯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진남, 통천도수 등과 묘묘 공주 등은 모두 현묘한 보법을 사용하고 모습을 변환시키면서 창과 엽소선을 둘러싸고 계속 공격을 퍼부었다.
지도 천존이 이런 포위공격을 받았으면 저항할 힘이 없어 죽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창과 엽소선은 강해졌다.
제왕 등급의 공법과 신통법을 전부 깨닫지 못했어도 전력은 엄청 강해졌기에 쌍방은 실력이 비슷한 싸움을 했다.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중요한 원인은 이곳이 청궁이기 때문이었다.
진남의 수련한 근원지체는 이곳에서 위능을 펼칠 수 없었고 전력도 많이 약해졌다.
지금의 진남은 기껏해야 창보다 조금 강했고 예전처럼 창과 엽소선을 손쉽게 제압할 수 없었다.
"칠대 지보를 쫓아다니더니 역시 다르구나. 이렇게 짧은 시간에 엄청난 전력이 엄청 많이 강해졌다. 창과 엽소선은 무예 재능이 충분했더라면 제왕 공법과 신통법을 깨닫고……."
황보절은 세심하게 관찰하며 생각했다.
"변수가 너무 많다. 잠시 참가하지 말자.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 마존의 위력을 보여주마."
황보절의 시선이 천존정상의 몸에 떨어졌다.
황보절이 손을 휘두르자 커다란 불상이 하늘에서 내려와 천존정상을 제압했다.
"신식 신통법?"
천존정상은 한눈에 이상함을 감지하고 웃으며 말했다.
"나도 마침 신식 신통법을 배웠다. 오늘 한 번 겨뤄보자."
그는 흐릿한 부처를 식해에 끌어들였다.
신식 신통법을 사용하려던 황보절은 부처의 밑부분에서 엄청난 마의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금강노목이었던 그는 순식간에 엄청난 대마로 변해 기세를 드러냈다.
"이럴 수가!"
천존정상은 표정이 확 바뀌었다.
'고찰종의 부처가 어떻게 이리 강한 마도의 신통법을 사용하는 걸까? 설마 이분은 마도의 거물일까?'
천존정상은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스쳤다.
그는 바로 신식 신통법을 펼쳤다.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천존정상의 신식 신통법은 드러내자마자 박살이 났다.
또, 엄청난 대마에서 마도 부문들이 날아와 천존정상의 식해에 각각 떨어지고 봉인했다.
천존정상은 더 이상 식해를 움직일 수 없었다.
천존정상은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며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엄청난 대마가 그의 식해에서 움직이며 살술을 펼쳤고 사방을 흔들었다.
천존정상은 비명을 지르고 날아다니며 신통법들을 마구 사용했다.
미친 것 같았다.
"아미타불, 시주는 이미 주화입마에 빠졌으니 빨리 죽이는 것이 해탈하는 길이다."
황보절은 양손을 합장하고 부처처럼 천존정상을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다.
"대사, 내가 도와주겠소!"
영아천존은 눈빛을 반짝거리며 영야지광으로 공격했다.
잠시 후, 천존정상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천존정상은 바로 목숨을 잃고 그가 얻은 보물은 큰 상처를 입고 주인이 없는 보물이 되었다.
무인들에게 주입되는 육제신원이 많아졌다.
분위기는 서늘해지고 살기가 꿈틀거렸다.
그러니 어찌 서로 죽이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
천존을 한 명 죽일 때마다 주인이 없는 보물이 늘어나고 육제신원이 더 많아졌다.
더욱 중요한 것은 천존정상을 죽이는 동안 그들의 원기는 더욱 강해지고, 무상천존으로 진급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었다.
"황운 도우, 우리 연합하자."
육방천존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하고 흰 머리카락의 노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래!"
황운천존은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들어 살초를 펼쳤다.
"흥! 네놈들이 좋은 마음을 품지 않았을 줄 알았다."
흰 머리카락의 노인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다른 천존정상과 연합하여 저항했다.
"죽여라, 죽여!"
황보절은 그 모습을 보자 더욱 흥분해서 불교의 신통법을 연거푸 사용했다.
진남 일행과 창은 옆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들의 싸움은 점점 격해지고 잠시도 방심할 수 없었다.
자칫하다가 상대방에게 기회를 빼앗기고 위험에 빠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점점 상처를 입고 옷이 피로 물들었다.
진남도 예외는 아니었다.
진남은 육신이 엄청 강하지만 창과 엽소선이 사용한 제왕 등급의 신통법들은 진남의 방어를 쉽게 뚫었다.
보물들끼리의 싸움도 엄청 격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