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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445화 (1,445/1,498)

1445화 청궁의 주인은 죽었다

"궁금한 것이 있는데 천극방의 영을 어떻게 죽였느냐?"

진남은 무표정하게 물었다.

사람들은 살짝 놀랐다.

"임효지에게서 많은 걸 들은 모양이구나."

창은 미소를 거두고 다른 천존들을 보며 말했다.

"너희들은 아마 모를 거다. 상고시대에서 우리 사 대 무상천존은 가장 먼저 무상천존이 된 자들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모두 크게 놀랐다.

"상고시대 때 청궁에는 참황대라는 무상천존으로 진급하는 곳이 있었다. 천극방의 영과 임효지는 다른 두 명과 함께 참황대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천극방의 영과 임효지는 무상천존으로 진급했다."

창은 진남을 바라보더니 진남과 눈빛이 마주치자 말을 이었다.

"후에 임효지는 사라졌고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천극방의 영만이 남았다."

진남은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그때 나와 주제 등은 무상천존으로 진급한 후 연합하여 주선신비를 탐색했다. 절반 정도 탐색했을 때 주선신비에 이변이 일어났고 나와 주제만 들어갔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된 건데 이변이 일어난 이유가 바로 천극방의 영과 주선신비의 기영이 싸웠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나는 천극방의 영 선배님의 상대가 안 되었다. 하지만 나는 기회를 잘 잡았다. 천극방의 영은 주선신비의 기영과의 싸움에서 중상을 입고 생명이 위독해졌다.

나는 천극방의 영을 굴복시키려 했다. 그런데 선배님이 고집을 꺾지 않아 죽일 수밖에 없었다."

창은 아쉬운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마지막 말은 진남의 역린을 건드렸다.

진남의 눈에 살기가 스쳤다.

'창은 배은망덕한 자들의 표본이구나.'

예전에 천극방의 영은 창과 아무 사이도 아니었음에도 창의 천부가 대단한 걸 보고 창에게 많은 조화를 주었다.

천극방의 영이 없었다면 창은 천제결을 만들고 무상천존이 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

창은 기회를 엿보다 천극방의 영을 죽였다.

창이 어디로 도망가고 배후에 얼마나 강한 세력이 보호해주고 있든 진남은 창을 살려둘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창을 죽일 순 없었다.

"주선신비의 기영과 싸웠다고?"

거물들은 창의 말에 크게 놀랐다.

그들은 이런 놀라운 비밀이 있을 줄 몰랐다.

"진남, 창의 말이 진짜일까요, 거짓일까요?"

주심도와 통천도수는 진남에게 전음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진남은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간단할까? 그럴 리 없다.

천극방의 영은 주천만계에서 십 대 선천지체 중의 선천도체다. 매우 현묘하고 체내에 대단한 성백도 있었다. 게다가 그는 주천만계의 거물이 되지 않고는 죽을 리가 없다'.

"첫째, 창은 거짓말을 했을 수 있다. 둘째, 창은 진실을 일부 숨겼을 수 있다. 셋째……."

진남은 중얼거렸다.

"창도 진실을 모를 수 있다."

'진실을 알아보려면 주선신비에 갈 수밖에 없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주선신비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우공노조와 좌현노인은 싸움을 일으켰을까? 만약 싸움을 일으켰다면 누가 이겼을까?'

진남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구나. 그럼 본론을 얘기하자."

창은 진남을 뚫어지게 보더니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우들, 너희들은 청궁이 어떤 곳인지 아느냐? 청궁의 배후에는 뭐가 있는 것 같으냐?"

'중요한 순간이 왔다!'

황운천존 등은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황운천존이 앞으로 나서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창 도우,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 창 도우가 의문을 풀어주기를 바란다."

진남도 마음이 흔들렸다.

그는 창궁의 배후에 뭐가 있는지 알았다.

하지만 창궁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다.

"청궁은 천지가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대상계가 방금 생겼을 때 최고의 강자가 만든 것이다! 청궁은 그 강자가 만든 세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창의 말에 황운천존 등은 모두 경악했다.

'어떤 강자가 그렇게 대단한 청궁을 만들었을까?'

잠시 후 사람들이 마음이 평온해진 후 창은 말을 이었다.

"청궁의 배후에는 더 넓은 세상이 있다. 그곳은 주천만계라 불린다!

주천만계가 무엇일까? 한 하늘 아래에 몇만 개의 세상이 있는 걸 말한다. 그곳의 세상들은 모두 우리 대상계보다 넓고 방대하며 대단하다……"

"뭐라고?"

황운천존 등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청궁의 진실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들은 몇천 년 동안 수없이 많은 재난을 겪고 최고의 거물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 겨우 시작이라니?

"물론 스스로를 비하할 필요 없다. 천존 경지는 주천만계에서도 꽤 높은 편이고 제일 낮은 등급은 아니다.

우리는 이토록 척박한 세상에서도 천존이 되었다. 만약 주천만계로 간다면 빠르게 돌파하여 중등 정도에 도달하거나 최고의 거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창은 사람들을 격려했다.

"청궁을 만든 강자는…… 주천만계에서 왔느냐?"

영야천존은 가까스로 마음을 진정하고 물었다.

"맞다.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그 강자는 주천만계에서도 전설적인 인물이고 가장 최고 등급에 속했다."

창은 진남을 보며 물었다.

"너는 알고 있었지?"

진남은 태연하게 말했다.

"나는 스승인 임효지한테서 들은 적 있다."

"그럼 그 강자가 청궁을 만든 목적이 무엇인지 아느냐?"

창은 미소를 지었다.

"말할 거면 하고 말하지 않겠으면 말거라."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창이 나를 찾아온 걸 보아 내가 창과 엽소선 혹은 동황태허련 등을 방해한 게 틀림없다. 창은 어쩔 수 없이 나를 찾아와 나를 설득시키려는 거구나.'

"구체적인 목적은 우리도 모른다."

창은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청궁 안의 지보들은 그 강자가 우리 대상계의 무인들을 위해 남긴 것이고 우리에게 남긴 기연이라는 건 안다.

다시 말해 만약 주천만계의 무인들이 청궁을 발견하면 주천만계 전체가 흔들릴 것이다. 천재나 거물들은 모두 청궁에 있는 지보들을 쟁탈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보들을 얻을 가능성이 없다. 최고의 강자가 와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 대상계의 무인들은 경지가 어떻든 지보들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청궁 안은 위기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고 매우 위험하다. 주재 경지는 되어야 희망이 있다. 경지가 높을수록 희망도 크다.

진남 도우가 호룡정천인을 얻은 건 의외이다.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다."

창의 말은 천둥처럼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창의 말은 거짓이 아닌 것 같았다.

상고시대에 있을 때 오적이 말실수를 한 적 있었다.

그는 누군가 조만간 자신을 얻을 거라며 진남과 합의를 봤다.

그때 진남은 호룡정천인이 그렇다면 다른 지보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창 도우, 너의 말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

영야천존은 정신을 차리고 조롱하듯 말했다.

"네 말대로라면 청궁의 주인은 주천만계에서 가장 최고의 존재이다. 그런 그가 왜 우리 대상계에 이렇게 많은 지보와 기연을 남겼을까? 왜 다른 세상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다른 세상은 우리 대상계보다 훨씬 더 강하다."

다른 천존들도 영야천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많은 강자들이 자신의 전승이나 기연을 남기는 걸 본 적 있고 그들도 남긴 적 있었다.

하지만 좋은 뜻으로 남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승이 끊이지 않고 계속 전해지기를 바라거나 다른 목적이 있었다.

물론 모든 일은 예외가 있었다.

황운천존은 주재일 때 즉흥적으로 황량한 산에 기연을 조금 남겼다.

그녀는 다른 목적은 없었다.

하지만 대단한 기연이 아닌 평범한 기연을 남겼다.

청궁은 그녀의 상황과 달랐다.

"나도 이런 것들이 궁금하다. 청궁 안의 지보들도 매우 궁금해하고 답을 모른다. 청궁지주 같은 최고의 강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계획이 있는지 그 자신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창은 영야천존을 힐끗 보더니 물었다.

"네가 믿든 말든 나와 상관있느냐?"

영야천존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내가 믿든 말든 상관없다는 건가?'

"허허, 창 도우의 말이 맞다."

영야천존은 억지로 웃었다.

창은 그를 신경 쓰지 않고 눈빛을 번득이며 진남을 바라보았다.

"진남 도우, 너는 내 말을 믿느냐?"

진남은 내색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믿고 믿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다. 계속 말하거라."

그는 바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진남 도우는 총명하구나."

창은 빙그레 미소를 짓더니 죽선을 펼쳐 부채질하며 계속 말했다.

"다들 잘 알 거다. 우리가 스스로 만든 소세계나 소공간은 우리가 만든 보물과 같고 우리는 그것들을 통제할 수 있다. 맞느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약 칠팔천 년 전에 청궁 안의 지보들은 청궁의 기운이 변한 걸 느꼈다. 청궁은 모든 구속을 벗어나 주인이 있던 물건에서 주인이 없는 물건으로 변한 것 같았다. 다들 무슨 뜻인지 알겠지?"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무인의 스스로 만든 소세계나 소공간을 통제하는 힘은 스스로 끊어질 리 없다. 만약 갑자기 끊어졌다면 이유는 한 가지뿐이다. 무인이 이미 죽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청궁의 주인은 죽었다!'

"그자가 죽었다고?"

진남은 넋을 잃었다.

그는 청궁의 주인에게 고마운 마음이 있었다.

그가 얻은 호룡정천인은 청궁의 주인이 남긴 것이었다.

대연세계산에 있을 때 청궁의 주인은 일 처리 방식이 믿음이 가지 않았고 몇 번이나 그를 골탕 먹였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그에게 도움이 되었다.

선제의 무덤에 있을 때나 후계자의 자리를 빼앗을 때 청궁의 주인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와 천극방의 영은 그렇게 쉽게 이루지 못했을 것이고 죽었을 수도 있었다.

'청궁의 주인이 어떻게 죽었을까? 그는 엄청 강하고 주천만계의 정상에 도달했는데.'

"진 도우, 괜찮느냐?"

창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은 정신을 차렸다.

창과 다른 천존들 그리고 통천도수까지 모두 그를 보고 있었다.

청궁의 주인의 죽음은 이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들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괜찮다. 그렇게 강한 분도 죽을 줄 몰랐다."

진남은 빠르게 마음을 진정했다.

"그래?"

창은 진남을 뚫어지게 보더니 말했다.

"여러분, 너희들은 한 가지는 모를 것이다. 청궁의 주인은 청궁을 만들 때 백만 년의 계획을 세웠다."

육방천존은 경악했다.

"백…… 백만 년의 계획?"

"그렇다. 잘못 들은 것이 아니다. 백만 년의 계획을 세웠다."

창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이 계획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겠다. 백만 년 내에 우리가 청궁 안의 모든 지보를 가져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중요한 순간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 대상계는 만들어진 지 고작 몇만 년이고 십만 년도 안 된다. 청궁을 만들어진 지도 육칠만 년밖에 안 된다.

청궁의 주인의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지보들은 적어도 몇십만 년을 기다려야 전부 청궁을 떠날 수 있다."

창은 죽선을 거두었다.

그의 눈은 반짝거리고 날카로웠다.

"사람은 죽으면 불처럼 꺼지지.

청궁의 주인은 죽었다. 때문에 그의 생전의 의지는 계속 따를 필요 없다. 그렇기에 지보들은 쇠사슬을 부수고 감옥에서 벗어나 자신을 위해 살면서 자신의 길을 가려고 한다."

진남 등은 순식간에 깨달았다.

창의 말은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었다.

청궁의 주인은 죽었고 지보들은 반란을 일으키려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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