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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84화 (1,384/1,498)

1384화 보긴 뭘 봐?

잘생긴 소년은 얼굴이 상기되었다.

그는 구소선제의 전승에 관심이 없었다.

좀 전에 한 말들은 구소선제를 현혹시키려는 것이었다.

"고작 태상현황석 한 개 아닙니까? 선제라는 분이 참 인색합니다."

잘생긴 소년은 낮은 소리로 투덜거렸다.

목소리가 높든 낮든 상관없이 구소선제는 다 들었다.

하지만 잘생긴 소년은 선제가 듣지 못하게 말하는 척을 했다.

"네 말이 맞다. 너희들은 관문들을 넘어 여기까지 왔다. 나의 전승과 인연이 없지만 조금은 연분이 있는 것 같다. 태상현황석 한 개를 너희들에게 주는 건 중요하지 않다."

구소선제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남긴 물건은 이것뿐이 아니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깜짝 놀라 태상현황석 옆에 있는 수정 영패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소년은 눈빛이 흔들렸지만 귀찮은 척을 하며 말했다.

"고작 영패 한 개 아닙니까?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구소선제는 눈썹을 추켜세우고 말했다.

"고작 영패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거라. 이 영패는 보통 영패가 아니다. 대연천종이 존재할 때 이것은 대연성령(大衍聖令)이라고 불렸다."

천극방의 영은 궁금한 듯 물었다.

"선제 선배님, 대연성령은 어떤 작용이 있습니까?"

구소선제는 말했다.

"용도는 아주 간단하다. 누구든 세 개의 대연성령을 모으면 대연천종의 진정한 전승을 열고 심사에 참가할 수 있다. 심사를 통과하면 전승을 얻을 수 있다. 세 개의 성령을 다 모으면 또 다른 용도가 있다."

그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대연세계산에 숨어 있는 놀라운 비밀을 느낄 수 있다."

"뭐라고요?"

잘생긴 소년은 놀라 소리쳤다.

"진짜입니까?"

구소선제는 그를 힐끗 보고 말했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대연천종의 진정한 전승을 얻을 수 있고 대연세계산의 놀라운 비밀을 느낄 수 있다니.'

잘생긴 소년은 눈빛이 뜨거워졌고 대연성령을 뚫어지게 보며 군침을 흘렸다.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그는 잘생긴 소년이 대연세계산의 의지를 느끼려고 했던 일이 생각났다.

평범한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잘생긴 소년이 할 수 있었던 건 그가 대연세계산의 비밀을 장악했기 때문이었다.

"선제 선배님, 시원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이 두 가지 물건을 가질 수 있습니까?"

천극방의 영도 마음이 뜨거웠다.

"간단하다. 나는 진작에 제단 위에 서른세 개의 선금을 설치했다. 금제를 깬다면 두 가지 물건을 가질 수 있다."

구소선제는 말했다.

"그러나 대연성령은 스스로 인연이 있는 자를 선택하겠다고 했다. 무력으로는 굴복시킬 수 없……."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잘생긴 소년은 물었다.

"잠깐, 서른세 개의 선금이라고 하셨습니까?"

구소선제는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맞다. 서른세 개의 선금이다. 너희들의 경지로 금제를 깰 수 없다. 하지만 기죽지 말거라. 너희들이 첫 번째로 이곳에 왔으니 편의를 봐주겠다. 너희들은……"

그가 말을 마치기 전에 잘생긴 소년은 큰소리로 웃고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동생, 천극방, 내가 어떻게 금제를 깨고 보물을 얻는지 잘 보시오."

잘생긴 소년의 두 눈과 두 손이 모두 금색으로 변했다.

그는 제단의 변두리로 날아가 두 손을 그림자로 변화시켜 앞을 내리쳤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지만 제단 위에 엄청난 파동이 퍼지는 걸 느꼈다.

조심하지 않으면 그들의 경지라도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천지성수?"

구소선제는 눈을 찌푸렸다.

'천지성수가 세상에 나타나는 걸 보게 될 줄 몰랐다! 소년은 그 종족의 족인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 소년이 그 종족의 족인이라면 그 종족이 곧 세상에 나타난다는 것이 아닐까?'

구소선제는 생각에 잠겼다.

쿠쿠쿠쿵-!

잘생긴 소년이 손을 연거푸 내리치자 폭발음이 울려 퍼졌고 용과 봉황 등 이수들이 나타나더니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마치 재난이 닥친 것 같았다.

마지막에 종소리가 울려 퍼졌고 금제가 전부 깨졌다.

"하하하, 동생, 천극방, 태상현황석의 절반은 자네들에게 주고 나머지는 내가 가져도 되겠소?"

잘생긴 소년은 오만한 표정으로 웃었다.

"문제없습니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의견이 없었다.

여기까지 오고 두 가지 물건을 얻게 된 건 잘생긴 소년 덕분이었다.

잘생긴 소년이 그들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그들은 할 말이 없었다.

잘생긴 소년은 손을 뻗어 태상현황석과 대연성령을 잡으려 했다.

그가 두 가지 물건을 잡으려 할 때 대연성령이 떨리더니 무형의 힘을 드러내 손을 물리쳤다.

"반항하려고?"

잘생긴 소년은 화가 났다.

그는 신과 마가 섞인 엄청난 기세를 뿜어 다시 두 가지 물건을 잡으려 했다.

좀 전과 달리 손바닥에 신마의 도안이 나타났고 구금지력(囚禁之力)을 풍겼다.

구소선제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쿠웅-!

대연성령은 화가 난 듯 만 장 되는 빛을 뿜고 강한 힘을 드러내 손을 부쉈다.

잘생긴 소년은 눈을 찌푸리고 손을 쓰려 했다.

그런데 대연성령은 스스로 날아올라 진남과 천극방의 영의 주위를 돌더니 빠른 속도로 천극방의 영의 미간에 날아 들어갔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어리둥절했다.

"뭐야!"

잘생긴 소년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하하, 도우,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대연성령은 인연이 있는 사람을 선택한다. 무력으로는 굴복시킬 수 없다."

구소선제는 고소하게 생각했다.

"제가 왜 인연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까?"

잘생긴 소년은 천극방의 영을 노려보며 말했다.

"천극방, 그동안 내가 자네를 어떻게 대했소? 만약 세 개의 대연성령을 모으면……"

천극방의 영은 소름이 돋았다.

"됐소! 그만 말하시오. 진짜 세 개의 대연성령을 모으면 자네와 함께 들어가겠소."

잘생긴 소년은 기뻐하며 빠르게 태상현황석을 챙겼다.

이번에는 방해를 받지 않았다.

"도우들, 내가 남긴 두 가지 물건을 너희들은 이미 다 가졌다. 우리들의 인연은 여기까지다. 이제 너희들을 내보내겠다."

구소선제는 말했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진남 등은 인사를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우연히 대연성령을 한 개 얻었다.

이제 방법을 찾아 나머지 두 개의 대연성령을 찾아야 했다.

슉-! 슉-! 슉-!

형상들이 연거푸 나타났다.

동양, 진리공자, 연단청 등 천재들이었다.

"제단이……."

동양은 제단을 바라보았다.

미리 짐작했지만 제단 위가 텅 빈 걸 보자 그는 저도 모르게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자들이 대연성령을 가져갔구나! 대연성령은 인연이 있는 자만 가져갈 수 있는 거 아니었나? 그자들이 인연이 있는 사람인가?'

"너희들……"

화를 내려던 동양은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마음이 떨렸고 공수했다.

"구소선제 선배님을 뵙습니다!"

진리공자 등도 깜짝 놀라 인사를 했다.

'응? 장로 혈통의 후손이네?'

구소선제는 동양을 훑어보았다.

동양의 혈통을 눈치챈 그는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아쉽게도 너희들은 한발 늦었다. 떠나거라."

동양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선제 선배님,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저희들은 오래전부터 금제를 깨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자들이 빈틈을 파고들어 이곳에 먼저 들어왔……."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구소선제는 손을 젓고 말했다.

"그런 말 할 필요 없다. 이유가 어떻든 먼저 들어온 거다."

선제는 불쾌감을 표시했다.

선제의 의념이었지만 동양은 마음이 서늘해졌다.

"선제 선배님, 선배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희들이 잘못했습니다."

동양은 공손하게 말했다.

"선제 선배님, 저는 대연성령을 얻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빼앗길 수 없습니다. 선배님께서 이 물건을 보시고 저에게 기회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동양은 빛을 반짝거리는 붉은색 손수건을 꺼냈다.

구소선제는 눈을 찌푸리더니 바로 손수건을 잡았다.

"이건……."

그는 중얼거렸다.

그의 눈에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드러났다.

진남 등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잘생긴 소년은 서둘러 말했다.

"선제 선배님, 선제라는 분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겁니까?"

구소선제는 손수건을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동양 등은 불안했다.

선제가 승낙하지 않을지 그들도 확신이 없었다.

잠시 후 구소선제는 진남 등을 보더니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나는 선제로서 약속을 어기면 안 된다. 하지만 가끔씩 나를 선제의 자긍심을 내려놓게 하는 상황이 있구나. 도우들 진짜 미안하다. 나는 이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동양 등은 기뻤다.

동양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주인님이 선견지명이 있으셔서 다른 준비를 더 하기 잘했구나. 내가 대연성령을 가져가지 못하면……'

그는 무언가 대단한 일을 생각한 것처럼 몸을 떨었다.

진남 등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기분도 나빴다.

하지만 선제가 결정을 내렸는데 그들이 어찌할 수 있을까?

구소선제는 동양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너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대연성령을 얻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너에게 달렸다. 공평하게 처리하기 위해 상고법례에 따라 무예 겨루기를 통해 정하자!

너는 이들 중에서 한 명을 골라 무예를 겨룰 수 있다. 어떤 수단이든 드러낼 수 있다. 네가 이긴다면 이자들더러 대연성령을 내놓으라고 하겠다. 하지만 네가 진다면 스스로 물러가거라. 어떠냐?"

진남 등은 어안이 벙벙했다.

'무예 겨루기를 통해 정한다고?'

동양 등은 깜짝 놀랐다.

"선제 선배님, 무예 겨루기는 안 됩니다. 마음대로 싸우게 하거나 아니면……"

그들은 진남과 천극방의 영의 전력을 잘 알았다.

동양은 진남이 드러낸 무상성산(無上聖山)이나 천극방의 영의 엄청난 기세를 이길 수 없었다.

구소선제는 눈빛이 싸늘해져 말했다.

"이렇게 결정하겠다. 무예 겨루기를 하지 않겠으면 떠나거라."

동양 등은 마음이 서늘해졌다.

"선제 선배님…… 무예 겨루기를 하겠습니다!"

동양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구소선제가 진짜 화를 내면 더는 기회가 없었다.

그는 마음이 씁쓸했다.

어렵게 기회를 얻었지만 결과를 바꿀 수 없었다.

"동양 도우, 무예 겨루기를 해도 된다."

진리공자가 전음했다.

"선제 선배님은 너더러 저들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하라고 했다. 하지만 저들에게 우리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하라고 하지 않았다. 임효지와 중년 사내는 강하지만 저 소년이 풍기는 기운은 매우 평범하다. 네가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동양 도우, 무예 겨루기를 하는 건 잘됐다! 저들 중 소년의 실력이 가장 별로 인 것 같다. 전에 대전에서 싸울 때 저 소년은 싸울 엄두도 내지 못했다."

"동양 도우, 저 소년을 선택하거라! 전에 저들을 만났을 때 저 소년은 우리를 보자 바로 도망갔다. 경지가 낮은 게 분명하다!"

연단청 등은 연달아 전음했다.

'응? 저자를 생각지 못했구나!'

동양은 눈을 반짝거리며 잘생긴 소년을 바라보았다.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 소년은 일행들 중에서 가장 약했다.

소년이 수단이 있다 해도 임효지와 중년 사내만큼 강하지 않을 것이었다.

동양은 그를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보긴 뭘 봐?"

잘생긴 소년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건방지구나!"

동양은 콧방귀를 뀌고 소년을 가리켰다.

"선제 선배님, 그럼 저는 이자와 무예 겨루기를 하겠습니다."

잘생긴 소년이 파망선정을 꺼내어 상황이 이렇게 되었기에 동양은 제대로 혼내주려 했다.

그의 말을 들은 진남과 천극방의 영, 구소선제는 기이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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