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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79화 (1,379/1,498)

1379화 구소선제가 남긴 전승

"응?"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거의 동시에 이상함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그들은 경악했다.

여전히 밤이었지만 주천만계성진도는 사라졌고 구백아흔아홉 개의 눈부신 별이 하늘에서 반짝거렸다.

평범한 별빛을 몇만 배 확장시킨 것 같았는데 태양 같기도 하고 달 같기도 했다.

별들마다 희미한 신의 형상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이것은 대연천성도(大衍千星圖)요. 대연천종의 초대 선제가 대연천종의 키워준 은혜에 보답하려고 백 가지의 제황광세(帝皇曠世)를 모으고, 몇천 개 대세계의 세계의 힘을 모아 만든 것이요. 대연천종의 진종지보이기도 하오. 그림에는 오묘함이 가득하오. 재능이 충분한 자들은 자세히 살펴보면 수확을 얻을 수 있소. 심지어……."

잘생긴 소년은 술술 설명했다.

설명을 늘어놓던 그는 무언가 발견하고 고개를 돌렸다.

천극방의 영의 몸에서 맑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천극방의 영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고 신성한 분위기를 풍겼다.

진남은 그림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는 두 눈에 별빛이 가득했으며 양손으로 오래된 법인들을 만들고 있었다.

잘생긴 소년은 입을 삐죽거렸다.

그는 천극방의 영을 보자 감탄했다.

"이자가 그런 체질이었다면 주천만계에 또 피 바람이 닥칠 뻔했구나."

그는 진남을 바라보며 의아함을 드러냈다.

"동생의 무예 재능이 이렇게 강한 걸 왜 발견하지 못했지? 이자도 어떤 체질을 가지고 있나?"

그는 저도 몰래 미소를 지었다.

그의 추측이 맞는다면 재미있는 일이었다.

한 번에 두 명의 대체 만나는 것은 전승을 얻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잘생긴 소년은 더 이상 아는 체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의 두 눈에서 신비한 부문들이 나타나더니 끊임없이 변했다.

그는 상태가 진남과 천극방의 영과 전혀 달랐다.

그는 그림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동술을 사용하여 그림의 비밀을 훔쳐보는 것 같았다.

한 시진이 지나고 그는 시선을 거두고 중얼거렸다.

"역시 조금 무리구나……."

그는 진남을 바라보며 퉁명스럽게 물었다.

"깨달음을 얻었느냐?"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현묘한 느낌에서 벗어나더니 순식간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차리고 살짝 놀랐다.

짧은 시간 동안 그들은 수많은 별빛의 세례를 받은 것 같았다.

육신은 더 단단해지고 신식도 강해졌다.

그들이 계속 깨달음을 얻는다면 어떤 무상대술(無上大術)이라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시간을 많이 소모해야 했다.

그들에게는 대연성전에 있는 무상전승과 여러 기연들이 더 중요했다.

"우리 이제 어디로 가면 되오?"

천극방의 영은 물었다.

"허허. 이제 드디어 내 재간을 보여줄 때가 되었소."

잘생긴 소년은 손바닥을 비비더니 한 손을 휘둘러 다섯 개의 피가 묻은 거북의 등딱지를 꺼냈다.

그는 자신만만해서 말했다.

"보시오. 이 보물이 어떻소?"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동술을 사용하여 자세히 살펴보더니 서로 마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이 보기에 그저 평범한 거북의 등딱지 다섯 개였다.

"에잇, 자네들은 이것도 모르시오. 이것은 무가천명귀(無暇天命龜) 껍데기요! 주천만계에 이런 거북의 등딱지는 백 개를 넘지 않소. 껍데기의 대부분은 최고의 대세력들이 가져갔소!"

잘생긴 소년은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한껏 자랑을 하려고 했지만, 앞에 있는 자들은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됐소. 자화자찬은 그만하시고 빨리 사용해보시오. 거북의 등딱지 다섯 개로 무상전승을 찾으면 내가 자네를 동생이라고 부르겠소."

천극방의 영은 재촉했다.

"자네가 한 말 지키시오. 아니지, 왜 나를 동생이라고 하는 거요?"

잘생긴 소년은 눈을 부릅떴다.

잘생긴 소년은 천극방의 영과 한참 실랑이를 벌이고 나서야 손을 쓰기 시작했다.

그가 양손을 앞으로 끊임없이 치자 이상한 용 모양의 부문들이 나타나 거북의 등딱지로 날아들었다.

거북의 등딱지에서 혼돈의 기운이 흘러나와 안개처럼 주변에 흩어졌다.

"상현은 명을 들어라. 빈틈없는 빛으로 천기를 엿보고……."

잘생긴 소년은 중얼거렸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놀랐다.

잘생긴 소년이 대단한 점술을 장악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계현이 알게 된다면 이곳에 오지 않겠다고 한 것을 땅 치며 후회할 일이었다.

잘생긴 소년이 장악한 점술은 얼마나 대단할까?

"됐다!"

잘생긴 소년은 눈빛이 환해졌다.

그는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저쪽으로 갑시다. 무상전승을 찾을 수 있을 거요."

그들은 바로 날아갔다.

가는 도중에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잘생긴 소년에게서 대연성전에 관한 비밀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대연성전은 대연천성도와 마찬가지로 대연천종의 진종지보였다.

성전은 스스로 일계를 이루었다.

무상천존 이상의 경지가 아니면 성전의 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성전이 스스로 이룬 일계는 대연세계산의 열여덟 개 소세계와 달랐다.

일계에는 대연지기(大衍之氣)라는 선기가 감돌았다.

대연천종지법(大衍天宗之法)을 수련하지 못하고 대연지기를 흡수하면 육신이 터져 죽고 해골이 될 수 있었다.

성전은 제삼중산보다 더 위험했고 곳곳에 살기가 있었다.

식지 천존이 되지 못하면 성전에 가도 죽음뿐이었다.

식지 천존이라고 해도 비장의 수단을 여러 개 가지고 있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어, 잠깐!"

잘생긴 소년이 손을 젓고 말했다.

"저기가 좀 이상하오!"

그들 앞에는 오래된 숲이 있었다.

숲은 마치 대재난을 겪은 것처럼 나무들이 마구 잘려 있고 나뭇잎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생기가 가득하던 숲은 사라졌다.

그들은 오는 동안 이런 상황을 여럿 만났다.

때문에, 진남은 무엇이 이상한지 알 수 없었다.

"확실히 이상하구먼. 이곳에 남아 있는 의지들이 굳지 않은 걸 보니 싸움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소. 길어봐야 두 시진 전에 벌어진 일이요. 설마 우리 전에 온 사람들이 있었나?"

천극방의 영은 자세히 살펴보더니 말했다.

잘생긴 소년은 두 눈에 이상한 빛이 스쳤다.

그는 천천히 말했다.

"자네 말이 맞소. 우리 전에 온 사람이 있소."

"대세력의 천재들 아닙니까?"

진남은 말했다.

그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현기에 온 천재들이 그리 많은데 대연성전에 먼저 온 사람이 있다는 것도 당연했다.

"아니다."

잘생긴 소년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이곳에 온 사람은 다른 사람이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해서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대세력의 천재들을 제외하고 이렇게 빨리 올 수 있는 사람은……."

잘생긴 청년은 진남을 흘겨보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

"모든 사람이 너처럼 고신의 무덤에 들어가서 쉽게 대연성전의 위치가 있는 지도를 얻을 수 있는 줄 아느냐? 대세력의 천재들이라고 해도 엄청난 시간을 들여야 온전한 지도를 찾을 수 있다.

아, 참. 너는 아직 모르지? 현기가 열릴 때마다 대연성전의 위치는 변한다. 예전 현기에서 얻은 지도가 아무런 작용을 못 한다는 말이다. 대연성전을 찾으려면 반드시 현기에 들어와서 다시 지도를 찾아야 한다.

현기에 있는 많은 지도들이 이미 사라졌겠지만, 대연성전의 위치가 변하면 사람들이 찾지 못한 지도들에 영향을 미쳐 정확한 지도로 변한다."

진남은 깜짝 놀랐다.

그제야 그가 얻은 지도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아차렸다.

"그 천재들이 아니면 어떤 자들이요?"

천극방의 영은 물었다.

"이렇게 빨리 대연성전에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은 두 가지밖에 없소. 하나는 운을 가지고 현기에서 지도를 얻는 것이요. 그러나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되오. 다른 하나는 대연천존의 후손이 온 것이요."

잘생긴 청년은 말했다.

진남은 마음이 흔들렸다.

"제 지도도 대연천종의 후손에게서 얻은 것입니다."

잘생긴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럴 수 있다. 대연천종이 멸망할 때 그들은 대연전승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아 많은 지도들을 남겼고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다른 무인들과 비교했을 때 대연천종의 후손들은 독보적인 우세로 쉽게 지도를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중도에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면 다른 방법으로 지도를 계속 전달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잘생긴 소년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대연천종의 후손들도 혈통의 강약 구별이 있다. 즉, 천종 종주의 혈통, 태상장로의 혈통, 장로 혈통은 내문제자의 후손이나 외문제자의 후손들보다 대연세계산에서 훨씬 우세를 얻을 수 있다. 이곳에 온 대연천존의 후손이 혈통이 강하고 선조가 대단한 자라면 우리는 전승을 얻는 데 어려움이 많을 거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더 말하지 않겠다. 우리도 빨리 가자. 그들이 전승지를 이미 찾았을 수도 있다."

셋은 빛으로 변해 앞으로 날아갔다.

그들은 싸움의 흔적을 또 발견했다.

모두 한, 두 시진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또, 그들은 많은 위험에 부딪혔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잘생긴 소년의 실력을 보려고 위험이 닥쳤을 때 합이라도 맞춘 것처럼 뒤로 물러서 있고 잘생긴 소년을 앞장세웠다.

하지만 잘생긴 소년은 매번 이상한 보법으로 쉽게 도망갔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어쩔 수 없이 위험에 빠지게 되고 손을 쓸 수밖에 없었다.

네, 다섯 번 실패를 하고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포기했다.

잘생긴 소년이 손을 쓰지 않으려고 하니 그들은 강요할 수 없었다.

어느새 다섯 시진이 지났다.

그들은 걸음을 멈추었다.

먼 하늘에 눈부신 붉은빛이 나타났고 옛 기운이 날아왔다.

"이상이 나타나고 붉은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니 저곳이 전승지겠구나."

그들은 더 빨리 날아갔다.

잠시 후, 별빛이 가득한 곳에서 붉은빛은 천지의 성화처럼 활활 타올랐다.

붉은빛 안에는 창처럼 생긴 산이 천지에 우뚝 서 있었다.

산꼭대기부터 시커먼 물이 아래로 흘러 구유폭포(九幽瀑布)를 이루었다.

폭포는 산기슭에 있는 모습이 흐릿한 궁전까지 흘러내렸다.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살짝 놀랐다.

모든 것이 소리도 없고 기운도 풍기지 않았는데 그들은 폭포가 흘러내리는 소리와 낮은 비명들을 들은 것 같았다.

"천산이 허공에 떠 있고 명하가 궁전에 흘러내린다! 이곳이 설마 구소선제(九?仙帝)가 남긴 전승지인가?"

잘생긴 소년은 말투에 설렘이 묻어났다.

"구소선제? 대연천종의 십 대 선제?"

진남과 천극방의 영은 놀라운 표정을 드러냈다.

그들은 이렇게 대단한 전승을 만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맞소. 그는 대연천종의 십 대 선제들 중 구 위인 자요. 구소선제는 천지지보인 태상현황석(太上玄黃石)에서 깨달음을 얻고 선제가 되었다고 하오. 우리가 그의 전승을 만났으니 자그마한 태상현황석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오."

잘생긴 소년은 태상현황석을 얻은 장면을 상상하듯 침을 꼴깍 삼켰다.

"우리 얼른 갑시다. 그놈들에게 빼앗기면 안 되오."

잘생긴 소년은 반응하고 빠르게 달려갔다.

"응?"

잠시 후, 그들은 신비한 궁전에서 오래된 위압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피까지 얼어붙는 것 같았다.

또, 웅장한 산이 보이지 않는 대세를 풍겨 천지 전체를 제압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동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신념이나 감지력의 범위도 백 장으로 제한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경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기에 곧 한 공지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서른여 개의 형상이 무언가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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