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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62화 (1,362/1,498)

1362화 호룡정청인

"리아가 제자리로 돌아갔소. 이제 약속을 지키시오."

천극방의 영은 좌현노인에게 말했다.

진남, 계현, 용도천존은 좌현노인을 바라보았다.

맹리아를 대상계로 데려가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물론이요."

좌현노인은 사양하지 않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

"맹리아는 주선제동의 한 영성이 변한 것이오. 이제 주선제동이 제자리로 돌아갔으니 그녀의 영성도 주선제동에서 분리시켜야 하오.

무상천존 한 명이 손을 쓰면 그녀의 영성을 주선제동에서 깨울 수 있소. 그리고 그녀에게 몸을 만들어주고 영성을 주입하면 다시 사람이 될 수 있소."

천극방의 영은 기뻤다.

구출 방법이 그의 생각보다 훨씬 쉬운 것 같았다.

반면,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리 쉽다고?'

대상계에는 무상천존이 없지만 청궁에는 그 이상의 존재들도 있었다.

우공노조와 좌현노인도 실력이 무상천존 정도는 되었다.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맹리아는 살 수 있었다.

"천극방 도우, 그렇다면 내가 도움을 주겠소. 나는 다른 요구는 없소. 나에게 신세를 진 셈 치고 나중에 나를 도와서 한 가지 일을 해주면 되오."

우공노조는 좌현노인에게 기회를 빼앗길세라 얼른 입을 열었다.

"우공 도우, 자네 생각대로 되지 않을 걸세."

좌현노인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맹리아는 주선제동이 대상계에 있을 때 태어난 영성이오. 때문에 대상계의 무상천존만이 그녀의 영성을 주선제동에서 깨울 수 있소. 우리는 할 수 없소."

순간 천극방의 영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좌현노인은 그윽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 외에 두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소. 첫 번째, 반드시 오 년 안에 영성을 깨워야 하오. 주선제동에서 태어난 영성이라고 하지만 오 년이 지나면 그녀는 주선제동의 위압에 사라지게 되오."

천극방의 영은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에게서 위험한 기운이 풍겼다.

대상계의 무상천존이 나서야 한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대상계에 아직 무상천존이 없었지만, 그와 성천무교 등 대세력과 마음이 넓은 천존 강자들이 노력한 끝에 대상계의 무도 분위기가 점점 더 열기를 띠었다.

임효지, 계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 심약주재, 통천도수 등 절세의 천재들과 천존 정상급에서 몇 년 동안 머물렀던 옛 강자들은 무상천존이 되는 방법만 찾으면 진급할 수 있었다.

천극방의 영은 그런 그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오 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오 년 안에 무상천존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무상천존이 되는 것은 엄청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아직은 무상천존이 되는 방법도 몰랐다.

"두 번째는 무엇이오?"

천극방의 영은 화를 참으며 물었다.

"두 번째는 청궁과 대상계는 오래전에 이미 규칙을 만들었소. 청궁의 모든 것들은 대상계로 가져갈 수 없소. 주선제동이 우연히 그 규칙을 깼지만 맹리아는 결국 청궁의 사람이오."

좌현노인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자네가 무상천존을 데려와 그녀를 다시 살린다고 해도 그녀는 자네 곁이나 대상계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소. 자네들의 인연과 운명을 봐야 하오. 그건 나도 잘 모르겠소."

진남은 충격을 받았다.

이제서야 여러 의혹들이 한꺼번에 다 풀렸다.

천극방의 영은 맹리아를 부활시키는 데 성공을 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인연과 운명 때문에 맹리아는 결국 천극방의 영에게 가지 못하고 삼십일소선역에서 죽었을 것이었다.

"성천력 이천오십 년에 천극방의 영은 금동소녀를 찾으라는 이상한 명령을 내린다. 소녀는 아마 부활한 리아일 것이다. 그러나 천극방의 영은 왜 직접 찾으러 가지 않았을까?

아마 어떤 속박을 받았기에 직접 찾지 못하고 이런 명령을 내렸을 거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세부적인 사항은 추측하기 어려웠지만 대체적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천극방의 영은 표정이 다양하게 변했다.

두 번째 주의점에 대해 천극방의 영은 신경 쓰지 않았다.

청궁과 대상계 사이에는 정해진 규칙들이 있었다.

하지만 규칙은 보통 깰 수 있었다.

'맹리아와 임효지 모두 청궁에서 왔잖아?'

천극방의 영은 심호흡을 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좌현 도우, 우공 도우, 어떻게 하면 무상천존이 될 수 있소?"

이렇게 된 이상 무상천존이 되는 방법을 알아내야 했다.

"우리는 방법을 알고 있소. 하지만 알려주는데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겠소?"

우공노조는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우공, 머리 굴리지 마시오."

좌현노인은 살짝 미소를 짓고 말했다.

"자네는 무상천존이 되는 방법만 알고 있지만 나는 방법도 알고 청궁에 무상천존으로 진급하기 적합한 곳이 있는 것까지 알고 있소. 내가 가진 정보가 자네보다 훨씬 많소."

우공노조는 안색이 변했다.

"청궁에 무상천존으로 진급할 수 있는 곳이 있다니?"

천극방의 영, 진남, 계현, 용도천존은 깜짝 놀랐다.

오랜 세월 동안 대상계의 많은 사람들은 청궁에 무상천존으로 진급할 수 있는 곳이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

그리고 그곳은 청궁의 상현경천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추측이었을 뿐 아무도 증명하지 못했다.

상현경천에 가서 알아본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좌현 도우, 그곳이 어디인지 알려주시오."

천극방의 영은 포권하고 말했다.

"왜?"

좌현노인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왜 알려줘야 하오? 자네와 나의 협력은 이미 끝이 났고 나는 약속을 지켰소."

천극방의 영은 표정이 살짝 변했다.

그는 불쾌함을 참고 말했다.

"좌현 도우, 조건을 제시하시오."

좌현노인은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웃음기가 사라져서 말했다.

"나의 조건은 매우 간단하오. 나는 하인이 필요하오. 일편단심으로 나에게 복종할 사람이 필요하오. 자네가 할 수 있겠소?"

천극방의 영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남, 계현, 용도천존은 안색이 확 바뀌었다.

천극방의 영은 어떤 자인가?

그는 천극방을 개척하고 공정하게 대상계의 천재들에게 많은 기연들을 가져다준 사람이었다.

천극방의 영은 혼자서 대상계의 무도를 발전시켰다.

천극방의 영이 없었더라면 대상계의 무도는 만 년은 퇴보했을 것이었다.

대상계의 무인들에게 천극방의 영은 무도의 상징이고 성인이었다.

그런데 좌현노인은 대상계의 무인들에게 존경을 받는 천극방의 영더러 그의 하인이 되라고 했다.

진남, 계현, 용도천존은 화가 치밀었다.

그들은 좌현노인을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봤다.

하지만 그들은 무기력했다.

화를 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들은 좌현노인을 이길 수 없고 좌현노인에게 다른 좋은 점을 줄 수도 없었다.

'천 형에게 리아는 죽을 테니 좌현노인의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할까?'

진남은 씁쓸했다.

천극방의 영은 그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었다.

믿는다고 해도 천극방의 성격상…….

"선배님……."

계현과 용도천존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천극방의 영이 안타까웠다.

천극방의 영은 대상계를 위해 많은 공헌을 했고 순수하게 사랑을 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 걸까?

"아무 말도 하지 말거라."

천극방의 영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표정은 평온했다.

"도우, 다른 요구로 바꾸면 안 되겠소?"

좌현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미안하오. 듣기 싫겠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그것 외에 아무것도 나를 감동시킬 수 없소.

내 하인이 되면 푸대접을 하지 않겠소. 오히려 대조화를 주고 진정한 무도를 보여주겠소."

우공노조는 웃음을 터뜨렸다.

"천극방, 나에게 오는 것이 어떻소? 내 하인 노릇을 오 년만 하면 무상천존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겠소. 어떻소?"

말을 마친 그는 천극방의 영에게 신념을 전했다.

"동생, 왜 그리 고집을 부리시오? 자네는 선천지보의 기영이요. 재능도 있으니 앞날이 창창할 거요. 여인 때문에 그리할 필요가 있소?

내 말을 들으시오. 좌현의 요구에 응하지 마시오. 세상에 아름다운 여인들이 많소. 내가 자네에게 소개해주겠소."

그는 좌현보다 더 많은 것을 줄 수 없기에 천극방의 영에게 포기하라고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또, 그는 한 여인 때문에 그 정도로 희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여인이 아무리 많아도 리아가 아니지 않소……."

천극방의 영은 중얼거리며 그의 말을 무시하고 좌현노인을 바라보았다.

천극방의 영은 자긍심을 내려놓았다.

"좌현 도우, 나는……."

천극방의 영은 고개를 숙이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때, 커다란 소리가 신성한 곳 전체에 울려 퍼졌다.

화초들과 나무, 산천과 강 등이 모두 놀라서 눈부신 빛을 뿜었다.

이어, 건방진 목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졌다.

"하하하. 주선제동이 돌아왔느냐? 자, 나와 놀아보자."

좌현노인과 우공노조는 표정이 확 바뀌었다.

진남은 고개를 들고 바라보았다.

멀리 선산의 허공이 부서지고 엄청난 위압감이 쏟아졌다.

방원 삼십 장이 되는 크고 신비한 석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석인에는 얼굴이 흐릿한 긴 머리 청년이 있었고, 머리가 아홉 개인 패기 넘치는 광룡(光龍)이 그를 감싸고 아래위로 헤엄쳤다.

석인과 청년이 나타나면서 신성한 곳 전체의 금제들을 건드렸다.

신선, 마, 신, 부처 등의 형상들이 연거푸 나타났다.

그들은 기운을 드러내고 절세의 신통법을 사용하여 석인을 공격했다.

그 장면은 엄청나게 무서웠는데, 하늘이 엄청 화가 나서 모든 것을 멸망시키려는 것 같았다.

"허, 쓰레기들이 감히 나를 공격해?"

긴 머리 청년은 그들을 무시하며 말했다.

그는 엄청난 기세를 뿜고 머리가 아홉인 용을 그들에게 날렸다.

그가 주먹을 휘두르자 용의 포효가 구천십지에 울려 퍼졌다.

계현과 용도천존은 충격을 받았다.

신성한 곳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신비한 석인 위의 청년은 신성한 곳을 흔들었다.

"이건……."

진남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석인과 긴 머리 청년을 그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바로 후세에 주제의 수단을 이용하여 진남이 얻은 구룡석인이었다.

'그럼 저 청년이 오적인가?'

"아차! 호룡정천인이 왔어?"

천극방의 영은 깜짝 놀랐다.

그는 청궁에서 여러 번 당한 적이 있는데 모두 호룡정천인 때문이었다.

호룡정천인은 절세의 마왕이라 대상계에 쳐들어오려고 자주 시도를 했다.

몇 번은 천극방의 영도 늦게 발견하여 대마왕을 대상계로 들여보낼 뻔했다.

"호룡정천인? 구룡석인의 본명인가?"

진남은 눈을 반짝거렸다.

패기가 넘치는 이름이었다.

"선배님, 멈추십시오."

좌현노인과 우공노조는 동시에 정신을 차리고 제지했다.

호룡정천인이 계속 난리를 피워 문제라도 생기면 결국 그들이 떠안아야 했다.

"너희들이 멈추라고 해서 멈추면 내 체면이 뭐가 되느냐?"

오적은 힐끗 쳐다보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천극방의 영과 진남 등을 보자 눈에 빛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자식, 너도 왔느냐? 언제 나에게 통로를 열어 줄 거냐? 나도 대상계에 가서 놀아보자."

천극방의 영은 안색이 살짝 변해서 말했다.

"선배님, 안 됩니다. 대상계의 무인들은 경지가 너무 낮습니다. 선배님의 괴롭힘을 이기지 못할 겁니다."

오적은 입을 삐죽거리고 말했다.

"재미없어."

그는 하늘 가득한 신과 마들과 싸웠다.

그의 주먹과 발길질에 엄청난 위엄이 담겨 있어 신과 마들을 한 무더기씩 없앴다.

이대로 가면 신성한 곳의 금제들이 그를 얼마 잡아두지 못할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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