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9화 너무 만만하게 봤소
진룡구도 밖.
진남의 상황을 본 좌현노인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하하하, 자식 호기심이 강하구나!"
우공노조는 큰소리로 웃었다.
"호기심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구나! 윤회성전에 들어갔고 경지가 무상천존보다 강하지 않으니 강제로 환생하겠다!"
우공노조는 매우 기뻤다.
"천극방 도우의 일행 중에서 주선제동은 힘을 발휘할 수 없소. 천극방의 영 외에 이자가 가장 강하오! 이자는 전력이 제황의 후계자와 비슷하오. 이자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천극방의 영이 혼자 관문을 통과할 수 있겠소?"
좌현노인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우공 도우, 섣불리 기뻐하지 마시오.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오."
좌현노인은 말은 이렇게 했지만, 별로 확신이 없었다.
윤회성전의 궁전을 지키는 사람은 경지가 강했다.
진남은 당할 수 없었다.
* * *
그 시각, 윤회성전.
펑-!
진남이 들어오자 대문이 스스로 닫혔다.
진남은 빠르게 대문을 열려 했지만, 무엇 때문인지 대문은 선산처럼 무거웠고 아무리 애를 써도 열 수 없었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대문을 신경 쓰지 않고 돌아서 대전을 바라봤다.
대전의 네 모퉁이에는 옅은 파란색의 촛불이 타고 있었다.
촛불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으로 대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벽에는 흉수가 발톱으로 긁은 것처럼 흔적이 가득했다.
대전의 가운데는 마름모의 수정이 있고 끝에 있는 청동으로 만든 의자에는 은백색의 해골이 앉아있었다.
진남은 근원의 힘을 눈에 끌어모았고, 동력이 강해졌다.
그는 수정과 해골을 자세히 관찰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중얼거렸다.
"겉으로 보면 성전은 삼 층이다. 하지만 일 층에는 이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없다. 입구가 막혔겠다."
진남은 손가락을 튕겼다.
근원의 힘이 신룡처럼 그의 손가락 끝에서 날아 나와 대전 곳곳을 누볐다.
진남은 마음이 서늘해졌다.
"근원의 주먹!"
진남은 망설이지 않고 근원지체를 최고로 움직이더니 돌아서 주먹을 날렸다.
쿠웅-!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끝없는 바다를 때린 것처럼 아무것도 흔들지 못했다.
해골이 오른손으로 그의 주먹을 잡았다.
진남은 소름이 돋았고 살초를 드러내려 했다.
해골에게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방대한 압력이 진남을 눌렀다.
"아차!"
진남은 몸이 눌렸고 움직일 수 없었다.
"태어나도 죽을 수 있고, 죽어도 멈추지 않는다! 만물이 탄생하고 만물이 윤회한다……."
해골은 눈에서 두 개의 녹색 불꽃을 반짝거리며 쉰 소리로 말했다.
그는 다른 손바닥에 삼색 연꽃을 만들어 진남의 가슴을 때렸다.
행동이 너무 빨라 진남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삼색 연꽃은 그의 가슴에 닿는 순간 펑 하고 소리를 내며 부서졌고 그에게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뭐지?"
진남은 어리둥절했다.
해골은 손을 멈추었고 눈에서 반짝거리던 녹색 불꽃도 흔들리지 않았다.
진남은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과천일격을 드러내 대문 앞으로 날아갔다.
"깨거라!"
진남은 전력을 다해 문도법을 움직였다.
그는 모든 의지를 손바닥에 모아 긴 칼로 변화시켰고 도세를 모아 아래를 내리쳤다.
쿠웅-!
궁전은 떨렸고 대문에도 칼자국이 깊게 파였다.
진남은 눈빛이 싸늘해졌고 다시 내리치려 했다.
이때 해골의 은은한 목소리가 들렸다.
"도우, 헛고생하지 말거라.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무상천존이라도 문을 부술 수 없다."
진남은 무언가 생각나 물었다.
"선배님, 어떻게 하면 나갈 수 있습니까?"
"걱정하지 말거라. 더는 너를 공격하지 않겠다. 잠시 후에 내보내겠다."
해골은 말했다.
진남은 어안이 벙벙했다.
해골은 또 말했다.
"무인들이 이곳으로 오면 나는 그들을 강제로 환생시킨다. 이것이 나의 직책이다. 너는 이미 윤회성전에서 환생했구나. 때문에 다시 환생시키지 않겠다.
너도 궁금증이 대단하구나! 전생에 여기서 환생했으면서 천존의 경지에 도달했는데 이곳으로 쳐들어오다니……."
진남은 깜짝 놀랐다.
그는 그동안 많은 의문이 풀렸고 몇 개밖에 남지 않았다.
'황보절과 주제는 왜 동시에 나의 몸에 환생했고 도대체 누가 누구를 노리고 있으며 어떻게 한 것일까?
해골의 말대로라면 주제나 황보절은 윤회성전을 통해 나의 몸에 환생한 것인가?'
"선배님, 의문이 있습니다. 부디 대답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진남은 공수했다.
"말하거라."
"선배님, 두 명이 동시에 한 명의 몸에 환생했다면 누가 먼저 환생했고 누가 나중에 환생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진남은 물었다.
해골은 진남을 보더니 녹색 불꽃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두 명이 동시에 한 명의 몸에 환생하는 걸 불가능하다. 혹시……."
하지만 해골은 중간에 말을 끊었다.
"무엇입니까?"
해골이 말하지 않자 진남은 캐물었다.
해골은 난감한 듯 말했다.
"천존이라는 자식이 귀가 먹었느냐? 말해줬는데 왜 묻는 거냐? 됐다. 너는 환생할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다. 이곳을 떠나거라."
해골은 진남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돌아서 의자에 앉더니 조용해졌다.
굳게 닫혔던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
진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해골이 말했고 진남이 듣지 못했다면 해골이 답을 말하는 순간 시공지력이 막았던 것이었다.
시공지력은 진남이 답을 알게 되면 역사가 바뀔 거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선배님 고맙습니다!"
진남은 어이가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작별 인사를 했다.
그가 떠난 후 해골의 시커멓던 눈에 불꽃이 다시 타올랐고 중얼거렸다.
"재미있구나. 시공지력이 답을 막다니. 그렇다면……."?
* * *
이때, 진룡구도 밖에 있던 우공노조는 무언가가 생각난 듯 놀란 눈으로 말했다.
"그 자식이 나왔나?"
좌현노인은 어리둥절했다.
"누가 나왔다고? 그 자식이…… 나왔소?"
진남이 윤회성전에서 나오는 걸 본 좌현노인은 깜짝 놀랐다.
'천극방 도우의 옆에 있는 이 청년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강하구나.'
좌현노인은 가만히 있더니 우공노조를 보며 말했다.
"우공 도우, 자네 뭐라고 했소?"
우공노조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제법이요."
좌현노인은 수염을 만지며 미소를 짓고 가운데의 수막을 바라봤다.
천극방의 영이 현묘한 법인을 만든 걸 본 좌현노인은 깜짝 놀랐다.
"응? 천극방……."
우공노조도 무언가를 발견한 듯 눈길을 돌렸다.
천극방의 영과 맹리아가 있는 곳은 태고의 전장이었고 싸우는 소리가 하늘을 흔들었다.
싸우는 소리가 하늘을 진동하고 기이한 생령들과 오래된 신마들이 강한 신통법을 드러내고 싸웠다.
그것들은 천극방의 영과 맹리아를 보지 못한 것처럼 그들은 공격하지 않았다.
엄청난 싸움으로 생긴 힘들이 그들을 휩쓸었다.
천극방의 영은 절세지법을 드러내 낡은 선궁의 형상을 만들어 힘을 막았다.
또 그는 별처럼 반짝이는 두 눈으로 앞을 주시하며 손에 많은 법인을 만들었다.
드디어 마지막 법인을 만들었다.
"천도구령(天道拘靈)!"
천극방의 영은 크게 소리쳤고 두 손에 눈부신 흰빛을 반짝거렸다.
반은 사람이고 반은 뱀인 형상들이 손에 삼지창을 들고 앞쪽으로 날아갔다.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허리에 뱀을 감은 형상들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여러 가지 신통법을 날아 지나거나 상고의 신마들을 뚫고 지나갔고 어디론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잠시 후, 전장의 하늘이 시커메졌고 번개가 번쩍거리더니 커다란 위압이 신비한 깊은 곳에서 강림했다.
생령들은 모두 몸서리를 쳤다.
"누구야? 간이 부었구나. 감히 나를 방해하다니!"
분노에 찬 목소리가 구름 속에서 들려왔고 천지에 퍼졌다.
깊이 잠들었던 신이 잠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자네가 이 전장의 영이요?"
천극방의 영은 놀라지 않고 하늘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진룡구도를 넘는 방법을 말해주겠소?"
"알고 싶어? 너희들을 죽여 나의 노예로 만든 후 말해주겠다."
전장의 영은 엄청난 살기를 폭발했다.
번개가 번쩍거리는 큰손이 하늘에서 나왔고 천극방의 영을 잡으려 했다.
진룡구도 밖에 있던 우공노조는 이 광경을 보자 감탄했다.
"천극방 도우는 상상했던 것보다 대단하오! 전장의 영을 깨웠소!"
좌현노인은 담담하게 말했다.
"당연하오."
우공노조는 멋쩍게 웃고 말했다.
"천극방의 영은 너무 건방지오. 전장의 영은 무상천존과 경지가 비슷하오. 전장의 영을 깨웠으니 죽음을 자초한 것……."
하지만 그는 말을 끝내지 못하고 눈을 찌푸렸다.
천극방의 영이 손가락을 튕기자 눈부신 검광이 강한 기세로 번개가 번쩍거리는 큰손을 부쉈다.
"내려오시오!"
천극방의 영은 손에 엄청난 위력을 모아 위로 뻗어 먹구름에 구멍을 내고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사람 형상의 아홉 가지 색깔이 반짝이는 빛을 끌어왔다.
"어, 어떻게?"
사람 형상의 아홉 가지 색깔이 반짝이는 빛은 전장의 영이었다.
그는 깜짝 놀랐고 믿을 수 없었다.
그의 전력은 무상천존 등급과 맞먹었다.
천극방의 영은 천존 정상의 경지였다.
"왜 불가능하오?"
천극방의 영은 물었다.
"전장의 영조차 이기지 못할 것 같소? 허튼소리 하지 말고 나의 물음에 답하시오! 아니면 자네를 파멸시키겠소!"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검광이 사람 형상의 아홉 가지 색깔의 목구멍 앞으로 날아갔다.
마치 신룡이 사냥감을 노리는 것 같았다.
사람 형상의 아홉 가지 색깔은 크게 떨었고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
"좋소, 말하겠소."
진룡구도 밖의 우공노조는 경악했다.
"어떻게 한 거요?"
좌현노인은 웃고 말했다.
"우공, 자네 천극방의 영을 너무 만만하게 봤소. 저자는 대상계의 두 선천지보 중 한 개의 기영이오. 저자는 여러 면에서 재능이 대단하오. 우리의 세상으로 오지 않았다면 저자는 천극방을 패기(覇器)로 만들어 세상을 눌렀을 것이오."
우공노조는 안색이 어두워졌다.
"저자를 만만하게 본 건 맞소. 하지만 진룡구도를 돌파하려면 스스로는 절대 불가능하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돌파하는지 모르오."
전장의 영은 사실대로 답을 말했다.
천극방의 영은 법인을 만들고 말했다.
"효지, 계현, 용도! 진룡구도를 돌파하려면 적어도 세 개의 진룡지부(?龍之符)를 모아야 한다! 너희들이 있는 곳에도 진룡지부가 있다!"
그의 말은 금색의 실체로 변해 천지에 퍼졌고 믿을 수 없는 상태로 진남 등의 귓가에 전해졌다.
"효지, 네가 있는 곳의 진룡지부는 동쪽에 있는 신전에 있다. 계현, 용도, 너희들이 있는 곳의 진룡지부는 서쪽의 태양 속에 있다. 두 개의 진룡지부는 너희들에게 맡긴다. 반드시 얻어야 한다.
진룡지부를 얻으면 너희들 체내의 선광을 움직이거라."
말을 마치자 천극방의 영은 맹리아의 하얀 손을 잡고 허공을 넘어 전장의 끝으로 날아갔다.
그는 법력을 드러내어 진룡지부를 손에 넣었다.
우공노조는 안색이 새파래졌다.
천극방의 영의 행동은 너무 파격적이었다.
진룡구도는 서로 다른 작은 세상과 연결되었고 다른 세상에 있는 무인들은 전음할 수 없다.
이것이 진룡구도의 규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