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7화 진룡구도를 돌파해야 한다
"주선제동은 무엇이오?"
천극방의 영은 물었다.
"천극방 도우, 미안하오."
좌현노인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말해주고 싶지만, 자네는 아직 자격이 안 되오."
천극방의 영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나는 대상계의 일인자이고 대상계에서는 무적이다. 그런데 자격이 안 된다고?'
좌현노인은 담담하게 말했다.
"천극방 도우, 화내지 마시오. 자네도 신물이긴 하지만 더 높은 세상에서 자네는 아무것도 아니오."
진남은 조금 놀랐다.
이 말은 많은 정보가 들어 있었다.
'천극방의 영이 도달한 등급이 청궁과 연결된 신비한 세상에서 아무것도 아니라면 신비한 세상은 얼마나 대단할까?'
"천극방 도우, 지금부터 자네의 질문에 대답하겠소. 주선제동, 즉 리아는 주선신비의 보호를 받아야 하오."
좌현노인은 말했다.
"주선제동은 대상계에 있을 수 없소. 반드시 주선신비로 돌아가야 하오"
천극방의 영은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
"내가 그녀를 대상계에 남기겠다면 어떻게 할 거요? 나는 자네들의 세상에서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오. 하지만 청궁은 대상계와 멀지 않소. 내가 그녀를 남기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주선신비도 막을 수 없소."
좌현노인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맞소, 자네가 죽을 각오로 싸우면 리아를 남길 수 있소. 그러나 천극방 도우, 얼마나 남길 수 있을 것 같소? 주선제동은 각성하기 시작했소. 주선신비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녀는 삼십 년도 안 돼 완전히 각성할 것이오.
무슨 뜻인지 아시오?
그녀가 대상계에서 완전히 각성한다면 대상계는 파멸될 것이오."
좌현노인의 마지막 말은 천둥처럼 선궁 전체를 흔들었다.
진남은 영혼이 떨렸다.
세상이 멸망하는 것처럼 소선역의 근원의 힘이 가장 먼저 부서졌고 여러 가지 대겁이 강림했다.
천지의 규칙, 대도도 일제히 붕괴되고…….
"좌현노인은 경지가 대단하구나. 하마터면 환상 경지에 빠질 뻔했다!"
진남은 정신을 차렸고 두려움에 몸이 떨렸다.
"리아의 내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 몰랐다. 천극방 선배님은……."
진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천극방의 영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엄청난 기세를 풍겨 대전을 흔들었다.
수많은 신마들이 포효하는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좌현노인은 놀라지 않고 평온하게 차를 마셨다.
잠시 후 천극방의 영은 기세가 평온해졌다.
"리아가 주선제동으로 변해 주선신비로 돌아가면 사라지오?"
진남은 긴장했다.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맞소."
좌현노인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는 주선제동의 영성이 변한 것이오. 제자리로 돌아왔으니 더 존재할 수 있겠소?"
천극방의 영은 좌현노인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물론 사람은 운명을 극복할 수 있소. 불가능한 것 같지만 또 가능하기도 하오. 세상에는 정해진 일이란 없소. 수단이나 힘이 부족할 뿐이오."
좌현노인은 말했다.
진남의 눈에 빛이 스쳤다.
'불가능한 것 같지만 가능하다!'
진남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주선제동이 대상계에 떨어진 건 나도 책임이 있소. 우공노조가 주선제동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다면 그는 큰 공을 세우게 되고 나에게는 매우 불리하오."
좌현노인은 말했다.
"전에 자네들이 본 금색 큰손은 우공노조가 공격한 것이오. 그자는 힘으로 리아를 되돌아오게 하려 했소. 그런데 자네와 자네 곁에 있던 도우는 만만치 않았소.
게다가 나도 방해하여 리아는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았소."
천극방의 영은 눈을 찌푸리고 말했다.
"자네의 뜻은……."
좌현노인은 말했다.
"맞소, 자네들이 리아를 제자리로 돌려놓으시오. 그럼 우공노조는 공을 세울 수 없소.
자네들이 할 수 있다면 주선제동을 제자리로 돌려놓은 후 어떻게 하면 리아가 주선제동에서 벗어나 사람이 되는지 말해주겠소."
천극방의 영은 한참 침묵하더니 입꼬리를 추켜세우고 말했다.
"좌현 도우, 내가 왜 자네의 편에 서야 하오? 주선신동에 들어올 때 우공노조가 나에게 부탁을 했소."
천극방의 영은 손을 내밀었고 손바닥에 기이한 부호를 만들었다.
이 부호를 통해 그는 우공노조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
좌현노인은 부호를 힐끗 보았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찻잔을 내려놓고 말했다.
"자네에게 말해준 건 충분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오. 우공은 지금은 우세를 차지했지만, 그는 나이가 너무 어리오."
내가 태어났을 때 주선신비는 청궁이 아닌 그 세상에 있었소. 나는 평생 동안 많은 호걸과 제황을 만났고 강한 존재들을 매우 많이 죽였소.
리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나만 알고 있소.
그래도 우공노조의 편에 서겠소?"
진남은 깜짝 놀랐다.
'제황? 제황은 어떤 경지이지? 무상천존을 초월한 존재인가?'
"어떻게 하면 리아를 제자리로 돌려보낼 수 있소?"
천극방의 영은 숨을 들이쉬고 천천히 말했다.
"잠깐 기다리시오."
좌현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손가락을 튕겨 빛을 드러내 허공에 주입했다.
잠시 후 선궁 전체가 흔들리더니 파란색 두루마기를 입고 머리를 얹고 표정이 엄숙한 노인의 형상이 천천히 나타났다.
노인은 좌현노인보다 더 강한 기운을 풍겼다.
주선신비의 다른 한 기영인 우공노조였다.
"천극방 도우, 좌현 이 영감탱이는 잔혹하고 탐욕스럽소! 그자의 말은 대부분 거짓이오. 그자와 연합하는 건 무모한 짓이오!"
우공노조는 싸늘하게 말했다.
"우공 도우, 리아를 제자리에 돌려놓은 후 그녀를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아시오?"
천극방의 영은 물었다.
우공노조는 침묵하고 말했다.
"모르오. 이 세상에 그런 방법은 없소. 주선제동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그것의 영성도 사라지게 되오!"
좌현노인은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우공, 자네가 모른다고 없다고 하는 거요?"
우공은 콧방귀를 뀌고 대꾸하지 않았다.
"천극방 도우, 이 일에 참견하지 않으면 크게 조화를 겪어 제황의 오묘함을 꿰뚫어 보고 대상계 전체를 장악하게 하겠소!"
천극방의 영은 고개를 젓고 말했다.
"우공 도우, 미안하오. 나는 이미 결심을 내렸소."
우공노조는 싸늘하게 웃고 말했다.
"천극방 도우, 심사숙고하시오! 좌현은 자네를 속일 것이오. 나중에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좌현노인은 말했다.
"우공, 끝났소. 싸우려고 자네를 오라고 한 것이 아니오."
우공노조는 눈썹을 추켜세우고 말했다.
"뭐 하려는 거요?"
"간단하오."
좌현노인은 옅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천극방 도우가 주선제동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때 자네가 공격한다면 나도 자네를 막을 것이오. 자네는 나보다 강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보름 정도 막는 건 문제 없지 않겠소?"
좌현노인은 계속 말했다.
"그럼 자네나 나나 큰 손실을 입고 아무런 좋은 점도 없소. 자네는 도를 드러내고 천극방 도우 등은 돌파를 하게 하겠소. 돌파에 성공하면 자네는 저들이 제동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걸 방해하지 마시오. 돌파에 성공하지 못하면 자네가 제동을 제자리로 돌려놓으시오. 어떻소?"
우공노조는 잠깐 생각하고 말했다.
"좋은 생각이오. 그럼 주황(諸皇)의 무덤을 돌파하라고 합시다."
좌현노인은 경멸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우공 도우, 진짜요? 주황의 무덤은 천극방 도우가 아니라 제황이라도 돌파할 수 없을 거요. 됐소, 관둡시다."
우공노조는 말했다.
"자네와 상의하는 거잖소? 주황의 무덤이 아니면 진룡구도로 합시다. 어떻소?"
좌현노인은 눈썹을 찌푸리고 생각하더니 말했다.
"진룡구도라면 비슷하오."
"말이 끝나지 않았소."
우공노조는 싸늘하게 말했다.
"진룡구도에 관해 조금도 말해줘서는 안 되고 도움을 줘서도 안 되오. 저들은 자신만의 실력으로 돌파해야 하오. 또 무상천존의 도움을 받아도 안 되고 기한은 열흘이오. 내 조건은 이것뿐이오. 자네가 동의하지 않으면 관둡시다."
좌현노인은 암색이 어두워지고 말했다.
"스무날로 합시다."
"열다섯 날이오. 더는 안 되오."
둘은 한참 마주 보았다.
잠시 후 좌현노인은 한숨을 쉬고 말했다.
"열다섯 날이면 열다섯 날로 합시다. 저들이 진룡구도를 돌파하면 내가 저들을 제자리로 돌려놓겠소."
우공노조는 안색이 부드러워지고 말했다.
"당연하오. 중요한 일을 그르치면 안 되오. 우리는 감당할 수 없소."
그는 천극방의 영을 힐끗 보고 말했다.
"도우, 잘 생각하시오. 진룡구도를 돌파하는 건 장난이 아니오. 자네는 죽을 수도 있소."
그는 긴말하지 않고 몸을 날려 사라졌다.
좌현노인은 천극방의 영을 보며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
"도우, 우공노조가 한 말이 맞소. 진룡구도는 매우 위험하고 죽을 수도 있소. 그래도 돌파하겠소?"
천극방의 영은 태연하게 말했다.
"돌파하겠소."
좌현노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긴말하지 않겠소. 주선제동은 지금 선천제문(先天帝紋)을 빨아들이고 있소. 그녀를 찾아가시오. 그녀가 선천제문을 다 빨아들이면 법력으로 자네들을 진룡구도에 들여보내겠소."
"좋소!"
* * *
장면이 사라졌다.
진남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떠냐?"
천극방의 영은 진남을 바라보았다.
"진룡구도를 돌파할 수 있을 겁니다."
진남은 말했다.
천극방의 영은 진룡구도에서 죽지 않았으니 돌파한 게 틀림없었다.
"당연하다."
천극방의 영은 오만하게 말했다.
"좌현노인이 동의한 건 우리가 진룡구도를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회만 있으면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진남은 미간을 찌푸렸다.
'진룡구도를 돌파했다면 좌현노인은 방법을 말해주었을 것이다. 그럼 이천오십 년에 천극방의 영이 왜 금동의 소녀를 찾으라는 임무를 내렸을까? 천극방의 영은 왜 스스로 금동의 소녀를 찾지 않고 살해되게 했을까? 금동의 소녀가 리아일까?'
"좌현노인이 말한 방법에 문제가 생겼겠다. 좌현노인의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답을 알 수 있겠다."
진남은 중얼거렸다.
"효지, 중요한 문제가 있다!"
천극방의 영은 부적을 연화하는 맹리아를 보며 안색이 어두워졌다.
"네? 무엇입니까?"
진남은 긴장했다.
"이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반나절을 생각했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다."
천극방의 영은 길게 숨을 들이쉬고 씁쓸하게 말했다.
"나는 리아에게 그녀를 속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그녀를 속인다면 성천무교의 문 앞에 열흘 낮 열흘 밤을 무릎을 꿇고 있겠다고 했다. 진룡구도를 돌파하려면 신분을 속일 수 없을 것 같다…….
어떻게 할까? 진짜 무릎을 꿇어야 하느냐?"
* * *
사흘이 지났다.
맹리아는 선천제문을 거의 다 빨아들였다.
그녀의 기세는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엄청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진남은 계현과 용도천존에게도 상황을 설명했다.
계현은 말할 나위 없고 용도천존은 천극방의 영과 함께 할 수 있고 천극방의 영을 도와줄 수 있다는 말에 흥분하여 진룡구도가 위험한지를 신경 쓰지 않았다.
맹리아는 연화를 마쳤다.
마지막 선천제문이 체내에 들어가는 순간 그녀는 눈부신 빛을 반짝거렸고 구천신녀처럼 고귀한 기운을 풍겼다.
천극방의 영은 눈이 부셨다.
"리아, 어떠냐? 괜찮으냐?"
천극방의 영은 물었다.
"부문들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어."
맹리아가 눈을 뜨자 온 세상은 금빛으로 물들었다.
진남 등은 깜짝 놀랐다.
맹리아는 오래된 법인을 만들었다.
그녀의 눈에서 뿜어져 나온 금빛이 사라졌다.
선천제부(先天帝符)를 얻어 그녀는 금동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