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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31화 (1,331/1,498)

1331화 결과가 나오다

창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임 도우, 궁금한 게 있다. 어떻게 육신을 근원지력으로 만든 거냐?"

진남은 놀라지 않고 대답했다.

"내가 알려줄 것 같으냐?"

창은 고개를 저었다.

그의 눈에 빛이 스쳤다.

"하지만 내 추측이 맞는다면 천극방과 연관이 있겠지?"

진남은 허허 웃었다.

창은 화를 내지 않고 다시 물었다.

"임 도우, 잘 모르겠지만 너는 나에게 엄청난 적의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너에게 미움을 산 일이 있느냐?"

진남은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

"창 도우, 그런 생각은 하지 말거라. 너희들이 나를 공격하는 바람에 내 전의를 자극한 것뿐이다. 그래서 나도 너희들을 공격하는 거다."

창은 웃음을 거두고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데 내 느낌은 항상 정확하거든."

진남은 말을 하려다가 어떤 느낌이 들어 열 그루의 천존나무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창과 엽소선은 밖을 볼 수 없었지만, 천지와 하나가 된 진남은 볼 수 있었다.

그는 성변지지에 대해서도 잘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바람에 풀이 흔들리는 것까지 자세히 느낄 수 있었다.

진남은 조금 전에 열 그루의 천존나무에 이상을 느꼈다.

그의 생각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잠잠하던 천존나무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주 미약한 움직임이었지만 선명하게 느껴졌다.

주변의 허공에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무슨 상황이지?"

"천존나무가 왜 저래?"

싸우던 무인들도 무언가 느끼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열 그루의 천존나무가 깊은 곳에 내렸던 뿌리를 땅 밖에 둔 것을 발견했다.

잠시 후, 나무들마다 두 개의 뿌리를 밖에 드러냈다.

"이게 뭐지?"

천존싸움을 경험한 적이 있는 주재정상의 무인들은 경악했다.

"동시에 나무뿌리를 드러내다니 열 그루의 천존나무가 동시에 떠나겠다는 예고인가?"

이 말은 천둥처럼 무인들 마음을 때렸다.

"뭐? 열 그루의 천존나무가 앞당겨 떠난다고?"

"그럴 리가 있나! 예로부터 지금까지 천존싸움에서 열 그루의 천존지과를 다 가져가야 천존나무가 떠났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먼저 가려는 거지?"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무인들 대부분은 믿을 수 없었다.

진남도 살짝 놀랐다.

그는 감지력을 전부 사용했다.

잠시 후, 그는 열 그루의 땅속 깊이 박았던 천존나무의 뿌리가 전부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천존나무는 땅에서 뿌리를 빼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열 그루의 천존 나무가 앞당겨 떠나려는 거지?"

진남은 헛숨을 들이켰다.

열 그루의 천존나무에 큰 이변이 일어났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는 뜻이었다.

"진남, 창과 엽소선과 싸우지 말거라. 계속 싸워봤자 의미가 없다. 빨리 천존나무로 와서 천존지과를 빼앗거라."

이때, 무인들 속에 있던 명초노조가 진남에게 신념을 전했다.

"알겠습니다, 노조."

진남은 정신을 차리고 천지에 시선을 돌렸다.

"임 도우, 밖에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 천존의 나무에 이변이 일어났느냐?"

창은 질문했다.

수많은 살기들이 전부 멈춘 것을 창과 엽소선도 느꼈다.

진남의 주의력이 밖으로 향한 것도 그들은 알아차렸다.

"열 개의 천존나무에 이상이 생길 것을 알았느냐?"

진남은 오히려 반문했다.

"지금 내 실력으로 어떻게 천존나무에 관한 일을 알겠느냐?"

창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성변지지에 오기 전에 이곳에 이변이 일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네 주의력을 분산시킬 일이라는 것이 천존나무밖에 더 있겠느냐?"

창은 숨을 돌리고 말했다.

"임 도우, 우리 싸움은 이만 끝내자. 계속 싸운다면 서로 득이 될 게 없다."

진남은 창의 관찰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했다.

아주 작은 흔적이라도 창은 예리하게 포착하고 진실을 추측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내는 것이 진남은 내키지 않았다.

이런 기회는 흔하지 않았다.

오늘이 지나면 다시 없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내키지 않아도 어쩔 수 없었다.

계속 싸운다면 진남도 천존지과를 얻을 수 없었다.

진남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창 도우, 앞으로 만 리 다가올 수 있느냐?"

창은 의아했지만,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빛으로 변해 앞으로 만 리를 날아왔다.

이때, 엽소선이 있던 방원 십 리의 허공이 무너지고 성변지지의 기운이 흘러들었다.

엽소선은 깜짝 놀랐지만 이내 알아차리고 그 사이로 사라졌다.

허공은 다시 닫혔다.

"임 도우, 이건 무슨 뜻이냐?"

창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네 전력이 나보다 훨씬 강하지만 너는 나를 죽일 수 없다."

진남은 웃고 말했다.

"창, 왜 너에게 적의를 가지고 있냐고 물었지? 네 느낌이 정확하다. 천존나무로 가기 전에 큰 선물을 주마."

말을 마치자 천지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

살초와 살국들이 전부 창에게 날아갔다.

창은 표정이 굳었다.

잠시 후, 굉음과 함께 진남과 하나가 되었던 구만구천구백구십구 리의 천지가 다시 성변지지와 합쳐졌다.

진남과 창은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창은 볼품이 없었다.

"임 도우, 가르침을 잘 받았다."

창은 차갑게 한마디 던지고 천존나무로 날아갔다.

"임 형, 저 녀석을 어떻게 했습니까? 저런 모습은 처음입니다."

기다리고 있던 황보절은 진남에게 날아가 궁금한 것을 물었다.

진남은 아까의 상황을 생각하니 속이 후련했다.

오늘 벌어진 일을 후세의 창은 기억할까?

"아무것도 아니다. 장난 좀 쳤다. 참, 주제는?"

진남은 물었다.

"하하하. 마침 그 일을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녀석을 제압하고 때렸습니다. 천존나무가 앞당겨 떠나려고 한 게 아니었다면 풀어주지 않았을 겁니다. 그 녀석은 제 손에 폐인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황보절은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허풍을 떨었다.

"콜록콜록, 그래 잘했다. 잘했어."

진남은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한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황보절과 주제의 사이가 나빠진 게 이 싸움 때문이 아닐까?

"임 형, 우리 천존지과를 가지러 갑시다."

황보절은 입을 열었다.

"그래!"

둘은 빛으로 변해 천존나무로 각각 날아갔다.

무인들은 진남 등이 싸울 때도 알아서 앞쪽 다섯 개의 천존나무를 남겼다.

다섯 천재들은 천존이 될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게 분명했다.

순진하게 다섯 천재들이 목숨 걸고 싸운다고 착각하면 무인들은 어떻게 죽는지도 모르고 죽을 수 있었다.

진남은 처음으로 힘을 들이지 않고 아주 쉽게 나무 꼭대기로 올라갔다.

천존지과는 백 장 밖에 있었다.

명초노조, 계현 고비는 진남처럼 쉽지 않았다.

그들은 천존지과를 얻을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천조전장에 들어가기 전에 진남은 명초노조와 계현을 먼저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의 실력으로 천존지과를 얻은 게 아니라면 얻었다고 해도 천존이 될 수 없었다.

천존지과를 복용한다고 해서 다 천존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천존으로 진급하는 일은 주경에서 주재로 진급하는 것과 달랐다.

억지로 개입을 하면 무인들의 반대가 심하고 운도 상하기에 손실이 더 컸다.

계현은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이 실력이 대단해도 이런 일을 하지 않을 거라고 예언했다.

계현의 말이 맞았다.

창의 사람이나, 주제의 사람들도 여전히 싸우는 중이었다.

진남은 천존지과가 품은 엄청난 힘을 느끼자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는 천존지과 앞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온 모이 수정으로 변했다.

근원의 힘이 흘러나와 천존지과를 감쌌고 천전지과는 근원지화(根源之火)로 변해 활활 타올랐다.

방대한 힘이 진남에게 밀려왔다.

진남은 심신을 가라앉혔다.

잠시 후, 그가 있는 꼭대기의 나뭇잎들이 흔들리다가 진남에게 떨어졌다.

나뭇잎들을 진남을 둘러싸고 춤을 추며 날아다녔다.

나뭇잎마다 엄청난 힘이 있었는데 건드리면 터질 것 같았다.

이것은 천존나무가 천존지과를 얻은 무인들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천존지과를 연화하는 것은 천존 경지를 돌파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무인은 심신을 가라앉히고 중도에 방해를 받으면 안 되었다.

귀한 기회를 잃게 되면 삼십 년을 다시 기다려야 했다.

* * *

그 시각, 천극방.

진남과 창, 엽소선의 싸움을 흥미진진하게 구경하던 천극방의 영은 열 그루의 천존나무의 뿌리가 동시에 빠지자 눈에 빛이 스쳤다.

"재미있구나. 오랜 시간 이런 변화는 처음이다."

천극방의 영은 중얼거리며 손을 뻗어 손바닥만 한 거울을 꺼냈다.

거울에는 신비한 부문이 있었는데, '명(命)' 자 같았다.

천극방의 영은 엄청난 기세를 뿜으며 한 손으로 결인을 만들었다.

결인은 빛으로 변해 거울로 들어갔다.

"알아보거라!"

천극방의 영이 호통을 치자 구천십지에 울려 퍼졌다.

거울에서 눈부신 빛이 폭발하더니 엄청난 위능을 뿜었다.

잠시 후, 거울은 잠잠해지고 신기한 장면이 나타났다.

"응? 설마……."

천극방의 영은 살펴보고 깊이 빠져들었다.

* * *

시간은 흘러 어느덧 닷새가 지났다.

대상계의 세력들과 거물들, 소속이 없는 무인들은 여전히 천존전장을 주시했다.

자그마한 움직임이라도 있으면 빠른 속도로 대상계 전체를 휩쓸었다.

천존싸움의 잔인함도 나타났다.

열 그루의 천존나무의 뿌리가 허공에서 많이 드러날수록 무인들의 싸움은 더 격렬해졌다.

주재 정상들과 천극방 서열 위쪽에 있는 일부 천재들은 빛을 잃고 죽어갔다.

살기가 대지에 가득했다.

곧 오늘 대전의 결과가 나왔다.

마지막 천존나무에 드디어 무인이 올라가고 천존지과를 가져갔다.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 심약주재, 통천도수, 진남, 임소의, 무형노인, 능심공자가 각각 천존지과를 얻었다.

시끌벅적하던 목소리들도 사라졌다.

성변지지의 분위기는 무겁지 않고 시끌벅적했다.

아주 일부분의 무인들만이 슬픔에서 나오지 못했다.

무인들 대부분은 실망했지만 그리 슬퍼하지 않았다.

이번 천존싸움은 예전보다 훨씬 강했고 네 명의 절세천재들보다 더 강한 임효지와 나무가 변한 통천도수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 둘에 네 천재, 그리고 심약주재까지 하면 일곱 개의 나무는 임자가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나머지 무인들이 세 개의 천존나무를 쟁취하니 결과는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또, 그들은 이번 싸움에서 얻은 것도 있었다.

임효지와 사 대 절세천재가 싸우는 장면도 보고 느낀 것도 많았다.

심지어 보물을 얻은 자와 공법을 얻은 자도 있었다.

"노조, 어떻습니까? 제가 전에 우리 둘은 이번에 천존이 될 수 없다고 예측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다음번을 기다려야 합니다."

계현은 으쓱해서 말했다.

명초노조는 그를 힐끗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비는 차갑게 웃으며 칼을 꽂았다.

"노조께서는 지금 고민 중일 거요. 천존영패를 사용하여 자네를 무진혈곡 던져버릴까 하고 말이요."

명초노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고비,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저 선배님더러 계현을 난도질하라고 하겠지. 아, 천 번은 너무 많고 구천구백구십구 번만 칼질하라고 해야겠다."

계현은 몸을 부르르 떨고 화제를 돌렸다.

"노조, 그러고 보니 임 형도 거의 진급했을 것 같소."

명초노조는 그 말을 듣자 진남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전남이 천존 경지를 돌파하는 것을 직접 확인해야 시름을 놓을 것 같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무인들은 전부 열 개의 천존나무를 살폈다.

천존지과를 얻어도 천존이 되는 것은 오 할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니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천존싸움에서 천존이 되지 못한 천재들이 평생 암울하게 사는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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