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7화 사 대 천존의 합공
"잠깐, 이쪽으로 오지 마시오. 이쪽을 보지 마시오!"
진남은 그에게 날아오는 네 사람을 보고 깜짝 놀라서 제지했다.
"이 일은 자네들이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오. 이십여 년 동안 나는 줄곧 폐관 수련을 하고 있었소. 그 누구와도 싸운 적이 없소. 얼마 전에 천극방의 영이 나에게 큰 선물을 주겠다고 하더니 이렇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소……."
진남은 어이가 없어서 입꼬리가 비틀렸다.
그는 천극방의 영이 이런 선택을 할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 거였구나. 하하하하. 천극방의 영에게 당한 거구나."
심약주재는 고소한 표정으로 호탕하게 웃었다.
"그런 거였구나."
고비와 계현은 실망했다.
괜히 기뻐했던 것 같았다.
"어찌 되었든 지금은 나를 아는체하지 말고 내가 임효지라는 것도 알려주지 마시오."
진남은 씁쓸하게 웃었다.
이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다행인 것은 대상계에서 임효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성변지지의 무인들이 진남이 누군지 알지 못하면 다시 천존지과를 쟁탈하는 데 집중할 것이었다.
그리고…….
진남이 생각에 잠긴 사이에 의외의 일이 다시 벌어졌다.
손등에 있던 각인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머리 위에 소용돌이가 생기더니 방대하고 순수한 힘이 시공을 넘어 그에게 주입되었다.
진남의 주변에 용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진남은 이미 근원지체가 되었지만 엄청난 도움을 얻었다.
이어, 천극방의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가 성변지지에 울려 퍼졌다.
"임효지 도우, 순위를 잘못 배열한 것에 대해 원망하지 말기를 바란다. 지금 너에게 상원지력(上元之力)을 주겠다. 내 작은 성의 표시이다."
성변지지는 다시 한번 조용해졌다.
진남은 몸이 굳었다.
그는 천극방의 영이 이런 수단도 준비했을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진남은 수많은 시선이 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 등 천재들도 시선을 돌렸다.
"콜록, 콜록……. 도우들, 천극방 선배님이 여러분에게 장난을 친 거라면 믿겠습니까?"
진남은 억지로 미소를 쥐어짰다.
"저자다, 저자가 임효지다!"
"방금 내가 천극방 서열 구 위 옆에 서 있었던 거야? 전혀 기운을 느끼지 못했어!"
무인들은 진남의 말을 무시했다.
여기저기서 놀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진남이 네 번째 천존나무로 가는 길에 있던 몇백 명의 주재 강자들과 천재들은 모두 흩어졌다.
그들은 아무리 배짱이 커도 천극방의 구 위까지 막을 수 없었다.
그들은 오히려 죽다 살아났다는 안도감이 들고 천극방에게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다.
천극방이 문제점을 제때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그들은 이유도 모르고 죽었을 수도 있었다.
"도우들, 저를 믿어주십시오. 저는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진남은 말을 하다 보니 저도 몰래 이마를 짚었다.
그는 더 이상 말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천극방과 내가 한 말 중에 무인들은 누구의 말을 믿을까?'
"좋다. 아주 좋다. 대상계의 무도가 번영하는 게 분명하구나. 대상계에 너 같은 천재가 있다니 놀랍구나."
황보절은 반응했다.
그는 흥분하여 진남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황보절, 뭐 하는 거냐? 침착하……."
진남은 순식간에 그의 의도를 파악하고 제지하려고 했다.
"오늘 너의 실력을 보자꾸나. 네가 대체 어떤 대단한 수단이 있는지 펼쳐 보거라."
황보절은 진남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자기 할 말만 했다.
그는 빠른 속도로 진남의 앞으로 날아가 주먹을 날렸다.
사방에 포효가 울려 퍼지고 어둠 속에서 억울하게 죽은 악귀 대군이 나타나 진남을 덮쳤다.
진남은 어쩔 수 없이 주먹을 날려 대처했다.
순수한 힘이 폭발해서 황보절의 공격을 부쉈다.
"대마강세(大魔降世)!"
황보절은 고함을 질렀다.
수많은 마의가 주변을 휩쓸었다.
"응?"
주재 강자들은 예리하게 발견했다.
진남의 주먹에서 뿜어져 나온 힘은 규칙지력도 아니고 무도 의지도 아니었다.
그들이 본적이 없는 신비한 힘이었다.
특히 창은 두 눈에 빛이 스쳤다.
창은 힘에서 익숙한 느낌이 들었으며 근원의 힘이 생각났다.
'왜 저자에게서 근원의 힘이 느껴지지?'
창은 주제와 엽소선을 바라보았다.
주제와 엽소선도 창을 바라보았다.
창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더 싸울 필요가 없지 않지 않느냐? 너희 둘은 엄청난 돌파를 했지만 나를 죽이려면 불가능하다. 그리고……."
창은 잠깐 숨을 돌리고 말했다.
"대단한 인물이 나타났는데 저자의 힘을 알아보고 싶지 않느냐?"
주제는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입이 아프게 쓸데없는 소리를 할 게 있느냐? 당연히 저자의 힘부터 알아봐야지."
말을 마친 주제는 찬란한 성광으로 변해 진남에게 날아갔다.
창과 엽소선도 몸을 움직였다.
"제길!"
진남은 곁눈질로 확인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후세에 사 대 무상천존이 되는 자들이 연합하여 나를 공격한다니?'
"저기 보거라!"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이 동시에 진남을 공격했어!"
무인들은 깜짝 놀랐다.
심지어 일부 무인들은 천존지과를 얻어야 한다는 일을 까맣게 잊었다.
그들은 사 대 절세천재들이 연합하여 다른 동급 사람을 공격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번 싸움에서 누가 이길까?'
고비, 계현, 명초노조 등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들은 진남이 아니었지만 진남의 기분과 압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저, 저기……. 계현, 명초 선배님……. 우,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됩니까? 우, 우리 도와주러 가야 됩니까?"
고비는 침을 꿀꺽 삼키고 더듬더듬 말했다.
"그, 그게 명초 선배님께 물어보시오……."
계현도 더듬더듬 말했다.
"내, 내 생각에는……. 나중에 시체나 거둬주자……."
명초노조는 식은땀을 닦았다.
"우와, 임효지 애를 먹겠다."
심약주재는 혀를 찼다.
그의 전력으로 네 명을 상대한다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가서 도와줘야 하나?"
심약주재는 의리가 있었기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켜보자. 영감탱이가 장난이 심했지만 임효지를 죽음으로 내몰지는 않았을 거다. 천극방의 서열 구 위에 올린 것도 나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심약주재는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리고 네 명도 임효지가 천극방의 구 위의 전력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면 죽이지는 않고 다만 반쯤 죽여놓을 것이었다.
그는 그때 가서 나서도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창, 주제, 엽소선은 이미 진남의 코앞까지 쳐들어갔다.
"대성두지술(大星斗之術)!"
창은 먼저 손을 썼다.
창이 손바닥을 날리자 신비한 힘이 뿜어져 나왔다.
진남의 위쪽 허공은 시커멓게 변하고 별들이 나타났다.
별들은 엄청난 세력을 풍기며 아래로 내려왔다.
"소요검결(逍遙劍訣)!"
엽소선은 몸을 날려 수많은 그림자로 변했다.
그가 든 검은 분명 움직이지 않았고 날아가지도 않았지만 사방에 검화(劍花)가 날렸다.
위에는 별빛이 가득하고 아래는 마의가 가득하고 그사이에 검화가 유난히 눈부셨다.
"만법파멸지권(萬法破滅之拳)!"
주제는 온몸에서 눈부신 성광이 뿜어져 나오고 만법불침의 성의가 사방으로 퍼졌다.
그는 빠른 속도로 검화를 밟고 진남의 정면으로 주먹을 날렸다.
허공법칙 같은 엄청난 기세가 뿜어져 나와 진남을 단단히 눌렀다.
"제기랄!"
진남은 다시 욕설을 퍼부었다.
'이게 뭐야? 너희들은 미래 사 대 무상천존이잖아! 그런데 넷이 연합하여 나를 공격하다니?'
"엄청난 살국이다!"
"창 등은 정말 엄청 무섭구나. 서로 원수이면서 중요한 순간에는 완벽하게 호흡을 맞추고 살상력도 최고로 발휘하는구나."
"이 살국은 천존대성 거물이라도 버티기 힘들다!"
무인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무상신도(無相神圖)!"
진남은 압박을 받으니 어쩔 수 없이 손을 썼다.
그를 중심으로 이상한 무늬가 빠르게 사방으로 번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무늬는 방원 몇만 리를 가득 채웠다.
여러 문도법의 의지들이 동시에 폭발했다.
의지들은 아래의 마의와 위쪽 별들의 기세를 전부 막았다.
슉-!
진남은 날아다니며 손바닥으로 검화를 부쉈다.
그리고선 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주먹을 쥐고 주제의 권법을 막았다.
쿠쿠쿵-!
폭발음이 울려 퍼지고 수많은 강기가 사방으로 번졌다.
진남과 주제는 각각 다섯 걸음씩 뒤로 밀려나서 멈추었다.
"응?"
주제는 두 눈에 빛을 스쳤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창, 황보절, 엽소선 등도 마찬가지였다.
만법불침성체가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졌는지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주제의 주먹은 힘을 전부 싣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육 할은 되었다.
그들이었다면 정면으로 막기는 힘들었을 것이었다.
"역시!"
진남의 두 눈은 반짝거렸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주제를 제외하고 만법불침성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진남이었다.
진남은 주제의 공격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진남은 근원지체를 수련하면서 근원지체가 엄청난 양의 순수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근원지체의 가장 큰 특성이 공격해오는 모든 힘을 자신의 힘으로 바꾸는 것이라는 것도 발견했다.
즉, 주제의 공격이 강할수록 근원지체의 순수한 힘이 더 강해질 수 있었다.
물론, 순수한 힘도 한계가 있었다.
주제의 힘이 한계를 초과하는 순간 진남의 근원지체는 힘을 전환할 수 없었다.
성천력 이천삼십일 년이 아직 되지 않았기에 주제는 천극방에서 폐관 수련을 하기 전이고 영항불멸지체도 만들지 못했다.
창, 주제, 황보절, 엽소선은 동시에 반응하고 몸을 움직였다.
"탄천성법(?天星法)!"
"만법조성궁(萬法朝聖宮)!"
"고마기혈천결(古魔嗜血天訣)!"
"무현무묘태아검!(無玄無妙太阿劍)!"
후세의 사 대 무상천존은 엄청난 실력을 펼쳤다.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 수많은 법인이 만들어졌고 천존지술들이 펼쳐졌으며 엄청난 살국이 진남을 덮었다.
진남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상신도가 최상으로 움직여 여러 문도지법의 진리들이 완전히 움직였다.
여러 신통법들이 나타나더니 조합되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진남은 심의지력도 드러내었다.
심의지력은 무지갯빛으로 변해 방원 십만 리를 뒤덮고 그들의 연결을 부쉈다.
진남은 두 눈에서 빛을 번쩍이며 사방을 살폈다.
그리고 진남은 수많은 분신으로 변해 엄청난 힘을 휘둘렀다.
쿠쿠쿵-!
폭발음들이 울려 퍼졌다.
다섯 사람의 싸움은 방원 몇만 리의 땅이나 허공 등을 전부 부쉈다.
규칙들이 전부 폐허가 되고 혼돈으로 바뀌었다.
또, 부딪힐 때마다 생기는 파동은 엄청 컸다.
그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주재 강자들도 두려움을 느꼈다.
그들이 싸움에 엮였더라면 조금도 버티지 못하고 산산조각이 났을 것이었다.
이때, 검결을 사용하던 엽소선의 두 눈에 신비한 부문이 나타나고 기이한 기운이 그의 몸을 감쌌다.
"변하거라!"
엽소선은 검도대세를 거두고 손바닥을 탁- 쳤다.
무형의 신비한 힘이 순식간에 남은 네 명을 덮었다.
"어라? 이건……."
진남의 근원지체는 예리하게 힘을 느꼈다.
진남은 엄청 익숙한 느낌이 들어 몸을 흠칫 떨었다.
눈앞의 상황이 변했다.
황보절은 진남의 앞이 아닌 뒤에 있고, 창은 진남의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 있었으며, 주제는 그의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 있었다.
진남의 근원지력은 빠르게 움직이고 마음속에 기이하고 부조화적인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