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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전혼-1314화 (1,314/1,498)

1314화 그 자식이 맞겠다

"선배님들, 실망시켜드렸습니다. 저는 봉도서가 찾으려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그것의 기영을 깨울 수 없습니다."

한참 후에야 진봉화는 정신을 차리고 자호천존 등 거물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실망하고 미안했다.

"너는 충분히 잘했다. 이건 너의 문제가 아니다."

자호천존은 정신을 차리고 진봉화의 어깨를 툭툭 치며 쉰 소리로 말했다.

"진 도우, 너는 중상을 입었다. 우선 상처를 치료하거라."

다른 한 거물은 진봉화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말했다.

"네."

진봉화는 다른 거물에게 인사하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상처를 치료했다.

그는 아픔과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저도 모르게 길게 숨을 들이쉬고 어두운 표정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분위기가 그들의 기분에 따라 답답해졌다.

그들은 오랫동안 기다리면서 결과가 이럴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진봉화에게 대부분을 숨김없이 말해줬다.

봉도서가 해마다 소모하는 천재지보는 양이 엄청나고 해마다 증가되었다.

봉도서의 기영이 잠자는 시간도 너무 오래됐고 계속 잔다면 근원을 다칠 것이었다.

하지만 하나뿐인 희망이 완전히 파멸되었다.

거물들은 한동안 침묵하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자호천존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 저장주머니에서 금색 빛무리를 꺼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천 형, 있소?"

금색 빛무리가 반짝거리고 천극방의 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그러시오? 성공했소? 내 지금 바로 가겠소."

자호천존은 한참 침묵하고 천천히 말했다.

"천 형, 올 필요 없소. 진봉화도 성공하지 못했소."

금색 빛무리가 세게 떨렸다.

자호천존은 천극방의 영의 기분이 어떨지 알 수 있었다.

천극방의 영은 이번에 그들과 함께 여기서 기다리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이번 일을 더 중시했다.

잠시 후 화가 난 외침이 안에서 전해왔다.

"실패했다고? 어떻게 실패할 수 있소? 자호, 농담하지 마시오. 아니면 가만있지 않겠소."

자호천존은 씁쓸하게 말했다.

"천 형, 어찌 이런 일로 자네와 농담하겠소?"

천극방의 영은 길게 숨을 들이쉬고 화가 나 소리쳤다.

"어떻게 실패할 수 있소? 수서인이 말하지 않았소? 이번 만세무회에서 일 위한 자가 기영이 필요로 하는 인연이 있는 자라고 하지 않았소?

대체 왜 안 되는 거요? 수서인이 우리를 놀리는 거요?"

자호천존은 눈썹을 만지고 말했다.

"지금의 상황으로 보아……. 그자가 우리를 속였소."

천극방의 영은 화가 나 웃으며 말했다.

"좋다. 좋아. 수서인 주제에 감히 나를 속이다니.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시오. 바로 가겠소. 봉도서를 다치게 하더라도 오늘 그자를 끌어내 혼내주겠소."

천지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자호천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극방의 영의 말대로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지만 수서인은 그들하고 너무 큰 장난을 쳤다.

이때, 쉰 소리가 봉도서에서 울려 퍼졌다.

"천극방 대인, 천존 여러분, 저를 탓하시면 안 됩니다."

목소리는 매우 낮았고 언제든 사라질 것 같았다.

"수서인! 할 말이 있느냐?"

천극방의 차가운 목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졌다.

자호천존 등 거물들도 싸늘한 눈빛으로 봉도서가 있는 곳을 바라봤다.

"여러분, 침착하십시오. 제가 외부에 말한 건 이미 금기를 깼습니다. 만일 제가 놀라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수서인은 느긋하게 말했다.

"침착하라고? 어떻게 침착하라는 거냐?"

천극방의 영의 목소리는 더 차가웠다.

자호천존 등 거물들도 눈빛이 더 싸늘해졌다.

"여러분, 오해하지 마십시오. 저는 여러분을 속인 적 없습니다. 저는 기영 대인께서 하신 말씀을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전달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을 속인다고 저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수서인은 어이가 없었다.

"그럼 왜 진봉화는 성공하지 못했느냐?"

천극방의 영은 말투가 변하지 않았다.

오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수서인을 죽일 것이었다.

"여러분께서 잘못 이해하신 것 같습니다. 기영 대인께서는 인연이 있는 자가 이번 만세무회에 나타날 것이라고 하셨지 인연이 있는 자가 이번 만세무회의 일 위라고는 하시지 않았습니다."

수서인은 말했다.

"응?"

천극방의 영 등은 어리둥절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수서인이 그들에게 한 말도 이러했다.

다만 그들이 인연이 있는 자는 당연히 만세무회의 일 위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여러분, 이번 심사에서 특이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제대로 따지면 진봉화는 일 위가 아닙니다."

수서인은 말했다.

"진봉화가 일 위가 아니라고? 그럼……."

천극방의 영,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뇌리에 번개가 스쳤다.

'맞다! 이번 심사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만세무회에서 임효지는 대단한 기세로 진봉화를 앞섰으나 아홉 개의 별이 세상에 강림하는 이상이 나타나고 임효지가 일 위를 차지하려고 할 때 그가 일으킨 이상들이 전부 사라졌다.

그들은 임효지가 중요한 걸 느끼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다.

"여러분. 여러분은 그 아이가 가장 중요한 걸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 아이는 아무것도 느낄 필요 없었습니다. 앞으로 한 발만 내디디면 대문을 열고 아홉 개의 별이 세상에 강림하는 이상을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멈췄습니다.

제가 일부러 여러 번 물었지만, 그 아이는 미안하다는 한마디만 하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났습니다. 아니면 진봉화는 일 위를 하지 못했을 겁니다."

수서인은 아쉬운 듯 말했다.

"그렇다고?"

천극방의 영,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마음이 흔들리고 조금 놀랐다.

그들은 임효지의 무예 재능이 진봉화보다 높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었다.

일 위는 임효지가 양보한 것이었다.

"이런 일이 있었으면서 왜 진작에 말하지 않았느냐?"

천극방의 영은 정신을 차리고 호되게 소리쳤다.

"천극방 대인, 화내지 마십시오. 저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만세무회의 일 위가 봉도서와 인연이 있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어떤 이유든 그 아이가 스스로 일 위를 포기했으면 일 위가 아닙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서인은 억울했다.

천극방의 영과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극방의 영은 길게 숨을 들이쉬었다.

마음속의 화가 사라지고 심지어 조금 흥분됐다.

"진짜 생각지 못했다. 생각지 못했어. 임효지 이 자식 진짜 나를 놀라게 하는구나! 그렇다면……. 봉도서의 연은 그 자식이겠다!"

수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 아이인 것 같습니다. 봉도서와 인연이 있는 자는 무예 재능이 뛰어난 사람일 것입니다. 이번 심사에서 다른 사람의 무예 재능은 그 아이나 진봉화에 비하면 같은 경지가 아니고선 비교도 되지 않았습니다."

천극방의 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맞다. 네 말이 맞다. 그 자식이 맞겠다! 하하하, 생각지 못했다. 새로운 희망이 보인다!"

통쾌한 웃음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졌다.

"후!"

자호천존 등 거물들도 길게 한숨을 내쉬고 기뻐했다.

"하지만 아직은 기뻐할 수 없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천극방의 영은 빠르게 침착해졌다.

그는 좀 전처럼 화를 크게 내는 경우가 거의 드물었다.

천극방의 영은 분노하는 느낌을 매우 싫어했다.

"맞소! 천 형, 지금은 임효지를 잡아, 아니 찾는 것이 가장 급하오."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말했다.

"그 자식이 어느 곳에 있는지 느껴보겠소."

천극방의 영은 말했다.

잠시 후, 중얼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자식, 제이십일소선역의 삼양도통으로 갔어? 화선지에 돌파하러 간 건가?"

그는 자호천존 등 거물에게 말했다.

"나는 지금 바로 제이십일소선역으로 가겠소. 자네들은 여기서 기다리시오."

마지막에 그는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

"아, 본체를 다치지 않으면서 수서인을 괴롭힐 방법이 있는지 자네들도 알아보시오."

자호천존 등 거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수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 *

같은 시각, 제이십일소선역, 화선지의 지급 구역 안.

"명초 선배님, 계현,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용도 선배님에게 연락했습니다."

진남은 전음했다.

"잘했다."

명초노조와 계현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은 임효지가 용도천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천존이 도와준다면 위기를 해결할 수 있었다.

"도우, 이번에는 자네를 실망시킬 수밖에 없겠소. 내 능력으로 자네의 벗을 지켜줄 수 없소."

풍옥도인은 명초노조에게 전음했다.

"풍 장로, 자책할 필요 없습니다. 장로께서 오신 것만 해도 충분합니다. 이 문제는 저희들이 스스로 해결하겠습니다."

명초노조는 서둘러 말했다.

풍옥도인은 더 미안해 낮은 소리로 말했다.

"도우, 자네의 벗을 지켜줄 수 없지만 내가 여기 있는 한 자네들은 다치지 않을 것이오."

말을 마친 후 그는 홍엽 장로 등에게 말했다.

"자네들이 이자를 잡는 건 괜찮소. 하지만 검하천존이 돌아오기 전에 이자를 공격해서는 안 되오. 어떻소?"

홍엽 장로 등은 미간을 찌푸렸다.

'임효지를 공격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들이 검하천존에게 약속한 것과 달랐다.

"그게, 풍 장로가 이렇게 말하니 그럼……."

홍엽 장로는 한참 생각하고 양보하기로 했다.

검하천존이 이까짓 일로 그들에게 화를 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차가운 목소리가 멀리서 전해왔다.

"공격하지 말라고? 그럴 수 없습니다! 홍엽, 어서 빨리 공격하십시오. 중상을 입히고 이자의 손과 발을 자르십시오!"

붉은색 전갑을 입고 등에 세 개의 검을 메고 얼굴이 상처투성이인 청년이 멀리서 날아왔다.

청년은 주경 대성의 기운을 풍겼다.

"우린(禹麟)! 이건 너의 뜻이냐, 아니면 너의 스승의 뜻이냐?"

풍옥도인은 물었다.

"이건 스승님의 뜻이기도 하고 제 뜻이기도 합니다. 홍엽 장로, 아직도 공격하지 않을 겁니까?"

우린은 사납게 소리쳤다.

"좋다. 지금 공격하겠다."

홍엽 장로 등은 정신을 차리고 엄청난 기세를 드러냈다.

"잠깐!"

풍옥도인은 소리치고 우린을 뚫어지게 보며 말했다.

"우린, 검하천존 선배님께 신념을 전하거라. 나는 전에 약속을 한 것이 있어 이들을 도와줄 수밖에 없다. 선배님께서 내 체면을 봐주시면 나는 매우 고마워할 것이다."

그는 이미 엄청난 압력을 버텼다.

우린은 싸늘하게 풍옥도인을 힐끗 보고 말했다.

"풍 장로가 이렇게 말씀하시니 전음하겠습니다."

잠시 후 우린은 무언가 깨달은 듯 미소를 짓고 말했다.

"풍 장로, 미안합니다. 스승님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놈은 내 아들을 죽인 원수이다. 이자를 찾았으니 나는 지금부터 이자가 고통 속에 살게 할 것이다. 아무도 막을 수 없다!

그리고 풍옥도인, 네가 무슨 체면이 있느냐? 네가 천존이 되고 삼양도통의 장로가 되면 체면을 봐주겠다!"

풍옥도인은 순식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상대방이 이렇게 체면을 봐주지 않고 또 대놓고 말할 줄 몰랐다.

검하천존은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매우 화가 났지만 풍옥도인은 무력감이 들었다.

천존거물은 대상계에서 가장 최고급 존재였다.

주재정상의 경지는 천존 경지와 한 등급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실력은 천지 차이였다.

풍옥도인은 무력감에 사로잡히지 않고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만약 이런 일도 해결하지 못하면 그의 약속은 웃음거리가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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